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정상회담 전후로 쏟아진 온갖 사건 사고들은 윤석열 정권의 국정운영 능력, 외교력에 심각한 문제가 있으며 윤석열 대통령이 외교를 대하는 자세도 완전히 잘못되어 있음을 보여주었다.
이는 국가 망신, 국격 추락으로 이어졌다.
성조기 경례
한미정상회담 과정에서 국민을 가장 경악하게 한 사진은 윤 대통령의 경례 사진이었다.
21일 환영 만찬에서 미국 국가가 연주될 때 성조기를 향해 가슴에 손을 올려 경례를 한 것이다.
원래 이런 행사에는 양국 국가가 번갈아 연주되며, 각국 참석자들은 자기 국가가 나올 때만 경례한다.
사진을 봐도 미국인을 제외하고는 아무도 경례하지 않는데 윤 대통령 혼자 경례하고 있다.
국기를 향해 경례하는 것은 국가에 충성을 맹세하는 의미가 있다.
대한민국국기법 시행령은 ‘국기에 대한 맹세’를 “나는 자랑스러운 태극기 앞에 자유롭고 정의로운 대한민국의 무궁한 영광을 위하여 충성을 다할 것을 굳게 다짐합니다”라고 규정하였다.
미국은 ‘충성의 맹세’라고 해서 “나는 미합중국의 국기에 대해, 그리고 이것이 표상하는, 모든 사람에게 자유와 정의가 함께하고 신 아래 불가분한 하나의 국가인 공화국에 대해 충성을 맹세합니다”라는 문구를 낭송하게 되어 있다.
미국 국기를 향해 충성을 맹세하는 경례를 하는 대통령이라니, 국민은 충격에 빠졌다.
국가를 대표하는 자로서 자존심도 없고, 외교 관례도 모르고, 의전도 엉망인 처참한 광경이었다.
이 사진으로 논란이 커지자 대통령실은 23일 언론 공지를 통해 “상대 국가를 연주할 때 가슴에 손을 올리는 것은 상대국에 대한 존중 표시”라고 해명했다.
이를 두고 김민웅 교수는 페이스북에 “앞으로도 그렇게 하겠다는 것인지 밝혀야 한다”라고 꼬집었다.
한편, 바이든 대통령이 이 사진을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올려서 최초로 공개되었다는 점도 의미심장하다.
이 사진을 올리며 바이든 대통령은 무슨 생각을 했을까?
고개 숙인 대통령
대통령은 그 나라를 대표하기 때문에 외국 인사에게 고개를 숙여서는 안 된다.
그런데 윤 대통령은 외국 인사만 만나면 자동으로 고개를 숙여 국격을 훼손하고 있다.
취임식 때 왕치산 중국 국가부주석에게 허리 숙여 인사하는 모습으로 이미 비판을 받았음에도 이번에 바이든 대통령을 만나 또 고개를 숙여 인사하였다.
국민 앞에서는 이른바 ‘쩍벌’과 ‘도리도리’를 하며 거만한 자세를 보이는 윤 대통령이 외국 인사만 만나면 절로 고개를 숙이는 모습은 윤 대통령의 국정철학을 잘 보여준다.
기자 질문 제한
21일 오후 용산 대통령 집무실 청사에서 한미 정상은 공동 기자회견을 하였다.
그런데 기자회견 사회를 맡은 강인선 대변인이 기자들에게 ‘자국 대통령에게, 질문은 한 개만’ 하도록 공지해 논란을 빚었다.
한미 양국 기자 2명씩 총 4명이 질문을 했는데 한국 기자들은 대변인 지시에 복종하며 윤 대통령에게만 질문했는데 미국 기자들은 지시를 무시하고 양국 대통령에게 각각 질문을 하였다.
그러자 바이든 대통령이 나서서 “질문을 하나만 할 수 있다”, “나는 윤 대통령을 보호하고 있다”라며 조롱 섞인 농담을 던졌다.
기자 4명의 질문이 끝난 후에도 기자들이 추가 질문 기회를 요청했지만 기자회견은 곧바로 끝났다.
이후 미국 기자들은 소셜미디어에 글을 올려 한국의 이상한 기자회견 문화를 꼬집었다.
