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시나' 했는데 '역시나'였다. 대통령과 여당 대표의 21일 회동은 아무런 성과도, 합의도 도출하지 못했다. 김건희 여사를 둘러싼 수많은 악재가 산적해 있지만, 결과적으로 여권은 이를 돌파하기 위한 단초를 마련하는 데 실패했다.
소위 '윤한 갈등'으로까지 불렸던 당정 갈등은 물론이고, 여당 내 친윤계와 친한계 사이의 알력 다툼도 거세질 전망이다. 대통령 국정 지지도와 당 지지율이 동반 추락하는 상황에서 여권은 반전의 계기를 만들지 못했다.
'노 타이'로 아이스 아메리카노와 제로 콜라 마셨지만...
이날 회동은 당초 한동훈 대표가 요구했던 '독대'가 아니라, 정진석 대통령실 비서실장이 배석하는 형태였다. 만남은 이날 오후 4시 54분부터 대통령실 내 야외 정원인 파인그라스에서 진행됐다. '노 타이' 차림의 윤 대통령이 차에서 내려 한동훈 대표에게 악수를 청했고, 10여 분간 정원을 거닐며 산책을 했다.
윤 대통령은 한 대표를 '우리 한동훈 대표'라고 불렀다. 이날 차담 메뉴로 윤 대통령은 아이스 아메리카노, 한동훈 대표는 제로 콜라를 마셨고 과일이 곁들여졌다. 한 대표의 제로 콜라는 윤 대통령이 '한 대표가 좋아하는 제로 콜라를 준비하라'라고 직접 지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막상 진행된 차담에서는 그렇게 훈풍이 불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당초 2시간 가량 진행될 것으로 예측됐던 차담은 1시간 20여 분만에 끝났다. 한동훈 당 대표가 국회로 돌아와 직접 기자들과 간담회 형태로 결과 브리핑을 할 것이라는 보도도 있었으나, 박정하 당 대표 비서실장이 백그라운드 브리핑 형태로 소식을 전하게 됐다.
국민의힘 브리핑은 박정하 비서실장이 윤 대통령을 만나고 나온 한 대표로부터 구두로 전달 받은 내용을 기자들에게 다시 전하는 형태였다. 박 비서실장은 한동훈 대표가 대통령에게 크게 3가지를 전달했다고 밝혔다.
"나빠지고 있는 민심과 여론 상황, 이에 따른 과감한 변화와 쇄신의 필요성"이 첫 번째였고, 두 번째는 가장 민감하다고 할 수 있는 "김건희 여사 이슈 해소와 관련해 앞서 밝힌 세 가지 방안, 즉 대통령실 인적 쇄신, 대외 활동 중단, 의혹 사항들 설명 및 해소, 그리고 특별감찰관 임명의 진행 필요성"이었다. 세 번째는 "여야 의정협의체의 조속한 출범 필요성"이었다.
그는 한동훈 대표가 "이와 더불어 우리 정부의 개혁 정책, 외교 안보 정책에 대해 지지하고 당이 적극 지원할 것이라는 점을 말씀드렸다"라며 "다만, 개혁의 추진 동력을 위해서라도 부담되는 이슈들을 선제적으로 해소할 필요성이 있다고도 덧붙였다"라고 이야기했다. 이어 "이에 고물가·고금리 등 민생 정책에 있어서 당·정·대 협력 강화에 대해서도 말씀드렸다"라고 덧붙였다.
한동훈 대표 표정 묻자 "깜깜해서" 확인 못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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