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신문 솎아보기] 감사원 대통령실 직보 문자에 한겨레 “감사원 사무총장 국무회의 참석 배제해야”
노벨문학상에 프랑스 소설가 아니 에르노…“금기 파헤쳐” “체험하지 않은 허구 쓰지 않아”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국민의힘과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 등을 상대로 낸 가처분 신청이 법원에서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국민의힘 윤리위원회는 이번 가처분 신청, 윤석열 대통령과 당내 인사들에 대한 거친 언사 등을 이유로 이 전 대표에 대해 ‘당원권 정지 1년’을 추가 징계했다. 이에 조선일보는 석달 간의 ‘이준석 사태’가 일단락됐다며 “국민의힘이 (정권) 초반의 실패를 만회할 시간이 있다”고 평가했다.
감사원 실세로 불리는 유병호 감사원 사무총장이 지난 5일 대통령실(이관섭 국정기획수석)에 보낸 문자가 알려지면서 비판이 거세다. 동아일보 등이 감사원의 독립성이 흔들렸다는 평가를 내놓는 가운데 한겨레는 국무위원도 아니면서 국무회의에 참석하고 있는 유 사무총장의 국무회의 참석을 막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프랑스 소설가 아니 에르노(82)가 2022년 노벨문학상 수상자로 선정됐다. 계급과 젠더 불균형을 예리하게 드러낸 자전적 소설로 그동안 수상 후보에 거론됐던 인물이다. 현재 119명의 노벨문학상 수상자 중 여성으로는 17번째다. 프랑스 기성 문단에선 금기를 다루는 그의 작품에 대해 ‘노출증’이라고 평하기도 했다.
이준석 제거 성공한 국민의힘
재판부는 지난번 ‘주호영 비대위’의 경우 기존 당헌에 있는 비대위 전환 요건인 ‘비상상황’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봤지만 ‘정진석 비대위’는 개정한 당헌에 따라 문제 없다고 판단했다. 지난 6일 서울남부지법 민사51부는 “개정 당헌에 따라 지난달 8일 정진석 비대위를 출범한 당 전국위원회 의결에 대해 실체적·절차적 하자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면서 이 전 대표가 ‘정진석 비대위’ 효력을 정지해달라며 낸 가처분 신청을 기각했다. 조선일보는 이 소식을 전하며 “‘정진석 비대위’는 법적 리스크를 벗고 정상 출항할 수 있게 됐다”고 평가했다.
이런 가운데 7일 0시30분경 시점에 국민의힘 윤리위는 이 전 대표에 대한 중징계를 의결했다. 사실상 ‘이준석 당 대표 제거’에 성공한 셈이다. 동아일보는 “‘30대 당 대표’ 16개월만에 최대 정치적 위기”라고 평가했다.
조선일보는 정치면 “與, 당협위원장 임명·차기전대 속도낸다”란 기사에서 “이번 법원의 결정으로 국민의힘 지도체제는 정상화 수순을 밟게 됐다”며 “당 지도부는 우선 67곳에 달하는 비어있는 당원협의회 위원장 공모를 통해 조직 안정에 나서고 내년 2월로 예상되는 새 지도부 선출을 위한 전당대회 준비에 본격 착수할 수 있게 됐다”고 전했다. 조선일보는 차기 당권 주자로 김기현, 안철수, 유승민, 나경원 등의 인사를 거론했다.
일단 이 전 대표의 패배로 일단락했지만 갈등의 불씨는 남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조선일보는 “갈등은 언제는 재점화될 수 있는 분위기”라며 “당 내부에선 조만간 시작될 당협위원장 교체 과정에서 비윤계 인사들이 대거 배제될 경우 새로운 당내 대치 전선이 생길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고 보도했다.
조선일보는 “석 달 만에 끝나는 이준석 사태가 與에 남긴 것”이란 사설에서 대선과 지선에서 승리한 국민의힘이 최근 내홍에 빠졌다가 사태가 정리됐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 신문은 “국민 지지를 바탕으로 강력한 국정 정상화와 개혁에 매진해야 할 집권 초기를 이해할 수 없는 내분으로 허송세월했다”며 “이 전 대표와 친윤계 핵심들이 막말을 주고받으며 싸우는 것이 일상이 됐다”고 요약했다.
