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달장애인들은 끊임없이 행동한다. ‘행동장애’ 또는 ‘도전적 행동’으로 불린다. 장판과 침대 매트리스를 뜯고, 변기를 부수고, 이불을 찢기도 한다. 창문 밖으로 쓰레기를 투척하거나 화재발신기와 콘센트, 비상구 안내판, 병동 의자 등 시설물을 파손하는 경우도 있다. 일부 정신병원은 문제 행동을 한 이들을 격리·강박한다. 징벌을 가한다며 병실 창틀에 환자의 두 손을 묶어놓은 충북의 한 병원도 있었다.
신세계 병원은 좀 다른 질문을 했다고 한다. 환자들을 위해 더 나은 환경이 무엇인가. 신세계병원에서 대외협력과 소통을 총괄하는 이경현 사회사업과장은 “처음 나누리발달센터를 조성할 당시에는 최중증 발달장애 환자분들의 특성과 치료 환경을 충분히 고려하여 시설을 마련했다고 생각했는데, 실제 운영해보니 이들에게 필요한 것은 단순히 쾌적하고 좋은 시설이 아니라, 행동 특성과 안전, 감각과 자극, 치료 지속성을 세심하게 반영하는 좀 더 전문적인 치료 공간이었다”고 말했다. 집중병동이 그 결과다.
직접 들어가 본 집중병동에선 미세한 지린내가 풍겼다. 대소변을 가리지 못하는 환자가 많은 탓이다. 다행히 소독약 냄새 덕분에 참을 수 없는 수준은 아니었다. 환자들은 집중병동 1·2·3층에 각각 25명 안팎씩 생활하고 있었다. 나누리발달센터에 있을 때는 80여명이 한 층에서 생활했다. 이경현 과장은 “80여명을 3개 층으로 분산해 혼잡도를 줄이고 인격권을 더 보장해 집중 케어할 수 있도록 했다”고 말했다.
이 과장은 병원이 어떻게 환자의 안전과 위생을 살피고 배려할 수 있는지 설명했다. 각층 12개, 총 36개 방은 1인실이고, 나머지는 4인실이다. 자·타해 위험성이 큰 최중증 지적·자폐 장애 환자들은 1인실에서 생활한다. 타인과 관계에서 자극을 줄이고 사고 위험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해서다. 1인실은 개방형이지만 ‘액팅아웃’(문제 행동)이 있을 경우 전문의 지시 아래 보호실로 사용된다. 모든 방 창문의 안전 방충망은 6~7명이 달려들어도 뜯어낼 수 없는 특수재질로 했다. 장판도 마찬가지다.
벽면엔 충격을 흡수할 수 있도록 나무합판을 댔다. 낙상 위험 환자들이 있는 방에는 침대 대신 소변이 스며들지 않는 나일론 재질 자충 매트를 깔았다. 화장실 바닥은 경사를 지게 해 물이 안 넘치고 쉽게 청소가 가능하도록 했다. 대소변을 바닥이나 벽면에 묻힐 경우 바로 씻어낼 수 있도록 복도 중간중간 천장 매립형 고압 세척기를 설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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