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란봉투법 첫날, 본사 앞 하청노동자 분노
법은 생겼으나, 책임자 없는 교섭 테이블
“정부 먼저 나서야 민간 사업자도 나올 것”

10일 세종대로에서 열린 원청교섭 쟁취! 모든 노동자의 노동기본권! 노조할 권리 쟁취! 민주노총 투쟁 선포대회 ⓒ 민주노총
10일 세종대로에서 열린 원청교섭 쟁취! 모든 노동자의 노동기본권! 노조할 권리 쟁취! 민주노총 투쟁 선포대회 ⓒ 민주노총

노란봉투법이 시행되는 오늘, 하청노동자들의 억눌렸던 한이 원청 본사 여기저기서 터져 나왔다. 민주노총은 “법이 시행되는 오늘까지 아직 교섭에 응하겠다는 원청은 없다”며 “정부·부처부터 교섭에 응하라” 촉구했다.

10일, 20년 만에 하청노동자들의 권리가 현실이 됐다. 그동안 직접 고용이 아니란 이유로, 사용자 책임을 회피해왔던 원청에게 하청노동자들과 교섭할 의무가 생긴 거다. 그러자, 하청노동자들이 원청 본사를 찾아 자신들의 권리를 요구하고 나섰다.

강남 테헤란로에는 현대모비스 하청노동자들이, 서울역 인근 CJ본사에는 택배노동자들이, 인천공항에는 인천공항지역지부 노동자들이, 정부서울청사 정문 앞에는 공공부문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모였다. 지방에서도 건설노조가 한국전력 본사 앞을 찾아 교섭을 요구했다. 모두 간접고용·비정규직이란 이유로, 원청이 교섭을 거부하는 사업장이다.

노란봉투법(노조법 2·3조 개정안) 시행일인 10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에서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인천공항지역지부 조합원들이 2026 투쟁선포 결의대회를 열고 원청 교섭 요청과 연속야간노동으로 인한 과로와 사고를 막기 위한 4조2교대 전환 등을 촉구하고 있다. ⓒ 뉴시스
노란봉투법(노조법 2·3조 개정안) 시행일인 10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에서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인천공항지역지부 조합원들이 2026 투쟁선포 결의대회를 열고 원청 교섭 요청과 연속야간노동으로 인한 과로와 사고를 막기 위한 4조2교대 전환 등을 촉구하고 있다. ⓒ 뉴시스
민주일반연맹 공공연대노동조합이 10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공공부문 비정규직 노동자 대정부 원청교섭 요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 뉴시스
민주일반연맹 공공연대노동조합이 10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공공부문 비정규직 노동자 대정부 원청교섭 요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 뉴시스

법은 시행되었지만, 실제 현장에서 원청 기업들이 즉각적으로 교섭 테이블에 나오겠다고 응한 사례는 아직 찾기 어렵다. 

고용노동부가 매뉴얼(원·하청 상생 교섭 및 노사관계 관리 가이드라인(2026))을 배포했으나, 강제성이 있는 ‘수사 기준’이라기보다는 ‘권고’ 성격이 강하기 때문이다. 교섭 응답 사례를 남기고 싶지 않은 심리도 강하게 작용하고 있어, 서로 눈치를 보며 대치 중인 상황이다.

이에 10일, 민주노총은 원청교섭 쟁취 투쟁을 선포하며 “정부가 먼저 사용자로서 책임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야 민간 사용자들이 교섭 자리에 앉을 것”이라며 “정부·부처 먼저 공공부문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교섭 자리에 나올 것”을 촉구했다.

 
10일 세종대로에서 열린 원청교섭 쟁취! 모든 노동자의 노동기본권! 노조할 권리 쟁취! 민주노총 투쟁 선포대회 ⓒ 민주노
10일 세종대로에서 열린 원청교섭 쟁취! 모든 노동자의 노동기본권! 노조할 권리 쟁취! 민주노총 투쟁 선포대회 ⓒ 민주노총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은 이재명 대통령이 “노동운동 열심히 하세요, 여러분이 직접 하세요”라고 말한 것과 “공공부문 중심 모범사례 확산”을 강조한 구윤철 재정경제부 장관의 말을 언급하며 “정부가, 대통령이 그 말에 책임을 지기 위해선 대통령 스스로가 진짜 사용자로서 공공부문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주석 자리에 앉아야 할 것”이라 강조했다.

이어 “그래야 정부가 진짜 사용자로서의 책임을 다한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고, 그래야 민간 사용자들이 구석 자리에 나와 앉을 수 있을 것”이라며 “완전한 교섭권 쟁취를 위해, 법이 시행되는 오늘 우리는 또다시 투쟁을 선포한다”고 선언했다.

현장에는 법 시행일까지 원청에 교섭을 요구하는 사업장이 분노를 표했다. 최근 위장 파산 논란을 낳은 모베이스의 하청 우창코넥타 노동자가 마이크를 잡았다. 김민정 우창코넥타 지회장은 “회사는 사라졌다고 말하지만 자본은 사라지지 않았다”며 “노동자를 거리로 내몰고 책임을 회피하는 자본의 시대는 이제 끝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광창 서비스연맹 위원장도 하청 택배노동자들과 교섭을 거부하는 택배사들을 겨냥해 “배송 물량과 수수료를 정하는 것도 원청이지만 책임은 대리점 뒤에 숨는다”며 “교섭을 거부한다면 노동자들은 현장을 멈춰 진짜 주인이 누구인지 보여줄 것”이라고 말했다.

10일 세종대로에서 열린 원청교섭 쟁취! 모든 노동자의 노동기본권! 노조할 권리 쟁취! 민주노총 투쟁 선포대회 ⓒ 민주노총
10일 세종대로에서 열린 원청교섭 쟁취! 모든 노동자의 노동기본권! 노조할 권리 쟁취! 민주노총 투쟁 선포대회 ⓒ 민주노총
10일 세종대로에서 열린 원청교섭 쟁취! 모든 노동자의 노동기본권! 노조할 권리 쟁취! 민주노총 투쟁 선포대회 ⓒ 민주노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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