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주평화원정단 / 김지혜 김래곤

 

자주평화원정단, ‘미국의 한반도 전쟁기지화’ 쟁점화

2022 자주평화원정단은 4일부터 10일까지 전국 미군기지를 돌았다. 소성리 사드반대 집회에서는 경찰의 폭력진압을 받기도 했다. [사진제공 - 자주평화원정단]
2022 자주평화원정단은 4일부터 10일까지 전국 미군기지를 돌았다. 소성리 사드반대 집회에서는 경찰의 폭력진압을 받기도 했다. [사진제공 - 자주평화원정단]

“전쟁무기 반대! 전쟁기지 반대! 주권회복! 2022 전국 미군기지 자주평화원정단(이하 자주평화원정단)”이 지난 4일부터 제주를 시작으로 부산, 진해, 김천, 성주, 대구, 군산, 평택, 동두천, 의정부, 서울 등 10일까지 전국 원정에 나섰다.

자주평화원정단은 이번 원정을 통해 미국이 한반도를 대중국 전초기지로 삼고 전국 곳곳을 주한미군의 훈련장으로 만들었을 뿐만 아니라 무기반입, 미군기지확장, 미군범죄, 기지 환경오염 등 미군기지로 인한 피해사실 등을 폭로하고, 그 심각성을 알려 나갔다. 또한 4월에 진행되는 한미연합군사연습의 중단을 요구하며, 전국 각지를 순례하면서 기자회견을 진행하였다.

이번 원정단은 ‘불평등한 한미SOFA개정 국민연대’, 전국민중행동, 민주노총과 각 지역에서 미군문제와 관련해 대응하고 있는 ‘부산항 미군 세균실험실 폐쇄 찬반 부산시 주민투표 추진위원회’, 진해미군세균부대추방 경남운동본부, 사드배치반대 김천시민대책위원회, 사드철회 성주대책위원회, 원불교 성주성지수호비상대책위원회, 군산미군기지우리땅찾기시민모임, 평택평화시민행동, 경기북부평화시민행동, ‘용산미군기지 온전한 반환과 세균실험실 추방을 위한 서울대책위’ 등과 함께 공동주최로 진행하였다.

이장희 자주평화원정단 공동단장(한국외대 명예교수, ‘불평등한 한미SOFA개정 국민연대’ 상임대표)이 4일 제주 해군기지앞에서 자주평화원정단 출정선포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제공-자주평화원정단]
이장희 자주평화원정단 공동단장(한국외대 명예교수, ‘불평등한 한미SOFA개정 국민연대’ 상임대표)이 4일 제주 해군기지앞에서 자주평화원정단 출정선포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제공-자주평화원정단]

공동단장으로는 불평등한 한미SOFA개정 국민연대 이장희 상임대표(한국외대 명예교수), 한국진보연대 김재하 상임대표(전국민중행동 조직강화특위위원장), ‘용산미군기지 온전한 반환과 세균실험실 추방을 위한 서울대책위’ 공동제안자 조헌정 목사,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김은형 부위원장(통일위원장), 불평등한한미SOFA개정국민연대 권정호 변호사가 함께 하였다.

사전에 자주평화원정단을 대표하여 이장희 공동단장은 “올해 효순이·미선이 20주기, 윤금이씨 사건 30주기가 되는 해로, 이번 원정단의 활동을 통해 온갖 미군관련 문제로 피해받고 있는 전국 각 지역을 돌아다니며 불평등한 한미관계를 바로잡기 위한 활동들을 벌여나갈 계획”이라며 “미국의 한반도 전쟁기지화의 문제점을 알려내기 위한 많은 국민의 성원과 관심, 응원을 부탁한다”고 발표하였다.
 

[제주] 원장단 출정, 폭파된 구럼비엔 미국 핵항공모함 입항

제주해군기지 앞에서 자주평화원정단 출정선포 기자회견을 가졌다. [사진제공-자주평화원정단]
제주해군기지 앞에서 자주평화원정단 출정선포 기자회견을 가졌다. [사진제공-자주평화원정단]

4일 이른 아침부터 서울과 부산 등지에서 출발한 원정단 참가자 20여명이 오전 10시경 제주공항에 함께 모였다. 자주평화원정대는 도착하자마자 낮 12시부터 서귀포시 이어도로(강정동) 삼거리로 이동하여 강정 평화활동가들과 함께 제주해군기지 앞까지 평화행진을 하였다.

곧바로 제주 해군기지 앞에서 “2022 전국 미군기지 자주평화원정단 출정선포 기자회견”을 가지고 6박7일간 대장정의 힘찬 출정선포식을 가졌다. 참가자들은 ‘이 땅은 미국의 전쟁기지가 아니다!, 전쟁위협 미군기지 필요없다!, 미국 세계패권 유지위해 운용되는 제주해군기지 반대한다!’ 등의 손팻말을 들고 미국의 침략정책을 규탄하였다.

자주평화원정단 김재하, 이장희 공동단장은 발언을 통하여 “온 나라가 미군부대이고, 학살터로 민중들이 고스란히 고통받고, 신음하고 있다”며 “미군이 나가는 그 날까지 치열한 투쟁을 열어내겠다”며 강의한 투쟁의지를 밝혔다.

민주노총 제주본부, 전농 제주도연맹, 진보당 제주도당과 강정평화활동가들도 “제주도에 있는 ‘민군복합항’은 껍데기뿐이고 실제로는 군항위주로 이용되고 있다”면서 실례로 “지난 3년동안 입항한 여객선이 2척인 반면에 미국 핵항공모함이 들어와 살벌한 공포분위기를 조성하였다”고 폭로하였다.

참가자들은 미군주둔지역을 가리키고 있는 커다란 남녁땅 지도에 자주, 평화라고 쓰인 팻말을 꽂아 넣으면서 이 땅에서 미군기지를 없애버리고 자주와 평화를 심으려는 상징행동를 전개하고 기자회견을 모두 끝마쳤다.

이어 할망물식당에서 강정 평화활동가들이 마련해준 점심을 함께했다. 식사후에는 걸어서 간담회 장소인 성프란치스코 평화센터까지 가는데 도중에 한라산이 잘 보였다. 간담회는 제주지역 활동가들과 평화운동가 송강호 박사 등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되었다.

참가자들이 미군주둔지역을 가리키고 있는 커다란 남녁땅 지도에 자주, 평화라고 쓰인 팻말을 꽂아넣은 상징물을 들고 기념사진을 남겼다. [사진제공-자주평화원정대]

참가자들이 미군주둔지역을 가리키고 있는 커다란 남녁땅 지도에 자주, 평화라고 쓰인 팻말을 꽂아넣은 상징물을 들고 기념사진을 남겼다. [사진제공-자주평화원정단]
참가자들이 미군주둔지역을 가리키고 있는 커다란 남녁땅 지도에 자주, 평화라고 쓰인 팻말을 꽂아넣은 상징물을 들고 기념사진을 남겼다. [사진제공-자주평화원정단]

원정단은 강정마을에서 활동하고 있는 최성희 활동가와 함께 강정포구를 답사하면서 공동체가 파괴되는 삶의 현장, 우리 땅에서 구럼비가 폭파되고 시멘트가 뒤덮힌 제주해군기지 현장을 직접 보고 들으며 그 심각성을 절감했다.

강정마을의 제주해군기지는 구럼비 바위를 폭파하고 그 위에 시멘트를 퍼부어 세워진 군사기지이다. ‘구럼비 바위’는 길이 1.2㎞, 폭 150m의 너럭바위로, 한라산에서 흘러나온 용암이 바다에서 솟은 바위와 합쳐져 형성된 것이다.

‘구럼비 바위’와 인근 해안에는 멸종 위기종인 붉은발 말똥게와 맹꽁이 등이 서식하고 있고, 구럼비 바위 일대에서는 청동기부터 탐라국 성립기의 주거지와 조선시대 집자리 유구(집터)등 선사시대 유적이 발견된 곳이기도 하다.

구럼비 바위는 자연지리적인 가치뿐만 아니라 인문학적으로도 소중한 보물이다. 대표적인 예로 할망물은 구럼비 바위틈을 비집고 맑은 물이 솟아나는 샘의 이름으로 성스럽게 구별되어야 할 공공의 자연유산이다.

제주해군기지는 2018년 이후 외국 군함의 기항이 대폭 줄었다. 하지만 여전히 ‘전략적 요충지이자 해군력 운용의 허브’로 미국의 인도태평양전략과 세계패권을 위해 운용되는 한국기지로서의 역할을 한다는 점이다.

뿐만 아니라 제주 서귀포시 성산읍 신산리, 온평리 일원 제2공항의 건설방향은 공군이 제2공항을 공군기지로 쓸 것이 여러 정황상 자명하기 때문에 해군기지에 이은 또 하나의 제주 군사화가 진행되고 있다는 것이다. 이 또한 한미상호방위조약 제4조에 의해 동맹의 이름으로 미군기지가 될 것임이 자명하다.
 

[부산] “미군 세균무기실험실과 백운포 미해군기지는 철거되어야”

부산 백운포 해군작전사령부 앞에서 “‘한미연합전쟁연습중단, 백운포 미군 핵전력 입항반대’ 한미연합군사연습 전쟁반대 행동주간 선포 기자회견”이 진행되었다. [사진제공-자주평화원정단]
부산 백운포 해군작전사령부 앞에서 “‘한미연합전쟁연습중단, 백운포 미군 핵전력 입항반대’ 한미연합군사연습 전쟁반대 행동주간 선포 기자회견”이 진행되었다. [사진제공-자주평화원정단]

다음날(5일) 제주공항에서 부산에 도착한 자주평화원정단은 오전 11시경 부산 백운포에 있는 해군작전사령부 앞에서 6.15남측위 부산본부 주최로 “‘한미연합전쟁연습중단, 백운포 미군 핵전력 입항반대’ 한미연합군사연습 전쟁반대 행동주간 선포 기자회견”에 참석하였다.

참석자들은 ‘선제타격 전쟁연습 중단하라, 평화위협 전쟁연습 중단하라’등의 손팻말을 들었고 뒤에서는 큰 팻말에 한 글자씩 쓴 ‘이 땅은 미국의 전쟁기지가 아니다’를 한 사람씩 들고 서서 기자회견을 진행하였다.

