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드바 영역으로 건너뛰기

미 하원, 결국 러시아로켓엔진 수입 2배 확대 결정

  • 분류
    알 림
  • 등록일
    2016/05/06 15:23
  • 수정일
    2016/05/06 15:23
  • 글쓴이
    이필립
  • 응답 RSS
미 하원, 결국 러시아로켓엔진 수입 2배 확대 결정
 
 
 
이창기 기자 
기사입력: 2016/05/05 [22:06]  최종편집: ⓒ 자주시보
 
 
▲ 미국의 군사 위성의 발사체 엔진은 러시아산 RD-180으로 알려졌다. 미국은 향후 6년동안 엔진 개발을 하겠다며 투자하고 있으나 개발이 이루어질지는 미국 조차 불확실하다고 밝히고 있어 주목 된다.  러시아의 명작 RD-170 엔진을 반으로 줄인 것이다. 이것도 힘이 좋아 어지간한 위성은 쉽게 올린다.   ©자주시보 이정섭 기자

 

미 하원 군사위원회가 ‘RD-180’ 러시아 에네르고마쉬의 우주발사체 엔진 수입을 현재 9대에서 18대로 2배로 확대하는데 찬성표를 던졌다고 힐(Hill)지가 보도했다.

 
4월 30일 힐지를 인용한 스푸트닉 보도에 따르면 미국이 러시아 엔진을 대신할 자체개발을 추진하면서도 이 법안을 채택했다고 소개하면서 관련해 마이크 코프만 미 상원의원은 "러시아 우주발사체 엔진에 대한 의존도를 중단할 필요가 있으나, (러시아 로켓엔진이)미국을 우주로 무사히 진입할 수 있게 한다"며 확대법안을 인정했다.

한편, 둔칸 한테르 의원은 채택된 법안에 반대하고 나섰다. 5억 4천만 달러를 러시아군 현대화에 허용하기 때문이라고 이유를 밝혔다.

 

하지만 이런 반대에도 불구하고 당분간 미국은 러시아 로켓엔진을 수입하지 않을 수 없을 전망이다. 본지 이정섭 기자가 4월 10일 보도한 기사에서도 지적한 바 있듯이 미국 국방부는 자국산 로켓 엔진을 개발하기 전까지 향후 6년 간 군사 위성을 발사하기 위해서 러시아의 우주발사체 엔진 RD-180 18개를 사용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었다. 그 18개의 엔진 수입을 하원에서 이번에 통과시킨 것이다.

 

당시 러시아 통신 스푸티니크는 지난 9일 미국 로버트 워크 국방부 부장관이 "러시아 RD-180 엔진 없이는 로켓 발사 불가능하다"고 지적하고 “미국은 군사위성을 궤도에 올리기 위해 적어도 2가지가 선결돼야 한다.”면서 “러시아의 우주발사체 엔진 RD-180와 같은 엔진 성능을 갖추는 것”이라고 언급했었다. 

 

그러면서 그는 특히 “미국이 6년 안에 새로운 우주발사체 엔진을 개발할 수 있을 지 확실치 않다.”고 말해 사실상 당장은 러시아 기술 없이는 미국이 군사용 로켓을 발사 할 수 없음을 자인한 셈이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은 러시아산 발사체 엔진 뿐 아니라 현재 국제우주정거장에서 이용할 수 있는 유인비행용 로켓을 보유하고 있지 않다. 궤도를 돌고 있는 국제우주정거장(ISS)에 1명당 6,000만 달러를 러시아에 지불하고 실어나르고 있다. 나사는 2017년을 목표로 유인 우주비행용 발사 로켓을 개발 중이지만 결과는 역시 불투명한 상태이다.

 

미국이 우주로켓엔진 분야에서 러시아에게 이렇게까지 뒤처지게 된 것은 우주왕복선 개발을 위해 추력이 강한 산화제 액체산소와 연료인 액체수소 혼합연료 방식에만 집중해왔었는데 이는 추력은 강하지만 연료통을 크게 만들어야하고 값비싼 액체수소를 연료로 이용하기 때문에 비용이 많이 들었고 챌린저호 폭발 사고 등 사고가 자주 발생해 결국 수십년 간 연구해온 관련 로켓엔진을 포기할 수밖에 없었는데 러시아는 등유 즉, 값싼 케로신을 이용한 작은 크기의 로켓을 다발로 묶어 사용하는 방식을 꾸준히 연구한 결과 착실히 기술력을 높여 ‘RD-170’이라는 부피에 비해 매우 추력이 강한 명작을 탄생시킬 수 있었던 것이다. 이 엔진은 추력 200톤짜리 엔진 4개를 묶은 것으로 단연 세계 최고 출력의 액체연료 로켓 엔진이었다.


이번에 미국에서 18개나 수입하기로 한 RD-180은 4개의 엔진을 두 개로 줄여 만든 수출용인데 이 두 개짜리 엔진도 워낙 힘이 좋아(추력 400톤급) 웬만한 임무 수행에 무리가 없을 정도다.

정우성 포스텍 산업경영공학과 교수가 테크 트렌드에 기고한 ‘로켓 기술을 둘러싼 미·러의 갈등 (2014.12.11.)이란 제목의 글을 보면 특히 이들 러시아 엔진들은 서방에서는 제대로 발전시키지 못한 단계식 연소 사이클 기술이 상당한 수준에 올라 있다고 지적하였다.

