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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안군 민주당 경선서 대리투표 정황 발각…마을방송 녹음까지 확보

이장이 주민 휴대폰 17대 수거해 마을회관에 대기, 경찰 수사 착수…호남·서울 곳곳서 공천 논란 확산

신안군 대척리 이장, 경선일에 주민 휴대폰 17대 수거 정황 포착

마을방송 "칼국수 먹으러 가는 날, 핸드폰 가지고 나오라" 녹음 확보

정원오 서울시장 예비후보, 선관위에 고발장 접수…성공버스·지지율 혼동 논란

구례·영광·함평서 공천 불복 삭발 잇따라…합동연설만, 토론은 전무

2026-04-07 06:52:24

 

더불어민주당이 호남 지역 기초단체장 후보를 뽑는 권리당원 ARS 경선을 실시한 6일, 전남 신안군에서 마을 이장이 주민 휴대폰을 대량으로 수거해 대리투표를 준비한 정황이 포착됐다. 뉴탐사가 입수한 사진과 마을방송 녹음 파일에는 경선 당일 주민들에게 "휴대폰을 가지고 나오라"고 안내한 뒤 마을회관에 휴대폰 17대를 줄지어 놓고 ARS 전화를 기다린 흔적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경찰과 선거관리위원회는 즉각 수사와 조사에 착수했다.

호남에서는 민주당 공천을 둘러싼 불복과 저항이 곳곳에서 터지고 있다. 구례에서는 시민 감시단이 발족했고, 영광과 함평에서는 예비후보가 삭발 시위에 나섰다. 서울시장 예비후보인 정원오 성동구청장에 대해서도 선관위에 고발장이 접수됐다. 정청래 당대표가 "억울한 컷오프를 없애겠다"며 내세운 공천은 현장에서 공정도, 혁신도, 토론도, 감동도 없는 '4무 공천'이라는 비판에 직면했다.

마을회관에 줄지어 놓인 휴대폰 17대

6일 낮 12시 57분쯤 신안군 안좌면 대척리 마을회관. 신안군수 경선에 출마한 한 후보의 선거운동원이 이곳을 방문했다가 이례적인 장면을 목격했다. 마을회관 바닥 위에 휴대폰 17대가 일렬로 놓여 있었고, 한 남성이 그 앞에 서서 화면을 내려다보고 있었다. 휴대폰마다 하얀색 종이가 붙어 있었다. 주민등록번호로 추정된다.

권리당원 ARS 투표는 전화가 걸려오면 주민등록번호를 입력한 뒤 지지 후보를 선택하는 방식이다. 본인이 직접 투표할 때는 문제가 없지만, 제3자가 대리투표를 하려면 주민등록번호가 반드시 필요하다. 휴대폰마다 일괄적으로 흰 종이가 붙어 있었다는 점에서 대리투표를 위한 준비였다는 의혹이 나온다. 촬영 사실을 알아챈 이 남성은 마을회관 밖까지 쫓아와 촬영자의 옷깃을 잡고 삭제를 요구했다. "젊은 사람이 다음 기회도 있는데 이래서 손해 보지 않겠느냐"는 취지의 발언도 했다.

"칼국수 먹으러 가는 날, 핸드폰 꼭 가져오라"

사진과 함께 뉴탐사에 제보된 마을방송 녹음 파일은 의혹을 더 구체적으로 뒷받침한다. 녹음 속 남성은 "오늘은 두리로 칼국수를 먹으러 간 날"이라며 "각 댁에 계시는 주민 여러분께서는 한 번도 빠짐없이 핸드폰을 가지고 경로당으로 나오시기 바랍니다"라고 안내했다. "사람 수를 확인해야 되기 때문"이라는 설명도 덧붙였다. 칼국수를 먹는데 왜 휴대폰으로 인원을 파악해야 하는지 납득하기 어려운 안내였다.