자주평화원정단 부단장 권정호(‘불평등한 한미SOFA개정 국민연대’ 상임대표) 변호사는 “대북선제타격 한미연합군사연습이 미국의 대중국봉쇄전략으로 점차 진화되고 있어 전초기지화 속도가 갈수록 빨라질 것”이라며 “전쟁위기의 정세”가 심각하다고 지적하면서 “자주평화원정단은 이런 정세에 부응하기 위해 활동하고 있다”고 밝혔다.

부산겨레하나 지은주 공동대표와 민주노총 부산지역본부 김재남 본부장은 “한미군사연습중단을 위해 모든 시민들과 함께 투쟁하겠다”고 말하여 이후의 자주평화원정단 활동에 더욱 큰 힘을 주었다.

마지막 순서로 발표한 기자회견문에서는 “이곳 백운포 해군기지는 미국이 부산시민을 상대로 벌인 일대사기극으로 대형 항공모함이 접안할 수 있는 군사부두를 만들어 한반도와 인근해역에서 전쟁연습을 할 때마다 항공모함, 핵잠수함 등이 이곳에 들어와 부산시민을 전쟁의 참화 속으로 밀어넣고 그 생명과 안전을 위협하고 있다”며 “제8부두 미군 세균무기실험실과 더불어 백운포 미해군기지는 철거되어야 한다”고 강력히 주장하였다.

기자회견은 대표들이 손목에 자주평화라고 쓰인 커다란 모형주먹을 함께 들고서 3m정도 되는 미항공모함사진판넬(스치로플)을 짓부수는 상징의식으로 끝마쳤다.

참고로 주한 미 해군사령부는 백운포 부산해군기지 내의 해군작전사령부 건물 옆 50m지점에 위치하고 있다.

대표들이 손목에 자주평화라고 쓰인 커다란 모형주먹을 함께 들고서 3m정도 되는 미항공모함사진판넬(스치로폼)을 짓부수는 상징의식을 진행하였다. [사진제공-자주평화원정단]
대표들이 손목에 자주평화라고 쓰인 커다란 모형주먹을 함께 들고서 3m정도 되는 미항공모함사진판넬(스치로폼)을 짓부수는 상징의식을 진행하였다. [사진제공-자주평화원정단]

원정단은 오전 11시50분경부터 벚꽃이 만발한 신선대유원지에 올라 6.15남측위 부산본부 이원규 사무처장의 해설과 소개로 부산항대교 아래 오른쪽 편에 있는 제8부두 미군 세균무기실험실과 신선대 바로 밑에 있는 미 해군기지와 해군작전사령부를 확인하였고, 그 정면에는 한국해양대학교가 있는 조도가 보였고 그 앞에 대마도가 있는 부산항의 경치를 전체적으로 부감할 수 있었다.

신선대유원지 꼭대기에서 6.15남측위 부산본부 이원규 사무처장의 해설과 소개로 부산항대교 아래 오른쪽편에 있는 제8부두 미군 세균무기실험실과 신선대 바로 밑에 있는 미 해군기지와 해군작전사령부를 확인하였다. [사진제공-자주평화원정단]
신선대유원지 꼭대기에서 6.15남측위 부산본부 이원규 사무처장의 해설과 소개로 부산항대교 아래 오른쪽편에 있는 제8부두 미군 세균무기실험실과 신선대 바로 밑에 있는 미 해군기지와 해군작전사령부를 확인하였다. [사진제공-자주평화원정단]

원정단은 다음으로 대연우암공동체마을을 방문하여 주민들이 차려준 점심식사와 함께 간담회를 가졌다. 우암마을은 제8부두에 있는 미군 세균무기실험실과 직선거리로 500m 떨어진 곳이며 현재 철거위기에 놓여 있다고 한다.

철탑마을이라는 별명을 가진 이 마을은 무허가 판자촌으로 30년간 한결같이 동지처럼, 한 가족처럼 마을을 자치적으로 꾸리면서 풀뿌리 민주주의를 키워냈다고 한다. 그런데 불법적인 미군 세균무기 실험실 설치로 인하여 주민의 안전과 생명이 위협당하는데 항거하여 마을주민 모두가 미군 세균무기실험실 반대투쟁에 나섰다.

마을주민들은 원정단 방문에 “힘을 받는다”며 주민들이 손수 재배하고 장만한 식단으로 풍성한 점심식사를 차려 주셨다. 간담회는 마을공동체 주민들과 부산지역 시민사회단체와 함께 진행하였으며 미군에 의하여 살해당한 효순이·미선이 20주기의 중요성과 향후 미군문제, 미군기지철거를 위한 연대투쟁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을 결의했다.

부산시민들은 도심 한복판에 자리잡고 도시 발전을 가로막아온 캠프 하야리아 미군기지를 2006년 폐쇄시킨 경험이 있다.

대연우암공동체마을 전경. [사진제공-자주평화원정단]
대연우암공동체마을 전경. [사진제공-자주평화원정단]

원정단은 오후 4시경 감만동 홈플러스 앞에서 대연우암공동체마을 주민들, 그리고 부산 각계 시민사회단체와 함께 ‘선제타격 전쟁연습 중단하라’등의 손팻말과 ‘전쟁위협, 주민피해 미군기지 필요없다!’ 등의 펼침막, 대표들은 글자 하나씩 새겨진 “부산항 8부두 미군 세균실험실 폐쇄하라”는 큰 팻말을 들고 앞에 서서 부산항 제8부두에 있는 미군 세균무기실험실까지 시위행진을 진행하였다.

행진 구간 중 오른쪽 대로변에는 오직 미군물자 수송에만 쓰인다는, 한 달에 몇 번 사용하지 않는 철로 하나가 덩그러니 점령하고 있었다.

오른쪽 대로변에는 오직 미군물자수송에만 쓰인다는 철로 하나가 덩그러니 점령하고 있다. [사진제공-자주평화원정단]
오른쪽 대로변에는 오직 미군물자수송에만 쓰인다는 철로 하나가 덩그러니 점령하고 있다. [사진제공-자주평화원정단]

미군 세균무기실험실이 있는 미군기지 정문 앞까지 도착해서 김은형 민주노총 통일위원장과 진보당 남구수영구지역위원회 김은진 위원장이 격렬한 어조로 규탄발언을 하였다.

이어 대표단은 그동안 미국의 입에서 나온 “호의적이라서 여기에 설치했다, 실패하더라도 어느정도 통제가 가능한곳, 방어용이다, 세균실험도 샘플반입도 없다”등 우리 민중을 깔보면서 내뱉은 거짓말 등 여러 문구가 적힌 대형펼침막을 찢어 버리는 상징행동를 진행하고 이날 행진을 모두 끝마쳤다.

김은형 민주노총 통일위원장이 미군세균무기실험실운영 규탄발언을 하였다. [사진제공-자주평화원정단]
김은형 민주노총 통일위원장이 미군세균무기실험실운영 규탄발언을 하였다. [사진제공-자주평화원정단]

주한미군 내의 세균실험실 존재는 2015년 살아있는 탄저균이 배달된 것을 계기로 세상에 알려졌고, 2017년 우리 정부에는 알리지 않고 부산항 8부두 미군세균실험실에 매년 시료를 반입했다는 것이 밝혀졌다.

우희종 서울대 수의학과 교수는 “부산 8부두의 세균실험실은 미국 전체 세균전 실험실의 해군측 본체(미 육군과 공군 관련 생물무기 시설은 평택의 험프리스 기지에 있음)”라며 “주피터 프로젝트는 전 세계 미군의 첨단 실험분석시설이고, 거기서 나온 정보를 세계에 있는 미군에 공유하는 시스템”이라고 밝혔다.

또한 “미 의회 센토 자료를 보면, 향후 2~3년에 걸쳐 실험을 진행해 최종 완성한다는 표현이 있다”며 “부산, 진해, 왜관 등에 함께 인력 채용을 했다는 말은 한반도가 미군의 전 세계 전략의 완성을 위한 실험장이라는 의미”임을 강조했다.

한편, 2020년 3월과 7월 미국의 세균실험실 프로그램인 센토프로그램을 위탁운영하는 바텔연구소와 헌팅턴잉겔스의 채용공고가 전국의 주한미군기지(서울, 동두천, 부산, 대구, 왜관, 창원, 진해)를 근무지로 명시한 것이 확인되면서 부산 뿐만 아니라 전국적으로 세균실험실 운영이 확대되고 있다는 사실과 2026년까지 모든 주한미군기지에 설치하겠다는 계획이 들통났다.

이러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부산지역 주민과 시민사회는 2020년 말부터 2021년 1월까지 부산항 제8부두 미군 세균실험실폐쇄 찬반을 가리는 주민투표 개최를 요구하여 197,747명의 서명을 받았으나 부산시가 주민투표 개최를 거부했고 이에 대해 대법원에서 최종 각하판결을 받은 상황이다.


[진해] ‘중국 견제 위해 군함들의 기항지로 이용될 가능성 크다’

원정단은 3일째(6일) 아침 금련산 청소년수련원에서 진해로 이동하는 버스 안에서 아침식사로 간단히 김밥을 먹고, “미국의 인도 태평양 전략이 한반도에 미치는 영향”에 대하여 질의 응답식으로 교양마당을 펼쳤다.

제일 기억에 남는 것은 미국의 인도태평양 전략의 핵심수행방도의 하나가 ‘한일간의 긴밀한 협력을 요구한다’는 것이었다. 이제 미국은 윤석열 대통령 당선자에게 긴밀한 한일협력관계를 요구할 것이고 머지않아 군국주의 첨병 자위대가 이땅에 상륙할 것을 생각하니 아직도 사죄와 배상도 받지 못하고 수십년 세월 일본대사관 소녀상 앞에서 투쟁하고 있는 일본군 성노예 피해자들의 피절은 외침이 귓전에 들리는 듯 하다.

원정단은 진해 벚꽃 가로수길을 2.7km 행진하면서 선전전을 진행하였다. [사진제공-자주평화원정단]
원정단은 진해 벚꽃 가로수길을 2.7km 행진하면서 선전전을 진행하였다. [사진제공-자주평화원정단]

원정단은 진해구민회관에 도착하여 오전 10시부터 민주노총 경남본부, 진해 미군세균전부대추방 경남운동본부 등 각계 시민사회단체들과 함께 진해미군 세균전부대 앞까지 2.7km의 자주평화 행진을 시작하였다.

