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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박민식 와 안 합쳤노" 단일화 어그러진 부산 북갑, 민심 '복잡'

[르포] 보수 유권자들 '하정우 어부지리' 우려...세 후보 당선 가능성 놓고 갑론을박

26.06.02 23:22최종 업데이트 26.06.03 08:58

더불어민주당 전재수 부산시장 후보와 하정우 부산 북구갑 후보가 2일 오후 부산 북구 뉴코아아울렛 덕천점 앞에서 열린 으랏차차 유세에서 시민들에게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유성호

더불어민주당 전재수 부산시장 후보와 하정우 부산 북구갑 후보의 지지자들이 2일 오후 부산 북구 뉴코아아울렛 덕천점 앞에서 열린 으랏차차 유세에서 연호하며 지지를 보내고 있다.유성호

부산 북구갑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출마한 하정우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2일 오후 부산 북구 구포대교 사거리에서 열린 마지막 유세에서 시민들의 사진 요청에 응하고 있다.유성호

'무소속 한동훈'과 '국민의힘 박민식'으로 갈라진 보수 표심이 선거 막판 소용돌이치고 있다. 6·3 부산 북갑 보궐선거 최대 변수였던 보수 야권 단일화가 어그러진 상황에서 두 정치인을 바라보는 주민들의 민심은 선거운동 마지막 날까지 종잡을 수 없었다.

다만 두 사람이 서로를 향해 맹공을 퍼붓다 '더불어민주당 하정우'가 어부지리를 얻을 거란 예상과, 어부지리 승리를 민주당에 넘겨선 안 된다며 '당선될 사람'에게 표를 몰아줘야 한다는 '민심 단일화' 분위기가 혼재했다.

부산 북갑에 속하는 구포·덕천동은 상대적으로 보수 지지세가 강하고, 만덕동은 대규모 아파트단지가 들어서 있는 주거 지역이다. <오마이뉴스>는 본투표 하루 전날인 2일 부산 구포·덕천동 일대를 돌며 주민·상인들을 만나 보수 단일화 무산 이후 민심을 들어봤다.

울먹인 하정우 "우리 아이들의 미래 위해 꼭 이기겠다" ⓒ 유성호

"나는 한동훈, 둘째 아들은 하정우, 셋째 아들은 박민식"

부산 북구갑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출마한 박민식 국민의힘 후보가 2일 오후 부산 북구 젊음의 거리 인근에서 열린 파이널 유세에서 송언석 원내대표와 함께 시민들에게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유성호

부산 북구갑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출마한 박민식 국민의힘 후보의 지지자들이 2일 오후 부산 북구 젊음의 거리 인근에서 열린 파이널 유세에서 연호하며 지지를 보내고 있다.유성호

부산 북구갑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출마한 박민식 국민의힘 후보의 지지자들이 2일 오후 부산 북구 젊음의 거리 인근에서 열린 파이널 유세에서 연호하며 지지를 보내고 있다.유성호

"한동훈이랑 박민식이는 와 안 합쳤노!"

부산으로 시집 와 한평생 국민의힘 계열 정당을 찍어왔다는 덕천동 주민 박아무개(80·여)씨는 보수 단일화가 무산된 상황에서 "한동훈이 되지 싶다"라며 이렇게 말했다. "나는 한동훈, 둘째 아들은 하정우, 셋째 아들은 박민식"을 지지한다는 박씨는 "되는 쪽으로 밀어줘야지, 표 안 썩히고 한 표라도 살릴 거면 한동훈이 밀어줘야지"라고 말했다. 박 후보보다 상대적으로 당선 가능성이 높은 한 후보를 뽑아 보수 표가 사표가 되지 않게 하겠다는 것이었다.

보수 단일화 무산 이후 한 후보 지지를 굳힌 이들에겐 지역 연고나 '외지인' 이미지 등이 더는 중요하게 작용하는 것 같진 않아 보였다. 덕천 젊음의거리에서 노점을 하는 한 여성은 "한동훈이 내 물건을 많이 팔아줬다"라며 "우리 아파트 사는 사람들 (한동훈 뽑으라고) 몇 명 잡아놨다"라고 말했다. 구포시장에서 야채 장사를 하는 채아무개(68·여)씨도 "한동훈이 (출마한 지) 한 달 정도 됐는데 그만큼 열심히 뛰는 사람 없다"라며 "(당선) 가능성은 한동훈이 높은 것 같다"고 말했다.

