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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혁 역주행 멈춰!” 국회 앞서 펼쳐진 대규모 민중대회

민중공동행동 추산 1만 5천명 참여..충돌없이 평화롭게 마무리 돼

 

김도희 기자 doit@vop.co.kr
발행 2018-12-01 20:03:57
수정 2018-12-01 21:5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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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노총 등 사회·노동단체 농민 빈민 등 50여개 연대체 민중공동행동 주최로 1일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2018 전국민중대회를 열고 참석자들이 문재인 정부 규탄, 개혁입법 및 적폐 청산 등을 촉구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민주노총 등 사회·노동단체 농민 빈민 등 50여개 연대체 민중공동행동 주최로 1일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2018 전국민중대회를 열고 참석자들이 문재인 정부 규탄, 개혁입법 및 적폐 청산 등을 촉구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김철수 기자
 

“우리는 나라를 망쳐놓은 일당을 끌어내린 민중들 아닌가! 노동자를 사지로 몰고, 농민을 일터에서 쫓고, 노점상과 도시 빈민이 살 집을 포크레인으로 찍어버리는 세상. 탄핵의 망치를 두들긴 국회가 우리의 세상을 촛불항쟁 이전으로 돌리려 한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김명환 위원장)

개혁 역주행을 멈추고 개혁 입법을 쟁취하기 위해, 적폐를 청산하기 위해 민중들이 모였다. 노동자, 농민, 빈민, 장애인, 청년, 청소년, 이주민 등 이 사회를 사는 보통의 시민이자 나라의 주인인 국민들이 국회 앞에 모여 촛불 민심을 외면하는 정부를 규탄했다. 

1일,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이하, 민주노총), 전국농민회총연맹(이하, 전농), 민주노점상전국연합(이하, 민주노련) 등 50여 개 단체로 구성된 ‘민중공동행동’이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개혁 역주행 저지! 적폐청산! 개혁입법 쟁취! 2018 전국민중대회’를 개최했다.

이날 집회엔 주최 측 추산 1만 5천 명, 경찰 측 추산 1만 명이 참여했다. ‘민중대회’ 형식의 집회는 2016년 “박근혜 퇴진” 촛불집회 이후 2년 만에 다시 열린 것이다. 집회 참가자들은 공약을 이행하지 않고 촛불 시민의 요구로부터 후퇴하는 정부, 개혁 입법에 지지부진한 국회, 사법농단에 연루된 법원 내 세력 등 주요 적폐세력을 비판하고 개혁을 앞당기자고 강조했다.

민주노총 등 사회·노동단체 농민 빈민 등 50여개 연대체 민중공동행동 주최로 1일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2018 전국민중대회를 열고 참석자들이 문재인 정부 규탄, 개혁입법 및 적폐 청산 등을 촉구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민주노총 등 사회·노동단체 농민 빈민 등 50여개 연대체 민중공동행동 주최로 1일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2018 전국민중대회를 열고 참석자들이 문재인 정부 규탄, 개혁입법 및 적폐 청산 등을 촉구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김철수 기자

노동자, 농민, 빈민들은 민중대회에 앞서 국회 인근에서 사전 결의대회를 진행했다. 각 단체의 대표자들은 집회에 참석한 이들을 대신해 민생발언에 나섰다. 

민주노총 김명환 위원장은 “정부가 노동자에게 다시 싼 임금을 주고, 과로로 죽게 하고, 비정규직으로 남겨 두려 한다. 적폐세력, 재벌과 두 손을 잡고 촛불 정신을 거꾸로 넘기려 한다”며 “우리는 1700만 촛불로 국회가 탄핵 망치를 두드리게 만들었다. 적폐를 청산하고 노동자, 농민, 서민들이 요구하는 진정한 세상을 만들기 위해 투쟁하자”고 말했다. 