말로만 듣던 진해군항제 벚꽃 가로수 길을 지금 우리가 행진하고 있다. 꽃비가 내리는 아름다운 풍경과 황홀함에 젖어들어 갑자기 벚꽃 행진대(원정대)가 되었다.

그렇지만 정신을 가다듬고 ‘선제타격, 한미연합 군사연습 중단하라!’는 손팻말 등을 들고 진해미군세균전부대철거와 한미연합군사연습규탄 등 구호를 외치면서 시민들에게 유인물을 나눠주고 앞으로 행진해 나갔다.

진해여자중학교 앞을 지나 예정보다 일찍 미군세균전부대 앞에 도착한 행진대는 잠시 숨을 고르기로 하였다. 그 사이 미군세균전부대를 살펴보니 정문 오른쪽 벽에 ‘여명로 23’이라는 도로표지판이 붙어 있었고 이어 그 옆에 조그마한 기와처마 아래로 한국과 미국국기가 나란히 그려져 있는 하단에 거북선그림이 있고, 위 아래로 ‘CHINHAE KOREA, COMMANDER FLEET ACTIVITIES’(해설 : 진해 함대지원부대)라는 글자가 새겨진 큰 휘장 처럼 생긴 간판이 붙어 있었다. 아마도 위장간판인 듯하다.

부대 안에서는 미군이 M4카빈으로 추정되는 소총을 들고 경계근무를 서고 있었다. 저 소총의 총탄이 언제 우리 가슴팍을 뚫을지 알 수는 없으나 지금도 미국의 강매로 인하여 그보다 더한 미국의 첨단살인무기들이 국민들의 천문학적 혈세를 탕진하며 계속 도입되고 있다.

기지안에서는 미군이 M4카빈으로 추정되는 소총을 들고 경계근무를 서고 있었다. [사진제공-자주평화원정단]
기지안에서는 미군이 M4카빈으로 추정되는 소총을 들고 경계근무를 서고 있었다. [사진제공-자주평화원정단]
원정단은 6일 오전 11시, 미군세균전부대앞에서 경남 기자회견을 진행하였다. 김재하 공동단장이 발언하고 있다. [사진제공-자주평화원정단]
원정단은 6일 오전 11시, 미군세균전부대앞에서 경남 기자회견을 진행하였다. 김재하 공동단장이 발언하고 있다. [사진제공-자주평화원정단]

원정단은 6일 오전 11시부터 미군세균전부대앞에서 “‘이 땅은 미국의 전쟁기지가 아니다’ 전쟁무기반대! 전쟁기지반대! 주권회복! 2022 전국 미군기지 자주평화원정단 경남 기자회견”을 진행하였다.

먼저 자주평화원정단 김재하 단장은 “더 이상 미국의 지배, 미국의 군화발에 치여 살아갈 수 없다”며 “앞으로 미군기지 반대 투쟁을 전 민중과 함께 지속적으로 본격적으로 해 나갈 결심”이라고 밝혔다.

이어 민주노총 경남지역본부 조형래 본부장은 “평화는 이 땅에서 전쟁하려는 세력을 몰아냄으로써 지켜진다”라면서 “자주, 민주, 통일을 앞당기기 위해 투쟁할 것”이라고 결의했다.

마지막 발언으로 진보당 경남도당 박봉열 위원장은 “우리 땅에서 미군은 종이컵 한 컵만 부어도 수백 만명이 목숨을 잃는 위험천만한 세균무기를 실험하고 있다”면서 “경남에서, 진해에서 미군세균실험실폐쇄에 가장 앞장에 서겠다”는 투쟁의지를 밝혔다.

이어 기자회견문에서는 “진해는 일제 강점기 군사병참기지로 활용되어 왔으며 오늘날은 진해미군세균전부대 실험실이 운용되고 있다”며 “진해 앞바다는 미 핵잠수함과 군함들로 가득 들어차 있으며 미국의 인도태평양 전략에 의하여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미국을 비롯한 동맹국 군함들의 기항지로 이용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하였다.

또한 “한반도 곳곳이 분단을 빌미로, 전략적인 대중국 전초기지로 변화되면서 동북아의 평화를 심각하게 위협하고 있다. 이로 말미암아 이 땅은 미국의 전쟁터가 될 가능성이 매우 높아졌다”고 주장하면서 주한미군기지 지역의 노동자, 농민, 빈민 등 주요 계급계층들을 미군기지 철거 투쟁의 주체로 세워내기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결의했다.

원정단과 행진단은 부대 앞에서 “이 땅은 우리 땅! 위험천만한 세균무기 갖고 이 땅을 떠나라!”는 펼침막과 손팻말을 들고 기념사진을 남겼고 펼침막은 부대 앞 도로변의 나무에 묶어 설치해 놓았다.

원정단은 창원시 성산구 중앙동에 위치한 민주노총 경남본부 근처의 식당에서 점심식사를 끝내고 민주노총 경남본부 사무실에서 경남지역에서 활동하는 노동·시민사회단체들과 함께 간담회에 참석하여 올해 반미투쟁을 결의하였다.

참고로 민주노총 경남본부에서 남쪽 방향으로 창원공단이 있고 창원공단과 장복산 넘어 기자회견을 진행하였던 미군세균전부대가 위치하고 있다.


[김천.성주] 경찰 폭력 직면, “미국본토 지키는 사드 절대 안돼!”

원정단은 이제 사드철거 투쟁를 전개하고 있는 김천으로 향했다. 오후 5시가 넘어 김천에 도착한 원정단은 2개조로 나뉘어 율곡동 주민센터와 신음동 이마트에 사드배치반대 김천시민대책위 활동가들과 함께 사거리 등지에서 서로 떨어져 1인 팻말시위를 전개하였다.

1인시위 팻말에는 ’사드공사중단, 불법사드철거, 김천시민을 희생양삼아 미국본토를 지키는 사드 절대 안돼!, 전쟁위기 촉발하는 한미연합군사연습 중단하라!, 한반도평화 역행하는 사드공사 중단하라!, 미국의 한반도 전쟁기지화 당장 중단라하!‘등의 구호가 적혀 있었다.

김천 숙소에서 활동가들과 간담회를 진행하였다. [사진제공-자주평화원정단]
김천 숙소에서 활동가들과 간담회를 진행하였다. [사진제공-자주평화원정단]

원정단은 김천 숙소에 도착하여 이곳 활동가들과 간담회를 가졌다. 간담회에서 사드반대김천시민대책위원회 박정태 공동위원장은 “사드 기지에서 1km거리에 있는 노곡리는 암환자가 거의 없고 인구가 100명 정도인 마을인데, 2년 전부터 암환자가 9명이나 발생하더니 최근에 5명이 돌아가시고 4명은 투병 중인 상황”이라고 밝히며 사드 전자파가 주민의 생명에 이렇게 위험한 영향을 미치는데 안타까움을 표시하며 사드철거 투쟁에 함께 연대해 줄 것을 호소했다.

참고로 김천 노곡리는 소성리 사드포대보다 1km 북쪽 정면에 위치하고 있기 때문에 사드전자파의 직접적 영향을 크게 받는다.

이어 박석민 활동가(2015년 민주노총 통일위원장)는 “이 사드는 나라 간의 거래임에도 제대로 된 문서 하나도 없이 불법적으로 배치된 것”이라며 “환경영향평가도 제대로 진행된 것이 없다”고 밝혔다.

자주평화원정단은 어려운 상황임에도 사드철거 투쟁을 끝까지 이어나가고 있는 김천대책위 분들에게 감사를 전하며 끝까지 함께 투쟁할 것을 결의했다.

사드(THAAD: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는 미국 미사일방어체계(MD,엠디)의 핵심체계 중 하나로 날아오는 탄도미사일을 맞추는 무기이다. 탄도미사일은 발사→ 상승단계→ 중간단계→ 종말단계(하강단계)를 거치는 포물선 궤적을 그리며 날아오는데, 사드는 종말(하강)단계 40~150Km 높이에서 탄도미사일을 요격하는 무기 체계이다. 사드 1개 포대는 날아오는 미사일을 탐지하는 레이더(AN/TPY-2)와 요격 미사일과 통제시스템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사드는 미사일을 빨리 탐지하기 어려워 요격 자체가 거의 불가능하다고 한다. 결국 미국이 사드가 2,000~5,000Km까지 탐지가 가능한 성능을 이용하여 중국과의 군사적 대결에서 우월적인 지위를 확보하기 위해 배치한 것임이 드러났다.

또한 사드배치가 불법인 것은 한반도의 평화를 위협하고, 안보를 위태롭게 하는 중요한 결정임에도 한미당국 사이에 어떤 조약, 협정은 물론 제대로된 정식 문서조차 확인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사드 한국 배치는 곧 미국 MD(미사일 방어체계) 참여를 의미한다. MD는 적국의 보복 핵(능력)을 무력화하기 위한 미국 무기체계로 방어라는 이름을 갖고 있지만 MD는 실제 공격작전으로 적이 미사일을 쏘기 전에 적의 미사일 기지, 지휘부 등을 먼저 선제타격하는 계획이다. 즉, 미국이 중국이나 러시아를 핵으로 선제공격한 후 이들 나라로부터 보복공격을 방어하겠다는 공격적인 군사전략으로 중국이 사드 한국 배치를 강력히 반대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오히려 사드 배치로 중국, 러시아 등이 반발하고, 중국의 보복으로 한국경제가 타격받는 등 한반도 평화를 근본에서 위협하고 있는 것이 지금의 현실이다. 그런데도 더 큰 문제는 윤석열 대통령 당선자가 사드를 추가배치 하겠다고 하니, 우리 민중의 삶은 앞으로 더욱 파탄지경으로 내몰릴 위기에 처해 있음이 명약관화하다.

원정단은 4일째(7일) 새벽 5시, 김천 숙소에서 성주 소성리로 출발하였다. 그런데 전날과 다르게 오늘은 날씨가 굉장히 흐리고 비가 소소히 내리면서 어둠이 가셔주지 않았다.

성주 소성리에서는 이른 아침부터 사드장비가 반입되고 있기 때문에 이를 저지하기 위해서는 일찍 도착해서 준비해야 했다.

