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에 유 본부장은 "대통령이 앞장서 적극적으로 지원해줘서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라며 "격리기간이 끝나면 찾아뵙겠다"라고 말했다. 그러자 문 대통령은 "필요한 일이 있으면 언제든지 연락 달라"라고 화답했다.
"선진국과 개발도상국의 다리를 놓은 후보 내세운 게 주효"
이에 앞서 이날 아침 회의에서 문재인 대통령은 "제일 큰 고비가 남아 있다"라며 "여기까지 온 이상 가능한 모든 노력을 기울여 달라"라고 당부했다. 이어 "다자무역체제 발전과 자유무역질서 확대를 위해서라도 정부는 총력을 기울여 지원해야 할 것이다"라고 주문했다.
강민석 대변인은 "사실 대통령 말씀대로 여기까지 오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었다"라며 "유 본부장이 출마를 선언한 것이 지난 6월 24일이었다. 당시만 해도 전망이 불투명했다"라고 말했다.
강 대변인은 "하지만 유 본부장은 물론 정부는 판세를 낙관하지도 않고, 비관적으로 판단하지도 않고 최선의 노력을 기울였다"라고 전했다.
지난 1995년과 2013년 각각 김철수 전 상공부 장관과 박태호 전 통상교섭본부장이 WTO 사무총장에 도전한 적이 있다. 하지만 한국 출신으로 최종 라운드에 진출한 사람은 유 본부장이 처음이다.
유 본부장이 최종 라운드에 진출한 원동력과 관련, 강 대변인은 "1차적으로 후보인 유 본부장의 분투가 있었음은 물론이다"라며 "유 본부장은 세 차례의 유럽 방문과 미국 방문을 통해 현지에서 지지기반을 확보하고, 유일한 현직 장관급 후보라는 강점을 살려 화상 등을 통해 각국 장관들과 지속적으로 소통해왔다"라고 유 본부장의 노력을 소개했다.
강 대변인은 "한 외신보도에 의하면 유 본부장은 미국과 중국, 선진국과 개발도상국간 분열을 극복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는 점을 부각하면서 본인을 다리를 놓는 후보로 내세웠다고 한다"라고 "이런 점이 주효한 것으로 보고 있다"라고 분석했다.
"WTO 사무총장 입후보, 문 대통령의 결심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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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재인 대통령이 8일 청와대에서 사회서비스원 돌봄종사자들과 영상 간담회를 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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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유명희 본부장이 WTO 사무총장에 도전한 데는 문재인 대통령의 결심이 있었고, 도전을 공식 선언한 이후에는 문 대통령의 친서·정상통화 등의 전방위적인 노력이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강민석 대변인은 "사실 WTO에 우리나라가 후보를 내기로 한 배경에는 문재인 대통령의 결심이 있었다"라며 "입후보 얘기를 청와대 내부 회의에서 처음으로 제안했고, 유 본부장이 출마를 결심하고 공식 출마선언을 한 이후에는 지원과 독려를 아끼지 않았다"라고 전했다.
유 본부장이 1라운드(9월 24일)를 통과하기 전인 지난 9월 19일 청와대 내부회의에서 김상조 정책실장이 "전략적 움직임을 가속화할 필요가 있다"라며 "대통령이 친서를 보내 주요국의 의사결정 전에 조속한 지원이 필요하다"라고 건의했다.
이에 문 대통령은 "친서뿐이 아니라 필요한 나라와는 통화도 하겠다"라며 "전방위적 지원을 아끼지 말라"라고 지시했다.
문 대통령, 35개국 친서-5개국 정상통화
이후 문재인 대통령은 35개 나라에 친서를 보냈고,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등 5개국 정상과 통화했다.
친서와 정상 통화에서 문 대통령은 "대한민국은 자유무역질서 속에서 성장해 왔고, 다자무역체제의 발전이 WTO를 중심으로 이뤄져야 한다는 확고한 신념을 갖고 있다"라며 "유 본부장이야말로 WTO의 기능을 더 강화하고 회복력과 대응력을 갖춘 기구로 만들기 위한 적임자다"라고 역설했다고 강 대변인이 전했다.
강 대변인은 "메르켈 독일 총리와 정상 통화를 한 지 며칠 뒤 EU(유럽연합)가 유 후보자와 나이지리아 후보를 밀기로 했다는 외신 보도도 있었다"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대통령뿐 아니라 박병석 국회의장, 강경화 외교부장관도 최고위급 지원 외교에 나섰고, 결국 유 본부장이 최후의 2인으로 진입하는 결과가 나왔다"라고 정부의 총력전을 전했다.
강 대변인은 "하지만 대통령 말씀대로 제일 큰 고비가 남아 있기 때문에 아직 판세를 낙관하거나 결과를 예단 또는 속단하는 것은 금물이라고 생각한다"라며 "정부는 '진인사 대천명'(盡人事 待天命)의 자세로 해야 할 일을 하면서 겸허히 결과를 기다리고자 한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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