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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조는 양보안 냈는데 사측이 요지부동” 대우조선 파업 사태 ‘분수령’

고용노동부 장관 현장 방문, 막바지 설득 작업에 ‘주목’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이 19일 경남 거제 거제·통영·고성 조선하청지회 조합원 점거 농성 중인 대우조선해양 1도크를 찾아 유최안 대우조선 하청지회 부지부장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공동취재) 2022.7.19 ⓒ뉴스1 
 
대우조선해양 하청노동자들의 파업 투쟁이 50일 가까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가까스로 노사간 협상이 재개돼 19일로 5일째 진행되고 있지만 여전히 난항을 겪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노조 측은 ‘최대한의 양보안’을 내놨지만, 사 측은 기존 입장에서 거의 물러서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가운데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이 이날 대우조선해양 현장을 직접 방문해 노사 양측을 만나 막바지 설득 작업에 나설 것으로 알려지면서 고착됐던 노사간 협상에 물꼬가 트일지 주목되고 있다. 노조 측은 대우조선해양이 2주간 여름휴가 돌입하기 전인 22일까지 파업 투쟁의 ‘분수령’이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이 장관은 이날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국무회의 이후 모든 일정을 취소하고 대우조선해양 사내하청 노조 파업 현장이 있는 거제 옥포조선소로 향했다.

이 장관은 0.3평의 철창 구조물에 들어가 농성 중인 유최안 금속노조 거제통영고성조선하청지회(하청노조) 부지회장도 직접 만났다. 나아가 이 장관은 노사 양측을 모두 만나 대화를 나눌 것으로 알려졌다. 그간 노사정 대화를 강조해왔던 한국노총 출신 노동부 장관인 만큼 이 장관의 ‘거제행’이 마지막 설득 작업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과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 등이 19일 경남 거제 거제·통영·고성 조선하청지회 조합원 점거 농성 중인 대우조선해양 1도크를 찾아 유최안 대우조선 하청지회 부지부장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공동취재) 2022.7.19 ⓒ뉴시스
앞서 이날 오전 11시부터 노사간 협상이 재개된 상태다.대우조선해양 원·하청 노사 4자 협상이 기본 틀이지만, 실질적인 협상 테이블에는 하청업체와 하청노조가 앉아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핵심 쟁점은 ‘임금’ 부분인 것으로 전해졌다. 하청노조 관계자는 이날 민중의소리와의 전화통화에서 “핵심은 임금인데 아직까지 의견 접근이 잘 안 되고 있다”고 말했다.

하청노조는 지난 15일 파업 이후 처음으로 노사간 협상이 재개되던 당시 “구체적이고 현실적인 노조의 안”을 자체적으로 정리해 사측에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장혁 전국금속노동조합 위원장이 19일 서울 중구 정동 민주노총에서 열린 대우조선 하청노동자 파업 윤석열 정부 담화문 규탄 금속노조 긴급 기자회견에서 윤석열 정부 규탄 공권력 투입 시도 중단 발언을 하고 있다. 2022.07.19 ⓒ민중의소리

금속노조 윤장혁 위원장은 이날 서울 서대문구 민주노총 회의실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30% 삭감된 임금을 원상회복 해달라는 게 그간 요구였는데, 이를 대폭 축소해서 제시했다. 이 사태를 원만하게 해결하기 위한 내용을 가지고 사측과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며 “(하지만) 어제까지 교섭에서 회사는 전혀 태도의 변화가 없었다”고 전했다.

민주노총 양경수 위원장은 “실제 대우조선해양의 대주주가 산업은행이고 산업은행을 움직일 수 있는 건 정부다. 회사가 (양보)안을 내놓지 않고 있는 건 정부가 안을 내놓지 않고 있는 걸로 해석할 수 있다”며 “노조가 수차례 양보안을 제시하고 수년간 임금이 삭감됐음에도 노조가 또 양보안을 내놨다. 그럼에도 정부가 아무런 안을 내놓지 않고 있는 건 ‘대화에 나서라’는 대통령의 말과 달리 해결 의지가 없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결국은 ‘실권’을 가지고 있는 원청인 대우조선해양과 그의 대주주인 산업은행, 그리고 정부가 직접 나서서 풀어야 한다는 게 노조 측의 주장이다. 이 장관의 이날 ‘거제행’이 주목되는 이유다. 

양경수 위원장은 “노조는 최대한의 양보안을 교섭테이블에 내놨다. 이제 공은 산업은행과 원청 대우조선해양에 돌아갔다”며 “오늘 오전에 (부처 장관들이 모이는) 국무회의가 열렸는데, 노동부 장관이 (거제에) 들고오는 내용이 뭔지에 따라 투쟁이 끝날지 아니면 윤석열 대통령이 공언한대로 공권력이 투입되어 강대강으로 걷잡을 수 없는 파국으로 나아갈지가 오늘내일 결정될 것으로 판단한다”고 밝혔다.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과 윤장혁 전국금속노동조합 위원장과 간부들이 19일 서울 중구 정동 민주노총에서 열린 대우조선 하청노동자 파업 윤석열 정부 담화문 규탄 금속노조 긴급 기자회견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22.07.19 ⓒ민중의소리
앞서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용산 대통령실 출근길에서 기자들과 만나 ‘대우조선 현장에서 파업을 하고 있는데 공권력 투입까지도 생각하느냐, 그렇다면 시기는 어느 정도로 생각하냐’는 질문에 “산업 현장에 있어서, 또 노사 관계에 있어서 노든 사든 불법은 방치되거나 용인돼서는 안 된다”며 “국민이나 정부나 많이 기다릴 만큼 기다리지 않았나 생각이 된다”고 답했다.

이를 두고 공권력 투입을 통한 강제진압이 임박한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이후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과 윤희근 경찰청장 후보자가 이날 오전 헬기를 타고 거제로 급히 내려가 현장 상황을 직접 파악하면서 긴장이 고조되기도 했다.

노조는 정부의 ‘공권력 투입’에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양 위원장은 “모두가 입 모아 ‘불법엄단’을 외치는데 이게 정부냐, 검찰이냐”고 비판했다.

금속노조 윤장혁 위원장은 “윤석열 정부가 공권력을 투입한다면 즉각 총파업에 돌입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와 별도로 금속노조는 다음날인 20일 총파업에 돌입한다. 금속노조는 거제 대우조선해양과 용산 대통령실 앞에서 각각 총파업 대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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