드디어 소성리 마을회관 앞에 도착하니 마을 주민들이 반겨주시면서 큰 난로를 피워 따뜻한 온기를 쐴 수 있게 배려하여 주셨다. 새벽 6시, 비가 내리는 가운데 원정단은 우비를 입은 채 소성리 할머님들, 주민들과 함께 원불교 교무님의 한 줄 평화기도문을 시작으로 ‘99차 소성리 평화행동’에 참여하였다.

자주평화원정단 조헌정 공동단장은 “이 땅의 민중들이 아파하는 이 곳이 바로 우리나라의 중심”이라며 소성리 평화행동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소성리 임순분 부녀회장은 “소성리는 주민만의 문제가 아니라 한반도 평화의 문제”라며 연대에 대한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자주평화원정단 공동단장 조헌정 목사님이 경찰의 검은장갑에 마이크가 잡혔어도 빼앗기지 않고 연설하고 있다. [사진제공-자주평화원정단]
자주평화원정단 공동단장 조헌정 목사님이 경찰의 검은장갑에 마이크가 잡혔어도 빼앗기지 않고 연설하고 있다. [사진제공-자주평화원정단]

30분 정도 평화행동을 진행하고 있을 때 경찰들이 참가자들을 하나 하나 강제로 분리시켜 마을회관으로 몰아붙이기 시작하였다. 항거하는 참가자는 사지를 들었고 여성들은 여경이 달려들었다.

아주 평화롭게 진행 중이었던 평화행동이었는데 경찰들이 갑자기 난입하였기 때문에 ‘드디어 사드 공사장비가 들어오는구나’라고 생각하였다. 하지만 쉽게 물러서지 않았다. 앉아서 버티기도 하고 경찰들과 매서운 눈싸움도 하고 건드리지 말라며 항의하였다.

특히, 조헌정 목사님은 경찰의 손에 마이크가 잡혔어도 빼앗기지 않고 격노에 넘쳐 경찰들의 폭력적 진압에 항거하였다.

그런데 오늘 반입되는 차량은 미군이 이용할 식수차와 똥차였다고 한다. 매주 화·수·목 새벽에 이런 일이 반복되고 있다고 한다. 이렇게 하는 이유는 주민 길들이기와 미군차량 전용도로로 쓰기 위한 술책이라고 한다.

소성리는 원래 ‘원불교’ 성지가 있는 곳이다. 주한미군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기지가 배치되기 전까지는 평화롭고 조용한 시골 마을이었다. 하지만 사드기지가 들어서고부터는 분위기가 싹 바뀌었다. 언제부터인가 일주일에 몇 번은 마을주민들과 경찰이 충돌하면서 아수라장이 되는 시위의 격전지로 변했다. 사드를 반대하는 주민들과 시민사회단체와 기지 공사를 완료하려는 미군과 국방부가 동원한 경찰이 충돌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지금은 사드 장비와 직접 관계된 장비들은 대구 왜관에 있는 캠프캐럴 미군기지 등에서 헬기를 이용하여 실어 나른다고 한다.

한차례 폭풍이 지나간 듯 어느덧 고요한 마을회관에서는 간담회가 진행되어 소개와 인사시간을 가졌다.

원정단은 원래 평화행동과 아침식사 후에 달마산에 올라가 사드 감시활동을 펼칠 계획이었으나 예상치 않게 비가 왔고 미끄러워 위험한 관계로 취소하고 소성리 마을회관 주변정리를 돕는 등 원불교 천막이 있는 진밭교까지 가서 그곳 교무님으로부터 지금까지의 상황과 설명을 듣고 미군기지철거 투쟁의 최전선에 나선다는 마음을 함께 나누었다.


[칠곡.대구] 도심을 차지한 미군기지, 주한미군의 양대 허브된다 

경북 칠곡군 낙동강구철교(洛東江倭館橋, 왜관철교)앞에서 대구 평통사 김찬수 대표의 해설과 설명을 듣고 있다. [사진제공-자주평화원정단]
경북 칠곡군 낙동강구철교(洛東江倭館橋, 왜관철교)앞에서 대구 평통사 김찬수 대표의 해설과 설명을 듣고 있다. [사진제공-자주평화원정단]

이날 소성리 사드 장비 반입 저지 평화행동을 끝마치고 경북 칠곡군 관호오거리에 도착한 원정단은 대구 평통사 김찬수 대표와 함께 낙동강구철교(洛東江倭館橋, 왜관철교)를 건너서 왜관터널을 지나 왜관역 2층에 도착하여 왜관역 동쪽방향으로 64년에 지어졌다는 캠프캐럴 미군기지 전경을 부감하였다.

여기 있는 캠프캐럴 미군기지는 물자보급기지로 지금 현재 성주 소성리에 사드 장비와 물자들을 헬기로 열심히 실어 나르고 있으며, 군사물자 보급창고에는 패트리어트가 정박해 있다고 한다.

원정단은 왜관역에서 성베네딕도회 수도원을 지나서 이 기지 담벼락을 따라 수km를 걸어서 정문에 도착하였다. 이렇게 커다란 캠프캐럴 미군기지가 왜관읍 한 복판 정중앙을 차지하고서 도시발전과 미관을 해치고 있었다.

원정단은 캠프캐럴 미군기지 정문에서 기념사진을 남기고 동남방향에 있는 대구광역시 남구 대명동에 있는 캠프워커 미군기지로 향하였다.

캠프캐롤에서 근무했던 스티브 하우스 등 3명이 미국 애리조나주 지역방송 KPHO-TV에 출연하여 1978년 "베트남 전쟁에서 사용하고 남은 다량의 고엽제를 캠프 캐롤에 매립하였다"고 폭로하여 많은 양의 고엽제 및 독극물 매립이 확인되었다.

원정단은 오후 5시경 캠프워커 미군기지 앞에서 615남측위 대경본부, ‘민주노총 대구본부 통일위원회’, 대구민중과함께, 대구경북겨레하나를 비롯한 사회 각계인사들과 함께 ‘이 땅은 미국의 전쟁기지가 아니다 미군기지 순회단 기자회견’을 개최하고 ‘미군기지 환경오염 미국 책임이다! 깨끗이 치우고, 깨끗이 나가라!’, ‘선제타격 한미연합 군사연습 중단’ 등을 요구했다.

이장희 공동단장과 노수희 범민련남측본부 부의장을 비롯한 대구지역 각계 대표인사들이 한미연합군사연습과 오염된 미군기지에 대한 규탄발언을 하였다.

참가자들은 곧이어 파란리본 종이에 ‘미군은 이 땅을 떠나라!, 미군은 사죄하고 나가라!’ 등의 글씨를 적어 미군기지 철조망에 매다는 평화행동을 하면서 오늘의 기자회견을 모두 끝마쳤다.

캠프워커 미군기지 앞에서 615남측위 대경본부, 민주노총 대구본부 통일위원회, 대구민중과함께, 대구경북겨레하나를 비롯한 사회 각계인사들과 함께 ‘이 땅은 미국의 전쟁기지가 아니다 미군기지 순회단 기자회견’을 개최하고 있다. [사진제공-자주평화원정단]
캠프워커 미군기지 앞에서 615남측위 대경본부, 민주노총 대구본부 통일위원회, 대구민중과함께, 대구경북겨레하나를 비롯한 사회 각계인사들과 함께 ‘이 땅은 미국의 전쟁기지가 아니다 미군기지 순회단 기자회견’을 개최하고 있다. [사진제공-자주평화원정단]

한편 범민련남측본부 대구경북본부 의장이시며 대구경북 양심수후원회 회장이신 한기명 선생님께서 불편한 몸을 이끌고 기자회견에 참석하시였다. 원정단은 대구경북지역 노동, 시민사회단체의 후원 아래 맛있는 감자탕으로 저녁식사를 하고 어제와 같은 김천 숙소로 이동하였다.

캠프워커 미군기지는 육군 기지이지만 1,400m길이의 활주로와 관제탑, 격납고 등이 있고, C-130수송기도 충분히 이착륙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한다. 일제 강점기였던 1921년에 건설되어, 일본군에 의해 비행장과 탄약고등으로 사용되었며 미군이 주둔한 것은 1959년부터라고 한다.

참고로 주한미군 후방 재배치가 완료된다면 캠프워커 미군기지는 그 영역 미군기지들과 함께 평택의 오산 공군기지, 평택의 캠프험프리스 미군기지와 더불어 주한미군의 양대 허브가 될 것이라고 한다.


[군산] 미군의 대중국 전초기지, “하제마을 팽나무마저 빼앗길 수 없다”

원정단은 5일째(8일) 아침 8시 김천 숙소에서 군산으로 출발하였다.

군산 미 공군기지정문앞에서 전북지역 노동자, 농민, 시민사회단체 활동가들과 함께 ‘군산미군기지 확장반대! 새만금 신공항 건설반대! 전국미군기지 자주평화 원정단 기자회견’을 진행하였다. [사진제공-자주평화원정단]
군산 미 공군기지정문앞에서 전북지역 노동자, 농민, 시민사회단체 활동가들과 함께 ‘군산미군기지 확장반대! 새만금 신공항 건설반대! 전국미군기지 자주평화 원정단 기자회견’을 진행하였다. [사진제공-자주평화원정단]

원정단은 오후 1시경 군산 미 공군기지 정문 앞에서 전북지역 노동자, 농민, 시민사회단체 활동가들과 함께 ‘군산미군기지 확장반대! 새만금 신공항 건설반대! 전국미군기지 자주평화 원정단 기자회견’을 진행하였다.

참가자들은 기자회견 펼침막 외에 ‘새만금 마지막 수라갯벌 없애고 군산 미군기지 확장하는 새만금 신공항 반대!’라는 펼침막과 여러 손팻말도 함께 들었다.

김재하 원정단 공동단장은 “전국 미군기지의 공통점은 환경오염, 미군범죄 등 헤아릴 수 없는 고통을 주민들에게 안겨주고 있다”면서 “어느 한 지역, 계층의 힘만으로 이 땅의 평화와 안전을 담보할 수 없다. 모든 사람들의 힘을 모으자”라면서 투쟁의 첫 걸음을 원정단이 시작하겠다는 결의를 밝혔다.

