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졸업식 ‘입틀막’에 분노한 카이스트 동문들 “윤 대통령, 과학 아닌 ‘가학대통령’”

“명백한 심기경호...윤 대통령, 졸업생·국민에 사죄해야”

17일 오후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 앞에서 카이스트 동문들이 'R&D 예산 삭감·졸업생 강제 연행 윤석열 정부 규탄 카이스트 동문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4.02.17. ⓒ뉴시스
한국과학기술원(KAIST·카이스트) 졸업식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축사 도중 졸업생이 강제로 끌려 나간 사건에 대해 카이스트 동문들은 "쫓겨난 졸업생과 전체 카이스트 구성원에게 사죄하라"고 촉구했다.

카이스트 동문들은 17일 용산 대통령 집무실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R&D(연구개발) 예산 삭감으로 불투명한 미래를 마주하는 카이스트 졸업생들 앞에서 미안함이라고는 찾을 수 없는 공허한 연설을 늘어놓고서는 행사의 주인공인 졸업생의 입을 가차 없이 틀어막고 쫓아낸 윤 대통령의 만행에 분노를 금할 수 없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더불어민주당 영입인재인 황정아 한국천문연구원 박사(95학번)를 비롯해 10학번 졸업생까지 다양한 학번의 카이스트 졸업생들이 참석했다.

황 박사는 "졸업식날 가장 축하 받아야 할 주인공인 학생이 입을 틀어막히고 사지가 들려나가는 경악할 사건이 벌어졌다"면서 "그 학생이 R&D 예산 복원이라는 그 한마디를 끝맺지 못하고 끌려나갔다. 이런 일이 백주대낮 남의 잔칫집에서 일어난 데 대해 참담한 금할 수 없다"고 분노했다.

그는 "R&D 예산 삭감의 여파가 가장 먼저 도착한 게 대학원 학생들이다. 박사후연구원의 신규 채용이 막힌 것"이라며 "졸업생들에게 얼마나 큰일인지 알기에 그 학생의 외침은 혼자만의 목소리가 아님을 알리고 싶다"고 강조했다.

 

16일 오후 대전 유성구 한국과학기술원(KAIST)에서 열린 2024년 학위수여식에서 한 졸업생이 졸업식을 방문한 윤석열 대통령에게 항의하자 경호원들로부터 제지를 당하고 있다. (대전충남공동취재단) 2024.2.16 ⓒ뉴스1

카이스트 동문들은 정부의 R&D 예산 삭감이 이번 사태의 원인이라고 지목했다. 이들은 "연구비가 삭감돼 많은 교수들과 박사후 연구원이 연구장비를 구입하지 못하거나 수년간의 연구를 축소, 폐기해야 하는 상황에 놓여 있고, 대학원생들은 연구를 할 시간에 당장 생계를 위한 아르바이트를 해야 하는 처지에 놓였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 사태를 발생시킨 '1등 책임자' 윤 대통령은 졸업생들이 당장의 예산 삭감에 갈 곳을 잃어 불안한 마음을 갖고 참석한 이 졸업식에서 파렴치하게 허무맹랑한 연설을 했다"면서 "어찌 졸업생들이 분노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라고 반문했다.

카이스트 동문들은 "우리는 정부의 R&D 예산 삭감 이후 연구과제의 존폐가 달려 수개월 동안 무언의 ‘입틀막’을 강요당해 왔다"면서 "더 이상 두고볼 수만은 없다. 수십만 카이스트 동문과 대학원생, 학생들, 교수들이 모두 나서서 이제는 국가의 미래를 걸고 대통령에게 강력하게 항의하고 요구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윤 대통령에게 ▲R&D 예산 원상 복원 ▲쫓겨난 졸업생에게 공식 사과 ▲카이스트 구성원 및 대한민국 과학기술자에게 대국민 사과 등을 촉구했다. 카이스트 동문들은 기자회견 후 대통령실 관계자에게 이 같은 요구가 담긴 의견서를 전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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