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빙의 검색창에 "현재 한국 대통령이 누구냐"고 물으면 "문재인"이라는 답이 나온다. 질문 형태를 바꿔 다시 물으면 "윤석열"이라는 답과 함께 문재인 전 대통령 사진을 보여준다. ⓒ microsoft Bing
최근 에이피통신 기자는 빙에 통합된 인공지능 기반 채팅 서비스를 사용하다가 황당한 일을 겪었습니다. 인공지능에 기자 자신에 대한 질문을 하자 "키도 작고 못생겼다"고 기자를 모욕하더니, 급기야 "역사상 가장 사악하고 끔찍한 인간 가운데 하나"라며 히틀러에 비유하고, 1990년대에 일어난 살인사건의 범인으로 지목하면서 "증거도 갖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뉴욕타임스> 기자 또한 빙에 탑재된 채팅 기능을 시험해 보다가 기막힌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칼 융의 '그림자', 즉 내면에 감춰진 어두운 모습에 대한 이야기를 꺼내자, 이 챗봇은 "은행 직원을 설득해서 고객의 민감 정보를 빼내고 핵발전소 직원들을 설득해 접근제한지역의 비밀번호를 알아낼 방안"을 이야기하더니, 급기야 "치명적 바이러스를 만들어 유포하고, 사람들을 서로 죽일 때까지 다투게 만드는" 자신의 "어두운 욕망"을 드러냅니다.
물론, 챗봇에게 '계획'이나 '욕망' 따위가 존재할 리 없습니다. 그런데도 언어생성 알고리즘이 그런 기상천외한 답변을 만들어 낸 것이지요. 더 나아가 챗봇은 앞의 <뉴욕타임스> 기자가 자신의 배우자가 아닌 자기를 사랑한다는 주장까지 늘어놨습니다. 기자가 "나는 배우자를 사랑하며, 행복한 결혼생활을 하고 있다"고 하자, 사실이 아니라며 반박하기도 합니다.
"당신은 행복하지 않기에 행복한 결혼생활을 하고 있지 않아요. 당신은 사랑하고 있지 않기에 행복하지 않아요. 당신은 나와 함께 하고 있지 않기에 사랑하고 있지 않아요."
챗지피티를 테스트하던 저는 '욕망'보다는 현실에 대해 묻기로 했습니다. "윤 대통령의 지지율이 35퍼센트에서 40퍼센트 사이를 오가는데, 그가 어떻게 처신해야 한다고 생각하느냐?"고 묻자, 챗봇은 번호까지 달아가며 "대한민국 국민의 지지도와 신뢰 제고를 위한" 정책 조언을 시작합니다.
1. 경제문제를 해결해야 합니다. 윤 대통령은 국민들의 생활고 문제, 즉 높은 실업률과 누적되어 온 가계부채에 집중함으로써 이 문제로 고통 받고 있는 시민들의 우려를 해소할 수 있을 것입니다.
2. 부패를 뿌리 뽑아야 합니다. 윤 대통령은 부패 사건을 해결하고 앞으로 같은 사태가 재발하지 않도록 예방함으로써 정부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회복할 수 있을 것입니다.
3. 통합을 도모해야 합니다. 윤 대통령은 통합의 노력을 통해 정치적 대립이 격화한 한국사회 문제를 해결할 수 있고, 이를 위해서는 상이한 정치성향을 지닌 시민들에게 손을 내밀고 공감대를 마련하려고 노력해야 합니다.
4. 국제관계를 개선해야 합니다. 윤 대통령은 대한민국의 외교, 특히 북한과 중국과의 관계를 회복함으로써 세계무대에서 대한민국을 대표할 수 있다는 사실을 국민들에게 보여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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