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안부 돈 28억 관저로 불법 전용…김대기 전 실장·윤재순 전 비서관 구속, 무자격 21그램은 김건희 코바나콘텐츠 친분으로 수의계약
특검, 직권남용 혐의로 김대기 전 실장·윤재순 전 비서관 구속…김오진 전 차관은 기각
관저 예비비 14억이 공사비 41억으로 세 배 증가, 행안부 예산 28억 불법 전용 확인
무자격 21그램, 김건희 코바나콘텐츠 친분으로 수의계약…4년 전 보도가 사실로
2026-05-23 07:49:06
대통령 관저 이전 공사 특혜 의혹을 받는 김대기 전 대통령 비서실장과 윤재순 전 총무비서관이 구속됐다.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다. 3대 특검 잔여 사건을 맡은 2차 종합특검팀이 받아낸 첫 구속영장이다. 함께 청구한 김오진 전 국토교통부 1차관의 영장은 기각됐다. 4년 전 더탐사가 의심으로 제기했던 사실이 수사기관의 손에서 확인됐다.
행안부 예산 28억, 관저로 빼돌렸다
특검이 파악한 내용은 이렇다. 관저 이전 예산은 처음 예비비 14억여원으로 잡혔다. 그런데 실제 공사비가 41억여원으로 세 배가량 불었다. 대통령실은 늘어난 비용을 행안부가 떠안도록 압박했다. 특검은 "관련 부처의 반발이 있었는데도 김 전 실장 등의 지시에 따라 대통령 관저와 무관한 행안부 정부청사관리본부의 예산이 불법 전용된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전용된 돈은 28억원이다.
4년 전, 바로 그 정부청사관리본부였다
전용 출처가 정부청사관리본부라는 점은 4년 전 이미 보도됐다. 더탐사는 2022년 8월 관저와 본관 공사가 사실상 전부 수의계약으로 진행됐다고 보도했다. 책정된 예비비가 바닥나자 정부청사관리본부가 다른 청사의 일반 수선비를 끌어다 관저 리모델링에 돌려썼다는 내용이었다. 행안부 예산과장은 통화에서 "목적에 맞으면 전용은 가능하다"며 기재부와 "협의하고 있다"고 인정했다. 특검이 이번에 전용 출처로 지목한 곳이 바로 그 정부청사관리본부다.
무자격 업체 21그램이 김건희 씨 코바나콘텐츠와의 친분으로 공사를 따냈다는 특검 판단도 그때 보도와 겹친다. 21그램은 코바나콘텐츠 사무실의 설계와 시공을 맡았던 업체다. 더탐사는 이 회사가 코바나콘텐츠 전시회 후원·협찬 명단과 VVIP 초대권 명단에 올라 있던 사실을 확인해 보도했다.
입찰은 공고에서 개찰까지 세 시간, 마감까지는 한 시간 만에 끝났다. 응찰 업체는 추정 금액의 99%를 써냈다. 관저 공사가 나라장터에 세종시 소재 "○○주택"으로 위장돼 올라 있던 정황도 그때 드러났다.
당시 정부청사관리본부는 취재진을 피했다. 본부장은 퇴근길 차문을 닫으며 답을 거부했다. 그때 확인되지 않은 채 남았던 의혹이 이번 구속으로 이어졌다.
▲강진구 기자가 세종시에 있는 정부청사관리본부장을 만나 인터뷰하는 모습(2022.8.3 방송 영상 캡쳐)
영장 발부와 기각, 무엇이 갈랐나
서울중앙지법 부동식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어제 "증거 인멸 우려가 있다"며 김 전 실장과 윤 전 비서관의 영장을 발부했다. 반면 김오진 전 차관에 대해서는 "주거가 일정하고 도망 및 증거인멸 염려가 없다"며 기각했다. 세 사람 모두 윤석열 정부의 관저 이전 업무를 맡은 핵심 인물이다. 영장실질심사는 특검 출범 이후 두 번째다.
특검이 풀어야 할 매듭
구속은 출발선이다. 가장 큰 과제는 김건희 씨의 관여 여부다. 특검은 21그램이 김건희 씨와의 친분으로 공사를 땄다고 본다. 그러나 그 친분이 어떻게 수의계약으로 바뀌었는지, 김건희 씨가 업체를 직접 지정했는지는 아직 영장에 담기지 않았다. 이번 구속 혐의는 예산 전용과 직권남용이다. 김건희 씨 본인의 형사책임은 별개의 문제로 남아 있다.
전용된 돈의 행방도 남은 과제다. 특검 스스로 빼돌린 돈의 귀결점을 끝까지 확인하겠다고 했다. 전용된 28억원과 세 배로 불어난 공사비가 어디로 흘렀는지가 핵심이다. 4년 전 더탐사는 21그램과 같은 건물을 쓰던 지하 업체의 대표가 21그램의 감사를 겸하고 있는 사실을 확인했다. 두 회사가 사실상 한 몸이라는 의심은 당시 규명되지 않았다.
윗선과 책임 라인도 그대로 남는다. 김대기·윤재순 위로 지시가 더 올라가는지, 대통령실의 압박이 어디서 시작됐는지가 규명 대상이다. 4년 전 정부청사관리본부는 이 수의계약이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의 결재로 진행됐다고 주장했다. 전용을 승인한 행안부와 기재부의 책임 범위, 영장이 기각된 김 전 차관의 역할과 재청구 여부도 아직 답이 나오지 않았다. 무자격 업체가 어떻게 검증을 건너뛰고 대통령 관저 공사를 맡았는지, 위장 표기와 초고속 입찰을 지시한 주체가 누구인지도 특검의 몫으로 넘어왔다.
특검은 "국민적 의혹 해소를 위해 적법 절차를 준수하면서도 끝까지 관저 이전 과정에서 발생한 불법으로 인한 이익의 귀결점 확인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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