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3 지방선거 및 국회의원 재보궐선거 결과는 여야 정당 내부 권력 구도 재편의 분수령이 될 것이다. 여야 중량급 인사의 당락은 당내 역학 구도 변화는 물론 향후 대선 구도까지 가늠해볼 수 있다.
대통령제 국가에서 모든 길은 차기 대통령 선거로 통한다. 정치인의 운명도 차기 대선 가능성과 연결 지어 해석하면 과히 틀리지 않는다. 22대 대통령 선거는 2030년 3월27일이다. 대선 2년 전인 2028년 4월12일에는 23대 국회의원 총선거를 한다.
이번 선거에 숨어 있는 차기 대선 코드를 읽어내기 위해 2일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 전략통 몇 사람에게 의견을 들었다.
민주당의 관심은 선거 한참 전부터 8월 전국당원대회에 쏠려 있었다. 지난해 8·2 임시 전국당원대회는 이재명 전임 대표의 잔여 임기를 채울 정청래 대표를 선출했다. 정 대표는 지방선거 승패와 관계없이 곧 대표직에서 물러난다.
민주당 차기 대표 경쟁이 뜨거운 이유는 다음 대통령으로 가는 지름길이기 때문이다. 문재인 전 대통령이나 이재명 대통령이나 민주당 대표를 하지 않았다면 대통령 되기 어려웠을 것이다. 누구든 8월 전국당원대회에서 대표가 되고 23대 총선에서 승리하면 차기 대통령 자리를 예약하는 셈이다.
대표 출마 예상자로 자천타천 거론되는 사람들은 정 대표, 김민석 국무총리, 송영길 전 대표, 우원식 전 국회의장, 이인영 의원 등 꽤 많다.
지금은 정 대표와 김 총리가 양강 구도를 형성할 것이라는 관측이 유력하다. 이를 ‘친청(친정청래) 대 친명(친이재명)’ 대립으로 읽는 사람도 있고, ‘친청(친정청래) 대 친석(친김민석)’ 대립으로 읽는 사람도 있다.
정 대표는 전북지사와 경기 평택을 국회의원 재선거에서 민주당이 패하면 책임론이 불거질 수밖에 없다. 김 총리는 선거 직후 그만둘 것이라는 소문이 파다하다. 지난해 8월 박찬대 의원을 대표로 밀었던 민주당 의원들은 김 총리가 대표를 해야 한다는 얘기를 많이 한다.
이 대통령이 개입할까? 지난해에는 개입하지 않았다. 이번에는 어떨까? 지난 5월 국회의장 후보자 선출 개입 논란이 불거진 것처럼 이번에는 ‘명심’을 드러낼 가능성도 있다. 그러나 민주당 대표는 결국 당원들이 선출한다. 누가 ‘당심’을 잡느냐로 승부가 갈린다. 명심도 당심을 이길 수는 없다.
대선주자로 가는 길이 대표만 있는 것은 아니다. 이번에 뽑히는 광역단체장 임기는 2030년 6월30일까지다. 광역단체장으로 일을 잘하고 정치적 존재감을 드러내면 2030년 3·27 대선에 곧바로 출마할 수 있다.
이번 선거 당선을 전제로 민주당에서는 김부겸 대구시장, 김경수 경남지사, 추미애 경기지사 등을 대선주자급으로 본다. 여기에 정원오 서울시장, 전재수 부산시장 등 당선 이후 대선주자급으로 올라설 정치인들도 많다. 선거 이후 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이 합당할 가능성이 있다. 그러면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도 민주당 대선주자가 될 수 있다.
국민의힘은 6·3 선거 뒤 더 혼란스러운 상황을 맞을 것 같다. 장동혁 대표가 선거 승리를 선언하려면 국민의힘이 초경합지로 분류한 서울, 부산, 경남, 강원, 충남 다섯곳 가운데 과반은 이겨야 한다. 현실성이 별로 없어 보인다. 더구나 부산 북갑 보궐선거에서 하정우 민주당 후보나 한동훈 무소속 후보가 당선되면 장 대표 책임론이 불거질 수밖에 없다.
문제는 장 대표의 버티기다. 스스로 사퇴하지 않으면 강제로 물러나게 할 방법이 없다. 최고위원 과반 사퇴로 인한 지도부 붕괴도 불가능하다. 국민의힘 지도부에 비당권파는 우재준 최고위원 혼자다.
장 대표는 어떻게든 버텨내면 차기 대선주자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2020년 총선 패배 책임을 지고 물러난 황교안 미래통합당 대표가 장 대표에게는 반면교사다.
지방선거 이후 국민의힘은 두가지 시나리오가 가능하다. 첫째, 강성 지지층과 ‘윤 어게인’ 세력에 휘둘리며 질질 끌려갈 가능성이다. 둘째, 붕괴하며 분열할 가능성이다. 둘째보다는 첫째 가능성이 크다. 국민의힘에는 절대권력자가 없다. 원로들도 힘을 쓰지 못한다.
붕괴와 분열은 길게 보면 나쁜 시나리오가 아니다. 무너져야 다시 세울 수 있기 때문이다. 이른바 보수 언론은 국민의힘이 윤 어게인에서 벗어나 집권 가능한 새로운 보수로 다시 태어나야 한다고 주문할 것이다. 한동훈 부산 북갑 후보가 당선되면 그 중심에 설 수 있다. 만약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가 당선되면 더 말할 나위가 없다. 유승민 전 의원,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 등이 보수 재건 과정에서 어떤 선택을 할지도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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