마을방송의 목소리 주인공과 마을회관에서 휴대폰을 관리하던 남성은 동일인으로 확인됐다. 뉴탐사가 대척리 인근 두리 마을 주민과 통화한 결과, 이 주민은 "대척리 이장이 칼국수 먹으러 우리 동네로 오자고 했다"며 마을방송 속 목소리와 마을회관의 남성이 같은 사람이라고 확인해 줬다. 이 주민은 대척리 이장이 "박우량의 오른팔"로 알려져 있다고 전했다. 박우량은 현재 신안군수 경선에 출마한 후보 중 한 명이다. 다만 박우량 후보가 직접 지시했다는 증거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마을회관에서의 장면을 촬영한 후보 측은 같은 날 경찰에 고발장을 제출하고 조사까지 마쳤다. 선관위도 조사에 착수했다. 뉴탐사가 대척리 이장에게 전화와 문자로 해명을 요청했으나 방송 시점까지 응답이 없었다. 두리 마을 주민에 따르면 신안군 비금면에서도 비슷한 일이 있었다는 증언이 나왔다. 한 곳이 아니라 여러 곳에서 동시다발적으로 벌어진 정황이다.

호남 지역 민주당 경선에서 공천은 곧 당선이다. 그만큼 경선 자체가 사실상 본선의 의미를 갖는다. 지난달 광양에서는 특정 후보를 위한 콜센터 운영 현장이 적발돼 최고위원회가 긴급 소집됐고, 해당 후보는 즉시 자격을 박탈당했다. 신안군 사건은 광양보다 더 노골적인 대리투표 시도라는 점에서 최소한 같은 수준의 조치가 뒤따라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삭발과 눈물, 호남 곳곳의 비명

신안만의 문제가 아니다. 전남 구례에서는 6일 '공정선거를 위한 시민 감시단'이 발족했다. 뉴탐사가 전날 보도한 김순호 구례군수의 성비위 의혹이 도화선이 됐다. 시민들은 "나 부끄러워 못 살겠다"며 김순호 후보의 사퇴와 민주당 중앙 공심위의 재심의를 요구했다. 다른 후보 5명도 연합해 기자회견에 나섰다. "개선되지 않으면 버스를 조직해서 중앙당에 직접 가겠다"는 결의도 밝혔다.

영광에서는 예비후보 김혜영씨가 삭발했다. 김씨는 "자격 없는 영광군수 후보가 되는 것을 제 온몸을 던져서라도 막겠다"며 눈물을 흘렸다. "이것은 포기가 아니라 시작이며, 감정이 아니라 책임"이라고 했다. 장세일 영광군수를 겨냥한 발언이다. 장 군수는 국가보조금 사기 전과가 있고, 최근에는 돈봉투를 전달한 업체에 수의계약을 몰아준 의혹으로 광역수사대 압수수색까지 받았다. 그런데도 경선에서 배제되지 않았다.

함평에서는 조성철 전 더민주혁신회의 전남 상임대표가 컷오프됐다. 30년 전 친구에게 면허를 대여해 준 전과가 문제였는데, 지난 지방선거 때는 이미 후보 자격에 문제가 없다는 통보를 받았다. 조씨가 탈락한 자리에는 2007년 바다이야기 사행성 도박 전과를 가진 정청래 당대표 특별보좌역이 무감점으로 경선에 참여하고 있다. 조씨는 "농사를 지으시면서 손가락이 다 굽어 있는 분들을 위한 정치를 꿈꿨다"며 눈물을 흘렸다. 서울에서도 금천구청장 경선에서 밀려난 조승현 예비후보가 삭발·단식 투쟁에 돌입했고, 이를 지켜보던 부인이 직접 자신의 머리까지 깎았다.

토론 없는 경선, 불복하면 10년 출마 제한

호남 5개 지역 경선 가운데 후보 간 토론을 실시한 곳은 목포뿐이다. 나머지 신안·무안·해남·영암은 합동연설만 진행했다. 합동연설은 각 후보가 준비해 온 원고를 읽는 자리에 가깝다. 질문도 없고 상호 검증도 없다. 전남도당 유튜브 채널로만 중계돼 시청자도 제한적이었다. 지난 선거까지는 지역 지상파 방송이 생중계했지만 이번에는 그마저 사라졌다.

같은 날 조선일보는 민주당이 공천 가처분 소송을 제기하는 후보에게 10년간 출마를 제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보도했다. 후보 자격 심사에 이의를 제기할 법적 권리마저 봉쇄하겠다는 엄포다. 국민의힘도 가처분이 받아들여지면 본선 참여를 허용하는 것과 대조적이다.

