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사실상 독주 체제를 이어가는 속에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월 임시국회를 기점으로 반등에 성공했다는 분석이 나오면서 당내 경선을 앞두고 역학관계가 변화될 지 관심이다.
특히 과거 '부엉이 모임'으로 통하는 친문 핵심 그룹이 '이재명 견제'를 본격화 한 가운데 이해찬 전 대표 중심의 구 당권파 그룹은 상대적으로 중립·우호적 태도를 보이면서 이미 선명성 논쟁이 불붙으면서 향후 분파 등을 둘러싼 갑론을박이 벌써부터 치열하다.
우선 친문 핵심 그룹은 '이재명표 브랜드'인 기본소득론을 정조준하면서 이 지사 견제 목소리가 수면 위로 노골화된 상태다.
‘신복지’를 내세운 이낙연 당 대표는 물론, 정세균 국무총리와 임종석 전 비서실장 등에 이어 '친문 적자'로 불리는 김경수 경남지사도 "포퓰리즘 공약"이라며 정책검증에 가세했다.
또 트위터 등에서 개인 의견을 활발하게 개진하는 장덕천 부천시장 등의 경우 ‘이재명 기본소득의 전파자’인 최배근 건국대 교수 등과의 논쟁에 맞서 선별지급 등의 구체적인 논리를 제공하는 ‘친문 대표선수’로 이미 유명세를 타고 있다.
부엉이 모임 출신의 한 의원은 "기본소득은 현재 상황상 불가능하고 논리도 맞지 않기 때문에 공론화될수록 이 지사의 부담도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민주당 당원게시판을 뜨겁게 달궜던 ‘이낙연 퇴진’과 ‘이재명 출당’ 권리당원 투표는 물론 대선후보 경선 연기론이나 '벌떼 전략'으로도 불리는 ‘13룡(龍) 제3후보론’도 결국은 '이재명 흔들기'로 요약된다.
홍영표, 김종민, 황희, 정태호, 윤건영 의원 등 친문 핵심 그룹 내에서는 일정부분 정서적 반감도 깔린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2017년 대선 경선 때 이 지사가 문재인 대통령을 몰아세우는 모습이 각인됐을 수 있다는 것이다.
여기에 이미 일부 강성 친문 그룹은 ‘이재명계’로 불리는 정성호, 김영진, 김병욱, 임종성, 이규민, 민형배, 김남국 의원 등을 ‘7인방’이라며 맹폭하고 있는가 하면 이해찬 전 대표를 비롯한 김태년 원내대표, 윤호중, 김경협, 홍익표, 김성환 의원에 양정철 전 민주연구원장 등 ‘이해찬계’로 불리는 구당권파 친문 그룹에 대한 비토도 눈에 띄게 강해졌다.
이미 ‘친문’이 아닌 ‘이해찬계’로 부르며, 사실상 분파로 인정하고 있는 분위기도 나오는 가운데 최근의 ‘민주정부 4기 집권론’도 이 지사를 염두에 둔 것 아니냐는 의구심도 나온다.
이른바 '20년 집권론'을 강조했던 이 전 대표로서는 당선 가능성 높은 인사를 내세워 정권을 재창출해야 한다는 인식이 강한 것으로 알려졌다.
적폐 청산과 새로운 대한민국 건설을 위해서는 민주당이 20년을 집권해야 하고, 그런 차원에서 이 지사의 경쟁력을 평가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 전 대표는 이 지사가 2018년 말 직권남용과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되면서 제기된 당내 출당 요구에 '당원권 유보'를 결정하면서 사실상 우군 역할을 하기도 했다.
이 전 대표는 최근에도 사석에서도 "사람이 없지 않으냐. 지켜야 한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민주당 한 관계자는 "이 전 대표는 어느 진영 사람이라기보다 대선에서 당선 가능성이 높은 후보면 된다는 입장"이라고 전했다.
당장 이같은 흐름의 중심축 격인 이해찬 전 대표의 움직임에 주목하는 것도 이 때문으로, 이 지사 측에서는 이 전 대표와 수시로 소통하며 조언받고 있다는 말도 나온다.
이와함께 오는 9일 이낙연 대표 퇴임 이후 차기 당 대표 선거와 원내대표 선거도 벌써부터 관심을 모으는데, 차기 총리와 함께 향후 대선 경선의 흐름을 예측할 주요 변수가 될 것이란 예상이다.
사실상 차기 당 대표 선거 출마를 굳힌 송영길, 홍영표, 우원식 의원과 원내대표 후보군으로 꼽히는 윤호중, 김경협 의원 등을둘러싼 각 계파간 합종연횡과 치열한 눈치싸움이 이미 절정에 달한 상태여서 당내 역학관계의 재편에 벌써부터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 경기신문 = 박건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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