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신문 솎아보기] 역대 최저 투표율 광주 언론들 “책임 민주당에”
1일 치러진 제8대 지방선거에서 17개 시·도지사 중 국민의힘이 12곳, 더불어민주당이 5곳에서 당선됐다. 더불어민주당은 광주, 전남, 전북, 제주, 경기 등에서만 이겼다. 4년 전 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이 14곳에서 1위를 차지했던 만큼 판세가 바뀐 것이다. 경기도지사 선거는 막판까지 초접전을 벌였다. 김동연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김은혜 국민의힘 의원에 계속 밀리다 오전 5시32분 역전하더니, 당선이 확정됐다.
2일자 아침신문들은 1면과 사설에 일제히 민주당을 향해 “반성할 것”을 촉구했고, 국민의힘을 향해서도 “자만해선 안 된다” “잘해서 이긴 게 아니다” 등의 평가를 내놨다.
이번 지방선거 투표율은 50.9%를 기록해, 역대 지방선거 가운데 두 번째로 낮았다. 특히 광주는 전국에서 37.7%로 최하위 투표율을 보였는데, 이는 광주 지역의 역대 최저 투표율이기도 하다. 이를 두고 2일자 광주 언론들은 “투표를 하지 않은 광주 시민들도 문제지만, 정치 무관심과 혐오를 불러일으킨 민주당의 책임도 크다”고 비판했다.
다음은 2일자 전국 단위 아침신문 1면 기사 제목
경향신문 : 여당 압승, 민주당 패배…지방권력도 교체
국민일보 : 민주당 참패…거야(巨野) 독선에 민심 등 돌렸다
동아일보 : 여당 압승…지방권력 뒤집혔다
서울신문 : 여당 압승, 무너진 진보
세계일보 : 국민의힘 압승… ‘국정 안정’ 힘 실어줬다
조선일보 : 여(與) 지방선거 압승… 민심은 윤(尹)정부 밀어줬다
중앙일보 : 지방권력도 교체, 윤석열의 여당 압승
한겨레 : 국민의힘 압승…지역권력 4년만에 교체
한국일보 : 국민의힘 완승, 지방권력도 쥐다
‘민주당 참패’에 조선·동아 “국민의힘 잘해서 거둔 승리 아냐”
조선일보는 1면 기사에서 “유권자들이 출범한 지 20여 일 된 윤석열 정부에 힘을 실어준 것으로 해석된다. 결과가 이대로 나온다면 2010년 이후 12년 만에 지방 권력이 보수 우세로 교체되는 것”이라고 보도했다.
‘민주당 참패 원인’에 대해 조선일보는 3면 기사에서 “전문가들은 특히 더불어민주당이 대선 이후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등 입법 독주를 강행하고, 대선 패배의 책임이 있는 이재명 총괄선대위원장과 송영길 전 대표가 선거 전면에 다시 등장해 ‘대선 불복’ 논란이 인 데 대한 유권자들의 심판 성격도 크다고 분석했다”며 “유권자들이 민주당에 성찰과 쇄신을 요구한 선거 결과라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조선일보는 사설에서도 “대선에서 져 정권을 잃은 뒤 민주당은 ‘성찰하고 혁신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민주당은 한 달도 안 돼 ‘검수완박’부터 꺼냈다. 압도적 의석을 앞세워 문재인 정권과 이 전 지사의 비리 수사를 막겠다는 것이다. 법조계와 시민단체, 국민 다수가 반대했지만 아랑곳하지 않았다. 의원 위장 탈당과 회기 쪼개기 등 온갖 편법을 다 썼다. 공수처법, 선거법, 임대차 3법 등 입법 폭주로 5년 만에 정권 교체를 당하고도 반성이 없다”고 했다.
조선일보는 이어 “민주당은 민심을 겸허히 받아들여 근본적으로 변해야 한다”며 “낡은 이념적 사고방식, 독선, 내로남불, 입법 횡포, 새 정부 국정 발목 잡기에서 벗어나야 한다. 비판할 건 비판하되 노동·연금·규제 개혁과 경제·민생 정책엔 대승적으로 협조하는 성숙한 모습이 필요하다. 그러면 국민들도 당연히 다시 지지를 보낼 것”이라고 조언했다.
언론들은 국민의힘을 향해서는 “잘해서 거둔 승리가 아니다” “오만해선 안 된다”고 경고했다. 조선일보는 사설에서 “소속 대통령이 탄핵당하는 헌정 사상 초유의 사태를 겪고 존폐 위기를 맞았던 정당이 불과 5년 만에 정권을 되찾은 데 이어 전국 단위 선거에서 압승을 거둔 것”이라며 “국민의힘이 잘해서 거둔 승리가 아니다. 출범한지 한 달도 안 된 정권이 구체적 성과를 낼 시간도 없었다. 그런데도 국민의힘이 민주당 텃밭을 제외한 전 지역을 싹쓸이 한 것은 지난 5년 정권을 잡았던 민주당에 대한 심판 민심이 여전한 탓이 클 것”이라고 했다.
