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신문 솎아보기] 한동훈 “수사받는 당사자가 쇼핑하듯 수사기관 선택” 발언에 경향 “여당에 입당하는 편이 나은 선택일 듯”
노동자 사망에 이어 손가락 절단 사고까지, 여야 국감서 SPC 질타…“밤샘·장시간 노동 위험”

더불어민주당이 25일 윤석열 대통령의 국회 시정연설에 불참하겠다고 밝혔다. 민주당사 내부 민주연구원에 대한 검찰 압수수색에 항의하는 차원이다. 이에 조선일보는 민주당이 대통령 시정연설을 보이콧하는 것에 대해 “부끄러운 ‘헌정 처음’ 기록을 또 세울 건가”라고 비판했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지난 24일 “수사받는 당사자가 쇼핑하듯이 수사기관을 선택할 수 있는 나라는 적어도 민주국가 중에는 없다”며 민주당이 대장동 특검을 주장하는 것에 대해 반박했다. 경향신문은 “법무부 장관은 검찰총장을 지휘·감독하면서 구체적 사건에 관여할 수 있는 자리”라며 “이래서 공정 수사가 가능하겠냐”고 지적했다. 

SPC그룹 계열사인 SPL 경기 평택 제빵공장에서 23살 노동자가 사망한지 8일 만에 SPC 계열사인 경기 성남 샤니 제빵공장에서 40대 노동자의 손가락이 절단되는 사고가 발생하면서 지난 24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고용노동부 국정감사에서 관련 질타가 이어졌다. 

▲ 25일자 아침신문 1면 모음
▲ 25일자 아침신문 1면 모음

 

이재명 최측근 정진상까지 출금, 검찰의 이재명 조준 논란

검찰이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최측근인 정진상 정무조정실장을 ‘성남FC 후원금’ 수사를 위해 출국금지했다. 지난 24일 검찰이 김용 민주연구원 부원장의 ‘불법 대선 자금’ 8억여 원 수수 혐의와 관련해 민주당사 내 민주연구원에 대한 압수수색을 재차 시도해 진행했다. 정 실장과 김 부원장, 이 대표는 모두 혐의를 부인하며 검찰에 대한 비판입장을 드러냈다. 

민주당은 이를 검찰의 야당 탄압으로 규정하고 25일 윤 대통령의 국회 시정연설 불참의 뜻을 밝혔다. 조선일보는 민주당의 불참에 대해 비판했다. 이날 사설에서 “대통령 시정연설 ‘보이콧’은 우리 헌정사에 유례가 없는 일”이라며 “과거 국무총리가 대통령 대신 연설을 낭독할 때 야당 의원들이 퇴장한 사례는 있지만 대통령 취임 첫해에, 그것도 대통령이 직접 참석해 연설하겠다고 밝힌 상황에서 야당이 이를 거부한 적은 없었다”고 지적했다. 

▲ 25일자 동아일보 1면
▲ 25일자 동아일보 1면

 

조선일보는 “민주당은 대통령 시정연설에 참석하는 조건으로 대장동 사건에 대한 특검 수용과 미국 순방 당시 윤 대통령 발언에 대한 사과를 내걸었다”며 “국회의원이 국회에서 대통령 연설을 듣는 데 조건을 단 경우도 없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민주당은 지금 검찰의 대장동 수사를 ‘야당 탄압’이라고 규정하고 이 대표 ‘방탄’에 당력을 집중하고 있다”며 “시정연설 거부도 이 연장선에 있다”고 부연했다. 

이어 “민주당은 ‘방탄’을 하더라도 국회의원으로서 해야 할 기본 책무는 하기 바란다”며 “자랑스럽지 않고 부끄러운 ‘헌정사상 처음’ 기록은 그만 세웠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한겨레는 사설 “민생외면 극한대치 풀고 정치복원 나서야”에서 민주당의 시정연설 거부를 다뤘다. 이 신문은 “시정연설은 형식상 국회의원들 앞에서 하지만, 내용은 국민에게 내년도 나라 살람살이를 설명하고 이해와 협조를 구하는 것”이라며 “시정연설 거부는 자칫 다수당의 횡포로 비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당대표를 겨냥한 검찰 수사가 부당하다 할지라도 169석의 민주당 의원들에겐 내년 예산안을 심의·확정할 헌법적 책무가 있다는 사실을 가볍게 여겨선 안 된다”고 주장했다. 

투쟁과 민생 챙기기를 분리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한겨레는 “검찰 수사와 별개로 정치는 계속돼야 한다”며 “대치만 하며 시간을 흘려보내기엔 국회에 쌓인 과제가 너무나 많다”고 했다. 이어 “이 대표가 이날 ‘부산저축은행 사건’을 제외한 대장동 특검을 여당에 수정 제안했다”며 “여야는 이 논의를 출발점 삼아 정치의 복원을 적극 모색하기 바란다”고 했다. 

