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 여러분이 대통령을, 세상을 바꿀수 있어"
공무원노조 대규모 총회 "바꿔야 바뀐다"…문재인 "해고자복직 전향적 해결해야"
조현미 기자 | ssal@mediatoday.co.kr
입력 : 2012-10-20 17:53:04 노출 : 2012.10.20 18:06:13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 후보가 공무원 해고자 복직 문제를 전향적으로 해결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명박 정부가 공무원노조의 해고자 조합원 자격 문제 등을 이유로 노조 설립 신고를 막고 있는 것도 옳지 못하다고 밝혔다.

문재인 후보는 20일 오후 서울 잠실종합운동장 올림픽주경기장에서 전국공무원노동조합(위원장 김중남·공무원노조) 주최로 열린 ‘부정부패 척결, 공직사회 개혁, 민주노조 사수’ 조합원 총회에 참석해 “지금까지 공무원노조 활동을 이유로 공직에서 해고된 해고자가 140여 명에 달한다”며 “특히 정부 정책에 단순 반대 의사를 표명하거나 시국선언에 참여한 것만으로 형사고발 당하고 해임·파면되는 것을 보면서 참으로 마음 아팠다”고 밝혔다.

문 후보는 “이명박 정부에서 노동은 늘 소외됐다. 공무원들의 노동기본권도 무시되고 있다”며 “이제는 달라져야 한다. 공무원도 노동기본권을 누릴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문 후보는 공무원 노사관계를 파행으로 이끌고 있는 이명박 정부도 비판했다.

   
▲ 전국공무원노조 총회에 참석한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 후보. ⓒ전국공무원노조

 

그는 “해고자의 조합원 자격 등을 이유로 노조 설립신고를 막는 것도 옳지 못하다. 해고자 복직 문제도 이제 전향적으로 해결해야 한다”며 “노조 설립 과정에서 해고되거나 부정부패 척결과정에서 해고된 공무원의 복직과 사면이 즉각적으로 이뤄져야 한다. 해직자복직특별법 통과를 위해 민주통합당 차원에서 최선을 다 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 후보는 총회에 참석하지 않고 심재철 새누리당 최고위원을 통해 축사를 대독했다. 심재철 최고위원은 “오늘 총회를 통해 공무원 여러분의 마음을 하나로 모아서 국민에게 신뢰받는 깨끗한 공직사회를 만들어 주길 바란다. 더 큰 자긍심을 갖고 일할 수 있도록 근무여건 개선을 위해 노력하겠다”는 박 후보의 축사를 대독했다.

안철수 무소속 후보는 동영상 축사를 통해 “대통령 혼자서 모든 문제를 해결하고 바꿀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대통령과 공무원은 파트너다. 지혜를 모으면 세상의 변화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 20일 오후 서울 잠실종합운동장 올림픽주경기장에서 전국공무원노조 총회가 열렸다. ⓒ전국공무원노조

 

이날 총회에는 전국에서 모인 공무원노조 조합원 4만7000여 명과 가족 등을 포함해 5만여 명이 참석했다.

노조는 이날 총회에서 △설립신고 쟁취 △해직자 원직복직 △공무원보수 인상 및 보수결정구조 개선 △대학생자녀 학자금 쟁취 △조건 없는 5·6급 근속승진제 쟁취 △공무원·교사 정치표현의 자유 등 대정부교섭요구안을 확정했다.

김중남 공무원노조 위원장은 “12월 대선을 통해 들어설 차기 정부는 공무원노조의 실체를 인정하고 정상적인 노사관계를 정립해야 한다”며 “14만 명에 달하는 공무원들을 불법단체에 가입해 있다고 주장하면서 국정운영을 한다면 그것이 어찌 정상적인 정부라 할 수 있겠냐”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우리는 오늘 역사적인 총회를 통해 ‘우리가 바꾸면 세상이 바뀐다’는 것을 분명하게 확인했다”며 “좋은 행정을 실천해 평화와 평등한 나라를 실현시켜 가겠다”고 밝혔다.

김영훈 민주노총 위원장은 “공무원노조의 지난 10년은 정권의 하수인을 거부하고 공무원도 노동자라고 하는 우리사회 민주주의를 앞당기는 역사적인 투쟁이었다”며 “우리 노동자들은 악법을 지키는 사람이 아닌 악법을 바꾸는 사람들이다. 공무원노조의 100년 역사를 기원한다”고 말했다.

   
▲ 20일 전국공무원노조 총회에서 깜짝 공연을 벌인 와락 꼬마 난타팀. ⓒ전국공무원노조

 

전체 참석자들은 공공운수노조 국립오페라합창단지부, 공무원 200인 합창단과 함께 아침이슬을 합창했다. 쌍용자동차 해고노동자들의 자녀들로 구성된 ‘와락 꼬마 난타팀’이 깜짝 출연해 난타 공연도 선보였다.

사회를 맡은 노종면 YTN 해직기자는 “대통령으로 누가 뽑히냐에 따라 우리의 삶이 바뀐다고 생각했는데 이제 생각을 바꿀 수 있게 됐다. 여러분이 대통령을 바꿀 수 있고 세상을 바꿀 수 있다”며 “외부인으로 사회를 맡아 걱정했는데 우리가 같은 생각을 가진 노동자라는 것을 확인하고 간다”고 말했다.

이날 총회에는 백기완 통일문제연구소 소장·심상정 진보정의당 창당준비위원회 대선 후보·이정희 통합진보당 대선 후보 등이 참석했다. 총회가 끝난 뒤에는 들국화의 공연이 이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