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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 첫 취업 늦고 주거비↑…일 '잃어버린 세대' 닮은꼴

이태경 편집위원, 토지+자유연구소 부소장

red196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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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제

  • 입력 2026.01.20 08:45

  • 수정 2026.01.20 08:53

  • 댓글 1

기업, 경력직 선호 · 양질 일자리↓…구직 장기화

미취업 기간 늘수록 상용직 가능성↓ 실질임금↓

주거비 부담에 고통당하는 청년세대

청년들을 위한 혁명적 주거대책 마련해야

우리나라의 젊은이들이 과거보다 첫 일자리를 찾는데 더 많은 시간이 소요되고 주거비 부담에 신음하는 등 이중의 고통을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나라의 청년들이 앞서 유사한 경험을 한 일본 청년세대들의 전철을 고스란히 밟고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고용이야 산업구조와 일자리의 격변으로 말미암아 해법을 찾는 것이 어렵겠지만, 정부가 청년들의 주거고통만은 경감시켜야 마땅하다.

사회에 첫 발을 내딛는 것이 갈수록 어려워지는 청년들

한국은행은 19일 ‘청년세대 노동시장 진입 지연과 주거비 부담의 생애 영향 평가’ 보고서에서 “고용률 등 거시통계로 판단하면 현 청년층(15∼29세)의 고용 여건이 대체로 이전 세대보다 개선됐지만, 이면에는 노동시장 진입 초기 단계에 구직기간이 장기화하는 등 상당한 어려움이 있다”고 진단했다.

기업들이 경력직을 선호하고 수시 채용을 늘리는 데다, 최근 경기 둔화로 양질의 일자리까지 줄면서 청년층의 구직 기간이 늘었다는 게 한은의 설명이다.

한은은 “경력 개발 초기에 있는 청년층의 구직 기간이 길어지면, 숙련 기회를 잃어 인적 자본 축적이 제대로 이뤄지지 못할 뿐 아니라 이후 생애 전체로도 고용 안정성이 약해지고 소득이 감소하는 ‘상흔 효과’를 겪게 된다”고 우려했다.

 

韓 청년층, 구직기간·주거비↑…日 '잃어버린세대' 닮은꼴. 연합뉴스

미취업 기간 늘수록 정규직 될 확률 떨어지고 실질임금도 감소해

한은 분석 결과 미취업 기간이 1년일 경우 5년 후 상용직 근무 확률은 66.1%였지만, 미취업 기간이 3년으로 늘어나면 확률이 56.2%까지 급격히 떨어졌다.

또한 과거 미취업 기간이 1년 길어질 때마다 현재 실질임금은 6.7% 감소하는 것으로 추정됐다.

한은은 “이런 현상은 1990년대 초중반부터 2000년대 사이 노동시장 진입 과정에 어려움을 겪었던 일본 ‘취업 빙하기 세대’ 또는 ‘잃어버린 세대’에서도 비슷하게 나타났다”고 덧붙였다.

 

첫 취업 소요기간 1년이상 비중 등. 자료 : 한국은행

청년들의 숨통을 조여오는 주거비 폭탄

청년들을 고통스럽게 하는 건 고용시장만이 아니다. 현재 청년층은 과거 세대와 비교해 터무니 없이 높은 수준의 주거비 부담도 안고 있다.

학업·취업을 계기로 독립하는 청년들이 대부분 월세 형태로 거주하는데, 소형 비(非)아파트 주택 공급이 수익성 저하와 원가 상승 등으로 충분히 늘지 못하면서 월세가 가파르게 오르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청년층의 고시원 등 취약 거처 이용 비중은 2010년 5.6%에서 2023년 11.5%로, 최소 주거기준(14㎡) 미달 주거 비중 역시 2023년 6.1%에서 2024년 8.2%로 커지는 등 젊은 계층의 주거 질이 계속 떨어지는 추세다.

과도한 주거비 부담은 이들의 생애 전반에 걸쳐 자산 형성, 인적자본 축적, 재무 건전성 등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추정됐다.

한은 분석에서 주거비가 1% 오를 때 총자산은 0.04% 감소하고, 전체 지출에서 주거비 비중이 1%포인트(p) 늘면 인적자본 축적과 관련된 교육비 비중은 0.18%p 떨어졌다.

전체 연령의 부채 가운데 청년층 부채의 비중은 2012년 23.5%에서 2024년 49.6%까지 치솟은 상태다.

 

청년층 주택 점유 형태 등. 자료 : 한국은행

청년들을 위한 획기적 주거대책이라도 실행해야

사람이 살아가는 데 가장 중요한 것이 일자리와 주거다. 그런데 우리나라의 청년들은 정상적인 삶을 영위하는 데 가장 절실한 일자리와 주거 양쪽에서 협공당하는 모양새다.

답답한 것은 일자리의 경우 그 어떤 정부라도 뾰족한 해법을 찾기가 난망이라는 사실이다. AI 및 피지컬AI로 대표되는 4차 산업혁명의 쓰나미가 산업구조와 일자리를 근본적으로 재조직하고 있기 때문이다. 인간의 머리와 손발을 기계가 빛의 속도로 대체하는 마당에 그 누구라도 청년들을 위한 양질의 일자리를 만들어내는 건 불가능의 영역처럼 보인다.

사정이 이렇다면 정부는 청년들을 위한 주거문제 해결에라도 총력을 경주해야 옳다. 양질의 일자리 생산을 위한 노력은 그것대로 하고 말이다. 청년들의 주거비용이라도 지금보다 훨씬 낮출 수 있다면 청년들은 그마나 숨통이 트일 것이다. 다양한 유형의 공공임대주택, 토지임대부 분양주택 등의 정책적 대안은 이미 제시된 상태다. 대규모 재정을 투입할 대통령의 결단만이 필요할 따름이다.

 

세곡동 공공임대주택단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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