이어 군산미군기지우리땅찾기 시민모임 김연태 대표, 민주노총 전북지역본부 박두영 본부장, 새만금신공항 백지화 공동행동 오동필 공동집행위원장의 규탄 발언이 있었다.

참가자들은 기자회견문을 통해 “새만금 신공항은 부지의 위치와 사업의 내용이 한미SOFA 등 관련 법규정에 따라 사실상 미군이 통제하고 관리하는 '군산공항 확장사업'에 불과하다”면서 “군산 미군기지는 오래전부터 미군들의 요구에 의해 기지가 확장되어 왔고, 그로인해 수많은 주민들이 삶터를 빼앗겨왔다. 그런데 또다시 ‘탄약고 안전지역 확보’라는 명분으로 600년 된 팽나무가 있는 하제마을을 빼앗아 가려고 하고, 미 공군의 제2활주로로 사용될 것이 너무도 분명한 새만금 신공항 사업을 진행 중”이라고 지적하였다.

군산 또한 “미국의 대중국 전략기지로 변화되고 있으며, 이는 한반도 평화뿐 아니라 동북아의 평화를 심각하게 위협하고 있으며 이 땅은 미국의 전쟁터가 될 가능성이 매우 높아졌다.”면서 미군기지확장사업을 규탄하였다.

이날 참가자들은 파란색리본 종이에 미군을 규탄하는 마음과 내용을 적어 기지 철조망에 걸어놓는 상징의식을 진행하고 서로 결의를 다지며 모두 끝마쳤다.

김연태 대표(맨 앞)와 원정단이 미군탄약고앞을 지나고 있다. [사진제공-자주평화원정단]
김연태 대표(맨 앞)와 원정단이 미군탄약고앞을 지나고 있다. [사진제공-자주평화원정단]

원정단은 오후 2시경 군산미군기지우리땅찾기 시민모임 김연태 대표의 해설과 안내로 미군기지의 격납고와 탄약고, 그리고 하제마을을 답사하였다.

답사를 위해 원정단은 버스로 공군기지 정문에서 동쪽 옥서사거리에서 다시 남쪽방향으로 꺾어 조금 내려오니 미 공군의 F-35 스텔스 전투기 등의 격납고가 보이기 시작하는 지점에서 하차하여 미군기지답사를 시작하였다.

당시 청년겨레하나 전지예 대표는 답사 글에서 다음과 같이 설명하였다. “답사 초반에 드넓은 벌판에서 목격한 격납고와 탄약고에 참가자들은 일제히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격납고 위를 날아오르는 전투기는 사람들의 목소리가 안 들릴 정도로 무서운 소리를 내며 하늘로 날아오르고 있었다. 원정단이 답사를 진행하는 동안에도 수 십대의 전투기가 엄청난 소음과 함께 지나다니기도 했다. 군산 미군기지에는 전투기를 보관하기 위해 최근에 신형격납고 20개를 만들었다. 그 가격은 무려 격납고 1채당 70억이다. 기존의 격납고를 합치면 총 60~70개에 달한다. 이곳 주민들은 격납고 앞 15만평에 달하는 논밭을 국방부에게 헐값으로 빼앗겼고, 곧바로 미군에게 넘어갔다”고 전했다.

김연태 대표는 “전투기로 군산에서 중국까지 약 15분이 걸린다”면서 “세계 최대 규모로 준비되고 있는 군산 미군기지가 확장되고 있는 이유는 중국을 겨냥하기 좋은 위치이기 때문”이라는 설명을 덧붙였다.

답사길은 다시 구호촌교차로에서 서남쪽 방향(오른쪽)으로 꺾어내려 가면서 격납고 뒤쪽을 볼 수가 있었다. 격납고가 끝나갈 무렵 다시 남쪽 방향(왼쪽)으로 꺾어서 내려가니 이번에는 수 많은 탄약고들이 즐비하게 늘어서 있었다. 탄약고 기지 안에는 수많은 전등이 밤에도 켜져 있어 이 빛이 농작물 생육에 지장을 주기 때문에 주변 농가의 작황은 그리 좋지 않다고 한다.

군산 하제마을의 600년된 팽나무. [사진제공-자주평화원정단]
군산 하제마을의 600년된 팽나무. [사진제공-자주평화원정단]

하제마을은 미군기지 전체적으로 보면 가장 남쪽에 위치하며 양옆에 탄약고를 끼고 있고 기지 안쪽에 자리 잡고 있다. 원정단이 마을 입구에서 걸어 들어가는데 처음 마주친 것은 밭을 일구고 있는 마을주민 한 분이었다. 이 마을에 사시는 거의 마지막 주민이라고 한다.

조금 더 걸어 들어가니 ‘군산관광 포토투어 하제마을 팽나무입구’라는 표지판이 나왔다. 그 표지판을 지나니 이번에는 오른쪽 탄약고에서 미사일을 꺼내 널어놓고 있었다. 이렇게 해야만 미사일 수명을 연장할 수 있다나.

전국적으로도 수령이 600년이 넘는 팽나무는 16그루에 불과한데 그중의 하나가 하제마을의 팽나무(현재 시민단체들의 노력으로 전라북도지정문화제 148호 지정)이다. 하제마을은 일제 강점시기 전투기 훈련을 하던 비행학교였으며, 해방 이후에는 그대로 미군기지가 들어선 곳이다.

미군들은 마을에 사는 사람들의 안전은 아랑곳없이 마을과 맞닿은 기지 경계선을 사이에 두고 탄약고를 세웠으며, 계속되는 전투기 훈련으로 소음에 시달려야 했다. 하제마을 주민들은 지난 2005년 이후 162만여㎡(49만평)의 땅이 강제수용 당하면서 뿔뿔이 흩어졌으며, 팽나무만이 그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청년겨레하나 전지예 대표는 답사글에서 다음과 같이 설명하였다. “제주 강정마을에 구럼비가 있다면 군산 하제마을에는 팽나무가 있는 셈이다. 주민들에게 하제마을의 팽나무마저 미군 땅으로 넘어간다면 군산의 모든 곳이 미군 기지화되는 것과 다름없다. 팽나무에 이어 200년 된 소나무가 있는 언덕으로 올라간 원정단은 풀숲 너머에 있는 패트리엇 미사일을 목격했다. 광활한 군산 땅에 전쟁을 위한 격납고와 탄약고, 미사일까지 직접 확인한 원정대는 이 땅에서 실제로 전쟁준비가 진행되고 있다는 점에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고 전했다.

원정단은 팽나무아래에서 “우리땅 하제마을, 팽나무를 지키자! 군산미군기지 확장 반대한다!”라는 펼침막을 펼쳐놓고 기념사진을 남겼다.

참고로 2000년 초반 매향리(쿠니 사격장) 폭격장 폐쇄운동을 전개하여 경기도 화성의 매향리 폭격장은 폐쇄되었다. 그런데 그 폭격장을 군산 앞바다에 있는 직도로 옮겨와 새로운 국제폭격장으로 만들어 군사훈련을 하고 있다.

또한 군산 미군기지의 패트리엇 미사일은 미군의 ‘사드–패트리어트 통합체계’ 계획에 따라 경북 성주에 배치된 사드기지와 통합운영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 계획에는 사드 요격미사일 발사대의 원격 발사와 성주 사드레이더의 정보를 이용해 사드포대는 물론 전국에 있는 패트리어트 미사일을 통합지휘하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2020년 1월 언론에 보도에 의하면 이란 혁명수비대 쿠드스군 사령관을 암살한 공격용 군사 무인기(드론) ‘MQ-9’ 리퍼(Reaper)가 군산 미군기지에 배치되었다고 한다.

새만금신공항 백지화 공동행동 오동필 공동집행위원장으로부터 새만금신공항 부지로 선정된 수라갯벌에서 설명을 듣고 있다. [사진제공-자주평화원정단]
새만금신공항 백지화 공동행동 오동필 공동집행위원장으로부터 새만금신공항 부지로 선정된 수라갯벌에서 설명을 듣고 있다. [사진제공-자주평화원정단]

원정단은 오후 3시40분경 새만금신공항 백지화 공동행동 오동필 공동집행위원장과 함께 새만금 신공항 부지로 선정된 수라갯벌로 이동했다.

오동필 집행위원장은 “지금도 군산공항은 제주노선을 간신히 운영할 정도로 이용자 수가 매우 적다. 하지만 주민들의 삶터이자 아름다운 생태환경을 보존하던 수라갯벌은 사라지고 이곳에 국제허브항, 신공항이 들어설 예정이다. 새만금이 국제공항으로서 역할을 제대로 하기 위해서는 항공 활주로를 3.5km로 계획됐어야 했지만, 새만금신공항 부지는 2.5km로 계획됐다. 겨우 동남아시아행 비행기만 이용할 수 있는 새만금의 본래 목적은 미군에 기지로 넘겨주자는 것이었다. 즉, 미군기지를 위해 ‘신공항’이라는 이유를 만들어냈다”고 한다. 또한 “활주로를 사용하는데 민항기는 사용료를 내고 미군은 아무 비용도 지불하지 않고 있다”고 하였다.

해설을 들은 청년겨레하나 전지예 대표는 “전국의 미군기지 때문에 고통 받고 우리의 삶터를 빼앗기는 처참한 모습들을 전국 곳곳에서 목격한 원정단은 세계 최대의 미군기지로 확장되고 있는 군산기지를 돌아본 후, 더욱 많은 사람들에게 이 사실을 알리고 미군기지 철수를 위한 투쟁을 이어나가겠다”고 다짐했다.

군산 새만금 수라갯벌은 새만금에서 마지막 남은 원형갯벌이며, 새만금 간척사업으로 대부분의 갯벌이 사라지자 서식처를 잃은 야생동물들이 밀려왔고, 지금은 저어새를 비롯해 흰발농게, 금개구리등 수십여종의 멸종위기 야생동물들이 살고 있다.

또한 새만금 신공항 예정부지 부근은 2000년 초반부터 주한미군이 군산 미공군기지 확장을 위해 130만평을 지속적으로 요구했던 곳이다.

미군기지 격납고와 탄약고, 그리고 하제마을과 새만금 수라갯벌 답사까지 모두 끝마친 원정단은 전북지역 노동, 시민사회단체와 함께 민주노총 군산시지부 사무실에서 간담회를 진행하고 미군기지 철거투쟁에 연대할 것을 결의하였다.


