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신문 솎아보기] 동아 “윤석열, 검찰주의자 우려 씻어야”…여야 서로 특검 주장하지만 네탓만
교수신문 올해의 사자성어 ‘묘서동처’, “도둑 잡을 사람이 도둑과 한패가 됐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의 ‘전두환 경제 성과’ 발언에 대해 언론에서 비판적으로 이 문제를 다뤘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5·18만 빼면 정치는 잘했다는 분이 많다”고 발언했을 때 “집단학살범도 집단학살만 빼면 좋은 사람이 되나”라고 비판했는데 지금 와서 이 후보도 전두환의 공이 있다는 식으로 발언했기 때문이다. 특히 한겨레는 사설에서 이 문제를 다루며 “어떤 가치를 실현하기 위해 대통령이 되려는지까지 잊어선 안 된다”고 경고했다. 

동아일보가 윤석열 후보에게 주변에 검찰이 너무 많은 것에 대해 지적했다. 최근 몇차례 민주당이 윤석열 캠프부터 최근 선대위 구성까지 검찰 출신이 많다고 지적한데 이어 보수언론에서도 비슷한 주장을 한 것이다. ‘검사대통령’의 검찰공화국은 안 된다며 ‘검찰과의 거리두기’부터 실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서울신문·중앙일보·한국일보는 만평에서 여야가 특검 방식과 수사범위를 두고 공방하며 서로 탓하는 모습을 지적했다. 유한기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사업본부장의 사망을 계기로 여야가 모두 대장동 특검을 해야 한다고 말은 하지만 특검 지연에 대한 책임을 서로에게 미루는 모양새다. 

국민일보는 만평에서 교수신문이 뽑은 올해의 사자성어 ‘묘서동처(猫鼠同處)’를 소개했다. 묘서동처는 고양이 ‘묘’, 쥐 ‘서’, 함께할 ‘동’, 있을 ‘처’로, ‘고양이와 쥐가 함께 있다, 즉 도둑 잡을 사람이 도둑과 한패가 됐다’는 뜻의 사자성어다. 

▲ 13일자 조간 1면 모음
▲ 13일자 조간 1면 모음

 

한겨레 “이재명, 지향하는 가치가 뭔가”

13일자 아침신문에서 경향신문과 한겨레는 이재명 후보의 전두환 발언에 대한 만평을 실었다. 경향신문 김용민의 그림마당을 보면 윤석열 후보가 “군사쿠데타와 5·18 빼면 전두환, 정치는 잘해”라는 팻말을 들었고 옆에 이재명 후보가 “말은 바로 해야 한다”고 말하며 “전두환, 경제는 성과. 국민에 총·칼…용서못할 범죄”라고 방명록에 적은 모습을 나란히 배치했다. 이른바 ‘내로남불’이라는 지적이다. 한겨레는 권범철 화백의 그림판에서 광주방문시 전두환 비석을 밟은 이재명 후보의 발을 그렸는데 실제로는 밟는 척 하지만 밟지 않은 듯한 모습을 그려 이 후보의 이번 발언을 풍자했다. 

▲ 13일자 경향신문(왼쪽)과 한겨레 만평
▲ 13일자 경향신문(왼쪽)과 한겨레 만평

 

경향신문은 정치면 톱기사 “이재명, 박정희 이어 ‘전두환 경제 성과’…여권서도 ‘내로남불’”에서 “주말 동안 대구·경북(TK)에서 박정희·전두환의 경제성과를 평가하고 문재인 정부와의 차별화 언급을 쏟아내 ‘중도·우클릭’ 행보에 속도를 내고 있다”며 “유한기 전 본부장의 극단적 선택 이후 ‘대장동 이슈’ 재점화를 우려한 전략이라는 분석도 있다”고 보도했다. 

앞서 이 후보는 지난 10일 박정희 전 대통령을 “산업화 성과를 낸 대통령”이라고 했고, 지난 11일 “명백한 과오가 있지만 산업화로 경제대국을 만든 공이 있다”고 말했다. 전두환씨에 대해선 “3저 호황을 활용해 경제가 망가지지 않도록 한 건 성과”라고 했다. 

