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9월 대장동 의혹이 불거진 후 검찰 수사는 크게 두 갈래로 나뉜다. 첫 번째는 대장동 사업의 초과이익환수조항을 뺀 몸통이 누구이고 이를 둘러싸고 뇌물이 오고갔는지를 밝혀내는 것이었다. 관련 검찰 수사는 일단락됐다.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 김만배씨 등이 구속돼 재판을 받고 있다. 윤 후보 쪽은 몸통이자 윗선은 이재명 후보라면서 그에 대한 수사를 촉구하고 있지만, 명확한 물증은 나오지 않은 상황이다.
검찰 수사의 또 한 갈래는 '50억 클럽' 로비 의혹이다. 김만배씨 녹취록에 나오는 '50억 클럽'은 모두 6명으로, 이 가운데 곽상도 전 의원 한명만 구속돼 재판에 넘겨졌다. 곽 전 의원 아들은 퇴직금 명목으로 화천대유로부터 50억 원(실수령액 25억 원)을 받은 사실이 밝혀졌다.
나머지 '50억 클럽' 수사는 지지부진하다. 다만, 박영수 변호사를 둘러싼 의혹이 계속 제기되고 있기에, 검찰의 다음 타깃은 박 변호사라는 전망이 나온다. 박 변호사는 부산저축은행 대출 브로커 조우형씨 변호인이었고, 화천대유 고문을 지냈다. 또한 2015년 4월 박 변호사가 김만배씨에게 5억 원을 보냈고, 박 변호사 딸이 화천대유로부터 단기대여금 명목으로 11억 원을 받은 사실도 드러났다. 박 변호사와 김만배씨가 특별한 관계를 맺었다는 정황이 계속 나오고 있지만, 박 변호사는 모든 의혹을 부인하고 있다.
박 변호사가 윤석열 후보와 매우 밀접한 관계라는 점과 김만배씨의 누나가 공교롭게도 윤 후보 부친의 집을 매수했다는 점으로 인해, 윤 후보 연루설이 좀처럼 털어내지지 않고 있다. 대선 이후에도 대장동 특검 도입을 둘러싸고 여야 사이의 힘겨루기가 불가피해 보인다.
[고발사주 의혹] 연이은 손준성 구속영장 기각에 힘 빠진 공수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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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발사주 의혹"의 핵심 인물인 손준성 검사(현 대구고검 인권보호관, 사건 당시 대검 수사정보정책관)가 2021년 12월 2일 오전 서초동 서울중앙지법에서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등 혐의로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도착하고 있다. |
ⓒ 권우성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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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발사주 의혹 역시 지난해 9월 처음 불거졌다. 2020년 4월 김웅 당시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 국회의원 후보가 '손준성 보냄' 고발장 내용을 조성은 당 선거대책위원회 부위원장에게 전달했다. 피고발인은 친여 인사들과 언론인 등이었다. 이 고발장 내용대로, 그해 8월 실제 미래통합당의 고발이 이뤄졌다.
이후 공개된 김웅 의원과 조성은씨 전화통화 녹취록에 따르면, 김웅 의원은 "고발장 초안을 아마 저희가 만들어서 보내드릴게요", "이 정도 보내고 나면 검찰에서 알아서 수사해준다"라고 말한 사실이 드러났다. 고발사주 정황은 더욱 짙어졌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수사에 나섰지만 사건을 마무리하지 못했고, 현재 수사는 개점휴업 상태다. 사건의 핵심인물인 손준성 검사에 대한 구속영장이 두 차례나 기각되면서 수사 동력을 상실했기 때문이다.
특히 서울중앙지방법원은 지난해 12월 공수처의 2차 구속영장 청구를 기각하면서 "피의자의 방어권 보장이 필요한 것으로 보이는 반면, 구속의 사유와 필요성·상당성에 대한 소명이 충분하지 않다"라고 밝혔다. 공수처가 손준성 검사의 혐의를 제대로 밝혀내지 못했다는 방증이다.
지난 1월에는 손준성 검사가 8주 이상의 안정이 필요하다는 의료진 소견서를 공수처에 보냄에 따라, 손준성 검사 조사는 대선 이후로 미뤄졌다. 수사능력에 대한 의구심이 커지는 상황이지만, 공수처는 와신상담 반전을 모색하고 있다.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쏟아지는 김건희씨 연루 정황... 검찰은 소환도 안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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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전투표 하는 김건희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의 부인 김건희 씨가 4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초1동 주민센터에 마련된 사전투표소에서 기표한 후 기표소를 나오고 있다. [공동취재] |
ⓒ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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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사건 수사는 지난해 12월 3일 사실상 마무리됐다. 검찰은 이 사건의 주모자 권오수 도이치모터스 회장을 구속 기소했고, 나머지 관련자들을 재판에 넘기거나 약식명령 청구 처분을 내렸다.
검찰은 다만 김건희씨 연루 의혹을 감안해 "국민적 의혹이 있는 주요 인물 등의 본건 가담 여부에 대하여는 계속 수사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검찰은 김건희씨를 소환조사하려고 했지만, 김씨를 불응했다.
문제는 김씨가 주가조작 의혹에 연루됐다는 정황이 계속 나오고 있다는 데 있다. 지난해 10월 윤석열 후보 쪽은 김건희씨가 2010년 1~5월 주가조작 선수 이아무개씨에게 10억 원이 든 신한금융투자 계좌를 맡겼다가 돌려받았을 뿐 주가조작에 관여하지 않았다고 주장해왔다.
하지만 최근 김건희씨가 그 이후에도 도이치모터스 주식을 사고팔았다는 사실이 드러나고 검찰 공소장을 통해 주가조작 일당과 통정매매를 한 내역이 나오면서, 윤 후보 쪽의 거짓말 논란이 커졌다. 검찰 공소장의 범죄일람표에는 김건희씨가 주가조작 선수에게 건넨 계좌뿐만 아니라 직접 운용하는 계좌에서 통정매매를 한 내역이 담겼다.
특히 이번 사건 '전주' 가운데 유일하게 재판에 넘겨진 손아무개씨보다 김건희씨가 주가조작 의혹에 연루된 정황이 더욱 짙다. 김씨는 주모자 권오수 회장과 매우 가까운 사이이고, 두 명의 주가조작 선수 모두에게 계좌를 넘겼다. 검찰이 김건희씨 수사에 적극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는 이유다.
대선 후 검찰의 김건희씨 소환 여부가 검찰의 수사 의지를 판단할 수 있는 척도가 될 것으로 보인다. 검찰이 판단한 김건희의 공소시효는 올해 12월까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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