채씨는 최근 부산 북갑 여론조사 추세를 언급하며 "박민식이가 단일화해서 한동훈이 밑으로 들어가면 부산이 살 텐데"라며 "사전투표도 끝났고 내일 본투표인데 (단일화는) 이미 엎질러진 물이지. 박민식이가 좀 뒤처진다고 봐야 하는데 안타깝지"라고 말했다. 박민식 국민의힘 후보는 앞서 유세 도중 "엉터리 여론조사는 보이스피싱 같은 것"이라며 "박민식에게 가는 표심을 훔쳐 가려는 나쁜 조작"이라고 주장한 바 있다.

최근 흰옷을 입고 전국에서 몰려든 한 후보 지지자들의 세몰이도 주민들 표심에 영향을 미치는 듯했다. 구포시장 상인 박아무개(64·여)씨는 "팬덤이 중요하다"라며 "경기·서울 등 전국에서 다 오니까 아무래도 한동훈이 될 가능성이 많다"라고 봤다. 구포시장에서 20년째 도자기 장사를 하는 곽아무개(60·남)씨도 "외지 사람들이 와서 시장에 다니니까 북구도 활기가 생긴다"라며 "난 골수 보수지만 한동훈이 돼서 국민의힘이 개편돼야 한다"라고 기대감을 내비쳤다.

젊음의거리에서 옷가게를 운영하는 성아무개(60대 초반·여)씨도 "여긴 박민식이 찍어줘야 한다는 분위기인데 나는 계속 설득을 당하다 보니 한동훈 쪽으로 마음이 굳어졌다"라며 "하얀 옷 입은 사람들이 설득했다. 지들이 판교에서 왔다, 서울에서 왔다 하면서 한동훈이 대단한 사람이라고 자꾸 얘기하니까 우리가 모르는 뭔가가 있는가 싶더라"라고 말했다.

반면 박 후보를 지지한다면서도 이번 선거에선 누굴 뽑아야 할지 고심하는 이도 있었다. 구포시장에서 양말 장사를 하는 김아무개(80·여)씨는 "누굴 찍을까?"라고 기자에게 연신 물었다. 김씨는 "한동훈이 찍어줬는데 (다른 데로) 가뿌면 그만이라 (뽑아주면) 안 된다 카는 사람도 있고, 박민식이는 찍어줘야 하는데 여론조사가 많이 떨어지데"라며 "박민식이는 표가 적어서 안 됐더라"라고 말했다.

이날 박 후보 유세를 지켜보고 있던 양아무개(60대 초반·여성)씨는 "내일 투표할끼라"라며 "아무래도 박민식이가 북구 사람이니까 내 소신대로 국민의힘을 뽑을 것"이라고 했다. 구포동에 산다는 양씨는 "내가 박민식 찍어도 당선은 안 되겠지만 지금은 국민의힘에 힘을 불어 넣어주는 사람들이 얼마나 있는지 보여주는 것도 중요하다"라고 덧붙였다.

박민식 "북구 발전 이룰 진짜배기 북구 사람은 나뿐" ⓒ 유성호

"전재수도 잘 하고, 대통령도 잘 하는데... 하정우가 될 것"

부산 북구갑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출마한 한동훈 무소속 후보에게 찰밥 도시락을 건넨 김복악 할머니가 2일 오후 부산 북구 구포시장 공영주차장 인근 쌈지공원에서 열린 한 후보의 피날레 유세에 참석해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유성호

부산 북구갑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출마한 한동훈 무소속 후보의 지지자들이 2일 오후 부산 북구 구포시장 공영주차장 인근 쌈지공원에서 열린 피날레 유세에서 연호하며 지지를 보내고 있다.유성호

부산 북구갑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출마한 한동훈 무소속 후보의 지지자들이 2일 오후 부산 북구 구포시장 공영주차장 인근 쌈지공원에서 열린 피날레 유세에서 연호하며 지지를 보내고 있다.유성호

이처럼 보수 표심이 분열된 상황에서 하정우 민주당 후보가 승리할 것이라는 예상은 여야 지지층모두에서 나왔다. 젊음의거리에서 꽈배기집을 운영하는 김재훈(50대 후반·남)씨는 "하정우가 된다고 본다"라며 "(한동훈 지지자들이) 원체 세가 있으니까 좀 불안하긴 하지만 하정우가 무난하게 이기지 않겠나"라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중도층이 다 한동훈한테 간다면 몰라도, 지금 전재수 (부산시장 후보)도 잘하고 대통령도 잘하는데 그럴 수가 있겠나"라고 덧붙였다.