그러면서 “신선한 청년 정치에 대한 기대가 환멸로 바뀐 와중에 원내대표를 비롯한 친윤 핵심들은 각종 실책과 말실수, 구설에 휘말려 물러났다”며 “경제·안보 위기 속에 집권 여당이 몇 달 동안 아무 역할도 하지 못한 채 막장 싸움만 벌이니 국민들이 이런 정부에 등을 돌린 건 당연한 일일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 전 대표 측이 사실상 패배했기에 이번 당내 갈등은 ‘이준석 사태’로 불리게 됐다. 그러면서 정권 초 정부와 여당의 실책을 끝낼 분기점으로 봤다. 조선일보는 “이준석 사태는 정치에서 인내와 절제, 타협이 얼마나 중요한지 새삼 일깨워준다”며 “국민의힘이 초반의 실패를 만회할 시간은 있다”고 했다.
다른 신문들도 이번 법원의 결정으로 사태가 일단락된 점과 여당의 책임을 말했다. 한국일보는 사설 “이준석 가처분 기각, 국민의힘 여당 책임 다해야”에서 “이제 더는 분란을 되풀이해선 안 된다”며 “당 주류 진영은 무리한 권력투쟁이 ‘정당 민주주의’에 반한단는 법원의 애초 지적만은 깊이 새길 필요가 있다”고 했다.
세계일보도 사설 “법원, 이준석 가처분 기각…與, 표류 끝내고 민생 전념하길”에서 “안정적인 국정운영을 위해 더는 집권여당이 분란 속에 표류하는 일은 없어야겠다”며 “국민의힘은 이젠 민생에 전념해 집권당다운 면모를 보여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서울신문 역시 사설 “‘이준석 리스크’ 덜어낸 與, 국정 안정에 매진하라”에서 비슷한 주장을 폈다.
감사원-대통령실 직보 문자 논란
유병호 감사원 사무총장이 ‘서해 공무원 피살 사건’에 대한 감사원 감사가 절차상 위법이라는 내용의 한겨레 보도 관련 대통령실 이관섭 국정기획수석에게 ‘오늘 또 제대로 해명 자료가 나갈 겁니다. 무식한 소리 말라는 취지입니다’라는 문자메시지를 보낸 사실이 지난 5일 알려졌다. 이에 윤 대통령은 지난 6일 “감사원 업무에 (대통령실이) 관여하는 것은 법에도 안 맞고 또 그런 무리를 할 필요도 없다”며 선을 그었다.
언론에선 감사원의 독립성이 무너져있다고 평가했다. 동아일보는 사설 “감사원 실세의 ‘용산 직보 문자’ 들통, ‘독립기관’ 어찌 믿나”에서 “감사원에 대한 기사는 주로 감사의 내용과 절차, 즉 감사의 실체에 관한 것인데 그 진위를 대통령실이 묻고 감사원이 답하는 것 자체가 감사원의 독립성에 반하는 부적절한 일”이라고 했다.
감사원은 최근 서해 공무원 피살뿐 아니라 국민권익위원회, 방송통신위원회 등에 대한 감사도 진행 중이다. 이에 동아일보는 “감사원의 독립성과 중립성이 의심받지 않아야 그나마 논란을 줄일 수 있는 상황인데, 대통령실과 감사원은 완전히 거꾸로 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국일보도 사설 “유병호 문자 논란…감사원 독립성 믿을 수 있겠나”에서 “감사원이 ‘정권의 사냥개’(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라는 비판에 휩싸이는 것은 단지 감사원의 체면 문제가 아니다”라며 “앞으로 어떤 감사 결과를 내놓아도 국민이 곧이곧대로 받아들이지 않고 정쟁의 대상이 될 여지가 크다”고 봤다. 세계일보는 사설 “문자 교환한 대통령실과 감사원, 정치적 중립 유념하라”에서, 국민일보는 사설 “공정성 의심받는 감사원, 독립기관 본분 지켜라”에서 비슷한 비판을 했다.
