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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이 언론을 바꾸면, 언론은 정치를 바꾼다

문제 언론에 문제 국민, 문제 정치가 있다
 
국민이 언론을 바꾸면, 언론은 정치를 바꾼다
 
임두만 | 2015-12-15 08:41:22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보내기    
 
 


 

문재인 대표와 안철수 전 대표의 이른바 혁신경쟁이 결국 안철수의 탈당으로 마무리 되었다. 이후 우리 언론들은 새로운 정치세력에 대한 추측성 기사를 많이 보도했다. 그러나 그 기사들 중 우리 정치를 바꾸는데 어떤 길이 중요한지에 대한 훈수는 없었다. 그냥 누가 탈당할 것이며 몇이 탈당하여 어떤 세력을 꾸릴 것인가만 초점이었다.

특히 이 탈당과 분당에 대한 키를 쥐고 있는 정치인으로 김한길 손학규 박지원 등을 들었다. 그러면 이 보도가 옳은 초점의 보도인가. 그들이 움직이는 것이 정치를 바꿀 힘의 변화인가?

이들은 물론 언론이 이른바 중진이라고 이름이 붙은 사람들이고 현 새정연에 일종의 지분이 있는 계파의 수장인 것은 분명하다. 그러므로 언론이 이들의 동향에 관심을 가질 수는 있다. 하지만 이들에겐 ‘구정치인’이란 또 다른 이름도 있다. 따라서 이들 구 정치인 외에 신진들의 면면이 어떠한지, 그 신진들이 구 정치인들을 밀어낼 수 있는지에 대한 보도도 필요하다. 그런데 없다. 다만 어떻게 현 새정치민주연합의 의원 수 변동이 있을 것인지만 관심이다.

우리 언론들은 지난 19대 국회의 마지막 정기국회가 끝난 뒤 이구동성으로 '19대 국회는 역사상 가장 무능한 국회’라는 총평을 내놨다. 그런데 이런 보도는 18대 국회의 마지막 정기국회가 끝난 2011년 12월도 같았다. 당시 방송화면은 도끼로 회의장 문을 부수는 장면, 미디어법 처리를 두고 여야가 극명하게 대치하던 장면, 한나라당의 날치기와 민주노동당 김선동 의원의 본회의장 최루탄 폭파장면 등을 보여주면서 역사상 최악의 국회였다고 총평했다.

그렇다면 1년 후 2012년 총선관련 보도를 하면서 정치인을 어떻게 바꿀 것인지가 언론의 초점이었어야 했다. 하지만 이 언론들은 새누리당으로 이름을 바꾸고 몇몇 얼굴들을 앞세운 박근혜식 포퍼먼스에 대해 비판없이 보도, 국민들에게 환상을 심어주는데 그쳤다.

그래서 역사상 최악의 19대 국회가 탄생했다. 당시 당선된 새누리당 의원들 줄 김형태 심학봉 등 지저분한 뉴스를 남기고 퇴장한 사람, 문대성 같은 논문표절자, 임기를 채우지 못한 현영희(비례) 김근태(부여청양), 김영주(비례) 성완종(서산태안) 송광호(제천단양) 안덕수(인천서구강화을) 이재균(부산영도) 이재영(평택을) 조현룡(의령함안합천) 전 의원 등에 현재 의원으로 있지만 손가락질을 당할 만큼 구설수에 오른 인물도 상당하다.

야당도 더하면 더했지 못하지 않다. 손학규가 이끄는 민주당의 당권이 친노계로 넘어가는 상황만 경마 중계식 보도를 했지 실제로 후보들의 면면을 보도한 적은 드물다. 그러다가 김용민 사태로 명명된 ‘나꼼수 막말’... 통합진보당과 단일후보 공천에서 불거진 여론조사 불법사례 등이 언론의 초점이었다. 때문에 그때 공천을 받은 의원들 중 김재윤(서귀포) 배기운(나주화순) 신장용(수원병) 한명숙(비례) 등은 의원직을 상실, 임기를 채우지 못했고, 박기춘(남양주을)은 구속되어 있다. 이들 외 구설수에 오르면서 국민들 눈쌀을 찌푸리게 한 사건은 다양하다.

