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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참사 詩 성토회

시인들 광화문에서 시로 투쟁하다.
 
한성 
기사입력: 2014/05/26 [15:20]  최종편집: ⓒ 자주민보
 
 
 
▲ <세월호 참사 시 성토회> 행사에 전시된 시들     © 한성

5월 24일 2차 세월호참사 국민촛불집회가 열리는 청계광장에 인터넷에서 활동하는 시인들이 시 전시회를 열어 시민들의 관심을 모았다. 

행사는 시 동인모임 <시계(時契)>가 주관한 것이었으며 촛불집회가 열리기 전인 3시 30분 청계광장 옆 파이낸스빌딩 앞에서 열렸다. 

세월호 참사에 대해 애도를 넘어 분노로 세월호참사의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 투쟁에 동참한다는 것이 그 의의라고 행사 관계자는 밝혔다.  

 
▲길가던 시민들이 걸음을 멈추고 프랑카드에 빽빽히 적혀있는 시를 감상하고 있다.      © 한성


 
▲ <세월호 참사 시 성토회>를 기획하고 주최한 동인모임 <시계> 박현선 시인     © 한성

   

 
▲걸어가는 시민과 전시된  시를 갈라놓는 경찰들 , 대한민국경찰들에게는 시 조차도 막아야 할 그 무엇이다.     © 한성

 
학살의 나라 대한민국
   

김홍식

어제 오늘일이 아니다.
너무도 오래. 
전설의 고향만큼 멀지는 않다

일제부터,
쪽발이에 빌붙어 연명하던 놈들이 
그래왔다.

개과천선한 친일부역 매국노가 친미로 환골탈태 여전히 그래왔고.
어느 날 고무신짝 쌀가마에 보도연맹 
종이 쪼가리 등재되어 알 길 없는 골짝에 갇혀 군경의 총알세례 백만이 넘는다지?
어느 섬엔 도민 반쯤 죽였다지.  

전쟁 발발,

누가 그렇게 절묘하게 저공비행 흰 옷 입은 등 뒤로 따발총세례 주었다지.  

허벌나게 대구로 도망간 승만이가 다리 끊고 폭사시키고 수장시키고 국군이 인민군을 무찌르고 있다랬지.
쪽발인지 왜놈인지 날 궂으면 게다짝 신고
말궁둥이 올라앉아 독립군 때려잡던 시절 그리워 기미가요 불렀다지.

문어 대가리 두환이는 별별 이유 하나 없이
찔렀다지, 
쏘았다지. 
이천인지 삼천인지 지금도 그 유골이 땅만 파면 나온다지.  

그래서 그리하여 진도 앞바다에 피지도 영글지도 못한 꽃들 수백을 세월속에 담갔다지.
언제나 죽었다.
학살되어 유골이 되었다.
그러나 이제는 그도 아니다.
소문 없이 하루 50명이 자살하고 
국민은 외국에서 수입된다.  

선거전엔 어김없이 알 수 없게 죽어갔고 죽은 것도 억울한데 종북이고 간첩이랜다.
매국의 유전자는 황금알을 낳고
피비린내 낳는다. 
이제는 종북이어서 죽는 게 아니다.
죽고 나면 종북이다. 
그 위험한 장난은 끝났다.
비극의 유전자는 끝장났다.
조국을 사랑한 죄,
민족을 사랑한 죄,
민주주의 사랑한 죄,
노동자를 사랑한 죄,
분단이 싫어 통일을 염원한 죄,
사랑하면 종북이란다. 
자랑스럽지 못한 조국이다.
비통한 조국이다. 
학살이 넘치는 조국이다.

그러나
말이다.
사랑하고 사랑하고 사랑하면 이 나라엔
이 지구엔 행복이 넘치고 평화가 온단다.

너나 없는 민족번영 
행복만끽 두루평화. 
그렇지 않은가?

(2014/05/20)

 

 
▲많은 시민들로부터 박수를 받은 시  '학살의 나라 대한민국'을 낭송하는 인터넷 시인 김홍식     © 한성

  

5.18 영령의 유훈
- 2014년 5월 18일 망월동 묘역에서 -

박 현 선
   
물러나는 것으로는
안된다
     
학살자 전두환
집에서 
29만원 가지고
고급 승용차 타고
아주 잘 살고 있다

사람을 죽여놓고
집에 보내면
해결되는 것 없다는 것을
80년 5월
총맞아 죽은 이
배갈려 죽은 이
맞아 죽은 이
묘비만 남았다
죽인 자 웃고 있고
죽은 자 울고 있다

그래서
박종철, 이한열, 강경대, 노수석
학생들이 죽어갔다
성수대교, 삼풍백화점, 서해페리호, 태안반도 검붉은 기름띠
세상이 무너졌다
세상이 썩어갔다
비정규직 엄마, 
교육지옥에 갇힌 학생, 
빈익빈 부익부의 틀에 갇힌 
가난의 상속자
세모녀가 죽어갔다
5공화국은
자살공화국로 이름을 바꿨다

광주 시민을 빨갱이로 조작한
안기부는 국정원으로
이름을 바꾸고
간첩을 조작하고 
선거를 조작하고
반하는 세력에
빨갱이가 아니 
종북의 가면을 씌웠다
그들이 살아있어
그들이 처단되지 못해서

2014. 4. 16.
세월호 배가 가라 앉았다
아이들이 죽었다

(2014/05/18)




 
▲시 <5.18영령의 유훈>을 낭송하는 박현선 시인     © 한성





정부는 살인마

김영경

놀란 아이 안아주고,
아이 손잡고 집으로 오마하고 
오른 버스안에서
전원구조가 오보라는 소식에 마음은 철렁
설마 내 아이는 아닐 거야

수십척의 배와 수백명의 잠수부가 
구조작업에 투입되었다는데
진척이 없어 쌈지돈 털어 나간 바다
무덤같은 배 후미외에는 없었다.

