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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국민은행의 ‘신남방’, 실상은 ‘서민착취’ 금융사에 7천억 투자

  • 분류
    알 림
  • 등록일
    2021/03/03 08:45
  • 수정일
    2021/03/03 08:45
  • 글쓴이
    이필립
  • 응답 RSS

2019년 캄보디아 프라삭 MFI 지분 7000억원 매입
빈곤층에 소액대출 빈민구제, 고금리 착취금융 변질
현지 인권단체 “담보강탈, 아동노동에 인신매매까지”
신남방·ESG의 이면...동남아 채권추심 핀테크도 투자

캄보디아 인권단체 ‘리카도(LICADHO)’가 2019년 발표한 보고서 'Collateral Damage'에 따르면 캄보디아의 마이크로파이낸스(MicroFinance, MFI)는 빈곤·취약 계층에 고금리 소액대출을 해주고 이들의 토지·건물 등을 담보로 빼앗는 식의 사업을 벌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LICADHO)
▲ 캄보디아 인권단체 ‘리카도(LICADHO)’가 2019년 발표한 보고서 'Collateral Damage'에 따르면 캄보디아의 마이크로파이낸스(MicroFinance, MFI)는 빈곤·취약 계층에 고금리 소액대출을 해주고 이들의 토지·건물 등을 담보로 빼앗는 식의 사업을 벌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LICADHO)

 

KB국민은행이 빈곤·취약 계층을 상대로 고리대금 폭리를 취하는 ‘마이크로파이낸스(Microfinance, MFI)’에 거액을 투자한 사실이 뒤늦게 확인됐다.

 

KB국민은행은 2019년 스리랑카 대기업 LOLC가 보유한 캄보디아의 ‘프라삭(PRASAC) MFI’ 지분 70%를 약 7000억원에 인수했다. 프라삭 MFI는 지난해 12월 말 기준 현지에 183개의 영업망을 갖춘 캄보디아의 최대 예금수취가능 소액대출금융기관이다.

 

그런데 프라삭 MFI를 비롯한 캄보디아의 MFI는 현지에서 착취적 금융 사업을 일삼는 것으로 확인됐다. 캄보디아 인권단체 ‘리카도(LICADHO)’가 2019년 발표한 보고서에서 캄보디아의 MFI는 빈곤·취약 계층에 고금리 소액대출을 해주고 이들의 토지·건물 등을 담보로 빼앗는 식의 사업을 벌이는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본래 MFI는 방글라데시 그라민은행의 ‘마이크로크레딧(Micro-credit)’에서 비롯됐다. 저신용·저소득 금융소비자에 소액대출을 제공해 결과적으로 빈곤 문제를 해결한다는 빈민 구제 방식이다. 하지만 취지와 달리 MFI는 인도, 캄보디아 등 해외로 퍼지면서 외려 빈곤층을 착취하는 고리대금업이자 재산 강탈 수단으로 악용되고 있다.

 

KB국민은행은 2019년 스리랑카 대기업 LOLC가 보유한 캄보디아의 ‘프라삭(PRASAC) MFI’ 지분 70%를 약 7000억원에 인수했다. 프라삭 MFI는 지난해 12월 말 기준 현지에 183개의 영업망을 갖춘 캄보디아의 최대 예금수취가능 소액대출금융기관이다. (사진=LICADHO)
▲ KB국민은행은 2019년 스리랑카 대기업 LOLC가 보유한 캄보디아의 ‘프라삭(PRASAC) MFI’ 지분 70%를 약 7000억원에 인수했다. 프라삭 MFI는 지난해 12월 말 기준 현지에 183개의 영업망을 갖춘 캄보디아의 최대 예금수취가능 소액대출금융기관이다. (사진=LICADHO)

 

리카도가 MFI 대출을 이용한 캄보디아 10개 지방 28가구를 조사한 결과, 이들의 79%가 담보를 뺏기고 강제 이주를 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심지어 지역 관리가 MFI와 결탁해 채무자들의 재산을 뺏고, 그들의 자녀를 아동 노동시장으로 내몬다는 보고도 나왔다.