의원회관 카드 단말기 사건의 노영민 의원, 로스쿨 출신 자녀들 ‘금수저 논란’을 일으킨 신기남 윤후덕 의원, 국회 회기 중 동료 의원을 폭행했다는 의혹이 있는 최재성 의원. 비노는 새누리당 세작 발언으로 징계를 받은 김경협 의원, 나이 많은 지방 군수에게 “군수님 노래하면 100억”이란 갑질 논란의 안민석 의원, 직계도 모자라 처남의 취업까지 청탁하여 구설수를 자초한 문희상 의원… 이런 다양한 구설수들로 의원의 자질을 의심케 했다. 또 현재도 각종 비리 등에 얽혀 기소 상태에서 재판 중인 신계륜, 박지원, 신학용 등의 의원도 있다.

지난 총선에서 이들은 모두 나라와 민족을 위해 일할 적임자는 자신이라고 한 표를 호소했다. 이들을 공천한 당 지도부도 지원유세에서 이들이 적임자라고 표를 읍소했다. 이때 언론은 뭘 했을까? 누가 선거운동을 잘 하는지, 어느 당이 홍보를 잘 하는지, 누가 당선될 것인지, 어느 당이 선거에서 다수당이 될 것인지만 관심있게 보도했을 뿐 이들의 공약, 이들의 불법, 이들의 짝짜꿍은 보도 외 사안이었다. 그래놓고 지금 19대 국회가 역사상 최악의 국회라고 평가한다. 이들이 뽑힐 당시 언론의 사명인 점검과 후보검증에 등한시했던 자신들의 책임은 모르쇠다.

이 언론들이 지금은 어떤가? 자신들이 최악의 국회라고 낙인을 찍었으니 이제 20대 국회는 좋은 국회가 될 수 있도록 하는 인물의 검증은 무엇보다 중요하다.

하지만 지금 언론은 안철수 탈당 사태에서 보듯 현역 중 누가 탈당할 것인지. 현역이 몇 명 탈당해야 힘이 센 것인지, 현역을 얼마나 지켜야 힘이 센 것인지만 보도의 관심이다. 현역을 70% 이상 교체해야 한다는 여론이 국민감정이라고 보도하면서 현역들이 많이 모여 있는 곳이 좋은 정당, 이를 이끄는 지도자가 힘 있는 지도자인 양 보도한다.

이런 언론들의 보도행태가 ‘구태정치인은 퇴출하라’는 여론을 만들면서도 실상 ‘구태정치인’이 몇 명 탈당해야 신당에 힘이 쏠린다고 생각하게 하는 이율배반적인 여론이 되는 것이다.

그 때문에 셀 수 없는 수많은 탈당과 당적변경으로 이념적 정체를 알 수 없는 이인제 같은 정치인이 중진소리를 듣고, 불과 얼마 전 공천비리로 실형을 살면서 ‘죽음의 문턱을 넘나드는 것 같은 행동을 보였던’ 서청원 같은 이가 친박 좌장으로 정치를 주무르게 하는 것이다.

국민은 언론의 보도를 믿지 않는 것 같지만 자주 읽으면 경도되는 존재다. 가랑비에 옷이 젖는 것이다. 이미 오래 전 구설수 투성이였던 서청원 이인제 김태호 김을동 같은 이가 집권여당 최고위원이란 지도부에서 매일 카메라 세례를 받고 그들이 하는 말이 활자로 찍혀 알려지고 있으므로 가랑비에 옷이 젖어 축축해진 국민은 이들이 중진이란 말과 정치지도자란 말에 거부감을 잊어버렸다. 누구 책임인가? 언론 책임이다.

안철수의 정치 구호는 새정치였다. 새정치는 구호로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새정치는 구정치인, 실세 정치인, 중진 정치인이 가세하는 것이 가능하지 않다. 가능하다면 거짓말이다. 그런데도 새정치를 주장하는 안철수가 이름이 알려지지 않은 인사들을 내세우면 정치적 무게감이 있는 인사가 없어서 영입에 실패했다고 보도한다.

‘천정배 신당’ 국민회의(가칭)는 어제 창당발기인대회에서 한국정치를 바꾸겠다고 주장했다. 이 주장은 정치의 페러다임을 바꾸기 위해서는 정치를 하는 사람을 바꾸겠다는 말이다. 그렇다면 당연히 언론은 신당 발기인 명부를 검증, 과연 역사상 최악인 19대 국회를 바꿔치기 할 수 있는 신진인사가 참여하는지가 보도의 초점이어야 한다.

