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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정권이 공영방송 KBS 뉴스에 개입하죠?”

 

‘파업 3일째’ KBS 새 노조 함철 부위원장 “KBS 바로잡겠다”
김수정 기자  |  girlspeace@media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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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4.05.31  22:3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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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동정은 뉴스 시작 20분 내에, 국정원 대선 개입은 되도록 뒤로, 세월호 보도 시 해경 비판은 자제할 것, 윤창중 톱 뉴스는 내릴 것… 공영방송 KBS에서 실제로 일어난 ‘보도 개입’의 대표적인 사례다. 길환영 사장이 청와대의 지시를 받아 KBS 보도에 간섭해 온 사실이 드러나자, KBS 기자들은 제작거부를 시작했고 KBS 양대 노조 역시 사장 퇴진 및 KBS 정상화를 위해 파업에 들어갔다.

31일 오후 4시 30분, 서울 광화문 청계광장에서 <청와대 방송에 돌을 던져라! - 광장 토크>가 열렸다. 이날 토크 콘서트에는 어느덧 파업 3일 째를 맞고 있는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이하 새 노조) 함철 부위원장, 최근 다시 한 번 2012년 170일 파업의 정당성을 확인받은 이용마 MBC 해직기자, ‘보도 참사’를 보여주는 언론을 감시하는 민주언론시민연합의 김언경 사무처장이 참석했다. 사회는 서해성 한신대 교수가 맡았다.

광장에 나온 시민들에게 가장 많이 ‘죄송함’을 표하고, 호소한 이는 새 노조 함철 부위원장이었다. 함철 부위원장은 “그동안 끊임없이 보도통제, 방송장악에 대해 문제제기를 해 왔지만 명확한 물증이 없어서, 광범위하게 (내부의) 저항을 조직하거나 (보도 통제를) 막아내지 못한 게 사실”이라며 “파업이 능사라는 게 아니라는 걸 알지만 저희들이 정말 반성하고 있고 행동으로 나서 이런 부분을 바로잡겠다는 의지를 국민 여러분께 보이기 위해 총파업 중”이라고 밝혔다.

노조보다 앞서 마이크와 카메라를 든 기자들이 먼저 ‘도저히 방송을 할 수 없다’고 결단하고, 보도본부 부장단과 팀장단 등 간부들마저 ‘청와대 하수인’으로 전락한 사장의 퇴진을 촉구하는 이번 파업에는 외신들도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외신들이 가장 의문스러워하는 것은 이런 거다. ‘어떻게 정권이 공영방송 뉴스에 개입하느냐?’, ‘어떻게 공영방송 사장이 권력자만 쳐다보고 그 지시에 그대로 순응할 수 있느냐’ (…) 이런 문제가 드러났을 경우, 국가 최고 지도자가 자리를 유지할 수 있다는 믿음이 어떻게 사회적으로 가능한가 반문을 해 온다. 외신들이 ‘어떻게 (박 대통령이) 대통령직을 유지할 수 있는지 묻는다. KBS가 처한, 혹은 공영방송이 처한 현실의 민낯을 고스란히 드러내 보인 것이다. 외국에서는 이해할 수도, 통용될 수도 없는 일이 어떻게 한국사회에서는 비일비재하게 일어나고 있는지 의심한다. 쉽게 믿을 수 없다고 한다. 화제 끌려는 요량으로 말하는 것 아니냐,는 반응이 나오기도 한다”

함철 부위원장은 “민주주의를 유지할 수 있는 대표적인 사회적 공기가 바로 공영방송이다. 공영방송이 제자리를 찾지 못하니 오늘날 이런 문제가 발생하는 것”이라며 “공영방송 정상화를 위한 싸움에 대해 많은 질책과 격려 부탁드린다”고 전했다.

   
▲ 31일 오후 4시 30분, 서울 광화문 청계광장에서 '청와대 방송에 돌을 던져라! - 광장 토크'가 열렸다. 왼쪽부터 김언경 민언련 사무처장, 이용마 MBC 해직기자, KBS 새 노조 함철 부위원장, 서해성 한신대 교수 (사진=미디어스)

이용마 해직기자는 “회사와 민사 2개, 형사 1개 소송을 진행하고 있었는데 이번 주에 모두 1심 판결을 마쳤다. 3개 소송에 대해 법원에서는 저희들이 했던 170일 파업이 정당하다고 확인해줬다. 무려 3번에 걸쳐서. MBC 노조 파업이 굉장히 정당하고 회사가 경영권, 인사권을 남용해서 불법적인 일을 많이 저질렀다고 재판에서 인정해 준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저희가 공정보도를 주장하며 벌인 파업의 정당성을 (법원에서) 인정해준 만큼, 이번 KBS의 파업도 정당하다고 볼 수 있다. 그러니 KBS 구성원들이 좀 더 힘내줬으면 좋겠다”고 격려했다.

김언경 민언련 사무처장은 “세월호 관련해서 방송만 잘못한 것은 아니다. 신문, 인터넷 언론 모두 각자 수준에 맞는 잘못을 했지만, 특히 KBS와 MBC를 비판하는 이유가 있다. 세월호 참사가 재난이라 하루 종일 TV에 나와 방송의 영향이 큰데, 책임 없는 행동을 했기 때문이다. KBS는 재난주관방송사로서 더욱 책임지는 행동을 했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김언경 사무처장은 “길환영 사장 퇴진을 요구하며 파업하는 상황에서 길 사장이 계속고 버틴다면, KBS 수신료 인상 반대 수준을 넘어 수신료 2500원조차도 낼 수 없다는 의견이 시민들 사이에서 나오고 있다. 대대적인 수신료 거부운동이 벌어질 수 있다는 경고를 드린다”면서도 “공영방송의 문제는 여러분과 멀리 있지 않은 문제이니 관심 가져 달라”라고 말을 맺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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