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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희 참배 野 대권주자들이 꼭 읽어야 할 ‘김재규 최후진술’

野 대권주자들, 김재규를 왜 의사라고 부르는지 고민해야
 
임병도 | 2021-10-26 08:56:49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보내기    
 
 


 

10·26 혁명, 유신의 심장을 쏘다
국민 여러분, 자유민주주의를 마음껏 누리십시오
野 대권주자들, 김재규를 왜 의사라고 부르는지 고민해야

▲궁정동 만찬장의 시해 현장을 재연하고 있는 김재규 ⓒ1980 보도사진연감

10월 26일은 박정희가 사망한 날입니다. 1979년 김재규 중앙정보부장은 궁정동 안가에서 만찬 도중 박정희를 암살합니다.

체포된 김재규는 1979년 12월 18일 열린 군사재판에서 최후 진술을 통해 10·26을 가리켜 혁명이라 칭하며 정당성을 주장합니다.

김재규는 10·26 혁명의 목적을 △자유민주주의 회복 △국민의 보다 많은 희생을 막고 △적화 방지(건국 이래 미국 관계 가장 나쁘다) △민주 회복으로 미국과의 관계를 회복하고 국방, 외교, 경제 협력을 통한 국익 도모 △국제 사회에서 독재 국가라고 손상된 명예를 회복하고 국제 사회에서 한국인의 명예를 회복하자는 것 등 다섯 가지라고 말합니다.

그의 말처럼 박정희 사망으로 영구집권 체제가 막을 내렸습니다. 만약 박정희가 사망하지 않았다면 부마항쟁 강제 진압으로 수많은 국민들이 목숨을 잃었을 것입니다. 김재규의 암살로 18년 독재 정권이 한 순간에 무너졌습니다.

박정희의 죽음은 그의 공과를 판단하기 이전에 그가 살아 있었다면 우리나라가 어떻게 됐을까를 먼저 따져 봐야 합니다. 박정희의 성격상 절대로 대통령직을 내려놓지 않았을 것이며, 권력을 유지하기 위해 수많은 국민을 살해했을 것입니다.

비록 신군부의 집권으로 실패했지만, 김재규의 박정희 암살은 독재정권의 비참한 최후를 보여주는 동시에 독재를 종식하고 민주주의를 앞당긴 것은 분명합니다.

과거와 달리 10월 26일이 되면 많은 사람들이 박정희 대신 김재규를 추모하고, 안중근 의사의 이토 히로부미 암살과 같은 의거라고 말합니다.

국민의힘 대선주자들이 박정희 묘역을 참배한다고 합니다. 야당 대선주자들이 박정희를 추모하는 것은 자유이겠지만, 대통령이 되겠다면 김재규의 최후진술을 읽으며 왜 국민들이 박정희 대신 김재규를 추모하고 있는지 고민해야 할 것입니다.

김재규 최후 진술 전문

최후 진술의 기회를 주어 감사합니다. 목이 잠겨서 말이 안 나오나 끝까지 말하겠습니다. 금번 본인은 내란죄로 기소되어 재판받고 있습니다. 합법적인 민주당 정권은 5.16 군사혁명에 의하여 밀려났습니다. 10월유신은 자유민주주의를 말살했습니다.

10·26 혁명은 이 나라 건국이념이요, 국시인 자유민주주의 회복을 위하여 혁명한 것입니다. 자유민주주의는 우리가 6.25를 통하여 수난을 겪으면서 많은 사람의 생명을 바쳐 지켜온 것입니다. 이 혁명이 어찌하여 내란죄로 심판받느냐. 자유민주주의는 3천7백만 우리 국민이 갈구하고 있는 게 사실인 것입니다 또한 10·26 혁명은 순수한 것입니다. 집권욕이나 사리사욕이 있는 게 아닙니다.

오로지 자유민주주의 회복을 위해서입니다. 10·26 혁명의 결과 자유민주주의 회복은 보장되었습니다. 최 대통령도 대행으로 있을 때 공약하지 않았습니까? 최대통령은 연임기를 마치지 않고 도중에서 그만둔다고 하였는데 이는 과도 정부를 의미하는 것이고, 그 과도는 자유민주주의로 이행하는 과도가 아니겠습니까?

따라서 10·26 혁명은 완전히 달성되었습니다. 국회에서도 긴급조치 9호의 해제 결의를 하였습니다. 10·26 혁명이 없었던들 이런 일이 어떻게 일어날 수 있었으며 꿈이라도 꿀 수 있는 일입니까? 이 또한 이 혁명의 성공을 입증하는 것입니다. 10.26 혁명은 5.16 혁명이나 10월유신에 비하여 정정당당한 것입니다.

