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9일,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국회에 제출한 인사청문요청안에 따르면, 한동훈 법무부 장관 후보자 재산은 38억 8,235만원에 달한다. 서울시 서초구 50평대 아파트를 비롯해, 경기도 부천시 상가, 서초구 오피스텔 한 채 등 재산 대부분이 부동산이다. 평생 검사로 살아온 한 후보자 이력을 감안하면, 재산 규모가 상당하다. 그의 재산 형성 과정을 따라가다 보면, 한국 사회에서 자산가의 자녀가 얼마나 안정적으로 재산을 불릴 수 있는지 확인하게 된다.</figcaption> 한 후보자는 건물 3채 가치를 36억원으로 신고했다. 서초구 삼풍아파트는 한 후보자 부부 공동명의로 돼 있다. 지난해 기준 공시가격은 21억 1,300만원이다. 한 후보자는 경기도 부천시에 지상 3층, 지하 1층 상가도 보유하고 있다. 연면적은 약 300평으로, 공시가격은 11억 6천만원이다. 서초구에는 오피스텔도 있다. 공급면적이 18평으로 오피스텔치고는 넓은 평수다. 가격은 3억 1천만원이다.
정작 한 후보자 가족은 전셋집에 살고 있다. 서울시 강남구에 위치한 73평 타워팰리스다. 한 후보자 가족은 지난 2017년부터 이 집에 살고 있다. 지난해 12월 재계약했는데, 전세금은 16억 8천만원이다.
한 후보자가 보유한 부동산은 모두 세를 내주고 있다. 서초구 삼풍아파트 전셋값은 17억 5천만원이다. 지난해 12억 2천만원에서 5억 3천만원(43%) 올려받았다. 전셋값을 과도하게 올렸다는 비판이 일자, 한 후보자 측은 '당사자 간 다툼이 없는 정상 거래'라고 해명했다.
매월 월세 수익을 545만원씩 받는다. 부천시 상가에는 총 9곳이 세 들어 있다. 모두 반전세다. 보증금은 총 7천만원, 한 달 월세는 총 450만원이다. 서초구 오피스텔은 보증금 1천만원에 월세가 95만원이다.
세입자들로부터 받은 보증금은 부채로 잡혀있다. 연간 6,540만원에 달하는 월세 수익은 기입되지 않았다.
예금은 4억 2,700만원이다. 한 후보자는 1억 5,500만원, 김앤장 소속 미국 변호사인 배우자는 2억 2,700만원의 예금을 갖고 있다. 2005년생 장녀 이름으로는 5,200만원, 2009년 장남 재산은 없다고 신고했다.
한 후보자 재산은 2019년 대검찰청 반부패강력부장을 지내던 시절보다 5억원 이상 불었다. 불과 3년 만이다. 부동산 상승 폭이 크다. 서초구 삼풍아파트가 15억 7,600만원에서 5억 3,700만원 뛰었다.
예금 증가도 눈에 띈다. 2019년 1억 3,300만원과 비교해 3억원 가까이 늘었다. 2020년과 2021년 7천만~9천원 수준으로 줄었던 예금이 올해 4억원대로 불었다. 한 후보자는 올해 법무부 사법연수원 부원장 재산 신고에서 '부부소득 등으로 생활비 등 사용 등'이라고 적었다.
보유 부동산 임대보증금을 높이면서 부채 규모가 커졌다.
올해 한 후보자 재산은 신고한 규모보다 훨씬 클 것으로 보인다. 기준시가로 신고한 부동산을 시세로 바꾸면, 최소 20억원은 차이가 나게 된다. 한 후보자 재산은 38억원이 아니라 60억원 이상이라는 얘기다.
한 후보자가 21억원으로 신고한 서초구 삼풍아파트는 이번 달 42억원에 거래됐다. 한 후보자 보유 부동산과 평수가 같고 층수는 2층밖에 차이가 안 나는 매물이다.
서초구 오피스텔은 시세로 신고해 기재 내역과 실제 거래가격에 큰 차이가 없다. 부천시 상가는 다른 매물을 통한 시세 추정이 어려우나, 공시가격과 실제 가치는 상당한 격차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똘똘한 한 채로 시세차익’ 반복하며 재산 불려
한 후보자 재산 형성 과정을 보면, 부동산 거래를 적극 활용했다.