한겨레는 사설 “‘전두환 경제는 성과’ 이재명, 지향하는 가치가 뭔가”에서 “경북 칠곡을 방문한 자리에서 TK지역 보수 성향 유권자들을 의식한 ‘정무적 발언’으로 보이지만 매우 부적절하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다”며 “전두환은 자신의 권력욕을 위해 국민의 군대를 동원해 쿠데타를 일으켰고 저항하는 국민들을 무참하게 살상했다. 그런 전두환을 놓고 공과를 논한다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라고 비판했다. 

한겨레는 ‘전두환의 경제 성과’에 대해서도 반박했다. 이 신문은 “전두환의 경제 성과라는 게 삼저(저유가·저금리·저달러)라는 대외 여건에 힘입은 바 크고, 국내적으로는 저임금과 장시간 노동 등 노동자들의 희생을 바탕으로 한 것”이라며 “이 과정에서 전두환은 노동조건 개선을 요구하는 노동자들을 무자비하게 탄압했다”고 했다. 

한겨레는 “이 후보가 최근 ‘강성’ 이미지를 벗기 위해 ‘실용’을 앞세운 ‘중도확장’ 전략을 펴는 것 자체를 문제 삼을 일은 아니다”라며 “다만 어떤 가치를 실현하기 위해 대통령이 되려고 하는지까지 잊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동아 “윤석열, 주변·조언자 검사 출신 너무 많아”

동아일보 박제균 논설주간의 칼럼 “윤석열, 검찰주의자-검찰공화국 우려 씻어야”를 보면 여전히 검사 윤석열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박 주간은 “윤 후보가 서울중앙지검장 시절 주도한 소위 ‘적폐청산’ 수사 과정에서 이재수 전 기무사령관을 비롯해 4명이 비극적 선택을 했다”며 “이제 우리는 안다. 적폐청산 수사가 정치적 의도에서 비롯된 무리한 수사였음을. ‘칼은 찌르되 비틀지 말라’고 했는데, 칼을 비트는 무리한 수사 기법도 동원됐음을”이라고 과거 행적을 비판했다. 그는 “검사 윤석열이 아무리 산 권력에 칼을 겨눴다고 해도 그가 주도한 무리한 적폐청산 수사에 면죄부가 주어지는 것은 아니다”라고 평가했다. 

▲ 13일 동아일보 오피니언면
▲ 13일 동아일보 오피니언면

 

윤 후보의 유명한 말 “사람에게 충성하지 않는다”를 인용하며 박 주간은 “결국 윤석열 검사의 충성 대상은 사람은 아니지만 검찰 조직이 아니었던가”라며 “그런 윤 후보가 대통령이 된다면 검찰공화국이 될 거란 우려가 나오는 건 어쩌면 당연하다. 그런데도 윤 후보는 아직 이런 우려를 털어내지 못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본인부터 ‘검사스러운’ 티를 벗지 못한 데다 무엇보다 주변에 최측근인 권성동 사무총장을 비롯해 검사 출신들이 너무 많다”며 “뒤에서 윤 후보를 돕거나 조언하는 그룹들도 검사 출신이 다수”라고 전했다. 이어 “벌써부터 항간에는 그가 집권하면 특정 인사가 검찰총장이 될 거란 얘기가 돈다”며 “윤 후보가 문 정권류의 가짜 아닌 진짜 검찰개혁을 원한다면 ‘검찰과의 거리 두기’부터 실천해야 마땅하다”고 주장했다. 