10·26 혁명은 서슬이 시퍼렇고 막강한 유신체제를 정면에서 도전하여 타파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그리하여 민주회복 혁명은 완전 성공한 것입니다. 역사상 가장 정정당당한 혁명입니다. 무혈 혁명이 혁명으로는 가장 바람직한 것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무혈이 안될 때는 최소한의 희생이 따르고, 최소한의 희생은 불가피한 것입니다. 박 대통령은, 민주 회복과 그 자신의 희생은 불가피한 것입니다. 박 대통령은, 민주 회복과 그 자신의 희생은 숙명적으로 불가분의 관계에 있어 그 희생 없이는 민주 회복이 안됩니다.

박 대통령을 잃은 것은 가슴 아픈 일이고 마음 아픔을 비할 데가 없습니다. 그러나 유신 이후 7년이 경과되었고, 영구 집권이 보장된 이상 최소한 20년 내지 25년 내에는 자유민주 회복이 안됩니다.

마음 아프지만 국민들의 희생을 막기 위하여 이 혁명은 필연성이 있는 것입니다. 우리들 모두 감상적이고 감정이 몹시 앞서 있기 때문에 사리 판단에 있어서 지나치게 판단하기 쉽습니다.

나에 대한 내란죄 심판도 그런 까닭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감상이나 감정에 사로잡히지 말고 정치 현실은 현실대로, 감상은 감상으로 엄연하게 구별해야 합니다. 우리는 때나 경우를 잘 가리기 위하여 판례를 중히 여긴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내 스스로가 내 생명을 구걸하기 위하여 최후 진술을 하는 것은 결코 아닙니다.

대장부로 태어나서 내가 갈 수 있는 명분을 찾은 것을 고맙게 생각하고, 나는 죽어서도 영생할 수 있기 때문에 생명을 구걸할 필요가 없습니다. 나는 죽음의 복을 잘 탔습니다. 그런데 10·26 혁명의 그 이념과 정신과 그 성공을 뚜렷이 하기 위해, 그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법이 허용하는 한 나는 투쟁하는 수밖에 없습니다.

5.16 혁명, 10월유신이 부당한 것이 아니라면 10.26 혁명도 정당한 것입니다. 10·26 혁명이 범법이라면 의미 없는 혁명이 되고 맙니다. 우리나라는 자유민주주의 국가가 건국이념이고 국시입니다. 전체 국민이 수난당하며 지켜왔던 것입니다. 무슨 이유로도 말살될 수 없습니다. 그런데 10월유신으로 까닭 없이 말살되었습니다. 10월유신은 국민을 위한 체제가 아니라 박대통령의 종신 집권을 위한 체제였습니다. 대통령은 자유민주주의 체제를 보호해야 할 의무와 책임은 있어도 말살할 수 있는 권한은 누구로부터도 받을 수도 없고 줄 수도 없는 것입니다. 체제 반대 민주회복의 소리가 높아지자 긴급조치 9호가 발동된 것입니다.

많은 사람이 구속되었습니다. 이 불은 영원히 꺼지지 않고 계속 번져 나갔습니다. 정보부장으로서 파악한 바에 의하면 유신체제를 유지하려면 정부와 국민 간에 치열한 공방전이 벌어집니다. 이승만과 박 대통령을 비교하면 이승만은 그만둘 때 그만들 줄 알았으나 박 대통령은 많은 국민이 희생되더라도 그만둘 사람이 아닙니다.

본인이 이를 알기 때문에 유신의 지주 역할을 담당한 사림이지만 더 이상 방관할 수 없어 뒤돌아서서 그 원천을 두드려 부순 것입니다. 10·26 혁명의목적은, △자유민주주의 회복 △국민의 보다 많은 희생을 막고 △적화 방지(건국 이래 미국 관계 가장 나쁘다) △민주 회복으로 미국과의 관계를 회복하고 국방.외교.경제 협력과 국익 도모 △국제 사회에서 독재 국가라고 손상된 명예를 회복하고 국제 사회에서 한국인의 명예를 회복한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위 모두가 10·26 혁명 결행으로 해결이 보장되었습니다.

한마디 확실히 말할 것은, 나는 결코 대통령이 되려는 생각이 없었습니다. 나는 군인이요 혁명가이고, 군인이 정권을 잡으면 독재자가 될 우려가 있습니다. 내가 독재를 마다하고 혁명한 사람이 다시 독재의 요인을 만들겠습니까?

나는 개인의 의리를 배반하고 대통령 무덤 위에 올라갈 정도로 그렇게 타락하지 않았습니다. 혁명의 결행은 성공했으나 혁명과업은 수행 못했습니다. 이 나라에는 5.16 이후 19년 동안 많은 쓰레기가 꽉 들어차 있습니다. 이런 쓰레기 위에 자유민주주의가 회복을 한다면 출발과 동시에 자유민주주의가 또 곤욕을 치르게 되고, 나아가서는 자유민주주의가 나쁘다는 애매한 수모를 겪게 됩니다.

