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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상윤 자필 진술서 단독 입수 "이재명 죽이기가 본질, 곧 귀국해 밝히겠다"

쌍방울 N프로젝트 책임자도 국회 증언 "검사가 이재명 통화 알리바이 만들라 지시"

배상윤 KH그룹 회장, 국회에 장문 자필 진술서 제출…"경기도지사와 전혀 무관한 사업"

쌍방울 N프로젝트 책임자 "검사가 김성태에게 이재명과 통화한 알리바이 만들라 했다"

김태헌 재경총괄본부장 "대검 파견 검사 3명이 실시간 보고…명패도 없었다"

김성태-김태균 회의록, 유일한 물증인데 원본 파일 없이 종이로만 제출된 사실 국회서 확인

박상용 검사 증인 선서 거부, 김영남 부장검사 "회의록 기억 안 난다"

2026-04-15 07:42:21

 

대북송금 조작 사건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첫날 청문회가 15일 국회에서 열렸다. 이날 가장 눈길을 끈 것은 해외 체류 중인 배상윤 KH그룹 회장이 국회에 보낸 자필 편지였다. 배상윤 회장은 "모든 일은 윤석열 정권의 정적 죽이기 시도에서 시작됐다"며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전혀 무관한 일이었다"고 밝혔다. 쌍방울 대북 사업을 실무에서 준비했던 N프로젝트 책임자도 국회에 나와 "검사가 김성태에게 이재명과 통화한 알리바이를 만들라고 지시하는 것을 직접 들었다"고 증언했다. 국정조사 첫날부터 검찰의 조작 수사 정황을 뒷받침하는 증언이 쏟아졌다.

"이재명 잡으려고 하는 것"…배상윤 자필 편지 전문

배상윤 KH그룹 회장은 국조특위에 증인으로 채택됐으나 출석하지 않았다. 대신 장문의 자필 진술서를 국회에 제출했다. 뉴탐사가 이 편지의 전문을 확인한 결과, 배상윤 회장은 14일 자로 작성된 편지에서 사건의 경과를 상세히 기술했다.

▲배상윤 KH그룹 회장이 국회에 제출한 자필 진술서(2026.4.14)

배상윤 회장은 "2022년 초 해외 공장 시찰과 하와이 골프장 인수 개발 사업을 위한 출장 목적으로 출국했다"며 "그러던 도중 이재명 지사 변호사비 대납 의혹 수사가 시작되었고 회사에 대한 대대적인 압수수색이 잇따랐다"고 적었다. 즉시 귀국하려 했으나 변호인을 통해 전해 들은 말이 그를 멈추게 했다. "과거 수사팀의 한 고위 간부가 '이 수사들의 최종 목적지는 배상윤이나 최문순이 아니다. 결국 이재명 잡으려고 하는 것이다'라는 취지의 말을 했다"는 내용이었다.

편지는 이후 벌어진 일들을 구체적으로 나열했다. "회사와 임직원 개개인, 나아가 그 가족들까지 수원지검, 중앙지검, 남부지검 등 주요 검찰청을 비롯해 국세청, 경찰청, 공정위, 금융위, 금감원 등 사실상 거의 모든 국가기관으로부터 수백 차례에 이르는 압수수색과 소환 조사를 받아야 했다." 배상윤 회장은 "아무리 수사를 해도 관련 사실이 드러나지 않자 검찰은 경기도 대북 송금에 연결 지어 별건 수사를 이어갔다"고 밝혔다.

배상윤 회장은 "5개 상장사는 검찰이 만든 혐의로 인해 끝내 감사 의견을 받지 못하고 상장 폐지되었다"며 "해외를 포함해 1만 2000여 명이었던 KH그룹 임직원 중 절반 이상이 삶의 터전을 잃어야 했다"고 호소했다. 현재 4년간의 해외 체류와 스트레스로 객혈 증상과 당뇨 합병 증세가 악화된 상태라며 "건강이 회복되는 대로 귀국해 조사에 성실히 임하겠다"고 밝혔다.

