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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세의 구속 이후…'디지털 무법자들' 뒷배는 누구인가

전지윤 사회운동가·연구평론가

misotolenin@gmail.com

사회운동가·연구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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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회

  • 입력 2026.06.12 19:25

  • 수정 2026.06.12 1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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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세의 구속으로 돌아보는 사이버렉카의 해악

여성 혐오와 관음증적 프레임의 잔혹한 구조

'보수우파 대변자' 자처해 극우 유튜버 정체성

5·18 왜곡하고 조국·이재명 등 정치인도 표적

"민주당 성비위 취재 막으려 구속" 음모론까지

'정의 구현'을 내세운 지독한 디지털 마녀사냥

황색언론의 공모와 보수권력의 끈끈한 카르텔

사법부는 무능·방조…구조적 토대 뜯어고쳐야

얼마 전, 대표적인 '사이버렉카'인 가로세로연구소(이하 가세연) 김세의 대표의 구속은 너무나 뒤늦었지만 그나마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었다. 김세의는 이번에 고 김새론 배우가 미성년자 시절부터 동료 배우인 김수현 씨와 교제하며 성관계를 맺었다는 등의 악의적인 허위 사실을 유포한 혐의로 구속됐다.

특히 이 과정에서 카카오톡 대화 화면을 조작하고, 음성 파일까지 짜깁기하여 가공해 낸 범죄 수법이 밝혀졌다. 이는 디지털 기술을 악용한 악질적 기만행위였다. 사실 가세연과 김세의라는 존재가 우리 사회에 끼친 해악은 이번 사건에만 그치지 않으며, 이미 아주 오래전부터 구조적이고 뿌리 깊은 문제였다.

대중적 이슈가 된 사건을 자극적으로 다루거나, 검증되지 않은 폭로를 통해 막대한 조회 수 수익 및 후원금을 벌어들이는 유튜버들을 이른바 ‘사이버렉카’라고 부른다. 뻑가, 구제역, 카라큘라 등의 이름이 알려져 있지만, 가세연은 그 수많은 디지털 포식자들 중에서도 가장 심각하고 파괴적인 수준이라는 비판을 받아왔다.

김건모, 이선균, 쯔양, 한예슬, 김새론… 이들의 무차별적인 사생활 침해와 마녀사냥으로 인해 벼랑 끝으로 내몰린 피해자들은 당장 기억 속에 떠오르는 사람만 해도 이렇게 많다. 슬프게도 이들 중 일부는 저들의 잔인한 돌팔매질과 사회적 조리돌림 속에서 이미 세상을 떠나 다시는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넜다.

 

고(故) 김새론의 사망 원인이 배우 김수현의 채무 압박 때문이라는 등 허위 사실을 유포한 혐의를 받는 김세의 가로세로연구소 대표가 26일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2026.5.26. 연합뉴스

가세연이 대중을 선동하는 방식은 집요하면서도 잔혹했다. 이들은 특히 여성 연예인들을 표적으로 삼아 혐오와 모욕, 비방을 일삼으며 가학적인 괴롭히기를 즐겼다. 대상이 된 여성의 과거사나 사생활을 현미경 들이대듯 파헤치고, 이를 선정적으로 소비하도록 유도하며 관음증적 대중 심리를 자극했다.

더구나 가세연은 단순한 연예계 가십을 다루는 사이버렉카에 머무르지 않았다. 이들은 스스로를 '보수 우파의 대변자'로 자처하는 극우 유튜버의 정체성을 동시에 지니고 있었기에, 정치인과 그 자녀들, 나아가 역사적 비극의 희생자들까지 서슴지 않고 자신들의 돈벌이 수단으로 삼아 괴롭혀 왔다.

