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조선노동당 정치국 회의 "실제적인 행동으로 넘어가야 한다"
한반도에서 북미 강대강 대치가 심화되는 국면에서 북 외무성은 최근 연이은 미사일 발사에 대해 “조선반도의 군사적 긴장을 고조시키는 한미연합훈련들에 대한 우리 군대의 응당한 대응행동조치”라고 밝혔다.
10월 6일 북 외무성은 미국과 그 동맹국가들이 자신들의 응당한 대응조치를 “유엔안전보장이사회에 부당하게 끌고 간 데 대해 강력히 규탄한다”는 공보문을 발표했다. 이번 북 외무성의 공보문은 자신들의 최근 연이은 미사일 발사가 ‘한미군사훈련들에 대한 맞대응행동’이라는 점을 밝히고, 유엔 안보리의 논의의 부당성을 환기시키기 위해 발표된 것으로 보인다.
북은 미국의 항공모함 로널드 레이건함이 9월 23일 부산항에 입항하고 각종 한미군사훈련이 진행된 이후 미사일을 연거푸 발사했다. 9월 25일, 28일, 29일 그리고 10월 1, 4일 6일에 걸쳐 9발의 미사일을 발사했으니 2주가 평균 2~3일에 한번씩 미사일을 쏜 것이다. 미사일 개발 과정의 시험발사일 경우 발사 다음날 북에서 보도를 통해 공개해왔으나 이번 미사일 발사의 경우 보도가 없었다. 따라서 이번 미사일은 시험발사가 아니라 미사일 발사 훈련이라고 보는 것이 타당할 것이다.
이번에 발사된 미사일의 사정거리를 보면 그 훈련의 의미를 유추해 낼 수 있다. 9월 25일 발사한 미사일은 600km를 비행했다. 미사일이 발사되었다고 전해지는 평안북도 태천공항에서 부산항까지의 거리가 대략 620km이다. 부산항에 입항하는 로널드 레이건함을 염두에 둔 훈련이었을 가능성이 제기되는 이유이다. 9월 28일, 29일, 10월 1일 평양 순안공항에서 발사된 미사일은 350km를 비행했다. 공교롭게도 10월 1일 국군의날 기념식이 열린 계룡대와 평양시 사이의 거리가 350km이다. 따라서 그 세 번의 미사일은 한국군을 겨냥한 훈련일 가능성이 있다.
이와 달리 10월 4일 미사일은 중거리 이상 미사일이었다. 아침 7시 23분경 북에서 발사된 미사일은 일본 상공을 통과하여 4,500km를 비행했다. 괌까지의 거리가 3,700km이다. 미사일의 속도는 마하 17이었다. 즉 극초음속미사일이었다. 극초음속은 미사일 방어망을 무력화시킬 수 있는 최신 무기체계이다. 즉 미국의 미사일요격망을 뚫고 전략무기의 발전기지인 괌이나 하와이를 공격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군사훈련이었다고 볼 수 있다.
10월 6일 발사한 미사일은 각각 350km와 800km를 비행한 것으로 전해진다. 10월 5일 훈련을 마치고 한국 해역을 떠났던 로널드 레이건함이 동해 공해상으로 다시 재진입하는 상황에서 발사된 미사일이다. 다른 한편 평양과 일본 사세보 주일미해군 기지까지의 거리가 741km, 미해병항공군과 전투공격기가 있는 이와쿠니 기지까지의 거리가 790km라는 점도 유의할 필요가 있다.
결국 9월 25일부터 시작된 연이은 미사일 발사는 한반도에 전개되는 미군사력, 그 군사력이 출동하는 주일미군기지, 괌기지, 하와이기지 그리고 한국군의 주요 기지를 타겟으로 하고 있다는 분석이 가능해진다. 그리고 “한미군사훈련들에 대한 맞대응”이었다고 밝힌 10월 6일 북 외무성 공보문은 이같은 분석이 타당함을 뒷받침해준다.
북은 지난 1월 19일 조선노동당 제8기 제6차 정치국회의를 열고 “미국의 적대시 정책과 군사적 위협이 더 이상 묵과할 수 없는 위험계선에 이르렀다”는 평가를 내리고 “물리적 힘을 더 믿음직하고 확실하게 다지는 실제적인 행동에로 넘어가야 한다”는 결론을 내렸다. 그리고 “잠정중지하였던 모든 활동들을 재가동하는 문제를 신속히 검토해 볼 데 대한 지시를 해당부문에 포치”했다.
3월 10일 김정은 위원장이 서해위성발사장을 방문하여 “군사정찰위성을 비롯한 다목적위성들을 다양한 운반로케트로 발사할 수 있게 현대적으로 개건확장”할 과업을 제시하고, 3월 24일 ‘신형대륙간탄도미사일 화성포 17형’을 시험발사했다. 또한 6월 21~23일간 진행된 조선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확대회의에서 “국가방위력을 혁명발전의 새로운 단계가 요구하는 수준에로 급속히 강화발전시키는데서 나서는 중핵적인 문제들”을 토의하고, “전선부대들의 작전임무를 추가확정”하는 조치를 취했다.
이상의 조치들은 1월 정치국회의에서 결정한 국방력 강화를 목표로 한다. 그리고 최근 연이은 미사일 발사 훈련은 미국의 군사적 움직임에 대응하는 조치이다. 따라서 지난 1월 정치국회의에서 결정된 “실제적인 행동”은 국방력을 강화하는 것을 한 축으로, 한미 양국의 군사적 움직임에 대응조치를 취하는 것을 또 하나의 축으로 하여 설정되었다고 볼 수 있다.
북 정치구조의 특성 상 당의 결정은 일고의 타협이 없는 “결사관철”의 대상이다. 국방력 강화를 위한 조치도, 군사적 대응조치도 마찬가지다. 북의 미사일이 일본 상공을 비행하던 9월 24일 일본에서 대피령이 울리고 열차운행까지 중단된 것으로 전해진다. 한미, 혹은 한미일 군사훈련이 지속될수록 이같은 불안은 더욱 심화될 것이며, 그 불안은 일본을 넘어 미국으로까지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아니 북의 군사행동은 미국으로까지 불안이 확산되는 것을 지향할 것이다. 북은 지난 2021년 1월 8차 조선노동당 당대회에서 “미국을 제압하고 굴복시키”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대미 강대강 노선을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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