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적 사법개혁을 위한 제언: 방어 논리와 대안
진정한 사법개혁을 위해서는 위헌 시비를 넘어서는 정교한 논리와 시민적 통제장치 마련이 필수적이다.
첫째, 법왜곡죄와 배심제의 결합이 요구된다. 법관이 법을 악용해 판결을 왜곡하는 행위는 처벌받아야 마땅하다. 그러나 이를 검찰이나 다른 법관이 판단하게 하면 또 다른 사법 카르텔이나 수사권 남용을 부를 수 있다. 법 왜곡 여부는 고도의 법 기술이 아닌, 시민의 건전한 상식으로 판단해야 한다. 따라서 법왜곡죄 재판은 반드시 국민참여재판(배심제)으로 진행하도록 의무화해야 한다. 이는 직업 법관의 편협한 논리보다 시민의 보편적 상식이 정의에 더 가깝다는 공화주의적 원칙의 실현이다.
둘째, 사후 입법에 의한 특별재판부 설치가 위헌이라는 주장이 있었다. 그러나 헌정질서 자체가 위협받았던 비상한 시기에 기존의 오염된 배당 시스템으로는 공정한 재판이 불가능했다. 소급 ‘처벌’을 허용하자는 것이 전혀 아니었다. 오히려 제왕적 대법원장의 입김에서 자유로운 무작위 배당절차를 확보해서 실질적 법치주의를 구현하자는 것이었다. 따라서 위헌시비 앞에 주눅들 이유는 전혀 없었다. 다만 절차적 정당성을 확보하기 위해 재판부 구성 권한을 정치권이 아닌 외부 위원회나 관할 법원의 판사회의 등 중립적 기구에 위임하는 방식은 불가피한 현실적 조정이었다.
셋째, 고위 판검사 출신의 전관비리 근절과 현직 판검사 징계 강화는 시민들이 환호할 개혁 법안이다. 고위 법관과 검사의 변호사 개업 제한을 5년으로 늘리고 징계 수위를 강화하는 것은 '직업 선택의 자유' 침해가 아니다. 이는 사법 공공성을 지키기 위한 최소한의 '공직 윤리 확립'이다. 헌법재판소 역시 개인의 직업선택권 보장 운운하는 기득권 보호논리에서 벗어나 사법신뢰 회복이라는 더 큰 공익을 직시해야 한다.
결정적인 결함은 민주당의 사법개혁 패키지에 시민의 사법참여 확대, 즉, 배심제 활성화와 참심제 도입에 대한 부분이 아예 빠져 있다는 점이다. 시민의 사법참여 활성화는 국민주권정부가 반드시 해야 할 일이다. 사법권은 통치권의 최상위를 구성하는 가장 중요한 국가권력이다. 대통령도 파면하고 비상계엄도 위헌 무효로 돌릴 수 있으며 국회가 제정한 법률도 위헌 무효로 돌릴 수 있을 정도다. 대법원과 헌재라는 최종 문지기를 지킬 문지기는 깨어있는 국민밖에 없다. 시민의 사법참여는 시민주권의 목소리일 뿐 아니라 동시에 시민의 사법감시를 겸하는 시민주권의 눈과 귀라는 사실을 잊어선 안 된다.
맺음말: 대통령과 시민이 함께 만드는 사법개혁
현재 국회에서는 내란전담재판부법 외에 실질적인 사법개혁 입법이 멈춰 서 있다. 사법부의 조직적 저항과 야당의 반발, 그리고 위헌 시비라는 삼각파도 앞에서 민주당의 단독 추진은 한계에 봉착했다. 그것이 국회 법사위를 통과한 법안마저 본회의 처리를 유보 중인 민주당의 모습이다. 민주당은 일종의 진퇴양난에 빠졌다. 지방선거를 몇 달 앞둔 시점에서 정치적 동기를 의심받는 사법개혁 법안들을 밀어붙이기도 어렵고 지금 와서 슬그머니 꼬리를 내리기도 모양이 빠진다.
지금 필요한 것은 '정파적 개혁'을 넘어선 '국가적 대계'로의 전환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국민대표이자 행정수반으로서 사법개혁을 특정 정당의 과제가 아닌 국가의 핵심 의제로 격상시켜야 한다. 다만 대통령이 직접 칼을 휘두르는 방식은 지양해야 한다. 대신 범국민 사법개혁 시민의회 플러스 구성을 제안한다. 아일랜드 시민의회가 처음에 그랬듯이, 무작위 추첨으로 선발된 시민대표들로 과반수를 구성하되 국회, 법조계, 학계 대표를 상당수 포함시켜서 함께 논란이 많은 사법개혁안을 심의하고 결정하게 해야 한다. 그래야만 사법개혁이 '정치 보복' 프레임을 넘어 시민이 사법 권력을 통제한다는 민주공화국의 대원칙 위에 바로설 수 있다.
분노는 개혁의 불쏘시개가 될 수는 있지만 집을 짓는 재료는 될 수 없다. 이제 공분과 응징을 넘어 시민의 상식과 정의감이 지배하는 냉철하고 정교한 사법통제 시스템을 구축할 때다. 그것이 2026년 우리가 사법개혁을 반드시 완수해야 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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