박 주간은 “윤 후보의 공식 슬로건(잠정)은 ‘국민이 불러낸 대통령’이다”라며 “국민이 불러낸 건 맞지만, 현직 검찰총장이 대통령감으로 적합해서가 아니다”라고 지적한 뒤 “정권교체의 대의에 걸리적거린다면 검사복부터 벗어던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여야 서로 탓하며 뭉개는 특검

서울신문 ‘조기영의 세상터치’에선 ‘초유의 수능 정답 유예’ 사태에 빗대어 대장동 특검에 대해 “정답이 뻔히 나왔는데도 계속 유예 시키는 중”이라며 정치권을 풍자했다. 중앙일보는 ‘박용석 만평’에서 두 후보를 그려넣고 특검에 대해 “날샌다…”고 표현했다. 한국일보 만평에서도 두 당이 특검이라는 서로 뽑으라고만 하면서 뽑지 않는 모습을 나타냈다. 

▲ 왼쪽부터 서울신문, 중앙일보, 한국일보 13일자 만평
▲ 왼쪽부터 서울신문, 중앙일보, 한국일보 13일자 만평

 

이 후보는 “(윤 후보가) 본인 혐의가 드러난 부분은 빼고 특검 하자는 엉뚱한 주장으로 문제가 진척이 못되고 있다”고 말했다. 윤 후보가 부산저축은행 대출비리 부실수사 의혹을 특검에 포함시키자고 하자 이를 거부한 것을 꼬집은 발언이다. 윤 후보는 “대장동 특검을 할 거면 180석 가진 당에서 야당과 특검법 협상에 빨리 들어가면 되는 것”이라며 “부산저축은행까지 포함해 특검 받으라는 얘기는 벌써 오래전에 했다”고 말했다. 

서로 상대방 후보에게 불리한 이슈에 특검을 맞춰야 한다고 주장하며 대립해 시간만 가는 형국이다. 특검 방식 역시 국민의힘은 여야가 특검법을 통과해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민주당은 상설특검법을 통해 빠른 시일 내 결과를 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에 동아일보는 “무엇보다 양측 모두 대장동 특검 의혹이 내년 대선을 앞두고 어디로 튈지 모른다는 우려가 커서 논의가 적극적으로 전개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민주당 입장에선 대장동 이슈가 계속 언급되는 게 좋지 않고, 국민의힘 역시 윤 후보 관련 부산저축은행 수사나 화천대유 대주주인 김만배씨의 누나 김명옥씨가 윤 후보 부찬의 연희동 집을 매입한 사실 등을 특검에 포함할 경우 수사가 어떻게 진행될지 모른다는 우려가 나온다고 덧붙였다. 

교수들이 뽑은 올해 사자성어 ‘묘서동처’

지난 12일 교수신문에 따르면 전국 대학교수 880명이 2개씩 뽑아 선정한 ‘올해의 사자성어’는 ‘묘서동처’였다. 국민일보는 만평에서 “지켜야 할 놈이 망을 보고 있는”이라는 묘서동처의 뜻을 적고 서로 견제관계인 고양이와 쥐가 서로 힘을 합쳐 절도하는 모습을 그렸다. 

▲ 13일 국민일보 만평
▲ 13일 국민일보 만평

 

묘서동처를 추천한 최재목 영남대 철학과 교수는 “각처에서, 여야 간에 입법·사법·행정의 잣대를 의심하며 불공정하다는 시비가 끊이질 않았다”며 “국정을 엄정하게 책임지거나 공정하게 법을 집행하고 시행하는 것을 감시할 사람들이 이권을 노리는 사람들과 한통속이 돼 이권에 개입하거나 연루된 상황을 수시로 봤다”고 했다. 

묘서동처를 뽑은 교수들은 “권력자들이 한패가 돼 부정을 저지르고 있다”는 답변에 공감했다. 차기 대선을 걱정하며 묘서동처를 고른 교수도 있었다. “누가 덜 썩었는지 경쟁하듯, 리더로 나서는 이들의 도덕성에 의구심이 가득하다”는 평이다. 

묘서동처에 이어 2위를 기록한 사자성어는 ‘인곤마핍(人困馬乏)’으로 ‘사람과 말이 모두 지쳐 피곤하다’라는 뜻이다. 유비가 긴 피난길에서 날마다 도망치다 보니 사람이나 말이나 기진맥진했는데 이 삼국지 장면에서 유래한 사자성어다. 코로나19로 모두 지친 분위기를 나타냈다고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