가세연은 조국 몰이에 앞장서며 조국 당시 법무부 장관이 '사모펀드를 통해 중국 공산당의 자금을 지원받았다'는 황당무계한 음모론을 유포했고, 그의 자녀인 조민 씨에 대해서도 '빨간색 외제차를 타고 다닌다'는 허위 사실을 유포하여 비방을 퍼부었다. 이재명 당시 민주당 대선 후보에 대해서도 '어린 시절 소년원에 다녀왔다'라는 허위 사실을 유포했다.

김혜경 여사의 낙상사고가 발생했을 당시에는 이를 '부부싸움으로 인한 폭행 결과'라는 식의 악질적인 프레임으로 왜곡해 헛소문을 퍼뜨렸다. 5·18 민주화운동과 관련해서도 '북한군 개입설'과 '간첩 배후설'을 지속적으로 유포하며, 국가적 비극의 희생자들과 유가족들의 가슴에 대못을 박았다.

가장 기가 막히는 지점은, 이들이 자신들의 추악한 코인 장사와 인간 사냥을 툭하면 '정의 구현'이나 '국민의 알 권리'라는 명분으로 포장했다는 사실에 있다. 이들이 생산해 내는 파편화된 정보, 조작된 가짜뉴스, 맥락을 거세한 프레임 속에서 타깃이 된 인물은 순식간에 사회적으로 용납할 수 없는 인간쓰레기, 추악한 위선자, 혹은 악녀로 둔갑해 버렸다.

 

김세의 가로세로연구소 대표 관련 방송 화면 갈무리

이렇게 디지털 단두대 위에 제물이 올려지면, 알고리즘의 파도를 타고 분위기에 휩쓸린 무수한 대중이 몰려들고, 그들은 수많은 댓글과 악플을 달며 디지털 조리돌림의 집단 광기에 동참하게 된다.

표적이 된 사람은 만신창이가 되어 사회적 낭떠러지로 밀려나게 된다. 일부 피해자들은 결국 그 절벽 끝에서 스스로 몸을 던졌다.

이러한 약탈적 방식은 이들이 설령 '피해자를 돕는다'는 명분을 내세울 때조차 본질적으로 조금도 다르지 않았다. 먹방 유튜버 쯔양과 관련한 사안에서 가세연 김세의가 보여준 행태가 이를 증명한다. 당시 김세의는 ‘구제역을 비롯한 협박 범죄자들을 고발하고 처단한다’는 거창한 명분을 내세웠다.

그러나 그 과정에서 당사자인 쯔양에게 그 어떤 양해나 허락도 구하지 않은 채, 피해자가 과거의 아픔 속에서 필사적으로 숨겨온 비밀과 사생활을 대중 앞에 무차별적으로 폭로해 버렸다. 쯔양이 이에 대해 강력히 항의하자 김세의는 거꾸로 “피해자 코스프레 하지 말고 까불지 말라”며 안하무인격으로 협박을 가했다.

즉, 이들에게는 피해자가 진정으로 무엇을 원하는지, 어떤 고통을 겪고 있는지는 단 하나도 중요하지 않았다. "가해자에 대한 응징과 신상공개가 피해자를 위한 길이자 '정의 구현'이라고 말하는 사이버레커들의 주장에는 현실성이 없다. 이들의 목적은 피해자의 회복이 아니다."(유호정, '사이버레커와 여성폭력 사건들 – 정의 구현에 활용된 성폭력')

고 김새론 배우의 비극적인 사례 역시 이와 비슷하다. 김새론의 음주운전은 잘못이었지만, 가세연을 비롯한 사이버렉카들과 황색언론들은 단순한 비판에 그치지 않고, 그녀의 인생 전체를 송두리째 부정하며 끝없는 비난과 극단적인 혐오를 부추겼다. 그 잔인한 돌팔매질 끝에 김새론 배우가 비극적인 죽음에 이르렀음에도 불구하고, 저들은 반성이나 사과를 하지 않았다.