 

“단계식 연소 사이클은 펌프를 돌린 가스까지 다시 재활용해 주 연소실로 주입해 쓰는 방식이다. 그만큼 허투루 낭비하는 동력이 없기 때문에 효율이 극대화된다는 장점이 있다. 물론 고온·고압의 가스를 다시 연소실로 주입하려면 상상 이상의 엄청난 소재 및 가공 기술이 필요하다는 문제가 있다. 그러다 보니 미국도 우주왕복선 주 엔진에 이 방식을 적용하기는 했지만 연료로는 비싼 액체수소를 이용할 수밖에 없었다. 반면 러시아는 탁월한 소재 기술을 발전시켜 저렴한 고정제 등유(RP-1)를 이용할 수 있는 엔진을 이미 실용화했던 것이다.” -정우성 교수

 

유럽과 일본도 미국의 액체수소와 액체산소를 이용한 방식을 고집하고 있는데 미국보다는 약간 저렴하게 생산할 수 있는 생산시스템을 개발하여 그래도 미국처럼 아예 사업을 접지는 않고 있지만 러시아보다는 훨씬 비싼 값으로 우주로켓을 발사하고 있는 실정이다.

 

▲ 스페이스X사의  팰컨9        ©자주시보

 

이런 상황에서 혜성처럼 등장한 회사가 바로 일론 머스크의 스페이스X사이다. 이 회사도 산화제로는 액체산소를 연료로는 케로신을 이용한 저렴한 팰컨 로켓을 개발하여 인기를 끌고 있다. 특히 발사 가격을 낮추기 위해 로켓엔진을 재활용하는 시스템을 개발하여 시험에서 이미 성공한 바 있다. 창업한지 10여 년만에 이루어낸 성과여서 많은 주목을 받고 있다.

스페이스X사의 등장으로 비쌀 수밖에 없는 액체수소를 이용한 유럽과 일본의 로켓사업은 직격탄을 맞은 상태이다. 스페이스X사가 30-50% 가격으로 위성사업을 거의 싹쓸이하다시피 하고 있다.

 

4월 27일 스페이스X는 미 공군으로부터 차세대 GPS-3 위성을 발사하는 8270만 달러(950억 원)짜리 계약을 수주했다. 이는 스페이스X 최초의 방위사업 수주인제 스페이스X는, 유일한 경쟁자인 ULA(록히드마틴-보잉 발사체 합작사)가 입찰을 포기하면서 자동적으로 해당 계약을 수주하게 된 것이다.

스페이스X사의 팰컨 개발사를 들여다보면 이전 미국의 로켓기술을 많이 받아들였으며 터보펌프 등 관련 기업들의 전폭적인 도움이 있었기에 가능했음을 쉽게 알 수 있다. 이런 지원이 없이는 불가능했다는 것이다.
그런 스페이스X사마저도 미국의 군사위성을 전적으로 의존하기엔 아직 확신이 없기 때문에 미 국방부와 의회는 결국 러시아의 RD-180엔진을 향후 6년간 지속적으로 수입하기로 결정한 것이다.

 

▲ 2016년 4월 9일 북이 공개한 대륙간탄도미사일용 고출력로켓엔진 연소시험 성공 장면, 비엔나소시지 형태의 불꽃은 러시아에서도 최신형 미사일에서 보여주는 특징이다.  특히 4개의 엔진이 하나의 다발로 묶여있는데 이런 형태가 현존하는 가장 강력한 추력을 가진 로켓엔진의 일반적 특징이다.    ©자주시보

 

미국처럼 로켓개발역사가 길고 관련 기술 축적을 많이 한 나라도 쉽게 개발할 수 없는 분야가 우주로켓분야이다. 그런데 최근 북은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이나 대륙간탄도미사일용으로도 활용할 수 있는 대출력 고체로켓엔진 개발에 이어 4개의 엔진을 다발로 묶은 러시아의 최신형 토폴이나 야르스 미사일에 쓰이는 신형고출력액체로켓엔진 개발에도 성공하여 그 지상 시험을 공개한 바 있다.

 

북이 이런 최고 성능의 로켓엔진개발에 성공한 배경에는 높은 물리 화학기술뿐만 아니라 고온, 고압을 이겨낼 소재공업과 로켓자동제어에 필요한 컴퓨터제어기술 등 전반적인 기초과학육성에 큰 힘을 넣어왔기 때문으로 보인다.

 

특히 해방직후 도상록, 이승기 박사와 같은 세계적인 물리, 화학 인재들이 수십명의 유능한 제자들을 다 데리고 북으로 올라간 점과 기초과학수준이 높은 독일과 러시아 등에 많은 유학생을 보내 착실하게 기초과학의 토대를 튼튼하게 구축했던 점도 역할을 한 것으로 보인다.

김일성 주석은 한국전쟁 기간에도 이런 유학생들을 조국으로 부르지 않고 계속 공부를 하게 했는데 그들이 미군 폭격으로 초토화되는 조국강산을 생각하며 오직 과학만이 미국을 이길 수 있다면 눈에 불을 켜고 그렇게 열심히 공부하여 다들 유능한 과학자가 되어 돌아왔다고 한다.

 

이런 기술이 당장은 군사력에 집중적으로 사용되고 있는 것으로 보이는데 앞으로 상업위성개발에 있어서도 북은 앞으로 폭발적인 저력을 발휘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남북경협을 서둘러야하는 또하나의 이유가 여기에 있다고 본다.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