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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한식 교수 “광복절 이전 개성공단 열릴 수 있다”

건국대서 강연, "김정은 1위원장 위상 훨씬 공고해졌다"

정창현 <민족21> 대표 | tongil@tongil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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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3.08.02 19:5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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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창현 (월간 <민족21> 대표)

 

 
   
▲ 최근 평양을 다녀온 박한식 미국 조지아대 교수가 1일 건국대에서 ‘정전 60주년, 한반도의 미래’를 주제로 강연하고 있다. [사진제공 - 정창현]
지난달 25∼31일 평양을 다녀온 박한식 미국 조지아대 교수가 “15일 전에 개성공단이 열릴 가능성이 있다"고 말해 주목된다.

 

박 교수는 1일 오후 서울 광진구 건국대학교 인문학관에서 ‘정전 60주년, 한반도의 미래’를 주제로 강연하며 “개성공단이 문을 꽁꽁 닫고 있던데 (남북 양쪽이)그럴 필요가 전혀 없다”며 “남북관계가 동결돼 있는 건 사실이지만 서로 통신도 안하고 커뮤니케이션도 안해서 그렇지 할 여건은 다 갖춰져 있다”고 밝혔다.

그는 (협상과정 등을 돌이켜 봤을 때) 청와대가 개성공단 문을 다시 여는 것을 원치 않는 것 아니냐는 회의가 든다면서도 “개성공단이 열릴 길이 있다. 그 뒤에 누가 있을지, 그 때 문제가 어떻게 전개될지는 모르겠지만 지금 상황이 그렇게 돼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애초의 합의대로 개성공단이 추진되지 못한 것에 대해 아쉬움을 드러냈다. 박 교수는 “(통일에 있어서) 개성이 굉장히 중요한 시금석이다. 개성은 여기(남한)있는 사람이 개성 가서 장사 좀 하고 (북한은) 노동력 좀 팔아먹으려고 만든 게 아니다”라며 “개성은 공단에 앞서 통일을 엿볼 수 있는 종합적인 통일촌을 만들기 위해 정주영 회장과 김정일 위원장이 밤새 약주 먹으면서 (논의해) 만든 것”이라고 소개했다.

향후 개성공단의 발전전망과 관련해 그는 “(통일촌 맥락에서)우리나라에서 발전된 관계로 나아가려면 개성에 통일대학교도 만들고 그래서 복합적인 발전을 하려는 블루프린트를 가지고 개성에 다시 착수해야 한다”며 “박근혜 대통령과 지금 김정은 제1위원장 아래서 (그걸 만드는 게) 얼마든지 가능하다”고 말했다.

평양 ‘전승절’ 행사에 나타난 3가지 메시지

 

   
▲ 강연에 앞서 필자와 인사하고 있는 박한식 교수(왼쪽). [사진제공 - 정창현]
또한 박 교수는 지난 7월 27일 평양에서 열린 정전협정 60주년 행사 열병식을 직접 지켜본 소회를 이야기하며 3가지 측면을 강조했다.

첫째는 지난해 4월 방북해 봤을 때보다도 이번 방북에서 김정은 제1위원장의 위상이 훨씬 공고해진 것을 느꼈다고 한다. 김일성 주석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위상을 그대로 이어받으면서 체제 안정에 대한 자신감을 바탕으로 경제살리기기에 매진하려는 의지가 확고했다는 것이다.

둘째는 북한이 열병식을 통해 북미관계 정상화에 대한 의지를 드러냈다고 한다. 박 교수는 그 근거로 지난해 4월 열병식에서 나왔던 미국까지 도달할 수 있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이 이번 열병식에서는 보이지 않았다며 “북한이 미국과 관계개선과 평화조약 체결을 원하고 군사적 대결은 싫어한다는 뜻을 분명히 전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번 행사에 외국기자 150여명을 초청한 것도 미국과 전쟁할 마음이 없다는 걸 분명히 전하기 위한 의도가 깔려 있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셋째는 남쪽식으로 이야기하자면 북한이 개혁개방에 적극 나설 것을 시사하고 있다고 한다. 그는 북한은 핵 보유를 통해 안보에 대한 불안감을 떨쳐 버리고, 중국식 개방모델을 더욱 폭넓게 수용할 것으로 전망했다. 김정은 정권이 상당히 개방적으로 나아가고 있다는 것이다.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협정의 가능성에 대해서도 박 교수는 낙관적인 전망을 내놓았다.

 

“이번에 북측의 고위층과 대화를 해보니 북한은 두 가지 조건, 즉 정전상태를 끝내는 평화협정을 체결하고 한반도 주변국가들이 북한에 불가침선언을 한다면 현존하는 핵무기와 핵프로그램을 폐기할 수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김 제1위원장이 경제성장을 하려면 일정한 수준의 개혁.개방을 감수할 수밖에 없고 미국도 북한을 계속 고립시키는 외교정책이 아니기 때문에 대북정책에서 변화가 있을 것이다. 미국과 북한 사이에 모종의 혁신적 변화가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임기, 즉 3년 이내에 생길 것으로 본다.”

이같은 전망이 지미 카터 전 미국 대통령의 평양 방문을 염두에 둔 발언이냐는 질문에는 “(카터 대통령이)갈 것 같다”면서도 “카터 대통령 방북에 대해서는 내가 오랫동안 애를 쓴 부분이 있긴 하지만 그런 (윗)선이 가면 최소한의 성과와 최대한의 성과를 미리 정해놓고 갈텐데 카터 전 대통령이 모든 면에서 그런 걸 정해놓고 있는 건지 모르겠다”며 말을 아꼈다. 그는 카터 전 대통령과 김정은 제1위원장의 면담이 약속돼야 방북이 성사될 것으로 예상했다.


   
▲ 박한식 교수가 강연을 마친 후 건국대 통일인문학연구단 소속 교수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 - 정창현]
한편 박 교수는 남북관계의 미래와 관련해 “안보 패러다임은 이제 끝났다”며 평화 패러다임으로 전환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그는 “안보를 강조한다고 해서 평화를 얻을 수 있는 것이 아니라 평화를 통해서만이 진정한 안보를 얻을 수 있다”라고 말했다.

90년대부터 북한과 미국 사이의 갈등이 고조될 때마다 평양을 찾아 메신저 역할을 했던 박한식 교수의 이날 강연은 건국대 통일인문학연구단 소속 교수와 대학원생, 취재기자 등 30여명이 방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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