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화운동 유가족들과 민주유공자법 제정 추진활동을 벌여온 단체 관계자들이 2일 오전 서울 중구 세종대로 [조선일보] 사옥 앞에서 '민주유공자법 왜곡보도 일삼는 조선일보 규탄'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민주화운동 유가족들과 민주유공자법 제정 추진활동을 벌여온 단체 관계자들이 2일 오전 서울 중구 세종대로 [조선일보] 사옥 앞에서 '민주유공자법 왜곡보도 일삼는 조선일보 규탄'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조선일보는 그 입을 다물라."

민주화운동 유가족들과 민주유공자법 제정 추진활동을 벌여온 단체 관계자들이 2일 오전 서울 중구 세종대로 [조선일보] 사옥 앞에서 '민주유공자법 왜곡보도 일삼는 조선일보 규탄'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전국민족민주유가족협의회(유가협) 민주유공자법제정추진위원단과 박종철기념사업회·이한열기념사업회·전태일재단은 이날 발표한 기자회견문을 통해 △조선일보는 더 이상 민주유공자법을 왜곡 보도하지 말 것, 그리고 △그같은 행위가 계속 이어질 경우 '민주유공자들에 대한 명예훼손 소송'은 물론 '조선일보 불매운동'을 적극 벌여나갈 것을 천명했다.

지난 4월 24일 [조선일보]가 사설을 통해 전날 국회 정무위원회가 민주유공자예우법 제정안(민주유공자법)을 직회부한 사실을 거론하며, 민주당이 문재인 정부때도 같은 법안을 냈다가 2021년 스스로 철회했으나 지난 총선에서 승리하자 안면몰수하고 다시 밀어붙인 '의회폭거'라고 비판하는 등 민주유공자법 제정에 시종 반대하는 입장을 취한데 대한 항의이다.

노성철 연세대학교 민주동문회 회장과 송승현 성신여대 권희정열사 추모사업회 회장이 기자회견문을 낭독했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노성철 연세대학교 민주동문회 회장과 송승현 성신여대 권희정열사 추모사업회 회장이 기자회견문을 낭독했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기자회견 참가자들은 같은 날 [조선일보]가 ''운동권 특혜' 논란에도...巨野, 입법권력 쥐고 유공자법도 강행'이라는 제하의 기사에서 '절차적인 면, 내용적인 면 모두 민주유공자법이 아니라 반민주 유공자법'이라고 한 여당 정무위 간사인 강민국 의원을 인용하며, '운동권 셀프특혜법', '깜깜이 심사' 등으로 왜곡보도했다고 비판했다.

[조선일보]는 사설에 이어 지난 4월 27일 보도에서도 "이 법이 제정되면 방화로 경찰관 7명을 죽인 동의대 사건, 운동 자금 마련한다고 무장 강도 짓을 한 남민전 사건, 무고한 민간인을 '프락치'로 몰아 감금·폭행한 서울대 민간인 고문 사건 관련자가 민주유공자가 돼 대를 이어 온갖 혜택을 누리게 된다"거나 "(민주당 법안대로라면)국보법 위반 전력자들까지 그 대열에 합류할 수 있다"고 악의적 보도를 이어갔다고 지적했다.

특히 '일반적인 국가유공자는 자격 여부를 보훈심사위원회가 심의·의결하지만 민주유공자 대상자 명단과 공적은 개인정보라는 이유로 비밀이라고 한다'고 주장하는 등 '날조'도 서슴치 않았다고 맹비난했다.  

사진 왼쪽부터 장남수 유가협 회장, 장현일 추모연대 의장, 이덕우 전태일재단 이사장, 김학규 박종철기념사업회 이사, 김남수 전민동 회장, 정해랑 주권자전국회의 공동대표, 강새봄 이한열기념사업회 이사.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사진 왼쪽부터 장남수 유가협 회장, 장현일 추모연대 의장, 이덕우 전태일재단 이사장, 김학규 박종철기념사업회 이사, 김남수 전민동 회장, 정해랑 주권자전국회의 공동대표, 강새봄 이한열기념사업회 이사.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장남수 유가협 회장은 "조선일보는 사실도 아닌 이야기를 어떻게 그렇게 거짓말로 꾸면서 보도하는 것인지 이해가 안된다"며, "사과도 안하고 정정보도도 하지 않는 이런 신문이 도대체 어디있냐"고 항의했다.