정부도 없었고, 
약속도 없었고,
아이도 없었다.

에어포켓이라고 뭐시라고
부모의 희망 이용해,
언론용 조명탄만 난발하고
라디오, 신문, TV뉴스에 입으로 구조를 난발하고

언론도 없었고,
구조도 없었고,
아이도 없었다.
세월호 실종자 수색 5일째,
시체되어 돌아오는 아이들 하나, 둘 느는데
라디오에 흘러나오는 태연한 구조타령
아이들 시신마저 볼모로
죽음의 치적쌓기, 죽음의 인증샷하는 정부.
그리고 그 정부의 그 관료들.

“정부는 살인마”
청와대로 진격하겠다는 분노가 터져나왔다.

(2014/04/21) 



 
▲시 < 정부는 살인마>라는 시를 낭송하고 있는 김영경 시인    © 한성
  


 

무제
 

김영철

 

맞다 나는 무엇을 하는가?

우리의 희망인 우리의 아이들이

추잡하고 추악하고 교활하고 더러운 어른들의 경제적 기득권 유지를 위하여

아이들에게 온갖 속임수와 거짓말로 이익을 챙기고 일삼는 동안 우리아이들은 춥고 , 어둡고,

짜디짠 바닷물 속에서 숨막혀 답답하게 허우적 거리다가 죽음을 맞이하는 순간까지 얼마나 공포와

추위에 떨었을까를 생각하면 차마 분노와 치를 떨쳐버릴수가 없으며, 자다가도 눈물이 솟구쳐 오는 서러움은

차마 너희를 끓어않지 못한 죄 때문일 것이다.

 

얘들아!~ 정말! 미안하다. 할 수만 있다면 나도 너희를 따라가고 싶은 마음 간절하고, 할 수만 있다면,

정말 지금 이순간을 되돌려서 너희와 함께 하고 싶은 마음 너무나도 간절하다. 신이시여 당신이 정녕 존재 한다면,

무고한 우리 아이들을 당신이 데려가기 이전에 형태로 우리에게 온전한 형태로 돌려보내 주시업고,

당신이 정말 존재 한다면, 당신이 데려가기 이전에 온전한 모습으로 아이들의 가족 에게로 온전하게 보내 주시기를 간절히

간절히 간절히 비옵니다. 또한 당신이 진정 존재 한다면 당신이 데려가기 이전에 온전한 상태로 세월호 침몰사건의 희생자들의

찢어지는 아픈 마음을 어루만져 주시어 그 상처를 온전히 아물게 하여 주시옵소서.

 

그러기 전에는 마치 당신이 이세상에 존재하는 것처럼 인간이 존재 할 때 부터 수많은 사람들에게 뻔뻔스럽게 속이거나 가증스러운 기망을

하지 않으시기를, 우리 인간이 명령한다.

 

신이시여 이제 더 이상 순박한 우리의 인간을 속이지 마시고 가증스러운 기망을 하지 않으시기를 간절히 간절히 간청 드리옵고, 이제 더이상 우리 인간이 어디에 있는지도 알 수 없는

당신에게 더 이상 속아넘어가지 않게 도와 주시고 이끌어 주시옵소서, 정녕 당신이 세상 어딘가에 존재 한다면 말입니다.

 

신이시여 이제 우린 우리의 길을 찾아 가려 하오니 당신이 정녕 어딘가에 존재 한다면 우리의 갈 길을 막지 마시고 모세의 기적 같은 모습으로 우리에게 그 길을 인도하여 주시옵소서,

그리고 우리의 갈 길을 정하여 주시업소서, 그러하지 아니하시고 그렇게 할 자신이 없다면 이제 더이상 우리 인간을 가증스러운 기망으로 속이지 마시옵소서. 이제 우리는 우리의 갈길을 스스로 정 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2014년 5월 24일



 

▲양천구에 사는 한  김영철 씨가  나와 자신의 시 <무제>를 낭송하고 있다.       ©한성





 

▲ 시를 낭송하는 시인  권말선      ©한성



 

▲ 행사장 주변에는 다양한 행사나 투쟁들이 진행되었다.     ©한성





 

▲ 촛불집회 때 쓰게 될 촛불을 시민들이 미리 만들고 있다.     ©한성



 

▲ 행사가 끝나고 난 뒤 이어진 국민촛불에는 지난 주말과 마찬가지로 3만여명의 시민들이 운집했다.     ©한성




 

▲ 이번 국민촛불에서는  "박근혜도 조사하라"라는 구호가 돋보였다. 박근혜 대통령의  대국민담화 그리고 김장수 안보실장 남재준국정원장의 사퇴 이후에 열린 촛불에서 나온 이 구호는 이후로의 촛불투쟁의 방향을 말해주고 있다.     © 한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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