전농 박행덕 의장은 “쌀값 때문에 물가가 오른다고 하지 마라. 쌀값이 오른다고 비축미를 방출하려는 정부는 국민을 배신하는 것”라며 “당신들에게 정권을 준 사람은 노동자, 농민, 빈민, 서민이었다. 노동자의 노조할 권리, 농민이 생존권을 요구할 권리, 빈민의 일할 권리를 보장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민주노총 등 사회·노동단체 농민 빈민 등 50여개 연대체 민중공동행동 주최로 1일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2018 전국민중대회를 열고 참석자들이 문재인 정부 규탄, 개혁입법 및 적폐 청산 등을 촉구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민주노총 등 사회·노동단체 농민 빈민 등 50여개 연대체 민중공동행동 주최로 1일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2018 전국민중대회를 열고 참석자들이 문재인 정부 규탄, 개혁입법 및 적폐 청산 등을 촉구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김철수 기자

빈민해방실천연대 최영찬 위원장은 “노량진 수산시장에서 투쟁 중이다. 반인권적, 도덕적으로 상인들을 죽여가며, 용역 깡패에 의한 강제철거가 진행되고 있다”며 “촛불 정부에서 벗어난 이런 개혁 역주행이 계속된다면, 민중들은 촛불이 아니라 횃불을 들고 우리 삶과 우리 후손을 위한 새 세상을 위해 힘차게 투쟁할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참가자들은 다 함께 ‘민중의 노래’를 제창했고, 노동자, 농민, 빈민, 장애인, 여성, 청년·학생, 청소년, 이주민 등 각 주체의 요구안을 담은 ‘민중의 선언’을 발표했다.

‘민중의 선언’에는 ▲탄력근로제 확대 저지, 비정규직 철폐 ▲밥 한 공기 쌀값 300원 보장 ▲노점관리대책 폐지, 강제퇴거 금지법 제정 ▲부양의무자 기준·장애등급제·장애인 수용시설 완전폐지 ▲성차별·성폭력 근절 ▲청년실업 문제 해결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 ▲살인 단속·강제추방 중단 ▲국가보안법 폐지 등 사회 쇄신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담겼다.

참가자들은 “우리가 세상의 주인이다”라고 외쳤고, “민중이 주인이 되는 세상으로 나아가자”고 결의했다. 

민주노총 등 사회·노동단체 농민 빈민 등 50여개 연대체 민중공동행동 주최로 1일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문재인 정부 규탄, 개혁입법 및 적폐 청산 등을 촉구하는 2018 전국민중대회 참석자들이 대회를 마치고 국회 인간띠잇기 행진을 하고 있다.
민주노총 등 사회·노동단체 농민 빈민 등 50여개 연대체 민중공동행동 주최로 1일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문재인 정부 규탄, 개혁입법 및 적폐 청산 등을 촉구하는 2018 전국민중대회 참석자들이 대회를 마치고 국회 인간띠잇기 행진을 하고 있다.ⓒ김철수 기자
민주노총 등 사회·노동단체 농민 빈민 등 50여개 연대체 민중공동행동 주최로 1일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문재인 정부 규탄, 개혁입법 및 적폐 청산 등을 촉구하는 2018 전국민중대회 민주노총 참석자들이 대회를 마치고 자유한국당 당사까지 행진해 구호를 외치고 있다.
민주노총 등 사회·노동단체 농민 빈민 등 50여개 연대체 민중공동행동 주최로 1일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문재인 정부 규탄, 개혁입법 및 적폐 청산 등을 촉구하는 2018 전국민중대회 민주노총 참석자들이 대회를 마치고 자유한국당 당사까지 행진해 구호를 외치고 있다.ⓒ김철수 기자

국회, 자유한국당사 방향으로 행진...충돌없이 마무리 

대회를 마친 참가자들은 국회 방향으로 행진했다. 본래는 국회 담장을 에워싸는 행진을 진행하려 했으나 경찰이 “국회 업무 수행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며 불허했다.

주최 측은 서울행정법원에 집행정지 가처분 신청을 냈지만, 법원은 “시위로 인해 국회의원 등의 자유로운 국회 출입과 원활한 업무 수행에 현저한 차질이 발생하거나 국회의 헌법적 기능이 침해될 가능성이 있다”며 이를 기각했다.  

