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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만금 잼버리 중단 안한다지만…이탈·폭염 우려 여전

영국·미국·싱가폴 철수…6일 K-POP 콘서트 대규모 운집 우려 커져

전남 주민들이 지난 4일 전남 부안군 잼버리공원에서 '2023 새만금 제25회 세계스카우트잼버리' 숙영지를 바라보고 있다. 2023.08.04. ⓒ제공 : 뉴시스
폭염 속에서 온열환자가 속출했던 2023 새만금 세계스카우트 잼버리가 일단 계속 진행된다. 한국 정부가 편의시설 보강, 의료 인력 확충, 대체 프로그램 확대 등을 연이어 내놓으며 간신히 ‘대회 중단·조기 폐막 수모’는 면하는 모양새지만 사실상 축소 운영이 불가피하다.

준비 소홀에 따른 비판, 향후 추가 질환자 발생 우려 등도 여전하다. 전체 참가자 15%가량을 차지하는 영국·미국은 최종 이탈을 결정했고 추가 이탈 국가가 나올 가능성이 남아있다.

한덕수 국무총리와 조직위원회 공동위원장을 맡고 있는 김현숙 여성가족부 장관은 5일 정례 브리핑을 열고 세게 잼버리를 중단하지 않고 예정대로 오는 12일까지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오전부터 조직위원회와 각국 대표단이 열었던 긴급 회의 결과다. 한덕수 국무총리는 “각국 대표단이 대회를 중단하지 않고 계속 진행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조직위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 참가국은 153개국, 참가자는 4만2,493명이다. 철수를 결정한 영국(4,600여명)과 미국(1,500여명) 참가단은 전체 참가자 15% 규모다. 싱가포르(70여명) 역시 철수한다. 나머지 150여개국 3만5천여명은 세계 스카우트연맹이 잼버리 중단을 권고에도 대회를 계속 이어간다. 최창행 잼버리 조직위 사무총장은 “(영국 미국 등의)조기 철수 결정을 존중한다. 다만 대원들과 끝까지 활동하지 못하게 된 점은 유감스럽다”고 말했다.

 

 

 

지난 4일 전북 부안군 세계스카우트잼버리 텔타구역에서 스카우트 대원들이 천막 아래에서 더위를 피하고 있다. ⓒ제공 : 뉴스1

폭염이 계속되는 상황에서 대회 강행이 결정되면서 우려는 잦아들지 않고 있다. 이날 오후 4시 현재 대회 장소인 전북 부안 기온은 35도를 기록하고 있다. 야외 활동은 불가능한 기온이다. 기상청에 따르면 대회 종료인 12일까지 낮 최고 기온은 34~35도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계속 진행’ 결정에 대해 우려가 커지는 이유다. 오는 6일 오후 열리는 ‘K-POP 콘서트’가 변수다. 무더위 속 대형 행사에 다수 인원이 집결할 경우 안전·온열 사고 우려는 더 커진다.

대회는 계속 진행되지만 사실상 축소 결정과 다름없다. 고온에 따라 프로그램은 대폭 줄어들 전망이다. 야외 프로그램은 사실상 제외되고 에어컨 등 냉방 장치가 있는 실내 프로그램과 활동량이 적은 프로그램만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윤석열 대통령이 서울과 평창, 경주, 부산 등 각 시도에 협조를 요청해 관광 프로그램을 긴급 배치한 배경도 여기에 있는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관광 프로그램을 신청하는 모든 스카우트 참가자를 지원할 계획이다.

정부는 부랴부랴 때늦은 대응에 나섰다. 지난 4일 69억원의 예비비를 통해 잼버리 대회 지원하기로 했다. 국토부는 에어컨을 상시 가동하는 쿨링 버스 200여대를 긴급 배치했고 국방부는 그늘막과 캐노피 수십동을 설치했다. 의사 28명, 간호사 18명 등 의료인력이 보강됐다. 700여명의 서비스 인력이 추가 투입된다. 한 총리는 이날 “새만금 잼버리 현장에서 여러 문제가 개선되고 있지만 아직 충분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면서 “참가자들이 완전히 만족할 때까지 더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뒤늦게 대응에 나섰지만 남긴 상처는 컸다. 야당은 “잼버리 대회를 좌초 위기에 몰아넣은 것은 윤석열 정부의 안일한 대응”이라고 비판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이날 논평을 내고 “스카우트연맹을 밀어내고 대회 준비를 주도한 것은 정부”라며 “그러나 공동위원장이 5명인 관계로 의사결정도 제대로 안되고 예산도 제때 집행되지 않았다고 한다. 꿈과 희망 속에서 펼쳐져야 할 세계잼버리대회가 악몽과 사고로 점철될 동안 윤석열 정부는 무엇을 했나. 윤석열 정부가 손대는 일마다 최악의 상황에 빠지고 있다”고 비판했다. 

 

 

 

윤석열 대통령과 부인 김건희 여사가 지난 2일 전북 부안군 새만금 일대에서 열린 2023 새만금 제25회 세계스카우트잼버리 개영식에서 전 세계 스카우트 대원들의 꿈과 도전을 응원하며 종이비행기 날리기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2023.08.02.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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