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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취임 1주년 맞아 미국서 국정원 대선개입 규탄 집회

박근혜 취임 1주년 맞아 미국서 국정원 대선개입 규탄 집회
워싱턴|손제민 특파원 jeje17@kyunghyang.com

 

박근혜 대통령 취임 1주년이 되는 25일을 앞두고 미국 워싱턴과 뉴욕에서 국가정보원의 대선 개입 사건을 규탄하는 시위가 벌어졌다.

‘워싱턴 사람사는세상’은 22일 오후 워싱턴 링컨기념관 앞 계단에 20여명이 모여 집회를 열고 “박근혜 대통령이 당선된 대선에서 정부가 불법적으로 개입했음을 보여주는 수많은 증거와 증언들이 나왔음에도 불구하고 현 정권은 잘못한 사람들을 처벌하지 않고 있다”면서 “도리어 박근혜 대통령은 반대파를 탄압하기 위해 낡은 국가보안법과 내란음모죄를 부활시킴으로써 돌아가신 그의 아버지 박정희의 전술에 의존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들은 배포한 성명서에서 “박 대통령의 권위주의적 스타일은 민주적 통치 질서와 사회를 만들기 위해 힘들게 싸워온 사람들에게 근심을 안겨주고 있다”면서 이 같이 밝혔다.
 

22일 오후 미국 워싱턴 링컨기념관 앞에 재미 한국인들이 집회를 벌이고 있다. 앞에 군복 입은 사람들이 해병전우회 등단체들이고, 뒤로 ‘워싱턴 사람사는세상’이 ‘부정선거 대가를 치르게 하겠다’는 현수막을 들고 집회를 하고 있다. 워싱턴/손제민 특파원

 

이들은 또 “현 정부의 공공 부문 사영화 역시 반발을 불러일으키고 있다”면서 “우리는 한국, 유럽, 호주, 미주 전역에서 한국의 민주주의 복원을 요구하는 동포들의 행동에 동참한다”고 했다.

이들의 집회가 진행되는 도중에 태극기와 성조기를 들고 해병대 군복을 입은 사람들 10여명이 등장했다. 한미자유연맹·한미애국총연맹·재향군인회안보향군단체·해병전우회·625참전유공자회·월남전참전자회 연합이라고 밝힌 이들은 ‘한국 내 정치혼란 선동말고 미국 내 정치에 신경쓰라’는 깃발을 들고 국정원의 대선 개입을 비판하는 시위대 앞에 섰다. 

이들은 배포한 성명서에서 북한의 장성택 처형 사건을 거론하며 “미국 내 한인들은 자기 국민들을 무자비하게 탄압하고 국제사회에 핵 위협을 가하는 북한 정권을 강하게 규탄한다”고 밝혔다. 이어 “친북 인사들은 항상 북한의 행동에 대해서는 침묵하면서 한국 정부를 비판하는데만 초점을 맞춰왔다. 그 중에서 이석기와 RO 회원들은 한국 정부를 테러리즘과 폭력으로 전복하려고 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일말의 양심이나 지성이 있다면 사악한 북한 정권을 비난해야지, 자유 민주주의 국가인 한국을 비난해서는 안된다”고 덧붙였다.

이 상반되는 두 시위대는 대선 1주년애 즈음한 지난 해 12월21일에도 똑같은 장소에서 조우한 바 있다. 두 시위대는 서로들 얼굴을 익히 아는 듯 했다. 화창한 날씨 때문에 유난히 관광객들이 많았던 이 날 두 시위대는 서로 험악한 말을 주고 받는 것은 자제했다.

국정원의 대선 개입을 규탄하는 측에 선 워싱턴수도장로교회의 김응태 장로는 마이크를 잡고 “대한민국의 경제발전이가능했던 데에는 해병대 용사들의 죽음과 희생이 있었기 때문이기도 하고, 여공들이 자신의 머리카락을 잘라 가발을 만들어 수출했기 때문이기도 하다”면서 “그런데 어느 특정인과 그의 딸이 자신들이 다 이뤄낸 것이라고 하는 것은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말했다. 김 장로는 “고엽제 피해로 고생하고 있는 해병전우회 분들도 사랑한다”고 덧붙였다.

이에 이름을 밝히지 않은 친 박근혜 시위대의 한 인사는 마이크를 잡고 “내가 노무현 대통령 분향소에조문도 갔다. 왜냐하면 대한민국 대통령이기 때문”이라며 “박근혜 대통령에게는 왜 그런 태도를 보여주지 못하느냐”고 말했다.
 


국정원 대선 개입 비판 시위대가 해산함으로써 두 시위대는 마찰 없이 시위를 마쳤다. 

앞서 21일 저녁 뉴욕에서도 국정원의 대선 개입을 규탄하는 집회가 열렸다. 60여명이 맨해튼 코리아타운 우리은행 앞에 보여 ‘가짜 대통령 독재자 박근혜는 퇴진하라’ ‘공안통치 독재부활 박근혜 정권 퇴진하라’ 등의 구호를 외쳤다고 한 참석자가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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