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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단으로 치닫는 종북몰이

극단으로 치닫는 종북몰이
 
<분석과전망>대통령 사퇴 촉구에 휘몰아치는 종북몰이, 누가 극복해줄 것인가?
 
한성
기사입력: 2013/11/25 [17:23] 최종편집: ⓒ 자주민보
 
 
 
▲ 촛불투쟁에는 이미 오래전부터 박근혜하야가 일반화된 구호가 되어있다. ©사진 '레프트 21'에서 펌

▲121만개의 국정원 트윗글 그리고 천주교 사제단의 대통령 사퇴촉구 미사

국정원 게이트와 관련하여 2003년 11월 21과 22일 양일은 역사적으로 기록될 것이다.
11월 21일은 국가정보원의 정치·선거개입 트윗글이 121만 건이었다는 것이 밝혀진 날이다. 국가정보원의 대선·정치 개입 의혹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팀(팀장 이정회 부장검사)은 11월 21일 "국정원 직원들이 선거 관련 글 64만7천여건, 정치 관련 글 56만2천여건을 트위터에 올린 사실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수사팀의 발표는 이때까지 있었던 국정원의 선거·정치개입과 관련한 모든 논란을 잠재워버린다. 검찰이 지난 6월 원세훈 전 국가정보원장을 공직선거법 등 위반 혐의로 기소할 때 문제가 됐던 온라인 포털사이트 댓글 수는 73개에 불과했다.
73 대 121만. 충격을 받지 않은 사람들이 있다면 그는 필시 대한민국을 조국으로 삼고 있는 사람이 아닐 것이다. 121만여 개의 트윗글은 국정원의 선거개입이 조직적 선거개입이었다는 것을 명쾌하게 증거한다.

모든 것이 선명해졌다. 전혀 복잡하지 않다. 결론은 간단하다. 이른바 시쳇말로 ‘게임 끝’이다. 이에 대한 가장 현실적이고 순수한 대응 형태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 천주교정의구현 사제단 소속 전주교구의 신부들이 그에 대한 답을 매우 선명하게 보여준다. 군산 수송동 성당에서 신부들이 박근혜 퇴진 촉구 시국미사를 연 것이 그것이다. 11월 22일이었다. 11월 22일이 국정원게이트와 관련하여 또 다시 역사적으로 기록되게 되는 이유이다.

사람들은 ‘게임 끝이다’라는 말을 외마디처럼 외쳤다. 역사가 분기점에 이르를 때마다 천주교 사제단이 보여주었던 사변적인 행보 때문이었다. 사제단이 현직 대통령의 사퇴를 촉구한다는 것은 누가 보아도 최대의 위기이다. 이 위기가 국정원의 위기가 아닌 것은 물론이다. 위기는 이제 국정원을 훌쩍 뛰어넘어 청와대 담벼락에서 형성되는 위기이다. 박근혜정권이 최대의 위기에 내몰린 모양새인 것이다.

그러나 사람들은 또 다시 놀라야했다. 위기에 대처하고 있는 박근혜식 정치방식 때문이었다. 본질을 호도하는 것 그리고 종북몰이를 하는 것을 통해 박근혜 정부는 자신에게 휘몰아치는 위기를 눅잦히려고 했던 것이다. 그 중에 제일은 종북몰이였다.
"사법적인 판단이 진행 중인 사건에 대해 정의구현사제단이 조직적 선거 개입을 기정사실화하면서 대통령 사퇴를 요구하는 것은 대한민국을 흔드는 일이자 북한 정권에 부화뇌동하는 일"
조선일보 23일자가 보도한 것으로, 종북 세력 척결을 위한 가톨릭 정화운동을 벌이고 있는 대한민국수호천주교인모임(지도신부 김계춘, 상임대표 서석구 변호사)이 발표한 성명서의 한 구절이다. ‘북한정권에 부화뇌동하는 일’이라는 표현에서 종북몰이의 한 전형이 간단하게 확인된다.

천주교사제단의 박근혜대통령 사퇴 촉구미사에 심기가 불편한 사람들이 사제단을 종북몰이의 한 대상으로 삼기 위해 먼저 취한 조치는 본질을 호도하는 작업이었다. 천주교 사제단이 진행한 박근혜 대통령 퇴진촉구 미사가 아니라 그 미사에서 박창신 원로신부가 연평도포격사건 그리고 천안함 사건에 대해 한 발언을 부각시키는 일이 그것이었다.
제일 빠른 것은 이정현 청와대 홍보수석이었다. 23일이었다. 이 수석은 박근혜 대통령 사퇴 촉구 시국미사에서 북의 연평도 포격 도발을 정당화하는 듯한 발언이 나왔다면서 "그 사람들의 조국이 어디인지 의심스럽다"는 말을 했다. 신부들의 ‘조국’이 북일 수도 있다는 뉘앙스를 풍기는 표현을 쓰고 있는 것이다.
이 수석의 발언은 마치, 무차별적인 종북몰이를 위한 신호탄 같은 역할을 했다. 사제단의 움직임에 대해 새누리당은 기본이고 각종 보수단체의 반발 등이 그 뒤를 화려하게 장식했다. 미사의 핵심내용인 대통령 사퇴 촉구는 사라지고 오직 ‘연평도’와 ‘천안함’만이 부각되었다.
정홍원 국무총리까지 나섰다. 정홍원 국무총리는 25일 박창신 원로신부의 발언을 문제 삼으며 "대한민국을 파괴하고 적에 동조하는 행위"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정 총리는 특히 "박 신부의 발언은 사제(司祭)이기 이전에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기본을 망각한 언동으로 북한의 논리를 대변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무고한 주민에게까지 포격을 가하여 생명을 빼앗은 반인륜적인 북한의 도발을 옹호하는 것으로 결코 좌시할 수 없으며 마땅히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정점은 대통령이 직접 찍었다. 박근혜 대통령은 25일 "지금 국내외의 혼란과 분열을 야기하는 행동들이 많다. 앞으로 저와 정부는 국민들의 신뢰를 저하시키고 분열을 야기하는 이런 일들은 용납하거나 묵과하지 않을 것"이라며 박창신 원로신부의 연평도 포격 관련 발언을 강하게 비판했다. 청와대에서 수석비서관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였다.