[평택] 세계 최대 해외 미군기지, 혈세 10조 들어간 ‘한국 안에 있는 미국’

평택 캠프 험프리즈 미군기지안에는 'United Nations Command'라는 가짜 간판을 내건 사령부 옆에 패트리엇트 미사일이 배치되어 있다. [사진제공-자주평화원정단]
평택 캠프 험프리즈 미군기지안에는 'United Nations Command'라는 가짜 간판을 내건 사령부 옆에 패트리엇트 미사일이 배치되어 있다. [사진제공-자주평화원정단]

원정단은 6일째(9일) 오전8시 군산 숙소에서 평택을 향하여 출발하였다. 수치스럽게도 평택은 세계 최대 해외 미군기지 캠프 험프리즈(1961년, 헬기추락 사고로 죽은 장교 이름)가 위치해 있으며 주 작전기지(MOB, Operating Base)기능을 수행하고 있다.

오전 10시경 평택 내리문화공원에서 평택평화센터 임윤경 센터장을 만나 차분한 해설과 안내로 캠프 험프리스 미군기지답사를 시작했다.

제일 먼저 시야에 들어온 사령부 건물 정면 벽에는 현재의 유엔과는 전혀 관련이 없는 <United Nations Command>라는 가짜 간판이 붙어 있었다.(1975년 유엔 제30차 총회에서는 남측에 있는 유엔사 해체결의가 채택됐으며, 실제로 유엔은 남측유엔사에 대한 지휘권이 없다.)

이 건물 옆의 주차장 지하에는 핵 공격에도 견딜 수 있는 3미터 두께의 벙커가 있고 천명이 한 달을 견뎌낼 수 있는 물자가 준비되어 있다고 하며, 밖에는 패트리엇 미사일이 배치되어 있었다.

임윤경 센터장은 “2000년 미국의 요구로 시작된 ‘미군기지 이전사업’으로 인해 평택시민들이 평생 일구어온 땅을 하루아침에 빼앗기고 현재까지 환경오염, 소음, 미군범죄 등으로 인해 고통받고 있다”며 “미국의 대중국 적대전략의 핵심미군기지로써의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에 언제든지 전쟁의 위험에 노출되어 있다”라고 설명했다.

기지 담벼락을 따라서 도는데 K6사거리 안정리 게이트에서 민중민주당 당원들이 매일 1인 시위를 하고 있다는 설명도 들었다.

정문으로 쓰이고 있는 윤게이트는 원래 동창리 게이트였는데 6.25전쟁당시 유엔지상군의 첫 교전(오산 죽미령 전투)에 참전한 유일한 한국군인 윤승국(육사 4기·예비역 소장)의 성을 따서 미군이 2020년 7월 2일 처음으로 게이트에 한국 ‘성’을 썼다고 한다. 공교롭게도 대통령 당선자의 성과 같았다.

원정단 버스는 미군기지의 담벼락을 따라서 도는데 기지 담벼락 위에 솟아 있는 보잉 CH-47 치누크 군용수송 헬기도 보였다. AH-64(아파치)헬기도 함께 운용되고 있다고 한다.

팽성초등학교 쪽으로 내려오는 길에 공군 제7항공 통신전대(사이버 전대)를 지나갈 수 있었다. 기지는 내부에 있다고 하기 보다는 한쪽 구석에 자리 잡고 있었다.

캠프험프리스 미군기지는 기존 151만평에서 대추리 등 495만평을 확장하여 여의도 면적의 5.4배나 되고 미국에서 직접 운영하는 병원, 학교, 사령부, 신청사, 미군가족아파트 등 다양한 편의시설과 18홀 골프장 2개가 있으며 한국 안에 있는 미국이라고 한다.

이런 기지를 한국정부가 국민의 피 땀어린 혈세로 10조 원이나 들여 건설해 주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17년 11월 7일 평택 험프리스기지 방문 때 언론들은 “해외 미군기지 중 세계 최대 규모”라는 말과 함께 “한국이 기지건설 비용(100억달러)의 92%를 부담했다”고 보도했다.

지난날 평택미군기지 건설반대 투쟁에 함께했던 함재규 금속노조 통일위원장은 “대추리 마을은 이제 거의 남아있지 않고, 지도에도 나오지 않는다”면서 “지난시기 대추리, 도두리마을을 초토화시켜 미국의 패권을 위한 침략전쟁의 전초기지를 세계최대로 만들어 놓은데 대해, 조국산천이 외세의 군화발에 짓이겨진 아픔을 곱씹어 삼키지 않을 수 없었다”고 전했다.

평택평화센터 임윤경 센터장이 버스안에서 캠프험프리스 미군기지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제공-자주평화원정단]
평택평화센터 임윤경 센터장이 버스안에서 캠프험프리스 미군기지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제공-자주평화원정단]

원정단은 기지 안에는 직접 들어가지 못했지만 기지 남쪽 ‘CHARLTON GATE’를 지나 미군 전용 렌탈하우스(수십년간 무이자 대출)가 건설되고 있는 곳을 바라보면서 기지답사를 마치고 점심식사를 위하여 이동하였다.

평택에서 두 번째 답사는 오산 미 공군기지이다. 이름 때문에 오산에 있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미군들이 평택발음을 잘하지 못하여 오산이라는 이름을 붙였다고 한다. 한국에 있는 쉰 다섯 번째 기지라는 뜻에서 ‘K-55’기지라고도 불린다.

오산 미 공군기지는 캠프험프리스 미군기지보다 북쪽 서탄면에 위치하고 있다. 오산미공군기지는 병력수송 및 병참공수 등 주한미군 공군력의 핵심적, 전략적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1991년 필리핀 클라크 공군 기지 폐쇄 이후, 태평양 지역 최대의 공군기지이며, 미국 태평양공군 예하 제7공군의 본부로 제51전투비행단이 배치되어있다.

2015년 말에 기존 활주로에서 북쪽으로 210m 사이를 벌려 제2활주로가 설치되었다. 주한미군과 그들의 가족들이 출입국할 때 이용하고 있고, 미국 대통령같은 주요 인물들이 방문할 때도 이용하고 있다. 이 기지에는 전투기 F-16C/D, A-10과 정찰기 U-2R/S, 수송기 C-12J와 HH-60G 헬기 등이 운영되고 있다.

원정단은 진위천 서쪽에서 동쪽으로 약 2km 오산 미공군기지를 답사했다. [사진제공-자주평화원정단]
원정단은 진위천 서쪽에서 동쪽으로 약 2km 오산 미공군기지를 답사했다. [사진제공-자주평화원정단]

원정단은 오후 12시 40분경 북쪽에 황구지천과 진위천이 만나는 오산 미공군기지 탄약고 철조망 앞에서 문정현 신부님이 이끄는 ‘다른세상을 만나는 40일 봄바람 순례단’과 만나 이 지역 사회단체 활동가들과 함께 오산 미공군기지를 답사하였다.

이장희 교수님, 노수희 부의장, 김재하 대표님, 권정호 변호사등 대표단들이 신부님과 포옹하며 반갑게 인사를 나누었다. 노투사들을 반겨주려는지 경찰들도 꽤 동원되었다. 원정단과 참가자들은 펼침막과 손팻말을 들고 기념사진을 남기였다.

원정단과 참가자들은 평택평화센터 고유경 자문위원의 해설과 안내로 오산 기지 철조망과 왼쪽 진위천을 따라 동쪽으로 약 2km를 걸으며 답사를 시작했다. 답사 도중 쉽게 볼 수 없었던 C-17수송기를 볼 수 있었고, 격납고, 탄약고 등을 눈으로 확인했다. C-17(글로브마스터3)수송기는 미 육군의 에이브럼스 전차를 비롯한 아파치 헬기와 같은 대형장비탑재가 가능하고 성주 사드장비를 싣고 들어온다고 한다.

원정단이 오산 미공군기지를 답사하는 도중 C-17(글로브마스터3) 수송기가 착륙하고 있다. [사진제공-자주평화원정단]
원정단이 오산 미공군기지를 답사하는 도중 C-17(글로브마스터3) 수송기가 착륙하고 있다. [사진제공-자주평화원정단]

당시 원정단에 참가하였던 민주노총 안혜영 통일부장은 다음과 같이 설명하였다. “오산 미 공군기지는 주한 미 공군의 주력전투기가 있는 곳으로 한미연합군사연습 시 괌, 하와이, 미 본토에서 오는 각종 전략무기가 배치되는 기지이다. 제주, 군산과 함께 미국의 대중국전초기지로 활용되고 있는 곳”이라고 지적하였다.

답사가 끝난 자주평화원정단은 봄바람 순례단, 평택지역 노동, 시민사회단체들과 함께 간담회를 진행하였다. 간담회는 먼저 문정현 신부님, 평화시민행동 김성기 공동대표의 미군규탄과 연대발언이 있었다.

자주평화원정단 권정호 부단장은 “군산기지에서 느꼈지만, 동쪽보다 서쪽으로 와보니 미국이 이 땅에서 진짜 전쟁을 준비한다는 것을 눈으로 보게 됐다”며 “그 중에서도 평택은 미군의 총본산이고, 미국과 중국의 패권대결이 갈수록 격화되고 있는 지금의 정세 속에서 미국은 우리에게 더 많은 강요와 압박을 할 것이다”라며 “민중들이 전쟁반대 전쟁기지 반대의 구호를 들고 함께 활동해야 한다”고 호소했다. 또한 “올해를 계기로 현 정세에 맞는 한반도 평화운동을 힘있게 벌어야 한다”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자주평화원정단의 부산겨레하나 양준혁 회원은 “자주평화원정단을 하면서 미국반대 투쟁은 한 지역만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 공동이 해 나가야 할 중요한 과제라는 것을 다시 한 번 깨달았다”면서 “2022년은 반미 운동을 힘있게 벌여 자주평화의 봄바람을 불러일으켰으면 한다”라고 말했다. 간담회는 미군기지철거 투쟁의지를 드높이면서 끝났다.

자주평화원정단은 간담회 이후 문정현 신부님을 비롯한 봄바람 순례단, 평택지역 노동, 시민사회단체들과 함께 평택역으로 이동해 한미연합군사연습 중단, 침략전쟁기지 반대 등 대시민 선전전을 진행하였다.