배상윤 회장은 이와 별도로, 지난해 6월 SBS와 인터뷰에서 이재명 경기도지사와 무관하다고 밝힌 내용을 모두 재확인한다는 확인서도 함께 제출했다. KH그룹 조경식 전 부회장은 국조특위에서 "배 회장님은 들어오고 싶어 한다"며 "이재명 지사님과는 전혀 관계가 없다고 분명히 말씀하셨다"고 거듭 확인했다.

"알리바이를 만들어보라"…N프로젝트 책임자의 폭로

이날 청문회에서 가장 파장이 컸던 증언은 쌍방울 N프로젝트 책임자의 입에서 나왔다. 이 인물은 스스로를 N프로젝트 IR 보고서를 직접 만들고, 쌍방울 내부 카톡방에도 포함돼 있던 책임자라고 소개했다. 1·2차 계약서에도 참여했다고 밝혔다.

이 증언자에 따르면 검찰이 참고인 조사를 위해 자신을 불렀는데, 정작 조사는 하지 않고 1313호실에서 공범자들 미팅만 하는 상황이었다. 검사들이 왔다 갔다 할 뿐이었다. 그 자리에서 김성태가 검찰에 "용산의 모 식당에서 쌍방울 임원들과 식사하다 이화영을 불렀고, 그때 이화영이 이재명과 통화했다"는 취지의 진술을 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그러자 검사가 김성태에게 "이재명과 통화를 한 것 같은데, 알리바이를 만들어보라"고 지시하는 것을 직접 들었다고 증언했다.

당시 검사실에는 쌍방울 임원 10여 명이 함께 있었다. 검사의 지시에 따라 기억을 되살리려 했으나 아무도 그런 사실을 기억해내지 못했다. 결국 알리바이를 만드는 데 실패했다. 이 증언자는 "당시 주가 조작의 주범으로 몰렸다. 너무 억울하다. 그래서 진실을 이야기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대검 파견 검사 3명, 실명 처음 나왔다

쌍방울 김태헌 전 재경총괄본부장의 증언도 이날 주목을 받았다. 김태헌은 김성태 전 쌍방울 회장의 처남 매제 사이로, 회사의 자금을 관리했던 인물이다.

김태헌은 수원지검 13층 1313호실에서의 조사 분위기를 직접 전했다. "모두 자유롭게 대화했다"고 했다. 공범자들이 한 공간에서 서로 이야기를 나눈 것이다. 김태헌은 "13층에서는 조사를 받은 게 아니라 진술이 이미 끝난 상태에서 서로 틀린 부분들을 맞춰가는 상황에 참여했다"고 증언했다. 진술 세미나의 존재를 쌍방울 임원이 직접 인정한 것이다.

김태헌이 꺼낸 또 다른 폭탄은 대검에서 파견된 검사들의 실명이었다. "조주연 검사, 한강일 검사, 이윤환 검사, 이 세 분은 대검에서 파견 나온 사람들이었다"며 "명패도 없었고 실시간으로 대검에 보고했다"고 밝혔다. 대북송금 수사가 박상용 개인의 일탈이 아니라 대검 차원에서 직보 체계를 갖추고 진행됐다는 뜻이다.

김태헌은 이윤환 검사에 대해서는 "태국에서 여자와 바람 피웠다고 이간질하면서 김성태와 자신을 갈라놓았다"고 호소했다. 결국 김성태와의 관계가 끊어졌고 가족과도 이혼했다고 했다. 김태헌은 "윤석열 정권에서 핍박을 받아 고통받았는데, 정권이 바뀌었는데도 왜 여전히 이렇게 핍박을 당해야 하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유일한 물증, 원본 없이 종이로만 제출

대북송금 사건에서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관여를 뒷받침하는 유일한 물증이라 할 수 있는 '김성태-김태균 회의록'의 신빙성 문제도 국정조사에서 정식으로 다뤄졌다. 이 회의록은 2019년 쌍방울 대북 사업 회의 내용을 정리한 문서다. 경기도가 대북 사업을 보증하고 있다는 내용이 담겨 있어 재판에서 증거로 채택됐다.

