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드바 영역으로 건너뛰기

박근혜 정부 아쉬운 점

 

등록 : 2014.02.24 19:55수정 : 2014.02.25 09:12

 

 

※ 클릭하면 확대됩니다

[박근혜 대통령 1년] ‘대선공신’ 30명 심층면접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해 2월25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제18대 대통령 취임식에서 취임선서를 하고 있다. 이정우 선임기자 woo@hani.co.kr

 

 

박근혜 대통령 당선에 큰 기여를 한 이른바 ‘대선 공신’들의 박근혜 정부 1년 평가는 바깥 여론의 평가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청와대와 새누리당 등에 포진한 30명의 심층면접 대상자 가운데 13명이 잘못하거나 부족했던 분야로 ‘인사’를 꼽았고, ‘소통 부족’이라고 답한 이도 10명이나 됐다.

 

인사 분야가 잘못됐다고 답한 이들은 박 대통령의 인사가 ‘국민통합’에 미흡했고, 유능한 인재를 발탁하지도 못했다는 점을 지적했다. “인사를 지역, 출신 등을 고려해 더 다양하고 과감하게 했어야 했다”(청와대 참모), “대통령이 임명한 내각이 무능해서, 그 밑에서 일하는 관료만 행복한 나라가 됐다”(새누리당 자문그룹)는 평가들이 나왔다.

 

 

인사 매번 늦고도 기대 못미쳐 
짐 나눠질 측근 필요

 

야권·국민과 소통 부족 
대통령 의지만 있으면 되는데… 
이벤트 정치는 앞으로도 없을 것

 

 

홀로 오래 고민하는 박 대통령의 인사 스타일이 좀 바뀌어야 한다는 응답도 상당수였다. “공적 시스템을 통해 인재를 두루 구하는 게 아니라 사선을 통해 구한다”(새누리당 당료), “인사가 늦고 신중한 것에 비해 언제나 기대치에 못 미쳤다. 인재 풀의 한계 때문에 탕평의 정신이 퇴색됐다”(청와대 참모)는 반응 등이 대표적이다. 청와대의 다른 참모는 “공공기관의 경우도 인사를 정상화하려다 보니 예전에는 그냥 보내던 자리도 지금은 사외이사까지 검증한다. 문제 생기면 바꿔야 하니 또 시간이 걸리는 과정이 되풀이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통령의 인사권 분산을 고민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책임을 지고 짐을 나눠 지는 사람이 대통령 주변에 좀더 많아야 한다”, “강력한 2인자라도 필요한 것 같다. 모든 걸 혼자 하다 보니 (대통령) 업무가 과다하고, 장관·수석들이 약해져서 부하가 한쪽으로 너무 쏠린다”는 것이다.

 

소통 부족을 문제로 꼽은 10명 가운데 6명은 특히 대야 관계 및 설득의 부족 등을 그 근거로 들었다. “국정 현안에 대해 민주당과 더 소통하고 포용해가기를 바라는 국민의 기대치를 충족시키지 못했다. 당 대표나 비대위원장 시절 리더십에 비해 좀 경직된 게 아닌가 싶다”(청와대 참모), “민주당의 대선 불복 등에 대해 초기 대응을 잘못한 것 같다. 정치력이 모자랐다는 생각이 든다”(새누리당 의원)는 답변 등이 대표적이다.

 

대야 관계와 별도로 국민들에게 좀더 솔직하게 사정을 설명하고, 이해를 구하는 과정이 매끄럽지 못했다는 평가도 나왔다. “시간이나 예산 또는 관행 때문에 정책 추진에 어려움이 있을 수 있다. 그런데 국민들에게 직접 설명하는 게 부족하다 보니 상당히 독선적으로 보였다. (대통령이) 정치를 오래 한 사람으로서 국민의 동의와 합의, 양해가 필요한 부분들에 대해 더 진솔하게 호소하면 좋았을 텐데, 약했던 것 같다.”(청와대 참모) 솔직하지 못했다는 혹평도 있었다. 새누리당의 한 의원은 “약속은 못 지킬 수 있지만, 국민 앞에 솔직하지 못하니 감동을 주기 어렵다. 감동을 주지 못하면 통합이 안 된다. 스스로 ‘여왕’이 아닌 평민의 밑바닥으로 내려와야 한다”고 꼬집었다.

 

이번 설문 응답자의 대부분(23명)은 ‘박 대통령의 국정운영 방식이 대선 전 예상했던 것과 일치한다’고 답했는데, 나머지 ‘예상과 다르다’고 답한 이들의 답변 이유도 대체로 사회통합·소통 분야에 대한 실망감 때문이었다. “불평등과 지역갈등 등으로 인한 사회적 비용이 최고조인데, 이를 해결할 정치가 실종돼 아쉽다”(새누리당 의원), “경제·복지 분야는 예산 등의 문제가 있어 이해가 가지만, 국민화해나 통합은 대통령의 의지만 있으면 되는 건데 선거용이었나 하는 아쉬움이 있다.”(청와대 참모)

 

하지만 이런 지적과 우려에도 박 대통령이 당분간 현재의 소통 스타일을 크게 바꾸지 않을 것이라는 응답이 압도적이었다. 새누리당의 한 당료는 “앞으로도 국면전환용 이벤트는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고, 청와대의 한 참모는 “(소통한다는) 보여주기식 행사를 (대통령이) 굉장히 꺼린다. 그래서 참모들도 그런 걸 제안하는 게 조심스럽다. 이런 상황은 앞으로도 변하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밖에 응답자 가운데 8명이 아쉬웠던 분야로 경제를 들었다. 대선캠프 정책에 관여했던 한 인사는 “국민들이 활력을 회복하고 희망을 갖도록 하는 경제 정책이 안 보인다. 양극화가 심해지고, 파트타임이 늘고 정규직이 줄었다. 활력이 떨어지는데 돌파구가 안 보인다”고 했다.

 

석진환 조혜정 송채경화 기자 soulfat@hani.co.kr

 

 

대선공신들도 “인사·소통에 문제 있다” [성한용의 진단 #243]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