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2대 총선 사전투표일을 하루 앞둔 4일 오후 대전 서구 둔산동 대전시청에 마련된 사전투표장에서 선거관리위원회 관계자들이 막바지 점검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제22대 총선 사전투표일을 하루 앞둔 4일 오후 대전 서구 둔산동 대전시청에 마련된 사전투표장에서 선거관리위원회 관계자들이 막바지 점검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5일부터 이틀간 4·10 총선 사전투표가 실시되는 가운데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 모두 3~4%포인트로 당락이 갈리는 박빙 지역구를 50여곳으로 꼽았다. 여야는 선거에 임박할수록 접전지가 늘어나고 있다며 사전투표 독려에 나섰다. 4일부터 실시된 여론조사는 공표가 금지돼, 엿새 동안 ‘여론조사 없는 선거운동’이 펼쳐진다.

국민의힘은 4일, 전체 254개 지역구 중 55곳이 경합지역이라고 밝혔다. 정양석 중앙선거대책위원회 부위원장은 이날 서울 여의도 당사 브리핑에서 “국민의힘이 전국 55곳에서 3~4%포인트로 이기거나 진다”며, 지역별로는 서울 15곳, 인천·경기 11곳 등 수도권이 26곳이고, 충청권 13곳, 부산·경남 13곳, 강원 3곳이라고 말했다. 정 부위원장은 “초박빙 지역에서 선방하면 국민의힘이 반드시 승리한다. 반대로 여기서 무너지면 개헌 저지선(100석)마저 뚫릴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서울 중·성동, 영등포, 광진, 동작, 용산 등 서울 ‘한강 벨트’ 대부분과 부산 북구, 강서, 경남 김해, 양산 등 ‘낙동강 벨트’ 대부분을 박빙 지역으로 분류하고 있다. 선대위 관계자는 “가장 걱정이 우리 지지층의 사기 저하”라며 “지지층이 투표를 포기하게 하면 안 되니까 투표하면 박빙 지역에서 이길 수 있다는 메시지를 계속 내는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의힘 내부적으로는 지역구 80~85곳은 우세이고, 비례대표(국민의미래)는 16~17석을 확보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또 다른 선대위 관계자는 “분위기가 좋아지면 지역구와 비례 합쳐 120석까지는 확보할 수 있다고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민주당도 선거일이 다가올수록 경합지역이 50곳 안팎으로 확대되는 양상이라고 밝혔다. 한병도 선거대책위원회 전략본부장은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최근 여론조사를 보면 윤석열 정권 심판에 힘을 실어주자는 기류와 이에 위기감을 느낀 (보수층의 움직임으로) 양당 결집 현상이 동시에 발생하는 게 뚜렷한 흐름”이라며 “민주당 우세지역은 110석, 경합지역은 확대돼 50석 이상일 수 있다”고 말했다. 경합지역이 수도권뿐 아니라 부산·울산·경남으로 확대되고 있다는 게 민주당의 판단이다.

여야 모두 5~6일 사전투표를 시작으로 지지층을 투표장으로 끌어내는 데 총력을 쏟고 있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오전 당사에서 “법을 지키는 선량한 시민들이 범죄자를 이길 것이라는 기세를 사전투표에서 보여주길 바란다”며 “국민의힘은 254곳 후보가 모두 사전투표 첫날에 투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 위원장은 사전투표 장소를 2030 세대가 많은 서울 신촌으로 정했다. 그는 서울 강동 유세에서 “저는 내일 이화여대와 연세대 등이 있는 신촌에서 사전투표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대 부근을 사전투표 장소로 택한 것은 ‘이대생 미군 성상납 발언’으로 물의를 빚은 김준혁 민주당 후보를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총투표율이 2020년 총선 때(66.2%)와 비슷한 65%를 넘기면 민주당에 유리할 거라고 판단하고 있다. 민주당은 ‘사전투표율 30%’를 목표로 삼고, 주요 지지층인 40~50대 직장인들을 최대한 사전투표장에 끌어내겠다는 계획이다. 지난 총선 사전투표율은 26.69%였다. 이재명 대표는 이날 아침 부산역 광장에서 “투표지는 종이로 만든 탄환”이고 “참여가 곧 권력”이라며 사전투표에 나서자고 호소했다. 그는 “내일과 모레, 반드시 사전투표에 참여하시고, 남은 기간은 투표에 참여하지 않을 분들을 설득해서 참여하게 해달라”고 말했다.

서영지 기자 yj@hani.co.kr 강재구 기자 j9@hani.co.kr 선담은 기자 sun@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