결국 주최 측은 국회를 에워싸는 대신, 국회 정문을 중심으로 인간 띠를 만들어 “적폐청산”, “개혁입법”을 촉구하기로 했다. 국회 앞까지 행진한 뒤 농민, 빈민 등은 본래 대회 장소로, 민주노총 조합원들은 여의도에 위치한 자유한국당 당사 앞으로 이동했다. 

자유한국당 당사 앞까지 행진한 민주노총은 당사 주변을 에워쌌다. 이들은 한목소리로 “적폐 온상, 비리 온상 자유한국당은 해체하라”고 외쳤다. 

민주노총 김경자 수석부위원장은 “자유한국당은 해체해야 한다. 적폐의 가장 근본은 자유한국당이다”라며 “전국의 모든 민중이 앞장서서 자유한국당이 해체하도록, 더 나쁜 짓을 하지 않도록 투쟁하자”고 말했다. 

경찰은 이날 집회에 130개 중대 1만여 병력을 동원했다. 참가자들이 행진하는 길목마다 경찰이 배치돼 있었지만, 경찰과 참가자 간의 충돌은 없었다. 집회는 평화적으로 마무리됐다.

 
민주노총 등 사회·노동단체 농민 빈민 등 50여개 연대체 민중공동행동 주최로 1일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2018 전국민중대회를 열고 참석자들이 문재인 정부 규탄, 개혁입법 및 적폐 청산 등을 촉구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민주노총 등 사회·노동단체 농민 빈민 등 50여개 연대체 민중공동행동 주최로 1일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2018 전국민중대회를 열고 참석자들이 문재인 정부 규탄, 개혁입법 및 적폐 청산 등을 촉구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김철수 기자
민주노총 등 사회·노동단체 농민 빈민 등 50여개 연대체 민중공동행동 주최로 1일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문재인 정부 규탄, 개혁입법 및 적폐 청산 등을 촉구하는 2018 전국민중대회 참석자들이 대회를 마치고 국회 인간띠잇기 행진을 하고 있다.
민주노총 등 사회·노동단체 농민 빈민 등 50여개 연대체 민중공동행동 주최로 1일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문재인 정부 규탄, 개혁입법 및 적폐 청산 등을 촉구하는 2018 전국민중대회 참석자들이 대회를 마치고 국회 인간띠잇기 행진을 하고 있다.ⓒ김철수 기자
민주노총 등 사회·노동단체 농민 빈민 등 50여개 연대체 민중공동행동 주최로 1일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문재인 정부 규탄, 개혁입법 및 적폐 청산 등을 촉구하는 2018 전국민중대회 참석자들이 대회를 마치고 국회 인간띠잇기 행진을 하고 있다.
민주노총 등 사회·노동단체 농민 빈민 등 50여개 연대체 민중공동행동 주최로 1일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문재인 정부 규탄, 개혁입법 및 적폐 청산 등을 촉구하는 2018 전국민중대회 참석자들이 대회를 마치고 국회 인간띠잇기 행진을 하고 있다.ⓒ김철수 기자

2018 전국민중대회 <민중의 선언> 

촛불이 염원한 사회 대개혁은 어디까지 왔는가. 국회 밖 이곳에 가로막혀 있다. 대기업재벌과 자본, 가진 자들은 정부와 국회의 개혁을 늦추고 있으며 촛불 광장을 점령한 수구 보수 세력은 호시탐탐 재기를 노리고 있다. 중단과 전진의 기로에 선 지금, 민중 세상을 향한 투쟁은 멈출 수 없다.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의 주인은 누구인가? 

① 노동 & 재벌체제 청산 
탄력근로제 확대 저지, 노조 할 권리 쟁취, 비정규직 철폐, 최저임금 원상회복, 범죄 총수 일가 경영권 박탈 및 사익추구 금지, 노조파괴 대기업 특별 세무조사, 사내유보금 환수. 말로만 노동 존중하고 공약조차 지키지 않는 문재인 정부를 규탄한다. 노동자는 기계가 아니다! 일제 적산을 불하받아 정경유착을 비롯한 온갖 범죄를 저지른 적폐 중의 적폐가 바로 재벌이다. 범죄자 재벌들을 구속시키고 민중들의 피땀을 착취해 쌓은 재벌 곳간을 열자! 착취의 굴레를 깨고 생산의 주역인 노동자가 주인임을 선언한다!