동의대사건 관계자는 수혜 해당자에 없으며, 사망자로 분류된 대상자에도 국가보안법 사건은 포함되어 있지 않다는 것.

장 회장은 [조선일보]의 사과와 정정보도가 없으면 대대적인 불매운동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장현일 민족민주열사·희생자 추모·기념단체연대회의(추모연대) 의장은 민주화운동 명예회복 보상심의위원회가 발간한 『민주화운동 백서』를 들고 나와 "이 책자에는 민주화운동 관련자들이 '가나다' 순으로, 또 사건순서로 기술되어 있다"고 하면서 '깜깜이'라는 [조선일보]의 보도와 달리 모든 관련자들이 공개되어 있다고 말했다.

이 백서에는 동의대사건 관련 부상자가 한분 수록돼 있는데, 부상자이긴 하지만 등외 등급자로서 민주화유공자법 대상은 아니라는 것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조선일보] 보도가 사실과 다르다는 지적이다.

장 의장은 "그동안 보도를 보면 조선일보는 항상 민주화유공자법에 대해 폄훼하기에 급급해서 그것이 갖는 긍정성과 역사적 의미에 대해 이야기한 적이 없다"고 하면서 "이번에 조선일보는 온갖 왜곡과 날조를 일삼으면서까지 이 법의 국회통과를 막고 있고 만약 통과될 때에는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해야 한다는 분위기를 조성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덕우 전태일재단 이사장은 "조선일보는 그간 난항을 겪던 민주유공자법안이 이번에 국회 본회의 직회부가 되면서 21대 국회 회기말 본회의에서 통과가 될 것으로 예상되자 윤석열 대통령에게 거부권을 행사하라는 차원에서 허위 날조기사를 양산하고 있다"고 직격했다.

그러면서 "헌법상 언론의 자유가 있기 때문에 조선일보의 강제 폐간은 반대하지만 이렇게 가짜뉴스를 만들고 대통령에게 거부권행사를 종용하는 이런 신문사는 시민들이 절독운동을 벌여 스스로 말라죽게 만드는 것이 옳다"고 말했다.

또 "헌법정신을 운운하는 윤 대통령이 만약 민주유공자법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한다면 그것은 헌법정신을 무시하는 것이고 헌법을 유린하는 것이기 때이며 당연히 탄핵사유"라고 지적했다.

앞서 국가보훈부는  지난 4월 23일 민주유공자법이 국회 본회의에 직회부되자 대통령에게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를 건의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박종철기념사업회 김학규 이사는 "조선일보는 우리 사회 민주주의 발전에 순방향에서 기여한 것이 아니라 민주주의 진전을 막는 역할을 주로 해 왔다"며, [조선일보]의 각성과 사과를 촉구했다.

전국대학민주동문회협의회(전민동)를 대표해 발언에 나선 김남수 고려대학교 민주동우회 회장은 "30년전 친구들을 떠나보내고 이제야 민주화운동을 같이 했던 벗들을 떳떳하게 볼 수 있게 됐다고 생각했는데, 조선일보가 또 다시 민주유공자법 제정을 반대하기 위해 준동하고 있다"며, "조선일보는 그 입을 다물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한열기념사업회 이사인 강새봄 진보대학생넷 전국대표는 "조선일보가 민주유공자법 제정을 가로막는 선동을 하겠다면 우리 학생들은 학교 안에서 '선배님들이 밟아온 민주화운동의 길이 매우 가치있고 앞으로도 함께 기려야 할 일이라는 걸 알리는 '언론플레이'를 끊임없이 보여드리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유가협 부모님들이 [조선일보] 편집국장 등과 면담을 요청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자 신문사 앞에 주저 앉아 항의하고 있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유가협 부모님들이 [조선일보] 편집국장 등과 면담을 요청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자 신문사 앞에 주저 앉아 항의하고 있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저작권자 © 통일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