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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백남기 살인' 죄목 추가해야"

 

[현장] 고 백남기 농민 1주기 추모대회, ‘진상규명 및 재발방지’ 요구

17.09.23 21:38l최종 업데이트 17.09.23 21:38l

 

 

 '생명평화일꾼 고 백남기 농민 1주기 추모대회'가 23일 오후 7시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렸다. 백남기 농민의 장녀 백도라지씨가 무대에 올라 인사말을 발표하고 있다.
▲  '생명평화일꾼 고 백남기 농민 1주기 추모대회'가 23일 오후 7시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렸다. 백남기 농민의 장녀 백도라지씨가 무대에 올라 인사말을 발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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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가 돌아가시고 이 광장에서 몇 달 동안 촛불이 이어졌고 박근혜를 탄핵했습니다. 몇 달 만에 이곳에 다시 오니 그때 우리가 얼마나 간절했었나 기억이 납니다."

고 백남기 농민의 딸 백도라지씨가 광화문 광장에 서서 지난 1년을 회상했다. 그러면서 백씨는 "아직 끝나지 않은 싸움"이라고 했다. 백남기 농민이 지난 2015년 11월 경찰이 쏜 물대포에 맞아 쓰러진 뒤 680일이 지났지만 여전히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 등의 문제가 해결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나마 지난해 9월 25일 사망 후, 지난 6월 20일이 돼서야 백남기 농민의 사인이 '병사'에서 '외인사'로 바뀌었다. 정부의 공식 사과도 사망 1주기를 며칠 앞둔 지난 19일에서야 나왔다. 

백민주화씨는 "열 달 동안의 투병 끝에 돌아가신 지 1년이란 시간이 지났지만 해결된 것이 없다. 어느새 시간만 지난 것 같아 마음이 아프다"면서 "국가폭력에 희생된 가족으로서, 시민으로서 경찰이 '인권 경찰'로 거듭날 것을 간곡히 부탁드린다. 강신명 이하 '살인 경찰' 7명을 고발한 지 1년이 돼간다. 아직 기소조차 안 돼서 가족들의 속이 타들어 간다"며 검찰에 빠른 수사를 요구했다.

유족 비롯해 박원순·이정미 등 참석
 

 '생명평화일꾼 고 백남기 농민 1주기 추모대회'가 23일 오후 7시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렸다. 추모대회 참석자들이 '임을위한행진곡'을 부르고 있다.
▲  '생명평화일꾼 고 백남기 농민 1주기 추모대회'가 23일 오후 7시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렸다. 추모대회 참석자들이 '임을위한행진곡'을 부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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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생명평화일꾼 고 백남기 농민 1주기 추모대회'가 23일 오후 7시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렸다. 추모대회에 참석한 박원순 서울시장이 '우리가 백남기다'라고 적힌 피켓을 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  '생명평화일꾼 고 백남기 농민 1주기 추모대회'가 23일 오후 7시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렸다. 추모대회에 참석한 박원순 서울시장이 '우리가 백남기다'라고 적힌 피켓을 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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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평화일꾼 고 백남기 농민 1주기 추모대회'가 23일 오후 7시 광화문 광장에서 열렸다. 

이 자리에는 부인 박경숙씨와 자녀 백두산, 백도라지씨 등 유가족을 포함해 이정미 정의당 대표, 박원순 서울시장, 정현찬 백남기투쟁본부 공동대표, 김영호 전국농민회총연맹 의장, 김민문정 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공동대표, 최종진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위원장 직무대행, 유경근 4.16가족협의회 집행위원장, 송경동 시인 등이 참석했다. 추모대회에는 약 3000명(주최 측 추산)의 시민이 참가했다.

이날 참석자들은 백도자리씨와 마찬가지로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일제히 외쳤다. 