오히려 그들은 곧바로 또 다른 표적을 찾아 눈에 불을 켜고 나섰다. 저들이 새로 조준한 타깃은 '김새론이 미성년자일 때부터 사귀었으며, 나중에는 그녀에게 돈을 갚으라고 강요하여 죽음으로 몰고 간' 것으로 지목된 동료 배우 김수현 씨였다. 가세연은 또다시 '김새론을 위하여'라는 명분을 앞세워, 밑도 끝도 없는 의혹들을 쏟아내기 시작했다.

 

고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를 조롱하는 가로세로연구소 김세의(오른쪽) 씨와 강용석 변호사(가운데), 김용호 전 기자(왼쪽). 2026.5.26. YTN 보도 갈무리

이 과정에서 이미 세상을 떠난 김새론의 과거 사생활과 신상 정보들은 또다시 무덤에서 파헤쳐져 대중 소비용으로 선정적으로 전시됐다. 고인은 죽어서도 온전히 눈을 감지 못하고, 그 시체마저 저들의 추악한 유튜브 코인 장사에 끌려다니며 철저하게 도구화된 셈이다. 이번 구속영장 실질심사를 앞둔 상황에서도 김세의가 보인 행태는 달라지지 않았다.

그는 '내가 베트남과 필리핀 현지까지 직접 날아가 민주당 정치인들의 성비위 의혹을 취재하고 있었는데, 정권과 수사기관이 그것을 막기 위해 나를 표적 구속하려 한다'는 황당한 음모론을 펼쳤다. 자신이 위선적인 권력자들의 비리를 캐며 '정의를 구현'하다가 부당한 정치적 탄압을 받는 순교자인 양 포장하는 상투적인 수법이었다.

그런데 김세의 구속 앞에서 우리가 잊지 말아야 할 것들이 있다. 우리는 이 야만적인 디지털 폭력 산업이 유지될 수 있었던 배후와 토대를 직시해야 한다. 이 현상 안에는 우리가 결코 간과해서는 안 될 세 가지 핵심적인 연결고리가 존재한다. 첫째, 사이버렉카와 기성 족벌·황색언론의 추잡한 공모 관계다.

이번에 조선일보를 비롯한 주류 언론들은 '사회적 문제를 일으켜 온 유튜버 김세의가 구속됐다'며 마치 강 건너 불구경하듯 하는 태도를 보였다. 그러나 고 김새론 배우가 '관심 종자'로 낙인찍혀 사회적 매장을 당할 때, 고 이선균 배우가 '좋은 인상 뒤로 마약이나 일삼던 타락한 연예인'으로 뭇매를 맞을 때 이들 족벌언론과 황색언론들은 팔짱만 끼고 있지 않았다.

그들은 사이버렉카들이 배설해 놓은 자극적인 루머를 '네티즌 의혹 제기' 등으로 포장해 기사화하며 먹잇감을 던져주었고, 대중이 더 잔인하게 물어뜯을 수 있도록 멍석을 깔아주었다. 사이버렉카의 목소리를 제도권 언론이라는 더 거대하고 신뢰도 높은 스피커로 전파하며 그 파괴력을 증폭시킨 주범이 바로 그들이었다.

사실 사이버렉카의 행태는 기성 황색언론들이 수십 년간 클릭 수 장사를 위해 보여온 악질적인 보도 행태를 벤치마킹하여 가장 극단적이고 야수적인 형태로 발전시킨 것일 뿐이다. 사이버렉카들이 터뜨리는 선정적 ‘이슈’들을 가장 부지런히 퍼나르던 대표적 족벌언론 조선일보의 경우를 보자.

그들은 건설노동자 고 양회동 씨를 '건폭(건설현장 폭력배)'으로 몰아 마녀사냥하며 윤석열 정권과 함께 죽음으로 내몰았다. 그의 비극적인 죽음 앞에서는 '건설노조가 동료의 분신을 방조하고 기획했다'는 반인륜적인 가짜뉴스를 조작해 고인을 두 번 죽였다. 그들은 여전히 양회동 열사와 그 유족들에게 진심 어린 사과도 하지 않고 있다.