▲정치는 없고 오직 ‘종북’과 ‘종박’만이 횡행하는 현실, 오래 가지 않을 것

사람들은 천주교사제단의 대통령 퇴진 미사와 관련하여 명확하게 두 가지를 경험하고 있다. 천주교 사제단이 지난 대선을 부정선거라고 규정하고 더 나아가 대통령 사퇴까지를 촉구한 것이 사실 커다란 비극이라는 사실을 확인한 것이 그 첫 번째이다. 현 시기 천주교 사제가 정치 현안과 관련하여 정치적 견해를 표명한다는 것은 이는 종교의 정치개입을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이 사회에 정치가 실종되어버렸다는 것을 가장 극명하게 보여주는 현상인 것이다.
사람들이 천주교사제단의 움직임에서 확인하게 되는 두 번째 것은 정치가 실종되어버리고 만 그 자리에 오직 종북몰이가 휘몰아치고 있으며 종북몰이가 그 운명을 다해가고 있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는 사실이다.
사람들은 종북몰이가 천주교 사제단에게까지 휘몰아치는 것에서 종북몰이의 무자비성이나 무차별성을 확인하면서도 동시에 갈 데까지 다 간 종북몰이의 끝을 확인하고 있다. 종북몰이가 마침내 더 치솟을 데가 없을 데까지 이르렀다는 것이다. 머지않아 종북몰이가 자신의 운명을 다하게 될 것이라는 전망을 사람들이 하는 것은 이 때문이다.

종북몰이가 자연사할 것으로는 보는 사람은 물론 없다. 날씨가 본격적으로 추워짐에도 불구하고 촛불이 여전히 타오르고 있는 것이 냉철하게 주목받는 이유이다.
종북몰이가 자신의 운명을 다하게 된다는 것은 박근혜 식 정치의 종말을 의미한다. 사람들은 최근 들어 유신부활이라는 말과 더불어 박근혜식 정치라는 말을 자주 쓰기 시작하고 있다. 구체적으로는 ‘종박정치’ 혹은 ‘종박’이라는 말이 그것이다.
정치적 반대세력이라면 그가 야당이든 야당의 대선후보였든 교사이든 노동자이든 언론인이든 그리고 종교인이든 누구라도 상관없이 종북세력으로 낙인찍어버리면서 오직 ‘박근혜 정권을 찬양하는 종박정치’만을 허용하는 정치라는 의미로 쓰이고 있다.
지금 정치에서는 ‘종박’이 아니면 그가 누구든 ‘종북’이 되고 만다는 것이었다. 종북몰이에서 자유로울 수 있는 유일무이한 방도는 ‘종박’을 하면 된다는 말도 돌았다. 이에 따르면 종북몰이의 운명과 '종박정치'의 운명은 일치된다.

그렇다면 종북몰이가 박근혜정부에게 휘몰아치는 위기를 눅잦혀줄 것인가?
낙관적으로 보는 정세분석가들은 아무도 없다. 일시적으로는 효과를 발휘하겠지만 본질적으로도 그리고 당장에는 정세적인 측면에서도 오래가지 못할 것이 종북몰이라는 것이다.
정세분석가들은 특히 박근혜정부가 국내정치에서 최고의 위기에 내몰리고 있는 상황에서 머지않아 북미대화가 이루어지게 된다는 것에 주목하고 있다. 박근혜정부에게 북미대화는 그 시작의 징후만으로도 종북몰이를 뿌리부터 흔들어버리는 결정적인 환경으로 된다.
정세분석가들은 박근혜의 종북몰이 ‘종박정치’가 오래가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은 대중투쟁의 영역에서도 추론해낸다.
신부들로부터 시작된 박근혜대통령 사퇴 흐름은 물론 몇 번의 또 다른 계기를 필요로 하겠지만 <국정원 정치공작 대선 선거개입 시국회의>에 적절하게 결합될 것으로 보인다. <시국회의>는 주요 사회단체들로 구성되어 반년 넘게 촛불투쟁을 주도하고 있는 조직화된 대중들의 투쟁체이다.
시국회의의 역할이 정세발전에 따라 더욱 더 높아지게 된다는 것은 특별한 설명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 촛불이 수도 없이 그리고 치열한 종북몰이 속에서도 그 생명력을 완강하게 유지시켜가고 있다는 것은 결코 단순한 것이 아니다. 천주교 신부들에게 휘둘러지는 종북몰이를 막아내고 분쇄해내고 말 것은 결국 촛불일 것이라고 많은 정세분석가들은 일치되게 전망을 하고 있다.
12월 7일 전국 집중으로 벌어지게 될 촛불투쟁에 국내외 수많은 정세분석가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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