처음으로 집을 산 건 1998년이다. 만 25세 나이에 서초구 신반포아파트를 매입했다. 국세청 홈택스에 따르면, 당시 해당 아파트 기준시가는 1억 1,300만원이다. 기준시가는 시세의 약 80%라는 점을 고려하면, 한 후보자는 약 1억 4천만원 정도에 샀을 것으로 보인다.
사법연수원 27기인 한 후보자는 1996년 입소해 1998년 초 수료한 직후, 공군법무관으로 복무했다. 사법연수생의 보수에 관한 규칙에 따르면, 당시 한 달 봉급은 70만원이 채 안 된다. 2년간 한 푼도 쓰지 않고 모아도 1,600만원 수준이다.
한 후보자 아파트 매입에 대해 증여세 탈루 의혹이 제기된다. 한 후보자에게 집을 판 정모 씨는 한 후보자 모친에게 1억원을 빌린 상태였다. 해당 아파트 등기부등본을 보면, 매매가 이뤄지기 한 달 전 한 후보자 모친이 채권최고액 1억 2천만원의 근저당권을 설정했다. 돈을 빌려주고 아파트를 담보로 잡은 것이다. 통상 채권최고액은 대출금의 120%로 설정한다.
한 후보자는 근저당권이 설정된 채 아파트를 매입했다. 아파트를 담보로 한 채무를 모친에게 갚아야 했다는 얘기다. 모친은 한 후보자가 아파트를 산 직후 근저당권을 해제한다. 한 후보자가 모친에게 빚을 갚은 정황은 확인되지 않을뿐더러, 그만한 자금이 있었을 것으로 보기도 어렵다. 한 후보자가 채무를 상환하지 않았다면, 부동산 매매를 통한 편법증여인 셈이다.
이날 경향신문이 해당 내용을 보도했고, 이어 참여연대도 해명을 요구하고 나섰다.
한 후보자는 해당 아파트를 4년 만인 2002년 팔아넘긴다. 당시 기준시가는 약 2억 6,300만원이다. 시세는 3억 3천만원 정도로, 한 후보자 시세차익은 1억원 이상이었을 것으로 보인다.
2002년 새 아파트를 산다. 강남구 강변삼부아파트다. 서초구 삼풍아파트를 판 건 2002년 12월, 강남구 아파트를 산 건 그 이전인 같은 해 7월이다. 겹치는 기간 한 후보자는 2주택자 상태였다.
기준시가로 미루어볼 때 한 후보자는 강남구 강변삼부아파트를 6억원 수준에 매입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 아파트도 5년 만에 처분한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을 보면, 한 후보자는 8억 1천만원에 팔아 시세차익 2억원을 남겼다.
‘일시적 2주택자’를 거쳐 ‘똘똘한 한 채’로 시세차익을 거두는 패턴이 반복된다. 한 후보자는 강남구 강변삼부아파트를 팔기 4개월 전에 서초구 삼풍아파트를 매입한다. 매입가격은 18억 6천만원이다. 금융권에서 빚도 졌다. 배우자 이름으로 잡힌 근저당권이 6억 2,400만원, 대출예상액은 5억 2천만원이다.
서초구 아파트는 투기용이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2006년 매입 이후 현재까지 약 12년간 한 후보자는 해당 아파트로 전입한 이력이 없다.
강남구 강변삼부아파트에서는 2009년 나왔다. 이 아파트를 판 건 2007년이니, 이후에는 임대로 살았을 것으로 보인다.
광진구와 서초구의 50~77평 주상복합 단지를 거쳐 현재는 강남구 타워팰리스에서 살고 있다.
서초구 오피스텔은 2017년 대출 없이 매입했다.
부천시 상가는 2004년 상속받았다. 약 18년간 소유하며, 때로는 월급보다 많거나 그에 준하는 수입을 챙겼을 것으로 보인다. 현재는 월급이 훨씬 크다. 한 후보자가 지난해 사법연수원 부원장으로 지내면서 받은 한 달 월급은 약 1,300만원이다. 상가 월세 수입 450만원은 월급의 약 35%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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