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째, '김건희 라인'으로 잘 알려진 이기정 의전비서관이 9장의 사진 중 2장에 등장한다.
심지어 그는 비서실장이나 경호처장은 물론이고 수석 급에도 미치지 못하는 '비서관'인데 대통령과 한 대표의 사진에 '쓰리샷'으로 들어가 있다. 대체 이기정 비서관은 왜 대통령과 여당 대표 사진에 끼어 들어갔을까? 이 사진은 묘한 정치적 해석을 불러 일으킨다.
이기정 비서관은 대통령실에 입직할 때부터 '김건희 라인'으로 분류됐다. 이 비서관은 YTN 국장에 재직 중이던 2021년 대한민국장애인국제무용제 조직위원회 조직위원으로 활동했는데, 당시 조직위원회에에 이름을 올린 14명의 위원들 중에는 윤 대통령 배우자 김건희 전 코바나컨텐츠 대표의 팬클럽 회장 출신 강신업 변호사와 코바나컨텐츠 전무 출신 김량영 충남대 무용학과 겸임교수가 있다. 김량영 교수는 윤 대통령 취임 초기 김건희 전 대표와 노무현 전 대통령의 부인 권양숙 봉하재단 이사장을 예방할 때 민간인으로 동행해 논란을 불러 일으킨 인물이다.
지난 4월, 강신업 변호사는 이기정 비서관의 실명을 직접 거론하며 "용산 3간신" 중 하나라고 지목했다.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를 호가호위하며 눈을 막고 귀를 가린다'는 사람이란 것이다. 4월 총선 참패 직후 '박영선 국무총리, 양정철 비서실장' 설이 나오면서 여권이 발칵 뒤집혔던 때다. 대통령의 공식 라인과 다른 라인에서 제기된 것으로 알려진 여권의 엇박자 '정무 기획'의 배후로 의심받던 인물이 이기정 비서관이었다.
한동훈 대표는 대통령을 만나면서 대통령실의 '김건희 라인'을 쇄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런데 '김건희 라인'으로 알려진 비서관을 대통령과 당대표 사진에 끼워 넣어 '쓰리샷'으로 공개한 것은 무슨 이유에서였을까? '친한계' 사람들이 이 사진을 본다면 가장 흥분할 만한, 고약한 사진이라 볼 수 있겠다. 물론 한 대표가 이기정 비서관을 콕 찍어 '쇄신 대상'으로 말한 적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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