이런 쓰레기를 설거지하지 않고 어떻게 사회 정의가 살았다고 할 수 있겠습니까? 6.3 데모가 일어난 것도 자유민주주의를 철저히 했기 때문에 일어난 게 아니고, 오히려 4대 의혹 사건과 같은 비민주주의적인 일을 했기 때문에 이러한 사태가 발생하고 악순환한 것입니다. 4대 의혹사건 자체도 국민을 우롱하는 일이었습니다. 국민의 재산권을 침해한 행위로써 수없이 많은 돈을 치부하고 책임진 사람이 지금까지 아무도 없습니다. 또 그때 치부한 돈이 한푼도 회수되지 않았습니다. 이를 설거지하지 않고서야 혁명 과업을 완수했다고 할 수 있겠습니까?

지금은 이 나라에 핵심이 없습니다. 이 상태가 가장 어려운 상태이고 가장 위험한 상태입니다. 4.19 후와 같이 힘센 놈이 덤비게 되고, 그렇게 되면 악순환이 또 옵니다. 이를 막는 것은 오로지 민주회복 혁명을 지도한 저만이 할 수 있습니다. 자유를 회복해 놓고 새로운 정권에 대해서 군 수뇌와 협의하여 그 정권을 보호하여 민주당 정권을 전철을 밝지 않겠다는 것이 내 생각이었습니다. 건국 이래 지금까지 한 번도 평화적 정권 교체가 된 적이 없었습니다.

4.19, 5.16 등 악순환이 거듭되었습니다. 이런 악순환을 언제까지 가게 하겠습니까? 정군을 순리적으로 넘어가게 하는 것을 토착화하려고 생각한 것입니다. 최 대통령에게 말씀드립니다. 자유민주주의 때문에 절대 혼란은 오지 않습니다. 자유당 때는 부정 선거, 국민 의혹 사건 때문에 혼란이 왔었습니다. 지나치게 급격한 변화가 문제는 되겠지만, 혁명과업은 3~5개월이면 충분합니다. 오히려 빨리 민주회복을 하지 않고 천연하면 내년 3,4월에 민주회복 운동이 일어나서 큰 문제가 될 것입니다. 입법부에 말합니다. 진정 민의를 대변하는 국회라면 국민의 갈망을 받아들여 10.26 민주혁명을 지지 결의하여야 한다고 봅니다. 만약 이렇게 하지 않고는 민주 회복되고 난 후에 자유민주 회복을 위해 무얼 했느냐 물어보고 싶습니다.

긴급조치 해제 건의는 지엽적인 것입니다. 더 긴급한 것은 자유민주 회복뿐이고, 자유회복 결의가 더 원천적인 결의인 것입니다.

나는 모든 것을 체념하고 가만히 눈 감고 생각하면 내 혁명이 원인이 되어 혼란이 오고 국기마저 흔들릴까 봐 큰 걱정입니다. 최 대통령께 지금도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감상에 사로잡히지 말고 나를 끌어내는 나와 같이 혁명 과업을 수행합시다. 국가를 반석 위에 올려놓읍시다. 진정 나라를 생각한다면 이성으로 돌아가 냉혹하게 정치 현실을 판단해야 합니다. 심판관님께, 재판장님께, 연일 공판에 매우 피곤한데도 장황한 이야기 경청해 주어 고맙습니다. 마지막 하직해도 고마움 간직하겠습니다. 자유민주주의 회복을 20~25년 앞당겨 놓았다는 자부 가지고 나는 갑니다. 자유민주주의 만발을 보지 못하고 나는 가는 것이 유감스러울 뿐입니다. 대한민국의 앞날에 자유민주주의 만발하기를 기원합니다.

10·26 민주회복 국민혁명 만세! 대한민국 자유민주주의 만세!

세상을 하직하고 가면서 자유민주주의 회복 보지 않고 가니 한 입니다. 그러나 모든 것 기약되었으니 웃으며 갈 수 있습니다. 나에게는 소신에 의한 행동이니 그에 알맞은 형벌을 내려 주십시오.

끝으로 나의 부하들은 착하고 순한 양 같은 사람들입니다. 무조건 복종했고 선택의 여유나 기회를 주지 않았습니다. 모든 것이 저에게 책임이 있습니다. 저 하나가, 중앙정보부장 지낸 사람이 총책임 지고 희생됨으로써 충분합니다. 저에게 극형을 주고, 나머지는 극형만 면해 주도록 부탁합니다. 특히 박 대령은 단심이라 가슴 아픕니다. 매우 착실하고 결백하며 가정적인 사람입니다. 청운의 꿈이 있던 사람입니다. 군에서 곤란하더라도 여생을 사회에서 봉사 할 수 있도록 극형을 면해 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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