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BS는 서울시 산하 기관이었다. 지금은 서울시 산하 미디어재단으로 형태를 바꿨다. 15년 전부터 추진해 온 TBS 독립 때문이다. TBS가 서울시 산하 기관이고 TBS 방송 종사자들이 준공무원에 해당하기 때문에 서울시와 서울시의회가 조직을 사실상 없애버릴 수 있다는 게 당연하다는 주장은 TBS 사정을 모르고 하는 소리다.
TBS는 2011년부터 보도국을 강화했고, 방송국으로서, 언론으로서 서울시로부터 독립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해 왔다. 서울시 소속 조직이다보니 상업 광고 영업이 불가능한 상황에서 내부 구성원들은 TBS 법인화를 통해 '독립 언론'의 새로운 비전을 다듬어 왔다. 그런 노력들을 싹 무시한 채 '이런 구조의 방송국은 없앨 수 있다'면서 '힘자랑'을 하고자 다짜고짜 폐국의 칼날을 들이댄 게 윤석열의 국민의힘 정권이었다.
5선 대업을 이룬 오세훈 시장은 이 판에 낄 이유가 없다. 올해 초 경향신문의 1월27일자 칼럼이 오세훈 시장을 비판하며 오 시장과 서울시가 TBS 교통방송을 "폐지"했다고 주장했다가 서울시의 언론중재위 제소로 반론글을 실었는데, 이 반론에서 서울시는 "TBS 교통방송을 폐지한 바 없으며, 서울시의회에서 관련 조례를 폐지함에 따라 재정 지원이 어려웠던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렇다고 치자. 오세훈 시장도 TBS 폐지 책임론이 제기될 때마다 자신의 권한으로 한 게 아니었다며 국민의힘이 다수인 서울시의회의 책임으로 돌렸으니, 일관성은 있다.
윤석열 전 대통령 당선 후 치러진 지방선거에서 전체 112석 중 76석을 차지했던 국민의힘이 (오세훈 시장 말마따나) 주도한 일이니 오 시장은 앞으로 민주당이 TBS를 다시 서울시 산하 미디어재단으로 돌려 놓아도 할 말이 없어야 한다. 본인의 지론대로 '시의회를 존중'하면 된다. 그러니 오세훈 시장은 부디 손을 떼길 바란다.
그렇다면 문제는 간단하다. 이건 '윤석열의 유산'을 청산하는 일이다. 윤석열 세력과 거리를 두고 '보수 혁신'을 주장한 오세훈 시장도 굳이 반대할 이유가 없다. 무엇보다 민주당은 약속을 지켜야 한다. TBS 정상화는 민주당의 공약이었다. 정원오 서울시장 후보는 선거 운동 과정에서 TBS 사태를 "윤석열-오세훈 시대에 있었던 가장 비정상화된 일"이라고 주장했고 "지금 출자기관의 지위를 상실해있고 (서울시가) 지원할 수 있는 조례도 폐지돼 있는데 이걸 회복할 것"이라고 공언한 바 있다.
국민의힘이 주도한 'TBS 지원 조례 폐지'는 권력의 입맛에 맞지 않는 언론을 아예 문닫게 만들고 수백명의 언론 노동자의 '밥줄'을 끊은 현대 문명국에서 상상조차 하기 어려운 폭거였다. 민주당은 즉각 'TBS 지원 조례 부활'을 통해 오세훈 시장을 견제하고 무너진 언론 자유를 바로 세워야 한다. 민주당은 서울시의회 내에서 '야당'의 존재감을 확실히 각인시켜야 한다.
다시 말하지만, 2022년 6월 29일, 서울시의회의 다수를 차지한 국민의힘은 민선 8기 시의회 출범을 앞두고 열린 당선인 총회에서 'TBS 설립 및 운영에 관한 조례안 폐지'를 1호 조례안으로 상정할 것을 예고했다. 그리고 지금, 정확히 4년이 지났다. 이번 선거에서 민주당은 전체 118석 중 81석을 차지해 4년만에 주도권을 탈환했다. 서울시의회가 'TBS 운영 조례'를 다시 제정하면 된다.
정청래 민주당 대표와 서울시의원 당선자들에게 거듭 고한다. 첫 당선자 총회에서 '윤석열의 국민의힘'이 폭력적으로 추진했던 '1호 공약'을, 민주당이 다시 1호 공약으로 내놓으면 된다. 이건 상징적인 조치다. 독재시절에나 있었던 방송국 폐지의 폭거를 되돌려 놓는 게 서울시정 견제와 윤석열 유산 청산의 첫걸음이 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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