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신문 솎아보기] 영남·5060·남성 위주 인선, 尹과 인연 강조한 인사로 다양성·참신함 부족 
검찰 수사-기소 분리에 권성동 “천인공노할 범행”…조선, ‘검수완박’ 대신 ‘총장 임명 개선안’ 제안
중앙일보 출신 박보균, 문체부 장관 후보자로…조선 “편향성 칼럼” 경향 “문화예술 접점 약해” 

윤석열 대통령 당선자가 지난 10일 경제부총리 등 1기 내각 장관 후보자 8명을 발표했다. 윤 당선자가 전문성과 능력으로만 뽑았다는 뜻으로 “할당과 안배는 하지 않았다”고 한 가운데 11일자 대다수 신문에선 다양성이 실종됐고 윤 당선자와 인연을 인사에 반영해 참신하지 않다고 평가했다. 조선일보도 사설에서 “대선 캠프나 인수위 등에서 윤 당선자를 도운 인사가 많다”며 “참신한 새 인물이나 30·40대 깜짝 발탁은 없었다”며 아쉬움을 나타냈다. 

더불어민주당이 추진하는 ‘검찰 수사권-기소권 완전 분리 방안’(검수완박, 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을 두고 여야가 강하게 충돌하고 있다. 권성동 신임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지난 10일 “천인공노할 범죄”라며 원색적인 비난을 내놓으며 “이재명 전 후보와 문재인 대통령 측근을 보호하기 위한 만행”이라고 했다. 이러한 논란 가운데 한겨레는 검찰의 집단반발이 도를 넘었다는 사설을 내놨고, 조선일보는 2018년 대검 검찰개혁위원회가 권고한 ‘검찰총장 임명 개선안’을 제안했다. 

중앙일보 편집인 출신의 박보균 당선자 특별고문이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됐다. 조선일보는 언론인 시절 편향성 칼럼, 특정인을 지나치게 옹호하는 칼럼을 썼다고 비판했다. 경향신문은 그가 문화예술분야와 접점이 약하다는 점을 지적했다. 중앙일보는 그가 중앙일보 시절 성과를 중심으로 이 소식을 보도했다.

▲ 11일자 아침종합신문 1면 모음
▲ 11일자 아침종합신문 1면 모음

 

1기 내각, 영남·5060·남성 위주 인선 

윤 당선자는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로 추경호 의원,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로 원희룡 전 제주지사, 국방부 장관 후보자로 이종섭 전 합동참모본부 차장,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후보자로 이창양 카이스트 교수를 지명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후보자엔 이종호 서울대 반도체공동연구소장,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후보자로 박보균 전 중앙일보 편집인,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엔 김현숙 당선자 정책특보, 보건복지부 장관에 정호영 전 경북대병원장을 각각 지명했다. 

▲ 11일자 경향신문 만평
▲ 11일자 경향신문 만평

 

한겨레는 1면 톱기사 “영남·5060 남성 위주 인선…다양성 안보인다”에서 “50~60대 남성이 주류를 이루면서 ‘다양성’이 실종됐다는 지적과 함께, ‘인연’이 있는 인사를 중용하는 인사 성향이 반영돼 참신함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며 “여성은 김현숙 여가부 장관 후보자 한명에 그쳤다”고 보도했다. 이중 최연소자는 56세인 김 장관 후보자로, 그는 자신의 부처를 폐지해야 하는 임무를 담당할 것으로 보인다. 

한겨레는 “8명 가운데 추경호·원희룡·이창양·이종섭 후보자는 인수위원으로 활동하고 있고, 김현숙·박보균 후보자는 당선자 특보를 맡고 있다”며 “대선 캠프시절부터 윤 당선자와 함께 일해왔던 인사들인데 과감한 발탁 인사를 통한 ‘새로움’은 찾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 11일자 한겨레 정치면
▲ 11일자 한겨레 정치면

 

한겨레는 정치면 “윤석열의 ‘실력주의’, 통합도 파격도 없었다”란 기사에서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인수위원 역시 ‘서울대 출신 50대 남성’이 주류를 이룬 ‘서오남’ 구성이라는 지적을 받았으나, 내각 역시 이런 흐름이 이어진 셈”이라며 “첨예하게 대립했던 진영·젠더·세대 갈등을 해소하려는 의지가 보이지 않는다는 비판이 나온다”고 전했다. 

