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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사상 최고 초강경 대응조치 단행 고려”
등록 :2017-09-22 10:57수정 :2017-09-22 11:05
북 최고지도자 사상 첫 본인 명의 성명 발표
“트럼프, 나와 국가의 존재 자체 부정하고 모욕…
공화국 없애겠다는 역대 가장 포악한 선전포고”
북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 관계자들과 6차 핵실험 결정을 논의하는 모습.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완전 파괴’ 발언에 맞서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본인 명이 성명을 내놨다. 신년사를 제외하고 북 최고 지도자가 자신 명의로 성명을 내놓은 건 사상 처음이다. 김 위원장이 성명에서 ‘최고의 초강경 대응조치’를 언급하면서, 한반도 주변 긴장감이 정점을 향해 치닫는 모양새다.
<조선중앙통신>은 22일 “미 합중국 대통령의 유엔 총회 연설과 관련하여 최고영도자(김정은) 동지께서는 9월21일 당중앙위원회 청사에서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국무위원회 위원장 성명을 발표했다”고 전했다. 김 위원장이 당중앙위 청사에서 직접 발표했다는 사실을 전한 것으로 미뤄, 북한이 <조선중앙티브이> 등을 통해 김 위원장이 성명을 낭독하는 육성도 공개할 것으로 보인다.
김 위원장은 성명에서 “트럼프가 세계의 면전에서 나와 국가의 존재 자체를 부정하고 모욕하며 우리 공화국을 없애겠다는 역대 가장 포악한 선전포고를 해온 이상, 우리도 그에 상응한 사상 최고의 초강경 대응조치 단행을 심중히 고려할 것”이라고 위협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9일(현지시각) 유엔 총회 기조연설에서 김 위원장을 ‘로켓맨’으로 부르며, “미국은 엄청난 힘과 인내가 있지만, 미국과 동맹을 방어해야만 한다면 우리는 북한을 완전히 파괴하는 것 외에 다른 선택이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 위원장은 “나는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을 대표하는 사람으로서 우리 국가와 인민의 존엄과 명예, 그리고 나 자신의 모든 것을 걸고 우리 공화국의 절멸을 줴친(떠든) 미국 통수권자의 망발에 대한 대가를 반드시 받아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나는 트럼프가 우리의 어떤 정도의 반발까지 예상하고 그런 괴이한 말을 내뱉었을 것인가를 심고(고심)하고 있다”며 “트럼프가 그 무엇을 생각했든 간에 그 이상의 결과를 보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김 위원장은 또 “나는 그래도 세계 최대의 공식 외교무대인 것만큼 미국 대통령이라는자가 이전처럼 자기 사무실에서 즉흥적으로 아무 말이나 망탕 내뱉던 것과는 다소 구별되는 틀에 박힌 준비된 발언이나 할 것으로 예상하였다”며 “그러나 미국 집권자는 정세 완화에 도움이 될 수 있는 나름대로 설득력 있는 발언은 고사하고 우리 국가의 ‘완전 파괴’라는 역대 그 어느 미국 대통령에게서도 들어볼 수 없었던 전대미문의 무지막지한 미치광이 나발을 불어댔다”고 비난했다.
그는 이어 “숨김없는 의사 표명으로 미국의 선택안에 대하여 설명해준 미국 집권자의 발언은 나를 놀래우거나 멈춰 세운 것이 아니라 내가 선택한 길이 옳았으며 끝까지 가야 할 길임을 확증해주었다”며 “미국의 늙다리 미치광이를 반드시, 반드시 불로 다스릴 것”이라고 주장했다. 정인환 기자 inhw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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