 

캄보디아의 전체 MFI 약 80개가 이런 방식으로 모은 소액대출 잔액은 2019년 기준 80억달러(한화 8조9560억원)로 캄보디아 국내총생산(GDP)의 3분의 1 규모에 달한다.

 

특히 프라삭 MFI 등 7개 거대 MFI는 2017년 기준 1억3000만달러의 이익을 냈으며, 이익의 상당부분은 거대 MFI 지분 대부분을 가진 프랑스·독일·일본·홍콩 등 외국은행 및 국제투자회사가 가져가고 있다고 보고서는 밝혔다.

 

캄보디아MFI협회(CMA)는 “MFI가 빈곤 퇴치에 도움을 줬다”고 반박하고 있으나, 리카도에 따르면 정부의 대출금리 상한제(연이율 18%)에도 실질 이자율을 초과하는 ‘선불 수수료’까지 나오는 상황이다. 리카도는 지난해 4월 말 “코로나19에도 MFI로 인한 대출액은 100억달러 이상에 250만명 이상이 담보 강탈 및 아동노동, 인신매매 등 인권 침해를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기준 캄보디아의 1인당 MFI 부채는 3800달러로 캄보디아 1인당 GDP(2018년 기준 1510달러)의 두 배 이상 규모다. 컨설팅 회사 ‘앙코르 리서치(Angkor Research)’에 따르면 캄보디아인의 약 45%가 MFI 부채를 지고 있으며, 8명 중 1명은 채무 상환을 위해 가축·기계·토지 등 각종 자산을 매각했다. 사진은 KB국민은행이 인수 전 프라삭MFI의 지분을 갖고 있던 스리랑카 대기업 LOLC(란카오릭스)의 지분 보유율 모습. (사진=LICADHO)
▲ 지난해 기준 캄보디아의 1인당 MFI 부채는 3800달러로 캄보디아 1인당 GDP(2018년 기준 1510달러)의 두 배 이상 규모다. 컨설팅 회사 ‘앙코르 리서치(Angkor Research)’에 따르면 캄보디아인의 약 45%가 MFI 부채를 지고 있으며, 8명 중 1명은 채무 상환을 위해 가축·기계·토지 등 각종 자산을 매각했다. 사진은 KB국민은행이 인수 전 프라삭MFI의 지분을 갖고 있던 스리랑카 대기업 LOLC(란카오릭스)의 지분 보유율 모습. (사진=LICADHO)

 

로이터 등 외신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캄보디아의 1인당 MFI 부채는 3800달러로 캄보디아 1인당 GDP(2018년 기준 1510달러)를 두 배나 넘고 있다. 컨설팅 회사 ‘앙코르 리서치(Angkor Research)’에 따르면 캄보디아인의 약 45%가 MFI 부채를 지고 있으며, 8명 중 1명은 채무 상환을 위해 가축·기계·토지 등 각종 자산을 매각했다.

이에 대해 KB국민은행 관계자는 2일 본지와의 통화에서 “해당 사업부서에 내용을 전달해 확인 중”이라면서 “어떻게 보면 현지 인권단체 주장이지 않느냐”고 답했다.

 

한편 KB금융지주는 캄보디아를 비롯해 베트남·인도네시아·라오스·미얀마 등 동남아 5개국에서 금융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KB국민은행은 2018년 7월 인도네시아 소매금융 전문은행인 ‘부코핀은행’에 4000억원을 투자해 지분 67%를 인수했다.

 

같은 계열사인 KB국민카드는 지난해 인도네시아와 태국에서 차·오토바이 할부금융사 및 채권추심 핀테크 업체의 지분을 거액에 인수했다. 또 2018년엔 캄보디아 특수은행 지분을 100% 인수해 주택담보대출, 자동차 할부금융, 카드 사업 등을 벌이고 있다.

 

[ 경기신문 = 현지용 기자 ]



[출처] 경기신문 (https://www.kg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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