구포시장 인근에서 노점을 하는 국민의힘 지지자 홍아무개(71·여)씨도 "(박민식으로) 단일화했으면 1번(하정우)이 안 되고 2번(박민식)이 확실히 이겼을 건데 지금 (후보가) 3명이라 내일 표를 까봐야 알 것 같다"라며 "하정우가 될 수도 있다"라고 말했다. 앞서 인터뷰에 응한 곽씨도 "부산시장은 전재수가 되더라도 북갑은 한동훈이 돼야 한다"라면서도 "(하정우가 당선될 가능성을) 50% 이상 생각하고 있다"라고 했다.

한 달 전까지 누굴 뽑을지 결정하지 못하고 있던 구포시장 상인 최아무개(80·여)씨는 "구포시장에 한동훈 뽑겠다는 사람이 많은 것 같은데 나는 1번(하정우) 찍을 거야"라며 "아직까지 대통령이 잘하고 있고 선거 공보물을 보니 북구 발전에 제일 도움 될 사람이 하정우 같아 보인다"라고 말했다.

이날 비가 내리는 와중에도 선거운동 열기는 식을 줄 몰랐다. 한 후보 지지자들은 흰 우비를 입고, 하 후보 지지자들은 파란 우비를 입고, 박 후보 지지자들은 흰 우비 안에 빨간 옷을 입고 온종일 길거리 유세를 했다.

한동훈 "북구의 아들로 남겠다... 저를 버리지 말아달라" ⓒ 유성호

하정우 "눈물 난다, 꼭 이길 것"...박민식 "진짜배기 북구 사람"...한동훈 "보수 재건"

부산 북구갑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출마한 하정우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2일 오후 부산 북구 구포대교 사거리에서 열린 마지막 유세에서 어머니, 이모와 함께 시민들에게 인사하며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유성호

부산 북구갑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출마한 박민식 국민의힘 후보가 2일 오후 부산 북구 젊음의 거리 인근에서 열린 파이널 유세에서 김민전 의원과 함께 시민들에게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유성호

부산 북구갑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출마한 한동훈 무소속 후보가 2일 오후 부산 북구 구포시장 공영주차장 인근 쌈지공원에서 열린 피날레 유세에서 시민들에게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유성호

본투표를 하루 앞둔 만큼 세 후보도 막판 표심 잡기에 집중했다. 박 후보는 이날 부산 덕천초 앞에서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와 유세를 했고, 하 후보는 구포대교 사거리에서, 한 후보는 구포시장 인근 쌈지공원에서 각각 마지막 유세를 벌였다.

하정우 후보는 이날 마지막 유세에서 "구포시장에 가서 처음으로 수많은 분들과 만나는 상황을 겪다 보니 미숙한 점도 있었고 그것 때문에 논란도 많이 됐다"라며 "그걸 빠르게 극복할 수 있었던 건 주민들과 지지자들이 격려해 주신 덕분"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오늘은 눈물이 좀 난다. 지지자들의 빚을 갚기 위해 저는 꼭 이겨야겠다"라고 호소했다.

박민식 후보는 이날 마지막 유세에서 다른 후보들을 향해 "북구에서 일 하나 해본 적 없고 북구에 살아본 적도 없고 침 한 방울 튀긴 적 없는 떴다방 후보들이 무슨 북구 발전을 이룩할 수 있겠나"라며 "북구에서 일해본 진짜배기 북구 사람은 박민식 후보밖에 없다"라고 강조했다.

한동훈 후보는 이날 마지막 유세에서 "이재명 정권의 폭주를 박살 내고 장동혁 당권파가 퇴행시키고 있는 보수를 재건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민주당과 국민의힘 당권파 일부가 이상한 얘길 하면서 흑색선전을 투표 하루 전에 퍼뜨리고 있다"라며 "승리해서 보수를 재건하고 대한민국을 바꿀 것"이라고 호소했다.

더불어민주당 전재수 부산시장 후보와 하정우 부산 북구갑 후보가 2일 오후 부산 북구 뉴코아아울렛 덕천점 앞에서 열린 으랏차차 유세에서 시민들에게 큰절을 올리며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유성호

부산 북구갑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출마한 박민식 국민의힘 후보가 2일 오후 부산 북구 젊음의 거리 인근에서 열린 파이널 유세에 앞서 취재진과 만나 선거 막판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유성호

부산 북구갑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출마한 한동훈 무소속 후보가 2일 오후 부산 북구 구포대교 사거리에서 열린 마지막 유세에서 시민들의 연호를 받으며 입장하고 있다.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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