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이랑 박민식이는 와 안 합쳤노!"
부산으로 시집 와 한평생 국민의힘 계열 정당을 찍어왔다는 덕천동 주민 박아무개(80·여)씨는 보수 단일화가 무산된 상황에서 "한동훈이 되지 싶다"라며 이렇게 말했다. "나는 한동훈, 둘째 아들은 하정우, 셋째 아들은 박민식"을 지지한다는 박씨는 "되는 쪽으로 밀어줘야지, 표 안 썩히고 한 표라도 살릴 거면 한동훈이 밀어줘야지"라고 말했다. 박 후보보다 상대적으로 당선 가능성이 높은 한 후보를 뽑아 보수 표가 사표가 되지 않게 하겠다는 것이었다.
보수 단일화 무산 이후 한 후보 지지를 굳힌 이들에겐 지역 연고나 '외지인' 이미지 등이 더는 중요하게 작용하는 것 같진 않아 보였다. 덕천 젊음의거리에서 노점을 하는 한 여성은 "한동훈이 내 물건을 많이 팔아줬다"라며 "우리 아파트 사는 사람들 (한동훈 뽑으라고) 몇 명 잡아놨다"라고 말했다. 구포시장에서 야채 장사를 하는 채아무개(68·여)씨도 "한동훈이 (출마한 지) 한 달 정도 됐는데 그만큼 열심히 뛰는 사람 없다"라며 "(당선) 가능성은 한동훈이 높은 것 같다"고 말했다.
채씨는 최근 부산 북갑 여론조사 추세를 언급하며 "박민식이가 단일화해서 한동훈이 밑으로 들어가면 부산이 살 텐데"라며 "사전투표도 끝났고 내일 본투표인데 (단일화는) 이미 엎질러진 물이지. 박민식이가 좀 뒤처진다고 봐야 하는데 안타깝지"라고 말했다. 박민식 국민의힘 후보는 앞서 유세 도중 "엉터리 여론조사는 보이스피싱 같은 것"이라며 "박민식에게 가는 표심을 훔쳐 가려는 나쁜 조작"이라고 주장한 바 있다.
최근 흰옷을 입고 전국에서 몰려든 한 후보 지지자들의 세몰이도 주민들 표심에 영향을 미치는 듯했다. 구포시장 상인 박아무개(64·여)씨는 "팬덤이 중요하다"라며 "경기·서울 등 전국에서 다 오니까 아무래도 한동훈이 될 가능성이 많다"라고 봤다. 구포시장에서 20년째 도자기 장사를 하는 곽아무개(60·남)씨도 "외지 사람들이 와서 시장에 다니니까 북구도 활기가 생긴다"라며 "난 골수 보수지만 한동훈이 돼서 국민의힘이 개편돼야 한다"라고 기대감을 내비쳤다.
젊음의거리에서 옷가게를 운영하는 성아무개(60대 초반·여)씨도 "여긴 박민식이 찍어줘야 한다는 분위기인데 나는 계속 설득을 당하다 보니 한동훈 쪽으로 마음이 굳어졌다"라며 "하얀 옷 입은 사람들이 설득했다. 지들이 판교에서 왔다, 서울에서 왔다 하면서 한동훈이 대단한 사람이라고 자꾸 얘기하니까 우리가 모르는 뭔가가 있는가 싶더라"라고 말했다.
반면 박 후보를 지지한다면서도 이번 선거에선 누굴 뽑아야 할지 고심하는 이도 있었다. 구포시장에서 양말 장사를 하는 김아무개(80·여)씨는 "누굴 찍을까?"라고 기자에게 연신 물었다. 김씨는 "한동훈이 찍어줬는데 (다른 데로) 가뿌면 그만이라 (뽑아주면) 안 된다 카는 사람도 있고, 박민식이는 찍어줘야 하는데 여론조사가 많이 떨어지데"라며 "박민식이는 표가 적어서 안 됐더라"라고 말했다.
이날 박 후보 유세를 지켜보고 있던 양아무개(60대 초반·여성)씨는 "내일 투표할끼라"라며 "아무래도 박민식이가 북구 사람이니까 내 소신대로 국민의힘을 뽑을 것"이라고 했다. 구포동에 산다는 양씨는 "내가 박민식 찍어도 당선은 안 되겠지만 지금은 국민의힘에 힘을 불어 넣어주는 사람들이 얼마나 있는지 보여주는 것도 중요하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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