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2~15일부터 실시 예정인 한미연합훈련을 앞두고 시민사회의 중단 요구가 본격화되고 있다.
6.15공동선언실천 남측위원회(6.15남측위, 상임대표의장 이창복)를 비롯해 전국민중행동, 민주노총, 진보당을 비롯한 시민사회단체, 진보정당들은 10일 오후 서울 용산 국방부 일대에서 '한미연합군사연습 중단을 위한 '평화의 걸음' 집중행동'을 진행했다.
국방부 인근 용산우체국에서 행진을 시작한 100여명의 참가자들은 △한미연합군사연습 중단을 통해 대화의 문을 다시 열 것 △선제타격, 대북적대 기조를 버리고 평화를 택할 것을 정부 당국에 촉구했다.
단일기(한반도기)를 앞세운 행진단은 용산우체국 앞에서 전쟁연습 중단 깃발을 들고 평화 염원을 담은 지신밟기 상징의식으로 행진을 시작해 국방부 앞-미군기지 3번 게이트-전쟁기념관까지 △선제타격 △대북적대정책 △한반도 전쟁기지화 △한미연합전쟁 연습 이라고 쓴 장애물들을 차례 차례 밟으며 1시간 행진을 한 뒤 그곳에서 마무리 집회를 진행했다.
행진에는 '전쟁무기 반대! 전쟁기지 반대! 주권회복!'을 내걸고 지난 4일부터 제주도를 출발해 부산, 경남, 경북 김천, 경북 성주, 대구, 전북 군산, 경기 평택, 경기 동두천·의정부까지 전국 행진을 한 '2022 전국 미군기지 자주평화원정단'이 집결해 활동을 일단락지었다.
원정단은 이장희 불평등한 한미SOFA개정 국민연대 상임대표(한국외대 명예교수), 김재하 한국진보연대 상임대표(전국민중행동 조직강화특위위원장), 김은형 민주노총 부위원장, 조헌정 용산미군기지 온전한 반환과 세균실험실 추방을 위한 서울대책위 공동제안자(목사), 김경민 한국 YMCA 전국연맹 사무총장을 공동단장으로 구성하여, 각계 단체 회원 등이 참가했다.
지난 4일부터 9일까지 원정단은 제주 해군기지와 구럼비, 부산 백운포 주한 미 해군기지와 미8군부두, 진해 미 세균전 부대, 성주 사드기지 육상통행로, 대구 캠프캐럴 및 캠프워커, 군산 미군기지, 평택 오산공군기지 신탄약고, 동두천 캠프케이시 및 캠프모빌, 의정부 캠프스탠리 등을 돌며 답사와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한충목 6.15남측위 상임대표는 "4년전 4.27 판문점 정상회담을 마친 문재인 대통령은 '이제 한반도에 전쟁은 없다', '적대행위는 없다'고 전 세계가 지켜보는 가운데 선언을 했지만 대통령도 집권당인 민주당도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국방비 최대 증액 △이명박·박근혜 정권때보다 더 오른 미군 주둔비 △한해도 거르지 않고 실시한 한미연합 훈련선언을 그 예로 들고는, "그 결과 수구반동의 시대가 온 것"이라고 질타했다.
새로 들어설 윤석열 정부에 대해서는 "민주주의·촛불항쟁이 일어났던 광화문을 뒤로하고, 미군이 주둔하는 용산 국방부 건물로 들어와 용산시대를 열겠다고 하는 것은 5천만 민중을 버리고 미군과 군대의 품에 안기겠다는 것"이라며, "이제 공공연히 선제타격, 사드증강, 실기동훈련을 주장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충목 대표는 '의로운 기치를 들고 일파가 나서니 열파, 백파, 천파, 만파가 함께했다'는 '일파만파'의 유래를 설명하고는 "이제 오늘 우리가 평화의 걸음을 통해 반미, 반전, 평화의 기치를 올렸으니 앞으로 전국 각지에 열파, 백파가 함께 하고 8천만 겨레와 전 세계의 천파, 만파가 함께 할 것"이라고 참가자들을 격려했다.
자주평화원정단에 참가한 최원석 부산대학생겨레하나 대표는 "6박7일간 전국의 미군기지를 돌아본 원정단 경험을 통해 미군기지로 인한 이땅 민중의 피해가 너무 막심하여 더 이상 미룰 수 없다는 절박성이 한층 다가온다"고 말했다.
"미군기지 건설을 위해 돈으로 지역주민을 갈라치는 술수, 종이컵 한컵 분량이면 수십만을 살상할 수 있는 생화학무기 실험을 모르쇠하는 뻔뻔함, 밤낮을 가리지 않고 날아다니는 전투기의 굉음이 보여주는 침략성, 술먹고 사람을 죽여도 처벌하기 힘든 불평등은 이제 우리 모두가 힘모아 물리쳐야할 과제로 느껴졌다"는 것.
또 하나. "사드기지가 들어선 성주에서 보았던 헬기가 대구·왜관에서 날아들고 있고 미군기지를 관통하는 철도들이 전국적으로 연결되어 전쟁물자를 실어나르는가 하면 미군기지마다 후방기지, 공군기기, 탄약고, 실험장 등 한반도 전쟁기지화를 위해 치밀하게 수행하고 있다는 걸 알았다"고 하면서 "지역, 계층으로 나누어 대응할 것이 아니라 이번 원정단처럼 다양한 연령과 지역, 단체가 함께하는 활동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80여개 시민단체와 함께 하는 조원호 평화통일시민회의 공동대표는 "대화를 하면 평화가 보이고 제재를 하면 대결이 깊어진다"며, "대결의 끝은 자명하다. 중국과 러시아를 비롯해 주변국들까지 긴장상태로 몰아넣는 한미일동맹은 군사적 대결을 부추길 뿐"이라고 지적했다.
"유능한 지도자의 역할은 전쟁을 막고 평화를 지키는 것"이라며, "윤석열 정부는 남북교류와 협력, 민주주의의 발전, 평화의 도래는 대화와 협력으로만 가능하다는 지난 80년간의 민주주의 역사를 받아들여 선택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윤석열 정부가 5년전 무지몽매한 과오를 반복한다면 다시 촛불을 들어 우리의 봄을 맞이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김재연 진보당 상임대표는 "존재하지 않는 가상의 적을 만들어 군비를 늘리고 있는 허황한 생각에서 벗어나야 한다"며 윤석열 정부의 지향을 직격했다.
"한미동맹없이는 살아갈 수 없다는 선동, 한미동맹의 기치를 내걸고 새로운 정부를 세우겠다는 야욕을 넘어서, 평화를 사랑하고 통일된 국가를 상상하는 모든 사람들이 힘을 모아 자주평화의 새 역사를 만들어갈 수 있도록 하자"고 역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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