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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이 우선인 시절, 아버님은 통일을 외치셨다”

 

고 이종린 민족통일장 추도식 열려..남북해외 공동장례위 구성
김치관 기자  |  ckkim@tongil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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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4.04.08  00:3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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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통일애국열사 송석 이종린 선생 민족통일장' 추도식이 7일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서 열렸다. 이창복 공동장례위원장이 추도사를 낭독하고 있다. [사진 - 통일뉴스 김치관 기자]

“이제 고단한 몸을 누이시고 국가보안법 없는 세상에서 편히 쉬십시오. 삼가 의장님의 명복을 빌며, 의장님의 영전에 통일 애족의 면류관을 바칩니다.”

7일 오후 7시 20분 서울대학병원 장례식장에서 열린 ‘통일애국열사 송석(松石) 이종린 선생 민족통일장’ 추도식에서 공동장례위원장 이창복 6.15남측위원회 상임대표의장은 “14번에 걸친 검거와 8번에 투옥 그리고 끊임없는 탄압, 가히 한 인간이 감당하기엔 너무나 버겁고 큰 시련이었다”며 이같이 추모했다.

지난 5일 타계한 이종린 전 조국통일범민족연합(범민련) 남측본부 의장은 1945년 일본에서 현병에 구속돼 8월 15일 석방된 것을 시작으로 한 평생 민족통일운동에 헌신해왔으며, 2000년부터 범민련 남측본부 의장을, 2003년부터 명예의장을 맡아왔다.

이창복 의장은 “지금도 통일선봉대를 이끌고 전국을 휘몰아치던 의장님의 모습이 선연하며, 국가보안법의 철쇄를 끊겠다고 단식단의 선봉에 서셨던 백발의 의장님을 잊을 수 없다”며 “이것은 실로 민족을 사랑하는 지고지순한 신념에 기반한 헌신의 실천이었다”고 기렸다.

   
▲ 추도식 참가자들이 '님을 위한 행진곡'을 부르고 있다. [사진 - 통일뉴스 김치관 기자]

역시 공동장례위원장을 옥중에서 맡게 된 이규재 범민련 남측본부 의장은 김규철 의장 대행이 낭독한 추도사를 통해 “이산가족이 상봉하고 대통령은 통일대박을 말하고 있지만 여전히 흡수통일의 망상을 버리지 못하고 있으며, 미국은 한반도 일대의 군사적 긴장을 부추기는 데 앞장서고 있다”며 “범민련 남측본부 모든 성원들은 자주통일의 길에서 한생을 바쳐 오신 이종린 명에의장님의 투쟁정신, 실천정신을 따라 언제나 의연히 투쟁하겠다”고 다짐했다.

남북해외 공동장례위원회 구성..공동장례위원장에 최진수 북측본부 의장.임민식 해외본부 의장

장례위원회는 “고 이종린 명예의장 장례위원회를 구성함에 있어서 남과 북과 해외가 함께 공동장례위원회를 구성했다”며 “범민련 북측본부 최진수 의장, 범민련 해외본부 임민식 의장이 공동장례위원장으로 위촉됐다”고 발표했다.

남북해외가 공동장례위원회를 구성한 것은 2005년 고 신창균 범민련 남측본부 명예의장 이후 처음이다.

범민련 북측본부는 추도사를 보내와 “우리는 자주, 민주, 통일을 위해 혼신을 다 바쳐온 리종린 명예의장 선생이 별세하셨다는 뜻밖의 비보에 접하여 유가족들과 남측본부에 깊은 위로의 마음과 심심한 애도의 뜻을 표한다”면서 “리종린 선생은 비록 우리 곁을 떠났으나 그가 범민련의 결성과 강화발전을 위하여, 그리고 남녘에서 사회의 자주화와 민주화, 조국통일을 위하여 바친 고결한 생과 애국의 넋은 온 겨레의 가슴속에 영원히 살아있을 것”이라고 추모했다.

범민련 해외본부는 “명예의장님께서는 벌써 해방 전부터 애국운동을 시작하시여 반독재, 민주화운동을 전개하시였으며, 통일운동의 구심체인 범민련 남측본부 결성 시기부터 생의 마지막 순간까지 범민련 운동의 맨 선두에 서있었으며 일생을 자주, 민주, 통일을 위하여 바쳐오셨다”며 “명예의장님의 고귀한 정신과 자주통일 위업에 남기신 업적은 온 겨레의 가슴 속에 길이 남아 있을 것”이라고 기렸다.

   
▲ 호상 김영옥 선생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 - 통일뉴스 김치관 기자]

 

   
▲유족을 대표해 장남 원구 씨가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 - 통일뉴스 김치관 기자]

호상을 맡은 김영옥 범민련 남측본부 중앙위원은 “이 자리에 참석해주신 여러분 대단히 감사하다”고 사례하고 “이종린 선생이 현세에서는 영면하셨지만 이종린 선생님께서 이루고자 한 그 정신, 그 뜻 모두 우리들의 가슴속에 남겨놓고 가셨다”며 “반드시 함께 선생께서 이루고자 했던 그 뜻을 이루어내자”고 호소했다.

유족을 대표해 장남 원구 씨는 “무수히 많은 역경 속에서도 아버님께서는 한평생 조국통일을 이룩하고자 하시는 신념을 가지고 사셨다”며 “배고픔을 해소하기 위한 밥이 우선인 시절 아버님은 통일을 외치셨다”며 눈물을 훔쳤다.

원구 씨는 “비록 이 자리가 통일된 조국은 아니지만 아버님이 뿌리신 통일의 씨앗은 머지않아 발아하여 멋진 꽃송이를 피우리라 믿는다”며 “오늘 이 자리를 마련해 주신 범민련 여러분들과 민족통일을 위하여 애쓰시는 여러분들에게 가족을 대표하여 심심한 감사의 말씀을 올린다”고 인사했다.

   
▲ 노래극단 희망새와 휘파람이 추모 노래를 공연하고 있다. [사진 - 통일뉴스 김치관 기자]

이날 추도식에는 김을수 민족자주평화통일중앙회의 상임의장이 약력보고를, 오종렬 한국진보연대 총회의장(대독 한충목 공동대표)과 신승철 민주노총 위원장이 추도사를 했으며, 박종화 시인이 조시를, 민족춤패 ‘출’이 추모 춤을, 노래극단 희망새와 휘파람이 추모 노래를 공연했다.

권낙기 통일광장 대표와 박중기 추모연대 명예의장, 권오헌 민가협양심수후원회 명예회장, 정동익 사월혁명회 상임의장, 강정구 평통사 상임공동대표, 한충목 한국진보연대 공동대표 등 150여명의 참가자들은 합동헌화로 추도식을 마무리했다.

장례위원회는 8일 오전 6시 장례식장에서 발인식을 갖고 고인이 일했던 범민련 남측본부 사무실을 거쳐 장지인 전북 임실군 가족묘지에 안장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 유가족들이 헌화하고 있다. [사진 - 통일뉴스 김치관 기자]

 

   
▲ 통일운동 원로들이 헌화하고 있다. [사진 - 통일뉴스 김치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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