평택역 앞에서는 인도 양옆으로 나뉘어 원정단이 한편에 자리잡았고 반대편 한쪽은 봄바람과 시민사회단체회원들이 자리잡고 평택역을 부지런히 오가는 시민들에게 노래와 춤, 율동 등으로 흥을 돋우며 혼신을 다하여 대시민 선전전을 하였다.

원정단과 참가자들 50여명은 대시민 선전전을 끝내고 “봄바람 전쟁연습말고 평화연습, 다른세상을 만나는 40일 순레 in 평택 ‘전쟁연습이 아니라 평화를 연습하는 사람들’ 평택 자주평화원정단”이라는 펼침막을 들고 기념사진을 남기였다.

평택역에서 한미연합군사연습중단, 침략전쟁기지 반대등 대시민 선전전을 진행하였다. [사진제공-자주평화원정단]
평택역에서 한미연합군사연습중단, 침략전쟁기지 반대등 대시민 선전전을 진행하였다. [사진제공-자주평화원정단]

다음 날 일정을 고려해 숙소는 동두천 가는 방향으로 잡았다. 가는 도중 경기 이남은 고층건물들이 즐비하게 늘어서 있는 반면 경기 북부로 들어서자 거의 개발이 되지 않고 한 두 개의 고층건물만이 덩그러니 세워져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휴전선에 가까워질수록 평화와 안정이 깃들지 않는 분단의 한 단면이라고 생각한다.


[동두천.의정부] 성병관리소와 윤금이 30주기, 기지반환 약속 뒤집혀

원정단은 7일째(10일) 오전 9시 동두천 보산역에 도착하여 “환영 자주평화원정대 평화가 이땅에 온전히 실현되기를 기원합니다”라는 펼침막을 들고 기다리던 경기북부평화시민행동 김대용 대표와 관계자들로부터 환영을 받았다.

이날 한찬욱 4월혁명회 사무처장이 참석했고, 조헌정 목사님이 전날 행사를 마치고 여기서 합류하셨다. 원정대는 경기북부평화시민행동 최희신 사무국장의 해설과 안내로 보산동, 캠프 케이시, 캠프 모빌, 소요산 입구에 있는 (구)동두천 성병관리소 답사를 진행하였다.

동두천은 미군기지가 45%를 차지하고 있는데, 보산동에는 2개의 주한미군 기지(캠프 케이시, 캠프 모빌)이 있는 곳이며 동 하나가 기지촌인 곳이다.

원정단은 지역 활성화를 위해 조성된 '월드 푸드 스트리트'. 미얀마, 페루, 멕시코 등 이색음식을 파는 음식거리를 지나, 지금은 옛 흔적은 없고 도로로 변경되어 있는 윤금이 씨가 살던 집 터를 찾아 설명을 들었다.

윤금이 씨는 1966년 전북순창에서 5남1녀 중 외동딸로 태어나 17세에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가난 때문에 학업을 포기하고 서울로 상경하여 공장에 취업하여 일하였다. 어떤 이유인지는 모르지만 유흥업소에서 일하게 되었다.

윤금이 씨는 1992년 10월 28일, 동두천시 보산동에서 미군전용클럽 종업원으로 일하다가 주한미군 2사단 1연대 의무병 케네스 마클 이병에 의해 참혹하게 살해당했다. 온몸에 피멍과 타박상을 입고 나체상태로 발견된 그녀는 자궁에 맥주병 2개가 꽂혀 있었고 국부 밖으로는 콜라병이 박혀 있었다. 또한 항문에서 직장까지 철제우산대가 꽂혀 있었으며, 입안에는 성냥개비가 물려있는 상태였다. 게다가 증거를 없애기 위해 그녀의 몸과 방안 가득 하얀 합성세제 가루가 뿌려져 있는 상태였다. 차마 눈으로 보지 못한 정도로 끔찍한 모습으로 발견된 것이다.

이 사건은 상상하기조차 힘든 끔찍한 모습뿐만 아니라 재판과정에서의 불평등함이 알려지면서 미군범죄 규탄에 대한 대중적인 투쟁을 불러 일으켰다.

최희신 사무국장은 “올해 10월28일이 윤금이씨 30주기”라는 것을 알리며, 많은 분들이 30주기 행사에 함께 참여해 주기를 호소했다.

동두천 캠프케이시 미군기지 정문. [사진제공-자주평화원정단]
동두천 캠프케이시 미군기지 정문. [사진제공-자주평화원정단]

보산역에서 북쪽 방향 직선으로 조금 올라가면 미2사단 사거리에 캠프케이시 미군기지 정문이 나온다. 경기북부평화시민행동 김대용 대표의 설명과 안내가 있었다.

캠프 케이시는 여의도 면적 10배에 달하며 동두천의 중심지를 차지하고 있어 도시발전을 가로막고 있다. 한 때 주한미군이 2만여명이 머물렀으나 이라크 전쟁, 평택기지 이전 등으로 떠나고 현재는 4천여명 만 남아 있고 거리는 황량해졌다.

주한미군 재배치는 2003년에서 2004년까지 총 12차례에 걸친 미래한미동맹정책구상회의(FDTA)를 통해 결정됐으며, 서울에 있는 유엔사와 연합사, 주한미군 및 관련 부대는 평택으로 이전하고, 전국에 산재한 군소 미군기지는 2단계에 걸쳐 중부(평택, 오산)와 남부(대구, 부산)등 2개 권역으로 통폐합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2014년 미국이 북측의 군사력을 억제하는 기능이 떨어질 수 있다는 이유로 미군부대 잔류를 요청하여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다. 현재 동두천 미군기지는 달리 별 쓸모도 없는 땅 10% 혹은 5%만 반환되었다고 한다.

한 무리의 미군들이 동두천 캠프모빌 미군기지에서 우르르 몰려나와 어디론가 향하고 있다. [사진제공-자주평화원정단]
한 무리의 미군들이 동두천 캠프모빌 미군기지에서 우르르 몰려나와 어디론가 향하고 있다. [사진제공-자주평화원정단]

원정단은 길 건너 캠프케이시 반대편 서쪽에 있는 캠프모빌로 이동하여 최희신 사무국장의 설명을 들었다. 캠프모빌은 TPH(석유계총탄화수소 Total petroleum hydrocarbons : 원유 또는 정제유로 인한 토양 오염 여부를 판단하는 기준)가 주거지역 기준치의 33배에 달하는 오염수치를 보이는 등 심각한 상태이다.

뿐만 아니라 무인정찰기가 캠프모빌에 있는 격납고와 활주로를 사용하면서 동두천 시내와 주거지역을 시도 때도 없이 날아다니면서 소음을 일으키고 있으며, 아파치헬기와 연대비행 훈련을 하면서 동두천 시민을 정찰대상으로 하여 주민들의 기본생활을 침해하고 있다고 한다.

최희신 사무국장은 ”무인정찰기가 평일 주말 구분없이 매일 동두천 시내 곳곳을 돌아다니면서 어디를 찍고, 누구를 찍는지 알 수 없다”면서 주민들이 당하고 있는 고통에 대해 전해 주었다.

또한 “사람들이 동두천을 슬픈 도시로만 생각하지만, 동두천은 윤금이 씨의 살인범 케네스 마클을 감옥으로 보냈고, 1996년 처음으로 미군기지반환 승리를 만들어 나가는 곳이다”라면서 동두천 반미투쟁운동의 역사를 설명했다.

동두천 소요산 입구에 있는 전국에서 유일하게 남아있는 성병관리소 건물. [사진제공 - 자주평화원정단]
동두천 소요산 입구에 있는 전국에서 유일하게 남아있는 성병관리소 건물. [사진제공 - 자주평화원정단]

다음으로 원정단은 소요산 입구 부근에 있는 (구)양주군 성병관리소 답사를 진행했다. 전국에서 유일하게 남아있는 성병관리소 건물이다. 동두천 소요산 입구에 들어서면 자유수호평화박물관 입구 바로 우측에 성병관리소가 있다. 일명 ‘몽키하우스’라고 불린다.

몽키하우스는 성병진료소였지만, 실상은 기지촌 여성들을 감금하고 학대했던 장소로 이용됐다. 미군들이 강제로 끌려오는 성매매 여성들이 마치 동물원 우리 안에 갇힌 원숭이 같다고 해서 붙인 이름이었다.

조헌정 목사에 의하면 “1973년 박정희정권은 외화벌이용으로 여성들을 기지촌으로 몰아넣었는데 당시 GDP의 25%에 달했다고 하며 황금알을 낳는 거위라고 불렸다”고 한다.

동두천은 ‘똥개가 달러(Dollar)를 물고 다니던 동네’라고 불릴 정도로 번성했다. 미군당국은 깨끗한 여성의 몸을 요구했고, 1971년과 1972년 미국 외교부의 요구에 의해 전국에 성병관리소가 만들어 졌다. 1977년 당시 기지촌 주변의 ‘윤락여성’은 9,935명이고, 성병 진료기관은 62개소였다.

한국 정부는 행정력을 동원해 이를 만족시켜야 했으며, 보건사회부는 보건소를 통해 성병관리를 했는데, 보건소를 설치할 수 없는 지역에는 기타 의료기간에 성병관리를 전담하도록 대용진료소를 지정했다.

검진증을 발급받은 여성은 매주 검진받아야 했고, 감염자로 판명되면 낙검자(검진탈락자) 수용소(성병관리소)로 보내져 강제치료를 받아야 했다. 정부와 미군은 등록과 성병검진을 기피하는 여성들을 수시로 합동단속하였고, 단속된 여성은 검진증 소지 여부와 관계없이 곧바로 낙검자 수용소로 보내져 강제수용 상태에서 치료를 받아야 했다.

성병에 걸린 미군들이 직접 찾아와 상대 여성을 지목하는 경우도 있었다. 지목된 여성은 변명할 틈도 없이 그대로 잡혀갔다. 성병관리소에서는 주로 매독 치료에 사용되는 ‘페니실린’ 주사를 놓았다. 비용은 개인이 부담했고, 하루 치료소에 갇히면 3일치 봉급을 깠는데 열흘정도 되면 큰 빚이 된다.