그런데 우리 언론이 보도 초점이 그런가? 아니다. 현역 중 누가 참여하는가가 우선이다. 바꿔야 한다면서 교체의 대상이 많이 참여해야 힘있는 정당인 양 보도한다. 이런 이율배반, 이것이 현 대한민국 언론이다. 그러니 당연하게 국민들은 천정배 신당에 현역들이 참여치 않으니 별볼일 없는 세력 정도로 폄하하는 인식이 자리 잡는다.

구정치인, 구태, 등의 보도가 제대로 된 보도라면 지금 야권의 움직임이 구태 정치인들이 얼마나 퇴치될 것인지, 신당에 참여하는 신진들이 이 구태를 바뀌치기 할 수 있는 인재들인지 점검하고 검증하는 일을 언론은 해야 한다. 그런데 그게 아니라 현재 현역이 어디로 움직이는지만 관심이 있는 보도… 이 문제성 언론 때문에 정치는 교체되지 않는 것이다.

안철수와 천정배의 조합에 대한 예견도 마찬가지다. 우리 언론은 이 조합에 박주선 박준영 김민석 등의 통합, 그리고 이들 세력에 박지원 등 동교동계의 합세, 이렇게 되어야 이 세력이 현 새정연 대항세력이 될 것으로 예측한다. 그런가? 이율배반이다.

지금까지 우리 언론들은 박주선 박준영 김민석 정균환 박지원 그리고 동교동계에 대하여 어떤 잣대를 댔는가? 이들이 한국의 21세기 정치를 바꿀 컨텐츠를 가진 세력으로 평가했는가? 아니지 않는가? 그러니 누가 묻고 누가 대답해도 이들이 합세하는 정치가 '새정치'는 아니며 이들로는 한국정치를 교체할 수 없다고 보도해야 맞다. 그런데 지금 우리 언론은 이들과 합해야만 힘 있는 정당, 새정연을 능가할 세력 등으로 묘사한다. 이런 보도행태가 오늘 우리 언론들의 행태이며 그래서 국민들도 신당에 이들이 참여하는지에만 관심이 있다.

역사상 최악의 국회인 19대 국회를 교체해야 한다고 말하려면, 즉 이런 주장을 하는 제대로 된 언론, 제대로 된 국민이라면 현 19대 현역들이 많이 참여하는 신당을 지탄해야 맞다. 현역들이 많이 참여하는 신당이라면 구태정당이라고 비판해야 한다. 따라서 19대 국회의원들은 지금 갈 곳이 없어서 전전긍긍해야 맞다. 그것이 역사의 선순환이다.

하지만 실상은 아니다. 이들은 자신이 움직이는 것이 정치의 변혁이라고 생각한다. 특히 어찌해야 당선될 것인가만 관심이 있다. 어떻게 해야 바람몰이가 가능한가만 계산한다. 언론은 이를 그냥 재미로 보도할 뿐이다. 네이버에서 다음에서 많이 클릭되면 좋다.

그래서 또 그 역사상 최악의 의원들이라는 19대 의원들이 다수 당선되어 참여하는 국회가 되었을 때 20대 국회는 더 형편없는 국회가 되면 어떤 평가를 힐까? 그냥 또 역사상 최악의 국회라고 평가할 수 있으니 그것으로 좋은가? 정치를 지탄하고 독야청청이니 좋은가?

앞서 언급했지만 18대 국회가 끝날 즈음 같은 보도, 19대 국회가 끝날 즈음 같은 보도… 그래서 정치를 바꾸려는 시도를 하는 ‘혁명가’들은 언제나 힘들고 벅차다. 그래서 그 힘들고 벅찬 작업을 시도하다 쓰러지면서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진다. 이젠 아니다. 언론이 바뀌고 국민이 바뀌어야 한다. 언론이 바뀌지 않으면 국민들이 먼저 바뀌어야 한다.

어떻게 할 것인가? 일단 독자들은 경마중계식 보도, 매명에 경도된 보도, 이런 보도들은 이제 클릭도 하지 말고, 했으면 보도를 지탄하는 댓글을 남기는 지사적 자세가 필요하다. 그렇게 독자들이 바뀌면 언론은 견디지 못한다. 그리고 언론이 바뀔 때면 정치인도 견디지 못한다.

언제까지 엊그제 감옥에서 지탄받던 사람이 다시 정치지도자 운운하는 행태를 봐야 한다는 말인가? 이제 그 악순환을 끊어야 한다. 언제? 지금부터…. 오늘 당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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