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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에 잡힐 듯한 '코스피 3000', 개미들은 공매도에 떤다

[증시 전망] 수출 호조 전망에 장미빛 랠리 기대... 내년 공매도 재개는 변수

20.12.17 08:08l최종 업데이트 20.12.17 08:08l
코스피 사흘 만에 사상 최고치 경신  코스피가 16일 상승하며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14.97포인트(0.54%) 오른 2,771.79에 거래를 마쳤다. 사진은 이날 서울 명동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 코스피 사흘 만에 사상 최고치 경신  코스피가 16일 상승하며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14.97포인트(0.54%) 오른 2,771.79에 거래를 마쳤다. 사진은 이날 서울 명동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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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KOSPI: 종합주가지수)가 무서운 속도로 올라가고 있습니다. 지난달 23일 2602포인트(p)로 사상 최고치를 경신한 이후 16일 현재까지 2700포인트대를 무난하게 유지 중입니다. 

이런 가운데 내년에는 코스피가 3000선을 넘을 수도 있다는 장밋빛 전망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도 지난 15일 청와대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주가 3000시대 개막에 대한 희망적인 전망이 나오고 있다"며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죠. 

실제로 최근 글로벌 투자은행인 JP모건은 내년 코스피의 최상단을 3200p로 예상한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발표했습니다. 신흥국 증시가 강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이는데, 한국 증시의 상승 여력이 가장 높다는 전망이었습니다. 

국내 증권사들의 예상도 크게 다르지 않았습니다. 흥국증권은 3000p, 하나금융투자와 SK증권은 2900p로 전망했습니다. 삼성증권은 2850p, NH투자·메리츠·유안타증권은 2800p, 신한금융투자와 KB증권은 2750p로 예상했죠. 

가시권에 들어온 코스피 3000포인트 전문가들의 전망도 비슷합니다. 이재선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오마이뉴스>와 통화에서 "수출 흐름이 증시를 기본적으로 뒷받침해줄 것으로 본다"며 "내년 2분기(4~6월)까지는 증가율이 완만하게 상승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올해 (코로나19 등으로) 많이 망가진 기업이익이나 수출 물량의 경우 내년에는 연 기준 플러스(+)로 전환할 가능성이 높아 이런 부분이 주가에 먼저 반영된 것은 맞다"고 했습니다. 그러면서도 "내년 코스피 상장사 영업이익이 1805조원대로 예상되는데 전년 대비 35% 증가한 것"이라며 "여기에 반도체·자동차·화학 쪽 영업익 추정치가 조금 더 상향된다면 3000p도 불가능하지 않다"고 내다봤습니다. 

장기 흐름 측면에서 따져보더라도 주가가 더 오를 수 있다는 분석도 있습니다. 지난 4일 정인지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2003년 초 이후 코스피의 12개월 이격도 120% 돌파는 4번 나타났다"며 "이 경우 공통적으로 2~4개월 뒤 중장기 고점이 나타났는데, 내년 1분기(1~3월) 중 고점이 나올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격도는 주가와 이동평균선 사이의 괴리 정도를 보여주는 기술적 지표입니다. 투자자들이 매매 시점을 고려할 때 참고로 보는 것인데, 주가를 이동평균치로 나눈 백분율 값을 말합니다. 100% 이상이면 주가가 이동평균선보다 위에 있다는 의미죠. 이격도가 120% 이상일 경우 이후 주가가 고점까지 오르는 현상이 나타났기 때문에 내년에도 이런 움직임이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 정 연구원의 의견입니다. 

백신 개발·경제 정상화, 증시엔 악재 될 수도
 
 지난달 23일 서울 영등포구 KB국민은행 딜링룸.
▲  지난달 23일 서울 영등포구 KB국민은행 딜링룸.
ⓒ KB국민은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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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조심스러운 예측도 나옵니다. 김학균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내년에 더 좋아지리라는 기대는 이미 주가에 반영됐다"며 "(재난지원금 등) 정책 효과로 증권시장이 버블로 치달을 가능성도 있기 때문에 좀 더 엄격한 기준으로 보는 것이 맞는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코로나19 백신 개발과 상용화로 실물경제가 안정될 경우 반대로 증권시장은 다소 침체될 가능성도 있다고 김 센터장은 경고했습니다. 그는 "코로나19로 경제 상황이 나쁘기 때문에 정부가 돈을 더 풀 것이라는 기대가 자산시장에 투영돼 있다"며 "오히려 백신이 개발되고 경제가 정상화됐을 때 (정부의 돈 풀기가 중단되면) 더 위험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밝혔습니다. 

내년 코스피 흐름에 대해 여러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또 다른 변수도 있습니다. 올해 3월부터 한시적으로 도입된 공매도 금지 정책이 2021년 3월 중순부터는 해제될 가능성이 높다는 얘깁니다. 

공매도는 주가가 내려갈 것을 예상하고 빌려서 주식을 판 뒤 이후 이보다 싸게 사들여 이익을 남기는 투자 방법을 말합니다. 국내의 경우 개인보다 기관·외국인의 공매도 거래가 수월한데, 이에 따른 주가 변동폭이 크기 때문에 불경기 때는 공매도를 금지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자 금융당국도 이를 받아들였습니다. 

그런데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한 관계자는 "공매도 금지가 과도한 것 같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며 "내년 3월 공매도가 재개되는 분위기인 것은 맞다"고 밝혔습니다.

공매도 재개 되나... "코스피 급락할 수도"

공매도 재개 움직임에 대해서는 '개미'들의 우려가 높습니다. 560만 개인투자자들의 입장을 대변하는 비영리단체인 한국주식투자자연합회 정의정 대표는 "최근 코스피 급상승에는 다양한 변수가 작용했겠지만, 공매도 금지 효과도 적지 않았을 것"이라며 "이런 추세를 지속하려면 공매도 금지를 유지하는 것이 맞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공매도 금지 기간 동안의 통계를 활용해 우리나라 증시에 공매도가 필요한지 여부를 확인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하지만 올해에는 코로나19 등 변수가 많았기 때문에 이를 판단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어 내년 말까지는 금지를 연장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정 대표는 "지난 2008년 코스피가 2000p 돌파 이후 13년 동안 지긋지긋한 박스피 장세였다"며 "그동안 주요국의 경우 2~6배 정도 올랐는데 코스피만 제자리 걸음한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는 "그러다 동학개미운동과 공매도 금지 영향으로 코스피가 많이 오른 것인데, 내년 3월 공매도가 재개되면 지수가 다시 큰 폭으로 하락할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다만 공매도가 재개되더라도 코스피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으로 보는 시각도 있습니다. 이재선 연구원은 "외국인 공매도가 많은 부분은 주로 헬스케어 관련 종목인데, 코스피의 경우 헬스케어 종목의 비중이 높지 않아 공매도 재개 영향이 크지는 않을 것"이라고 했습니다. 

김학균 센터장도 "한 업권 안에서 종목에 따라 공매도와 매수가 각각 일어나는 경우가 많아 공매도 자체가 주가지수를 떨어뜨리는 쪽으로만 작용하진 않는다고 본다"며 "공매도 재개가 바이오 등 특정 종목에는 영향을 미칠 수 있지만, 시장 전체에는 중립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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