동아일보도 사설에서 “국민의힘은 이번 승리에 겸손해야 한다. 자신들이 잘해 국민 지지를 받은 것으로 착각해선 곤란하다”며 “윤 대통령부터 이번 승리를 오독하면 안 된다. 한미 정상회담을 거치며 국정 지지율이 다소 오르긴 했지만 1기 내각 인선을 둘러싼 논란이 컸다. ‘검찰공화국’ 우려도 가시지 않고 있다. 문재인 정권에서 볼 수 있듯 승자의 오만에는 반드시 대가가 따르는 법이다. 때론 시간이 걸리더라도 여전히 입법 권력을 쥐고 있는 야당과의 협치 노력을 등한시해선 안 된다”고 경고했다.
한국일보도 사설에서 “하지만 오만하지 않기를 바란다. 수치상으론 압승이지만 윤 정부에 힘을 실어주려는 여론이 그만큼 높았다기보다 민주당의 패착과 낮은 투표율 등 외부 요인이 작용한 결과이기 때문”이라며 “권력이 집중된 한동훈 법무부 장관은 앞으로 정국에 폭탄이 될 수도 있는 변수인데, 선거에서 승리했다고 사정 정국을 밀어붙여도 된다고 오판해서는 안 된다. 지지하는 국민만큼 비토하는 이들이 적지 않음을 유념하고 야당이 국회 다수 의석을 차지하고 있는 현실을 받아들여야 한다”고 당부했다.
역대 최저 투표율 광주 지역 언론들 “책임 오롯이 민주당에”
광주 지역은 제8대 지방선거에서 역대 최저 투표율인 37.7%를 기록했다. 전국에서 가장 낮은 투표율을 보였다. 4년 전 투표율과 비교해보면 20%포인트나 하락했다.
전남일보는 1면 기사에서 “지난 20대 대선에서 80%가 넘는 역대급 투표율을 보였던 광주가 1일 치러진 6·1지방선거에선 가장 낮은 투표율을 기록했다”며 “대선 패배 후에도 쇄신 노력을 보이지 않은 더불어민주당에 대한 실망감과 공천 잡음, 대안 정치 세력 부재에 따른 경쟁체제 붕괴, ‘무투표 당선자’ 무더기 배출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광주 표심을 싸늘하게 식게 했다는 분석”이라고 했다.
전남일보는 사설에서 “전체 선거인의 절반에 크게 미치지 못하는 사람이 투표했다는 것은 분명 성찰이 요구되는 사안이다. 지방 정부를 이끌 지역 일꾼을 뽑는데 지역민들의 관심이 저조했음을 의미한다. 무엇보다 정치권이 유권자들이 투표해야 할 동기를 부여하는데 실패했다는 점을 꼽을 수 있다”며 “더불어민주당 텃밭인 광주의 경우 3개월 전 치러진 대선 패배로 유권자의 실망감이 큰 상황에서 4년만에 정권을 내준 민주당이 말로만 혁신을 외쳤을 뿐 후보 공천 과정부터 각종 잡음을 일으켜 정치 무관심을 부채질했다”고 지적했다.
무등일보도 9면 기사에서 “시도 모두 역대 지방선거를 통틀어 가장 저조한 투표율을 보인 것은 더불어민주당 독점으로 인한 ‘정치 염증’이 투표 거부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라고 했다.
민주당 경선에 참여한 정치권 관계자는 무등일보에 “대선 패배 이후 ‘반성과 혁신’을 외치던 지역 민주당은 형식적인 메시지 한 번 내놓은 것 말고는 한 게 없다. 반성은커녕 지역 국회의원 간 구태의연한 ‘담합 공천’과 친인척과 보좌진 및 그 가족을 서로 챙기는 ‘품앗이 공천’으로 유권자들을 정치 밖으로 내몰았다”고 말했다.
무등일보는 사설에서 “민주당은 광주의 전국 최저 투표율을 엄중하게 인식하고 사즉생 각오로 변화에 나서길 촉구한다”며 “정치권에서는 경선파당과 무더기 무투표 당선 등이 시민들을 선거에서 등을 돌리게 한 요인으로 분석한다. 민주당과 무소속이 격돌하는 전남의 경우 전국 최고 투표율을 기록한 것이 그 반증이라는 점에서 광주시민들의 정치 무관심, 혹은 정치 혐오를 불러일으킨 책임은 오롯이 민주당에 있다”고 주장했다.
무등일보는 이어 “방송사 출구조사에 따르면 이처럼 낮은 투표율에도 광주시민과 전남도민들은 국민의힘 후보에게 높은 지지율을 보냈다. 민주당에 대한 경고요, 변화에 대한 갈망의 반증에 다름 아니다. 민주당의 뼈를 깎는 혁신가 변화를 당부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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