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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통으로 점철된 악몽의 3년이었다"

5천여명, 서울 광화문서 '3차 민중총궐기 소요문화제' 열어

이광길 기자  |  gklee68@tongil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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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5.12.19  19:1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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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일 오후 서울 광화문에서 '3차 민중총궐기 소요문화제'가 열렸다. [사진-통일뉴스 이광길 기자]

"세월은 화살과 같다는 말이 인구에 회자되지만, 이 정권의 3년은 길고 긴 고통으로 점철된 악몽의 3년이었다."

'박근혜 대통령 당선 3주년'인 19일 오후 서울 광화문 광장에 5천여(주최측 추산 8천명) 노동자, 농민, 빈민, 청년, 학생 등이 모였다. 대표자 6명이 낭독한 '3차 민중총궐기 소요문화제 결의문'을 통해 이같이 성토했다.

"공약파기 3년, 민생파괴 3년이었"고, "불통의 3년, 민주파괴 3년이었"으며, "친일과 반북대결, 평화파괴의 3년이었다"는 것이다.

   
▲ 박석운 민중총궐기투쟁본부 공동대표. [사진-통일뉴스 이광길 기자]

특히 "민중총궐기 과정에서는 헌법에 보장된 집회와 시위의 자유를 침해하며 집회를 금지하였고, 차벽을 설치했을 뿐만 아니라 살인 물대포로 백남기 농민 등 집회 참가자들을 중태에 빠뜨렸다"면서 "벌써 한달이 넘어가고 있지만 이에 대해 처벌은커녕 사과 한마디 없다"고 비난했다.

이들은 "2천만 노동자의 생존권을 지키려 한 한상균 민주노총 위원장을 체포하고 얼토당토 않은 '소요죄'를 적용하겠다고 날뛰고 있다"고 꼬집었다. '민중총궐기투쟁본부'가 이날 '3차 총궐기'를 '소(란스럽고) 요(란한) 문화제' 형식으로 개최해 박근혜 정부의 행태를 비틀고 조롱한 배경이기도 하다.

눈 주위를 가린 가면을 쓰고 단상에 오른 박석운 민중총궐기투쟁본부 공동대표는 "이 자들이 미쳤다"고 포문을 열었다.

"소요죄가 처음 적용된 사람이 누군지 아느냐. 유관순 누나다. 일제의 잔재가 아직도 대한민국에 배회하고 있는 것이 바로 소요죄의 망령이다. 박정희가 심복에게 암살당한 결정적인 계기가 뭔지 아느냐. 부마민중항쟁이다. 부산.마산 지역에서 민중들이 일어났을 때 탄압의 명분이 됐던 게 바로 소요죄다. 광주민중항쟁에 적용됐던 게 소요죄다 (...) 유관순 누나는 독립유공자로 서훈돼 있다. 부마민중항쟁, 광주민중항쟁으로 투옥됐던 분들 모두 민주화유공자로 서훈받았다. 역사는 이런 것이다. 저들이 아무리 민중을 탄압하고 독재를 자행해도 역사는 이런 것이다."

'소요문화제' 사회자인 김정렬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 사무총장은 선글라스와 윗부분이 치솟은 모자를 착용하고, 크리스마스트리 장식용 띠를 두른 '요란한' 복장으로 등장했다. 참가자들은 캐스터네츠, 호루라기, 부부젤라 등을 치고 불며 '소란스럽게' 맞이했다.

   
▲  청년학생들이 '바위처럼'에 맞춰 탬버린을 흔들며 '소란율동'을 선보였다. [사진-통일뉴스 김치관 기자]

청년학생들은 '바위처럼' 노래에 맞춰 탬버린을 흔들고 치며 '소란율동'을 선보였다. 가수 박준, 류금신, 지민주, 연영석 씨의 열창에 맞춰 5천여 참가자들은 '박근혜는 물러가!', '노동개악 중단해!', '공안탄압 중단해!' 손 피켓을 '요란하게' 흔들었다.

퓨전 국악팀 '더 맑음'은 1980년대의 히트곡 '희망사항'을 개사한 노래로 참가자들의 열띤 호응을 받았다. "청와대가 안 어울리는 여자/ 욕을 많이 먹어도 지 맘대로인 여자/ 내 얘기가 맘에 안 들면 종북이라는 여자/ 난 그런 여자가 싫더라."

극단 '미래'는 '역사교과서 국정화와 노동법 개악 강행' 등으로 드러난 박 대통령의 '비정상적인 혼'을 풍자해 참가자들을 자지러지게 만들었다. 13만과 5만이 각각 운집한 1,2차 총궐기에 비해 적은 인원이 모였음에도, 참가자들의 표정과 몸짓에는 여유와 활기가 넘쳤다.  

   
▲ 참가자들은 '구호' 대신 피켓을 흔들고 호루라기를 불며 '소'란스럽고 '요'란하게 문화제를 진행했다. [사진 - 통일뉴스 김치관 기자]

공연 중간중간 최종진 민주노총 위원장 직무대행, 유경근 4.16가족협의회 집행위원장 등이 무대에 올라 민주주의도, 민생도, 평화도 없는 박근혜 정권 치하 '헬조선'의 폐허를 규탄하고, 무능한 보수야당을 비판했다.

'소요문화제'는 오후 3시10분부터 90분간 계속됐다. 참가자들은 이어 청계광장-종각-종로3가-종로5가를 거쳐 '1차 민중총궐기(11.14)' 때 경찰의 물대포에 맞아 사경을 헤매는 백남기 농민이 입원 중인 대학로 서울대병원 후문까지 행진했다.

민중총궐기투쟁본부 관계자는 "서울 8천명을 포함해 전국 13개 지역에서 2만명이 운집했다"고 전했다.

강원도 원주역 광장, 대전 으능정이 거리, 충북 청주 상당공원, 충남 온양온천역 광장, 전북 전주 세이브존 앞, 광주(전남) 5.18민주광장, 대구(경북) 국채보상운동기념공원, 부산 서면 쥬디스태화 앞, 울산 태화강역 광장, 경남 창원 정우상가 앞, 제주 시청 앞에서 지역별 '소요문화제'가 열렸다.

(수정, 20일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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