정청래 대표는 이날 아침 최고위원회에서 "일 잘하는 지방정부"를 6·3 지방선거 슬로건으로 발표했다. "억울한 컷오프를 없애고 당원들의 선택에 맡기겠다"고도 했다. 불과 며칠 전 박구용 교수가 진행하는 유튜브 방송에 출연해 "당사 앞에서 삭발 시위가 한 건도 없다"며 공천이 순조롭다고 자평한 직후에 삭발 시위가 연이어 터졌다.

5명의 당대표 특보, 5곳의 의혹

이번 호남 공천에서 가장 논란이 되는 후보 다섯 명은 모두 정청래 당대표 특별보좌역 출신이다. 영암 우승희, 고흥 공영민, 신안 박우량, 무안 김산, 영광 장세일. 이들은 공심위 심사에서 감점 없이 경선에 올랐다.

장세일 영광군수는 국가보조금 사기 전과에 더해 돈봉투 전달 업체에 수의계약을 몰아주고, 선거 로비스트의 땅을 군비로 고가 매입해 준 의혹을 받고 있다. 광역수사대가 압수수색을 집행했고 구속영장 청구 가능성까지 거론된다. 공영민 고흥군수에게는 선거 브로커로부터 3억 원을 수수했다는 의혹이 있고, 같은 브로커와 연결된 4개 업체가 재임 3년간 1,061건, 약 100억 원 넘는 수의계약을 수주한 사실도 확인됐다. 김산 무안군수 재임 기간 군비 약 400억 원이 투입된 무안 MRO(항공정비) 산단은 3년째 텅 비어 있다. 영암 우승희 군수에게는 특정 업체에 축제 수의계약을 몰아준 의혹이 있다.

정청래 대표는 "일 잘하는 지방정부"를 슬로건으로 내세웠지만, 호남 현장에서 들려오는 건 공정도 혁신도 토론도 감동도 없다는 한탄뿐이다.

서울시장 후보도 검증 사각지대

후보 검증의 허점은 호남에만 있지 않다. 서울시장 예비후보인 정원오 성동구청장에 대해서도 지난 1일 서울특별시 선거관리위원회에 고발장이 접수됐다. 고발 내용은 세 가지다. 선거운동복을 입고 버스·지하철을 이용하며 사실상 지지를 호소한 의혹, 성동구가 운영하는 무료 '성공버스'가 선거법상 기부행위 금지에 저촉된다는 의혹, 구정 만족도 조사를 여론조사 지지율로 반복 표현한 의혹이다.

정원오 캠프는 "선거운동복을 입고 이동한 것일 뿐 명함을 나눠 주거나 지지를 호소한 적은 없다"며 "에너지 5부제를 솔선수범하는 차원에서 대중교통을 이용했다"고 해명했다. 성공버스에 대해서는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과 교통약자법에 따라 적법하게 운영 중"이라고 반박했다. 그러나 성공버스는 장애인 휠체어 탑승이 어려운 일반 버스 형태이고, 4개 노선이 기존 노선버스와 상당 부분 겹친다. 이용자도 교통약자에 한정되지 않는다.

구정 만족도와 지지율 혼동도 반복됐다. 정원오 후보는 여러 유튜브 방송에 출연해 진행자가 "지지율 90% 이상"이라고 표현했을 때 이를 바로잡지 않았다. 한 방송에서 뒤늦게 "구정 만족도"라고 정정하긴 했으나, 정정되지 않은 영상이 여전히 남아 있다. 정원오 캠프는 "후보가 직접 지지율이라고 표현한 적이 없다"고 했다. 다만 유사 조사에서 동작구 98%, 광진구 97% 등 다른 구가 더 높은 수치를 기록했는데도 "전국 최고 만족도"라고 강조한 부분은 사실과 다르다.

서울시장은 6·3 지방선거 최대 승부처다. 이재명 대통령이 조작된 골프 사진 한 장으로 대법원까지 갔던 선례를 떠올리면, 캠프 차원의 선거법 점검이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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