조선일보도 호평을 내놓진 않았다. 사설 “균형·통합 아쉬운 尹 내각, 실력 보여줘야”에서 윤 당선자를 도운 인사가 많다고 지적하며 “참신한 새 인물이나 30·40대 깜짝 발탁은 없었다”고 했다. 이어 “국민 통합이나 지역·세대 균형에 조금만 더 신경 썼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며 “1차로 발표된 장관 후보자 8명 중 영남 출신이 5명”인 점도 꼬집었다. 

조선일보는 “교수 출신이 절반이고 기용 가능성이 점쳐졌던 기업인이나 민간 분야 전문가 등은 포함되지 않았다”며 “특정 대학 출신이 많고 여성도 한 명뿐이며 ‘친시장 경제팀’을 부각했지만 다양성에선 미흡하다는 평가”라고 했다. 

대체로 신문들의 평가는 비슷했다. 

경향신문 1면 톱기사 “1차 내각 8명 모두 윤 당선자와 ‘인연’”
한국일보 1면 톱기사 “‘능력’만 봤다지만…‘통합·균형’ 안 보였다”
경향신문 사설 “다양성 부족하고 논공행상 성격 짙은 ‘윤석열 내각’ 인선”
국민일보 사설 “혁신보다 안정 택한 새 정부의 조각 인선 아쉽다”
세계일보 사설 “‘서육남’ 편중의 尹정부 내각…안배와 균형이 아쉽다”
한국일보 사설 “안정감에 무게 둔 尹 1차 내각…다양성 보완을” 

▲ 11일자 한국일보 1면
▲ 11일자 한국일보 1면

 

다만 일부 신문들은 새 정부의 과제를 강조하는 방식으로 내각 구성에 대한 평가를 생략했다. 

중앙일보는 사설 “전문가 발탁 내각, 민생 과제 수습에 매진해야”에서 “윤 당선자의 설명대로 후보자들을 보면 전문성을 기준으로 한 실용 내각으로 볼 만하다”며 “실용 내각은 결국 성적표로 평가받을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동아일보도 사설 “尹정부 1기 경제팀 추경·부동산 혼선부터 정리하라”에서 “한국 경제는 지금 정부의 작은 정책 실수에도 깨지기 쉬운 살얼음판”이라며 “첫 단추를 잘못 채워 판이 깨지면 복구엔 훨씬 오랜 시간이 걸린다”고 주장했다. 

한겨레, 검수완박 검찰 집단반발 도 넘어
조선, 2019년에 이어 ‘총장 임명 개선안’ 주장

권성동 원내대표가 지난 10일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검수완박 추진에 대해 “검찰을 무용지물로 만들겠다는 것”이라며 “이재명 전 후보와 문 대통령 측근을 보호하기 위한 만행”이라고 했다. 민주당의 검찰개혁안은 현재 검찰이 갖는 6대 중대범죄 수사권을 없애고 기소만 담당하도록 하고 있다. 민주당 내 일부 반발은 있지만 현 정부 임기 내 검찰개혁을 완수하겠다는 입장이다. 

지난 8일 이후 대검을 중심으로 검사들은 조직적으로 반발하고 있다. 법무부 검찰국 검사들은 이날 회의를 열어 박범계 법무부 장관에게 반대 의견을 전했고 11일 오전 대검에서 검찰총장과 전국 지검장 18명이 모이는 지검장회의를 열 예정이다. 지난 8일 검찰 내부 게시판 이프로스에 권상대 대검 정책기획과장의 글을 시작으로 검사들의 글이 이어지고 있다. ‘윤석열 사단’으로 분류된 이복현 서울북부지검 형사2부장은 검찰 수뇌부를 “모래 구덩이에 머리를 박는 타조”로 비유하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익명의 검찰 관계자는 한겨레에 “과거 검찰의 행적을 보면 지금 잇따라 올라오는 검수완박 반대 글도 일종의 윗선발 관제데모가 아닌지 의심된다”며 “검찰의 권한 오남용으로 반성이 필요할 때 이 정도의 움직임을 보인 적이 있는지 묻고 싶다”고 했다. 