미디어오늘 24일 자 기사 「“자국 대통령에 질문 한개만” 안내에 뿔난 건 외신 기자들이었다」에 따르면 외신 기자들은 “기자들에게 가이드라인이 주어진다는 것 자체가 생소하다”, “한국 기자들이 바이든 대통령에게 질문해서는 안 된다는 제한이 있었다는 소식은 유감”, “한국에서 오래 일을 하다 보니 이런 제한이 있다는 것에 놀라지는 않았다. 그렇다고 이런 식으로 질문 개수 제한을 주는 게 바람직하지는 않다”라는 반응을 보였다고 한다.
특히 윤 대통령에게 추가 질문을 했던 김승민 워싱턴포스트 기자는 “두 명의 미국 기자들은 바이든과 윤 대통령 모두에게 (일반적인 관례대로) 질문했지만, 한국 기자들은 바이든에게 어떠한 질문도 하지 않았다”라고 트윗에 올려 한국 정부와 기자를 조롱하였다.
윤석열 정부가 외신 기자의 질문을 차단한 이유는 해당 외신 기자가 쓴 기사에서 분명히 드러났다.
김승민 기자가 “현 (윤석열 정부의) 내각이 거의 다 남자다. 선진국들 사이에서 한국은 여전히 여성의 승진 분야에서 일관되게 낮은 순위를 기록하고 있다. 대선 기간 여성가족부 폐지를 제안하기도 했다. 한국에서 이러한 여성의 대표성을 증진하기 위해 어떤 일을 할 수 있다고 보나. 또 윤석열 정부는 남녀평등 향상을 위해 어떤 일을 계획하고 있나”라고 질문하자 윤 대통령은 갑자기 정지화면처럼 굳어졌다.
7초가 지나서야 “예를 들면 지금 공직 사회에서 내각의 장관이라고 그러면 그 직전 위치까지 여성이 많이 올라오지를 못했다. 아마 이게 우리가 각 지역에서 여성의 공정한 기회가 더 적극적으로 보장되기 시작한 지가 오래되지 않았기 때문에, 그래서 이러한 기회를 더 적극적으로 보장할 생각이다”라고 겨우 답했다.
여성 총리도 있었고 여성 장관 비율도 높았던 이전 정부들의 역사를 하루아침에 쓰레기통에 처박아버린 것이다.
워싱턴포스트는 21일 「한국의 대통령, 성 불평등에 대한 압박 질문에 곤혹스러운 모습 보이다」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윤 대통령은 (질문을 받고) 한동안 꼼짝하지 않고 서 있다가 통역을 받는 이어폰을 벗더니 대답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듯했다”라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또 “(윤 대통령의 대답이 끝나자마자) 한 통역사가 기자회견이 끝났다고 서둘러 발표했다”라고 하였다.
이처럼 외신 기자의 돌발 질문에 제대로 대답하지 못하고 망신당할까 봐 질문을 통제한 것임을 쉽게 알 수 있다.
한국 기자들의 질문에는 술술 답한 것으로 보아 기자들이 사전에 질문을 제출했거나 윤 대통령이 곤란하지 않을 만한 질문만 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하겠다.
일본 안보리 상임이사국
한미정상회담을 마치고 바이든 대통령은 곧바로 일본으로 건너가 미일정상회담을 했다.
여기서 바이든 대통령은 전범국가 일본의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 진출을 지지하였다.
한마디로 한국의 뒤통수를 친 셈이다.
바이든 대통령이 일본보다 한국을 먼저 방문한 것을 두고 전문가들은 한국의 위상이 그만큼 올라간 것이라고 평가했다.
하지만 이제 와서 보니 일본에 먼저 가서 안보리 상임이사국 진출을 지지하고 한국에 오면 한국인의 분노가 폭발할까 봐 순서를 조정한 것 아닐까 싶다.
미국의 처사에 당연히 분노를 표하고 규탄과 항의를 해야 하는 상황에서 윤석열 정부는 “미국은 그간 일본·인도 등의 상임이사국 진출에 대해 명시적으로 지지하는 입장을 취해왔고, 이를 재확인한 것으로 보인다”, “안보리 개편 문제는 유엔에서 안보리 개혁의 큰 틀에서 논의 중이나, 현재까지 별다른 진전은 없는 상황”이라면서 별일 아닌 것으로 덮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정부가 이런 모습을 보이니 미국이 더욱 한국을 우습게 보며 함부로 대하는 게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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