그런데 이 문서는 전자 파일이 아니라 종이 형태로만 존재한다. 김성태의 측근 김태균씨가 2023년 5월 검찰에 임의 제출한 것이다. 김태균씨는 검찰 조서에서 이 문서를 해외 호텔의 공용 컴퓨터에서 작성했다고 진술했다. 도쿄 하얏트 리젠시, 시애틀 브레이번 아파트, 뉴욕 아파트, 홍콩·마카오 호텔 등이 작성 장소로 적시됐다.

취재 결과 해당 호텔들의 공용 컴퓨터에서는 한글 타이핑이 불가능한 것으로 확인됐다. 홍콩·마카오 호텔 관계자는 "영어와 중국어 외에는 타이핑이 불가능하다. 호텔이 생긴 이래로 계속 그래왔다"고 답했다. 회의록의 양식은 쌍방울 내부 문서에서 쓰는 양식과 정확히 일치했다. 해외 호텔 공용 컴퓨터에 쌍방울 내부 양식이 깔려 있을 리 없다.

국정조사에서는 김태균씨와 김성태의 관계도 새로 확인됐다. 김태균씨는 검찰에 "2019년에 김성태를 처음 알게 됐다"고 진술했다. 그러나 쌍방울 임원들은 조국혁신당 차규근 의원의 질의에 "2015년경부터 알고 지낸 사이"라고 증언했다. 10년 가까운 친분이 있었던 것이다. 쌍방울 내부에서는 김태균씨가 주가 관리 팀을 맡았다는 증언도 나왔다.

박상용 선서 거부, 김영남 "기억 안 난다"

박상용 검사는 이날 증인 선서를 거부했다. 허재현 기자가 "왜 선서를 거부하느냐. 교도관들은 모두 선서하고 증언했다"고 질문했으나 박상용 검사는 답하지 않았다. "국회 위증죄로 처벌받을 것을 두려워하시는 것이냐"는 질문에도 묵묵부답이었다. "김태균씨가 제출한 회의록 원본 파일을 갖고 있느냐"는 질문에도 대답을 피했다.

수사를 지휘한 김영남 전 수원지검 형사6부장의 태도도 눈길을 끌었다. 허재현 기자가 김태균 회의록에 대해 묻자 김영남 부장검사는 "기억이 안 난다"고 답했다. 재판에서 유일한 물증으로 활용된 문서인데 기소를 지휘한 부장검사가 기억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기억이 나시는데 안 난다고 하신 것도 위증이 된다"는 질문에도 답변을 회피했다. "모두 박상용 검사의 개인 일탈이었느냐"는 질문에도 침묵으로 일관했다.

오후에 배상윤 회장의 확인서가 공개된 뒤 다시 김영남 부장검사에게 입장을 물었으나, "좀 쉽시다"라는 말만 되풀이했다.

교도관들, 외부 음식 반입 재차 확인

이날 교도관들의 증언도 이어졌다. 김동규 교도관은 "5월 17일 저녁 도시락은 회덮밥이었다. 평일 저녁인데 외부 도시락으로 영상녹화실에서 식사를 하게 했다"고 증언했다. "검사실에서 이야기됐으니까 그렇게 하면 된다고 했다"는 것이다. 도시락 양이 많아 두세 명이 나가서 들고 왔다고 했다. 박상웅의 출입에 대해서는 "출소 후 김성태의 조서가 있는 날이면 와 있었다"며 "몇 번 왔냐고 특정하는 것이 무의미할 정도"라고 답했다.

이정현 수원고검 검사장도 이 같은 수사 방식에 대해 "매우 잘못된 수사 방식"이라고 인정했다.

이화영 전 부지사는 5월 17일 당일 상황에 대해 "김태헌은 구치감으로 내려갔고, 나와 방용철, 김성태 셋이 남았다. 박상용 검사가 있었고 수사관 두 분이 왔다 갔다 했다"고 직접 증언했다. 교도관 두세 명이 유리창 밖에서 관찰하고 있었다고 덧붙였다.

국정조사는 5월 초까지 계속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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