한겨레는 사설에서 “아무리 자신들의 이해가 걸렸다고 해도, 엄연한 정부 조직의 공무원으로서 도를 한참 넘어섰다”며 “검찰총장에서 대통령으로 직행하는 윤 당선자가 검찰 권한을 크게 강화하겠다고 공언하는 마당에 검찰이 입법부에서 압력 집단 노릇을 하겠다고 나서지 못할 이유가 어디 있겠느냐”고 꼬집었다. 

한겨레는 “검찰의 기고만장한 행태는 ‘검찰공화국’에 대한 국민들의 불안감을 키우고 있다”며 “그런데도 윤 당선자는 지난 9일 ‘검수완박’ 논란 기자들의 질문에 ‘법무부와 검찰이 알아서 할 일이고, 난 국민들 먹고사는 것만 신경쓰겠다’고 답했는데 책임있는 자세를 보여주기 바란다”고 했다. 

▲ 11일 조선일보 오피니언면
▲ 11일 조선일보 오피니언면

 

한편 최원규 조선일보 사회부장은 “尹 당선인 검찰 공약, 핵심이 빠졌다”는 칼럼에서 “검찰총장만이라도 정권의 신세를지지 않았다는 인식을 갖게 되면 검찰은 달라질 것”이라며 “각계 인사들이 참여했던 대검 검찰개혁위가 2018년에 권고한 ‘총장 임명 개선안’이 대안이 될 수 있다”고 제안했다. 

이는 “총장 후보추천위원회(9명)를 구성해서 위원 절반 이상에게 미칠 수 있는 법무부 장관 영향력을 줄이고 법무부 검찰국장과 검사장 출신 법조인을 위원에서 빼는 대신 민주적으로 선출한 검사 대표 3명을 위원으로 추가하고 장관이 임명하는 민간 위원 3명 추천권을 국회에 주는 방식”이다. 

현행법상 검사 임명권은 대통령에게 있는데 역대 어느 대통령도 이 권한을 내려놓지 않으니 검찰총장만이라도 대통령의 영향력에서 벗어나게 하자는 주장이다. 지난 2019년 6월 최원규 당시 사회부 차장은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공수처) 도입을 두고 논쟁할 때 비슷한 제안을 했었다.

당시 칼럼에서 “그럴 바엔 검찰의 정치 중립성을 높이는 방안을 찾는 게 훨씬 낫다”며 총장 임명 개선안을 주장했다. 그는 “최선은 대통령이 검찰 인사에서 손을 떼는 것이지만 어느 정권도 그렇게 하지 않을 것”이라며 “이 방법이 차선이 되는데 검찰청법 조항만 바꾸면 된다”고 주장했다. 

최 부장은 11일 칼럼에선 이와 함께 검찰 인사위원회 실질화도 주장했다. 그는 “인사위에 검사장과 핵심 요직에 대한 인사 추천권을 주는 방식을 생각해볼 수 있다”며 “이 두가지만 정착돼도 국민들에게 대통령이 검찰을 쥐고 흔들지 않는다는 믿음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중앙일보 출신 박보균, 문체부 장관 내정

조선일보는 “尹캠프 특별고문 활동…편향성 칼럼으로 논란”이란 기사에서 “박 후보자는 언론인 재직 때 정치 칼럼을 주로 썼으며 일부는 편파성 논란을 빚었다”고 평가했다. “2013년 1월 칼럼에서 ‘박근혜의 권력 운용은 절제다. 과시하지 않는다’ 등 특정인을 지나치게 옹호하는 칼럼들을 쓰기도 했다”고 지적했다. 

▲ 11일자 조선일보 정치면 기사
▲ 11일자 조선일보 정치면 기사

 

경향신문은 “언론인 경력…문화예술 접점 약해”란 기사에서 “국외 소재 문화재 관련 저서와 언론인 경험을 제외하면 문화예술분야와의 접점은 약하다는 평가를 피할 수 없다”며 “언론 경력도 정치·국제 분야에 집중돼 있다”고 평가했다. 

반면 중앙일보는 “40년 현장 누빈 언론인 대한제국 공사관 발굴”이란 기사에서 그가 대한제국 공사관의 존재를 알리고 2013년 국민훈장(모란장)을 받은 사실 등을 언급하며 그의 긍정적인 면을 부각했다. 

한국일보는 “언론계 인사 중 윤 당선자의 의중을 잘 아는 측근 중 한명”이라고 평가했고, 그가 인사청문회를 통과하면 “언론인 출신으로 문체부 장관에 기용되는 여섯 번째 사례”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