한겨레는 유 사무총장이 국무위원이 아닌데도 국무회의에 참석하고 있는 점을 지적했다. 사설 “윤 대통령, 감사원 사무총장 국무회의 참석부터 배제해야”에서 “문제의 문자도 정부서울청사에서 국무회의 시작 전에 보낸 것이라고 한다”며 “앞서 방통위과 권익위 위원장의 국무회의 참석을 불허한 윤석열 정부가 정작 헌법적 독립기관인 감사원의 사무총장은 참여시키는 모순을 드러내고 있다”고 비판했다. 한겨레는 “감사원 감사에 대한 ‘불관여 의지’가 분명하다면 물의를 일으킨 유 사무총장의 국무회의 참석부터 그만두게 하는 게 맞다”고 덧붙였다.
또한 한겨레는 “유 사무총장과 최 감사원장은 서해 공무원 피살 사건과 권익위에 대한 감사에서 드러났듯 법절차를 뛰어넘는 감사를 수없이 강행하고 있다”며 “감사원이 ‘검찰 대신 감사원’이라는 모욕적 비판을 받은 것도 처음있는 일인데 그럼에도 언론의 정당한 비판은 ‘무식한 소리’라고 매도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노벨문학상, 프랑스 작가 아니 에르노
스웨덴 한림원은 2022년 노벨 문학상 수상자로 아니 에르노를 선정했다고 6일 발표했다. 한림원은 “개인 기억의 뿌리, 소원, 집단 통제를 드러낸 용기와 임상적 예민함”을 선정 이유로 꼽았다.
경향신문에 따르면 에르노는 1940년 프랑스 릴본에서 카페 겸 식료품점을 운영하는 소상인의 딸로 태어났다. 1960년 루앙대학교 문학부에 입학했고 졸업 후 중등학교 교사로 일하다가 1971년 현대문학 교수 자격시험에 합격해 2000년까지 문학 교수로 학생을 가르쳤다. 1972년 자전적 소설 ‘빈 옷장’으로 등단했고 1984년 ‘남자의 자리’로 르노도상을 받았다.
1991년 출간한 대표작 ‘단순한 열정’은 연하의 외국인 유부남과 사랑을 그렸다. 경향신문은 “임상적 해부에 버금가는 칼 같은 글쓰기에 가까운 철저하게 객관화한 시선을 유지하며 사랑의 치명성과 열정을 진단했다”며 “예민한 열정 분석으로 반(反)감정 소설로 불린다”는 평을 전했다. 출간 당시 프랑스 르몽드는 “단정하고 간결하고 차가운 문장들. 화해도, 양보도, 심리 분석도 없다”고 평가했다. “보여주되 설명하지 않는 글쓰기 스타일도 인정받았다”고 전했다.
과거 프랑스에서 불법이던 자신의 임신중단 경험을 쓴 ‘사건’(2000)을 비롯해 여성의 섹슈얼리티, 가부장제 폭력성, 노동계급의 문화결핍과 부르주아의 위선 등을 문학에 담았다. 한편 프랑스 기성 문단에선 금기를 드러낸 그의 작품에 대해 폭로로 점철된 ‘노출증’이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한국 언론은 관련 소식을 전하며 자전적 글쓰기를 강조했다.
중앙일보 “‘내가 직접 체험한 것만 쓴다’ 노벨문학상에 아니 에르노”
동아일보 “허구 아닌 체험한 것만 글로 써…낙태-빈곤 등 날것 그대로 ‘폭로’”
한국일보 “계급·젠더 불균형 포착한 자전적 글쓰기…노벨문학상, 프랑스의 아니 에르노”
한겨레 “‘자전소설’로 젠더·계급 탐구 노벨문학상에 아니 에르노”
세계일보 “‘체험하지 않는 건 쓰지 않는다’…은유 없이 객관적 문체 구사”
서울신문 “날 선 자전적 이야기, 날것의 욕망 벗겨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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