② 농민 
밥 한 공기 쌀값 300원 보장, 스마트팜밸리 사업 폐기, 남북 쌀 교류, GMO완전표시제 실시. 요롭고 인간다운 삶을 위해 식량 주권이 필요하고 그 뿌리는 이 땅의 자주 농업에서 나온다. 백남기 정신 계승하고 나라의 먹거리를 책임지는 농민이 주인임을 선언한다! 

③ 빈민  
노점관리대책 폐지, 강제퇴거 금지법 제정, 용역 깡패 해체, 선대책 순환식 개발 시행. 노점상을 비롯한 도시 빈민은 관리와 탄압의 대상이 아니라 똑같은 사람이고 국민이다. 빈곤과 폭력의 족쇄를 끊고 평등한 세상을 향해 빈민이 주인임을 선언한다! 

④ 장애 
부양의무자 기준·장애등급제·장애인 수용시설 완전폐지, 장애인 복지예산 확대. 장애인의 완전한 통합과 참여라는 국제적 원칙에 따라 장애와 가난의 책임은 정부에 있다. 누구도 배제되지 않는 세상을 향해 장애인이 주인임을 선언한다! 

⑤ 여성 
성차별·성폭력 근절, 낙태죄 폐지, 차별금지법 제정, 불법 촬영범죄 엄중 처벌 법제화. 미투 운동으로 세상은 한 발짝 나아갔지만, 여전히 사회에 성차별과 성폭력이 만연하다. 차별 없고 평등한 세상을 향해 세상의 절반인 여성이 주인임을 선언한다! 

⑥ 청년학생 
청년실업 문제 해결, 공공기숙사 및 청년임대주택 확충, 민주적 총장 선출제도 도입. 모두가 청년을 말하지만, 청년이 주인인 사회와 학생이 주인인 대학은 아직 오지 않았다. 청년의 현실은 나라의 미래, 우리들의 미래를 향해 청년학생이 주인임을 선언한다! 

⑦ 청소년 & 정치개혁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 촛불청소년인권법 제정, 국회의원소환제, 통일․민중헌법 개헌. 청소년은 엄연한 촛불 항쟁의 주역이다. 민주주의의 새 역사는 청소년과 함께 만들어야 한다. 헌법과 정치제도는 촛불 이후 새로운 민주주의를 담기에는 낡았고, 국회는 진보적인 선거제도를 여야 정쟁의 거래대상으로 전락시켰다. 민의를 올바르게 대변할 수 있도록 우리 손으로 정치제도를 개혁하자! 통제를 뚫고 인권과 민주주의를 향해 청소년이 주인임을 선언한다!

⑧ 이주민  
고용허가제 폐지·노동 허가제 도입, 살인 단속·강제추방 중단, 임금 차별 철폐. 이 땅에서 노동을 하며 살아가는 모든 사람은 똑같은 노동자이며 민중이다. 모두가 인간답게 살아가는 세상을 위해 이주민이 주인임을 선언한다!

⑨ 한반도평화  
대북제재 중단, 사드 배치 철회, 방위비 분담금 삭감, 국가보안법 폐지. 역사적인 판문점·평양 선언이 이뤄졌는데도 통일의 길을 가로막는 적폐가 너무 많다. 이제 민중들이 직접 전쟁위험을 걷어내고 한반도의 자주와 평화를 실현하자! 

문재인 정부의 개혁 역주행을 멈춰 세우고, 사회 곳곳에 박혀있는 적폐를 뿌리째 뽑고, 민중의 요구가 제대로 반영된 사회 대개혁을 이뤄내야 한다. 물은 배를 띄우기도 하지만 뒤집어 가라앉게 할 수도 있음을 기억해야 한다. 문재인 정부가 스스로 촛불 정부이기를 포기하고서는 그 생명을 연장할 수 없고 국회가 민의를 대변하지 않고서는 엄중한 심판을 받을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알려줘야 한다. 오늘 국회를 포위해서 그들이 위임받은 권력의 진짜 주인이 누구인지 알려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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