한동훈 민주당 비판 발언 논란

한동훈 장관은 “근거 없는 음모론을 제기하는 것은 정치의 영역이지만 법원이 발부한 영장을 힘으로 막고 물건을 던지는 것은 범죄의 영역”이라며 검찰 압수수색에 반발하는 민주당을 직접 겨냥한 발언을 내놨다. 여의도 일각에서 한 장관이 차기 총선에서 국민의힘을 진두지휘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고, 검찰이 야당 대표를 겨냥한 수사를 하고 있다는 논란이 이어지는 가운데 한 장관이 야당을 직접 비판하면서 해당 발언도 논란이다. 

▲ 25일자 국민일보 정치면 사진기사
▲ 25일자 국민일보 정치면 사진기사

 

경향신문은 사설 “야당 자극하는 한동훈, 이래서 공정 수사 가능하겠나”에서 “검찰 수사를 놓고 형평성 논란이 제기되는 판에 법무부 장관이 야당을 거친 말로 직공한 것은 매우 부적절했다”며 “한 장관이 정치 행보를 한다는 말이 나오는 상황에서 검찰에 수사 가이드라인을 제시한 것으로 받아들여질 소지도 크다”고 비판했다.  

경향신문은 “야당의 특검 주장은 검찰의 편향 수사가 원인을 제공한 측면이 있다”며 검찰이 김용 부원장을 구속하고 서울 전 국방장관과 김홍희 전 해경청장을 구속하며 이 대표와 문재인 전 대통령 등에 칼을 겨누고 있으면서 김건희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등의 수사는 손을 놓고 있는 점을 언급했다. 

이 신문은 한 장관을 향해 “지금처럼 야당과 그 의원들과 말싸움 하면서 정치적 위상을 높이고 싶다면 장관직에서 물러나 여당에 입당하는 편이 자신이나 법무부를 위해 나은 선택이 될 것”이라고 했다. 

언론에서도 SPC 비판 목소리 

SPC 계열사에서 사망사건에 이어 손가락 절단 사고까지 이어지면서 지난 24일 국회 환노위 국감에선 SPC에 대한 비판이 나왔다. 관련 소식을 언론에서도 비중있게 다뤘다. 

동아일보 사회면 “SPC 16개사 산재사고 5년간 759건…‘2인1조 엄격하게 안지켜’”를 보면 SPC그룹은 “내규상 모든 작업을 2명이 함께하도록 규정하고 있지 않다”며 “2명이 근무해도 서로 다른 작업을 할 수 있다”고 말하지만 박종식 한국노동연구원 부연구위원의 말을 빌어 “2인1조 근무 원칙은 작업을 나눠서 하라는 게 아니고 같이 동시에 작업하라는 것”이라며 “돌발 상황에 신속하게 대처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 25일 동아일보 사회면 기사
▲ 25일 동아일보 사회면 기사

 

동아일보는 “철저한 시설 투자와 인력 배치가 없었던 점도 반복적 사고의 원인이 됐다”고 분석하며 임이자 국민의힘 의원이 “SPL는 올해 안전예산(5억8200만 원)을 지난해보다 20.4% 줄였다”며 “산업안전보건 조치를 제대로 안 했다”는 지적을 함께 전했다.  

한겨레는 사설 “밤샘·장시간 노동 위험성 드러낸 SPC 잇단 산재”에서 “세계보건기구(WHO) 산하 국제암연구소는 일찌감치 주야 교대 근무(야간 노동)를 2급 발암물질로 지정한 바 있다”며 “야간 노동이 생명과 안전에 미치는 악영향이 드러나면서 선진국에선 야간에는 일정 시간 이상 일하지 못하도록 하는 등 규제에 나서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겨레는 “윤석열 정부는 과로를 줄이기보다는 ‘노동시간 유연화’를 통해 장시간 노동의 길을 터주는 방안을 밀어붙이고 있으니 우려스럽기만 하다”라며 “이윤이 사람의 생명보다 먼저일 순 없음을 새겨야 할 때”라고 경고했다.   

경향신문에는 박래군 인권재단 사람 이사의 칼럼 “SPC그룹의 안전을 대하는 태도”가 실렸다. 박 이사는 최근 SPC에 대한 불매운동에 대해 “사람이 죽어나갔는데도 버젓이 기계를 돌리고, 회사의 외국 진출 소식을 보도자료로 내기 바쁘고, 빵 만들다 죽어간 사람 빈소에 그 빵을 내놓는 그런 태도 때문”이라며 “노동자를 사람으로 보지 않고, 야간에 장시간 근무를 시켜도 상관없는 값싼 노동력으로만 보고 있기 때문”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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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일보는 사설 “탐욕에 생명·안전 경시한 SPC그룹…엄정 조치 뒤따라야”에서 “고용노동부는 SPC그룹 식품 계열사 전체를 대상으로 강력한 산업안전보건 기획 감독을 하기로 했다”며 “당국은 이번 감독을 통해 중대재해의 구조적 원인을 찾아 개선하고 엄정하게 처벌해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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