 

사이버렉카의 심각성은 지난 이선균 비극 당시에 문화예술인들의 기자회견에서도 제기됐다/ '오마이TV' 동영상 갈무리.

둘째, 사이버렉카 및 극우 유튜버들과 보수 우파 권력 집단 간의 끈끈한 정치적 카르텔이다. 이러한 공생 관계는 특히 윤석열 정권 시기에 극에 달했다. 윤석열 대통령의 취임식부터 대표적인 극우 유튜버(사이버렉카)들이 빠짐없이 대거 초청받았다.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실이 이들과 긴밀히 소통하며 관리하고 있다는 의혹은 정권 내내 끊이지 않았다.

심지어 가세연의 김세의는 이러한 권력의 뒷배를 믿고 2023년과 2024년에 연거푸 집권 여당이었던 국민의힘 전당대회에 최고위원 후보로 도전했다. 당시 국민의힘 박성중 최고위원 후보자를 비롯하여, 대표적인 친윤석열계 핵심 실세였던 윤상현 의원 등이 김세의의 최고위원 출마 선언식에 참석하거나 공개적으로 지지하고 응원하는 장면이 연출되기도 했다.

셋째, 경찰과 검찰, 그리고 사법부라는 국가 제도권의 철저한 방조와 무능이다. 수사기관과 법원은 이들 디지털 무법자들이 타인의 피눈물과 고통 위에서 거대한 코인 장사를 하며 폭리를 취하는 동안 이를 방치해 왔다. 사이버렉카와 극우 유튜버들의 행태가 날이 갈수록 추악해지고 야수적인 수준으로 진화해 갔음에도, 단속이나 수사 움직임은 찾기 어려웠다.

김세의와 구제역 같은 사이버렉카들이 막장 아귀다툼을 벌이다가 스스로 '범죄의 물증'과 녹취록들을 자해 폭로하는 순간에 이르러서야 겨우 마지못해 수사에 착수하는 시늉을 냈을 뿐이다. 법원을 비롯한 사법부의 태도 역시 소극적이기만 했다. 예컨대 가세연이 조국의 자녀 조민 씨를 타깃 삼아 지속적으로 괴롭혔을 때, 법원은 '조민이 비싼 외제차를 타고 다녔다는 가세연의 주장은 허위 사실이지만 무죄'라고 판결했다.

'조민은 공인의 자녀이고, 이 문제는 공적 관심사에 해당한다'는 논리였는데, 사이버렉카들에게 '공익'이라는 면죄부의 날개를 달아준 판결이었다. 물론 간혹 벌금형 등의 처벌도 있었지만 저들이 올리는 수익이 벌금의 수십, 수백 배에 달하는 상황에서 아무런 의미나 효과가 없었다. 사법 제도의 무능 속에서 사이버렉카 산업은 갈수록 비대해졌다.

이런 문제점들에 대한 사회적 고민이 커지는 속에서 이재명 정부는 악의적 허위조작정보 유포자에 대한 징벌적 손해배상제를 골자로 하는 '정보통신망법 개정안'을 추진하여 국회 본회의 통과 및 공포를 완료했다. 하지만, '진보적' 지식인과 언론 단체들마저 '언론과 표현의 자유'를 말하면서 그것을 반대하며 막아서기 일쑤였고, 뒤늦게 가까스로 통과된 상황이다.

단지 상징적인 사이버렉카가 한 명이 구속되었다고 해서 우리 사회의 디지털 병폐가 해결된 것은 아니다. 우리가 진정으로 해야 할 일은 사이버렉카들이 이토록 야만적인 방식으로 타인의 삶을 파괴하고 떼돈을 벌면서도 오랫동안 아무런 제재도 받지 않고 법과 제도를 비웃듯이 피해갈 수 있었던 구조적 배경을 낱낱이 밝혀내고, 그 토대를 뜯어고치는 일이다.

전지윤 사회운동가·연구평론가 misotolenin@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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