정현찬 백남기투쟁본부 공동대표는 "살인자를 즉각 체포하고 지금 강신명 즉각 체포해야 한다. 국민의 명령이다"라면서 "최고 우두머리인 박근혜는 죄목을 하나 더 붙여야 한다. '살인자 박근혜'라는 죄목을 붙여야 하지 않겠습니까"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최종진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위원장 직무대행도 "이제 철저한 진상규명과 책임자처벌, 재발방지대책 수립으로 지체 없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추모대회 맨 앞에 자리 잡은 이정미 정의당 대표는 "백남기 농민의 안타까운 죽음 때문에 많은 국민이 '이제 더 이상은 안 된다'며 촛불을 들었지 않았나"라며 "고인의 뜻이 헛되지 않도록, 진짜 좋은 세상 만들겠다는 다짐으로 나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대표는 "1차적으로 백남기 농민의 죽음 원인을 정확하게 밝히고 책임을 묻는 과정이 잇달아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시민들의 평화적인 집회에 대해서 물리적인 탄압이 없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생명평화일꾼 고 백남기 농민 1주기 추모대회'가 23일 오후 7시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렸다. 추모대회에 참여한 '이소선합창단'이 공연을 하고 있다.
▲  '생명평화일꾼 고 백남기 농민 1주기 추모대회'가 23일 오후 7시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렸다. 추모대회에 참여한 '이소선합창단'이 공연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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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생명평화일꾼 고 백남기 농민 1주기 추모대회'가 23일 오후 7시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렸다. 추모대회에 참석한 시민들이 휴대폰 플래시를 켠 채 노래를 부르고 있다.
▲  '생명평화일꾼 고 백남기 농민 1주기 추모대회'가 23일 오후 7시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렸다. 추모대회에 참석한 시민들이 휴대폰 플래시를 켠 채 노래를 부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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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들도 '국가폭력 재발 방지'를 염원했다. 추모대회에 참석한 시민 임지섭(24)씨는 "서울 한복판에서 사람이 죽을 수 있다는 사실이 놀라웠다. 그리고 애초에 요구했던 것이 별다른 게 아니라 한국 사회를 더 나아지게 하고 싶다는 것들이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임씨는 "경찰이 집회의 자유를 탄압의 대상으로 바라보지 않아야 개혁이 될 것 같다"며 "민주주의에 복무하는 경찰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장석교(55)씨도 "경찰은 시민이 목소리를 내는 것을 보호·보장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며 "민중의 몽둥이가 아닌 민중의 지팡이가 됐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물대포 없는 집회, 대신 노래와 시로 채워져

 

 '생명평화일꾼 고 백남기 농민 1주기 추모대회'가 23일 오후 7시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렸다. 추모대회 직전 행진을 벌인 참석자들이 광화문광장으로 들어서고 있다.
▲  '생명평화일꾼 고 백남기 농민 1주기 추모대회'가 23일 오후 7시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렸다. 추모대회 직전 행진을 벌인 참석자들이 광화문광장으로 들어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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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생명평화일꾼 고 백남기 농민 1주기 추모대회'가 23일 오후 7시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렸다. 추모대회에 참여한 이상은씨가 무대에 올라 공연을 하고 있다.
▲  '생명평화일꾼 고 백남기 농민 1주기 추모대회'가 23일 오후 7시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렸다. 추모대회에 참여한 이상은씨가 무대에 올라 공연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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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대회에서 폭력, 차벽, 물대포는 볼 수 없었다. 대신 노래와 시, 시민들의 박수 소리로 가득 찼다. 이소선합창단이 백남기 농민을 위해 만든 <불바람 그대>라는 노래를 처음 선보였고, 송경동 시인이 추도식에 바치는 시 <시대의 밀알이 되어 우리 함께 가리>를 낭독했다. 가수 이상은씨도 자신의 노래 <언젠가는>을 부르며 힘을 보탰다.

일부 시민들은 밀짚모자를 쓰고 쌀을 들었다. 추모대회는 시민들이 "우리는 백남기다", "국가 폭력 끝장내자"를 외치며 마무리됐다.

이에 앞서, 전국농민총연합(전농) 등 농민단체는 추모대회 직전인 이날 오후 4시 백남기 농민이 물대포를 맞고 쓰러진 장소인 서울 종로1가 르메이에르 건물 앞에서 '백남기 농민 뜻 관철과 농정개혁 실현을 위한 전국농민대회'를 열었다. 

이날 농민대회 참가자들은 쌀값 보장을 위한 정부 정책을 9월 중에 발표하고 10월 내로 시행할 것, 농민이 참여하는 농정 개혁을 진행할 것, 개헌 논의에 농민의 권리보장과 권리 증진 내용을 포함할 것 등을 정부에 요구했다.

24일에는 백남기 농민의 묘지가 있는 광주 망월동 5.18 구 묘역에서 광주전남추모대회가 열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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