증언자들은 “일단 들어가면 화장실만 갈 수 있었고 유치장처럼 쇠창살이 있는 방에서 다섯 명씩 자야 했다”며 “주사를 맞고 거품을 문 채 쓰러진 아가씨들도 있었다”, “그거 맞고 쇼크 때문에 죽은 사람도 있어요. 맞으면 걸음을 못 걸어요. 엉덩이 근육이 뭉치고 다리가 끊어져 나가는 거 같아요. 그걸 이틀에 한번 맞아요. 괴로운 언니들은 옥상에 올라가 떨어져 죽거나 반병신이 되고 그랬어요”, “환자가 아닌 죄인 취급이었다”고 회상했다.

당시 과민성 쇼크 부작용 우려에도 불구하고 ‘페니실린’ 주사를 맞고 숨진 여성이 많았다고 한다. 동두천 성병관리소는 1996년 폐쇄됐다. 현재 이 터는 한 사학재단이 소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유튜버들의 흥밋거리로, 흉가체험이라는 방송 소재나 영화촬영지로 이용된다고 한다.

원정단은 성병관리소 건물 내부로 들어가 살펴보았는데 창문에 붙어있는 낡은 철조망과 부서진 벽돌, 꺼져가는 내무반 침상과 제멋대로 나뒹구는 매트리스 등 옥상으로 올라가는 난간도 파손되어 위험하였고, 세월이 많이 흘러서인지 흔적은 찾아볼 수 없고 아무렇게나 방치된 상태였다. 건물외관만이 당시 흔적을 뚜렷이 증언해 주는 것만 같았다.

옥상에서 최희신 사무국장의 해설과 안내가 있었다. 원정단은 성병관리소 답사를 끝마치고 소요산 등산로입구 안쪽에 있는 식당에서 점심식사를 끝마치고 간담회를 진행하면서 미군기지철거 투쟁에 대한 연대와 투쟁의지를 가다듬었다.

마지막으로 최희신 사무국장은 동두천에서 오랫동안 살아왔던 주민으로서 몽키하우스라고 불리지 않기를 희망했다. “몽키하우스는 한국인들을 비하하기 위해 미군들이 사용했던 용어이기에 우리부터 사용하지 말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원정단은 오후 1시10분경 의정부 캠프스탠리 미군기지에 도착하였다. 캠프 스탠리 미군기지는 수락산 북쪽 의정부에 위치해 있다. 배나무가 너무 많아서 ‘빼뻘’이라는 이름으로 불리웠다고 한다.

미군이 1955년 빼뻘에 강제로 천막과 텐트를 치고 철조망과 담장으로 가로막아 기지를 만들어 사용한지 67년이 되었다. 2004년 용산기지 이전협정 등에 따라서 이곳 캠프스탠리를 비롯한 의정부시 8개의 미군기지 반환이 결정되었으나 약속은 지켜지지 않았다.

2013년 5월 캠프스탠리에 주둔하고 있던 미군 제23화학대대 예하 501화학중대와 한국육군 제24화학캠프는 로드리게스 실탄사격장에서 탄저균 등을 대상으로 화학 및 생체시료 분석훈련을 합동으로 실시했다.

또한 주한미군은 지난 2019년 12월 캠프스탠리에서 제23화학대대 소속 501중대와 한국수도기계화보병사단과 함께 한미연합군사훈련을 한 사진들을 공개하여 군사적 긴장을 고조시켜 왔다.

미군은 2017년 캠프스탠리에서 대부분의 병력을 철수하였고, 남겨진 헬기착륙시설에는 수십명 정도의 미군만이 주둔하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대체 헬기장을 마련할 수 없다는 이유를 들어 반환하지 않았다.

캠프스탠리는 몇십년에 걸쳐 급유시설을 운영하고, 헬리콥터를 정비하던 곳이어서 심각한 유해물질에 오염되어 있을 확률이 높다. 이 기지 오른편 담벼락(수락산에서 바라볼 때)을 따라서 마을이 형성돼 있다. 이 마을 사람들은 하루에도 수십 차례 뜨고지는 헬기 소리와 각종 기름유출, 화학약품과 중금속 등 오염에 시달리며 고통받고 있다.

원정단은 의정부 캠프스탠리 미군기지 정문앞에서 미군기지 온전한 반환촉구를 위한 기자회견을 진행하였다. [사진제공 - 자주평화원정단]
원정단은 의정부 캠프스탠리 미군기지 정문앞에서 미군기지 온전한 반환촉구를 위한 기자회견을 진행하였다. [사진제공 - 자주평화원정단]

원정단은 오후 1시30분 캠프스탠리 미군기지 정문앞에서 “미군기지 온전한 반환촉구! 전국 미군기지 자주평화 원정단 기자회견”을 진행하였다. 참가자들은 손팻말을 들었고 오른편 철조망에는 ‘미국이익 위해 존재하는 캠프스탠리, 하루빨리 반환하라!’는 펼침막이 걸렸다.

자주평화원정단 이장희 공동단장, 경기중북부환경운동연합 김성길 사무국장, 민주노총 경기북부지부에서 미군기지반환촉구와 규탄발언을 하였다.

참가자들은 기자회견문을 통해 “사드가 성주와 김천만의 문제가 아니고, 세균실험실 문제가 부산만의 문제가 아닌 것처럼 오늘의 외침은 의정부 지역만의 문제가 아닌 한반도와 동아시아의 평화를 위한 외침이다. 모든 민중들과 어깨걸고 이 땅에 자주와 평화를 되찾을 때까지 함께 나아갈 것”이라고 밝혔다.

원정단은 의정부 시민사회단체 활동가들과 함께 캠프스탠리 미군기지 정문 철조망에 평화의 리본을 달아매는 상징의식을 진행하고 기자회견을 모두 마쳤다.

한편 이날 원정단 중 일부 단원은 경기도 양주군 광적면 효촌리 56번 지방도로변에 만들어진 ‘효순·미선 평화공원’을 방문하여 답사를 진행하며, 굳은 결의를 다지고 돌아왔다.


[용산] “한미연합전쟁연습 중단, 대화의 문 다시 열어야”

원정단 마지막 활동은 오후 4시 용산우체국 앞에서 ‘한미연합군사연습 중단을 위한 평화의 걸음 집중행동’에 함께했다. 행진은 원정단이 맨 앞에 서서 ‘한미연합군사연습 중단하라!’등의 깃발을 들었고, 평화의 염원을 담은 ‘지신밟기 ’상징의식으로 시작해서 국방부앞, 미군기지 3번게이트 앞을 돌아 내려오면서 “△선제타격 △대북적대정책 △한반도 전쟁기지화 △한미연합전쟁연습” 이라고 쓴 대형장애물들을 차례차례 짓밟으며 전쟁기념관앞까지 도착하여 마무리 집회를 진행했다.

집회에서는 “전쟁무기 반대! 전쟁기지 반대! 주권회복!”을 내걸고 지난 4일부터 제주도를 출발해 전국 행진을 한 ‘2022 전국 미군기지 자주평화원정단’의 활동보고 영상이 상영되었으며, 부산겨레하나 최원석 대표의 발언이 있었다. 또한 원정단 전체는 ‘바위처럼’ 노래에 맞춰 율동공연을 선보여 참가자들을 기쁘게 해주었다.

자주평화원정단 최원석 부산대학생겨레하나 대표가 ‘한미연합군사연습 중단을 위한 평화의 걸음 집중행동’ 집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제공 - 자주평화원정단]
자주평화원정단 최원석 부산대학생겨레하나 대표가 ‘한미연합군사연습 중단을 위한 평화의 걸음 집중행동’ 집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제공 - 자주평화원정단]

자주평화원정단에 참가한 최원석 부산대학생겨레하나 대표는 발언에서 "미군기지로 인한 이 땅 민중의 피해가 너무 막심하여 더 이상 미룰 수 없다는 절박성이 한층 다가온다"고 하면서 "미군기지 건설을 위해 돈으로 지역주민을 갈라치는 술수, 종이컵 한컵 분량이면 수십만을 살상할 수 있는 생화학무기 실험을 모르쇠하는 뻔뻔함, 밤낮을 가리지 않고 날아다니는 전투기의 굉음이 보여주는 침략성, 술먹고 사람을 죽여도 처벌하기 힘든 불평등은 이제 우리 모두가 힘모아 물리쳐야할 과제로 느껴졌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또 하나, "사드기지가 들어선 성주에서 보았던 헬기가 대구·왜관에서 날아들고 있고 미군기지를 관통하는 철도들이 전국적으로 연결되어 전쟁물자를 실어나르는가 하면 미군기지마다 후방기지, 공군기지, 탄약고, 실험장 등 한반도 전쟁기지화를 위해 치밀하게 수행하고 있다는 걸 알았다"고 하면서 "지역, 계층으로 나누어 대응할 것이 아니라 이번 원정단처럼 다양한 연령과 지역, 단체가 함께하는 활동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집회에서는 6.15남측위원회 한충목 상임대표가 “한미연합전쟁연습 중단을 통해 대화의 문을 다시 열어야 한다”고 강조했고, 평화통일시민회의 조원호 공동대표는 “새 정부는 선제타격, 대북적대 기조를 버리고 평화를 택하라”고 요구했다. 진보당 김재연 대표는 “한미동맹을 넘어 자주평화의 새 역사를 만들어갈 수 있도록 하자"고 결의를 밝혔다.

자주평화원정단은 전국의 미군기지를 돌며 요구사항을 담은 파란 리본을 미군기지 담벼락에 매다는 상징의식을 가졌다. [사진-자주평화원정단]
자주평화원정단은 전국의 미군기지를 돌며 요구사항을 담은 파란 리본을 미군기지 담벼락에 매다는 상징의식을 가졌다. [사진-자주평화원정단]

끝으로 자주평화원정단은 “올해는 윤금이 씨가 미군에 의해 처참하게 살해된지 30년이 되었고, 꽃다운 열다섯 나이 효순.미선이가 미군의 장갑차에 의해 잔인하게 죽임을 당한지 20년이 되는 해이다. 사람을 죽인 범죄자들은 무죄를 선고받았고, 20년, 30년이 흘렀지만 미군기지의 존재로 인해 여전히 우리 민중들은 삶터를 빼앗기고, 생명을 빼앗기고, 일상의 평화를 빼앗기고 있다”면서 ”전국의 전쟁기지, 미군기지가 있는 곳곳에서 고통받고 있는 주민들을 만나 이야기를 듣고 함께 힘모아 싸울 것을 결의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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