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드바 영역으로 건너뛰기

귀제비 80여쌍 모여사는 `호리병 아파트'

귀제비 80여쌍 모여사는 `호리병 아파트'

윤순영 2016. 06. 05
조회수 14494 추천수 0
 

 

귀제비 집단 둥지 국내에서 보기 힘들어 최대 집단번식지일 수도

충주 동량초등학교에 '귀제비 아파트', 학교가 철거 포기해 늘어나 

 

크기변환_1.jpg» 귀제비. 가슴과 배의 줄무늬가 제비와 다르다.



 

1931년에 개교하여 85년의 역사를 지닌 충주시 동량 초등학교에는 '귀제비 아파트'가 있다

 

동량초등학교 이층 건물은 1980년대에 개축했다그 이후 귀제비가 한두 마리씩 날아들어 번식하더니2000년 대 초반에는 번식 개체가 너무 많아 애물단지로 여겨질 정도였다.

 

귀제비의 둥지를 철거했지만 그래도 지속적으로 귀제비는 찾아왔다. 귀제비가 그렇게 미웠을까. 3년 전 다시 귀제비 둥지를 헐어버렸지만 현재 80여개가 넘는 귀제비가 1층과 2층 슬라브 처마밑을 돌아가면서 앞뒤로 둥지를 틀어 귀제비 아파트를 연상케 한다.

 

크기변환_DSC_6009.jpg» 충주시 동량초등학교 전경.

 

일반적으로 콘그리트 고층 건물엔 층 사이에 처마를 만들지 않지만 이곳 동량초등학교 건물엔 층간에 처마가 있어 귀제비가 둥지를 만드는 최적의 환경을 제공한다유리창틀은 귀제비의 횃대로 사용된다

 

결국 이 학교는 귀제비의 둥지 철거를 포기하고 학생들과 동거하는 길을 택했다앞으로도 귀제비의 둥지를 철거하지 않을 생각이라고 동량초등학교 교사는 말했다.

 

크기변환_DSC_6030.jpg» 동량초등학교 건물을 사방으로 돌아가며 귀제비가 둥지를 틀었다.

 

크기변환_DSC_6032.jpg» 다양한 형태의 귀제비 둥지.

 

크기변환_DSC_3918.jpg» 창틀을 횃대로 이용하는 귀제비.

  

일반적으로 지방에서는 앵매기 혹은 맥매기로 불리는 귀제비는 제비처럼 대접을 받지 못한다. 둥지를 만들 틈도 없이 철거 신세를 면치 못한다어떤 이유에서인지 재수 없는 새로 여겨졌던 것이다

 

귀제비는 제비와 달리 사교성이 있어 집단 번식을 한다긴 꼬리와 날개깃이 제비보다 더 길어 세련된 모습이다전국 어디서나 볼 수 있지만 귀제비는 서해안 바닷가 어촌에서 특히 흔히 볼 수 있었다.

 

크기변환_DSC_3219~1.jpg» 제비는 사람들과 친숙하게 살아가는 동물로 사랑 받고 있다.

 

크기변환_DSC_4027.jpg» 귀제비의 비행.

 

 

크기변환_DSC_3963.jpg

 

귀제비는 제비와 함께 1970~80년대 농약 남용과 새마을운동으로 개량된 가옥의 변화로 그 수가 점차 줄어들었다. 근래 들어 제비와 귀제비의 개체수가 늘어나는 것을 보면 논농사에서 농약 살포를 자제하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크기변환_DSC_6003.jpg» 귀제비를 촬영하는 동안 이곳 동량초등학생들이 카메라에 대해 큰 관심 보여주었다.

 

귀제비는 이동할 때나 번식 초기에는 암수 함께 또는 혼자서 생활하고번식 후에는 가족 군을 형성하게 된다둥지 재료인 흙을 얻을 때 말고는 땅 위에 내려오는 일이 거의 없다.

 

크기변환_DSC_3998.jpg» 둥지를 짓는 귀제비.

 

크기변환_DSC_4012.jpg

 

크기변환_DSC_4036.jpg» 귀제비 부부가 합동으로 둥지를 만들고 있다.

 

둥지는 건물의 지붕 밑에 진흙과 짚을 이용해서 목이 긴 호리병을 옆으로 놓은 것 같은 모양으로 만든다.이곳 동양초등학교엔 목이 긴 호리병을 닮은 여러 가지의 모양의 둥지가 있다

 

귀제비가 이리 저리 날아다니며 분주하게 움직인다. 5월초엔 둥지 짓기와 둥지 수리가 한창이다귀제비가 사용했던 둥지는 이미 텃새인 참새가 차지해 번식 둥지로 사용하고 있다.

 

크기변환_DSC_3939.jpg» 귀제비 둥지를 빌려 새끼를 부화한 참새가 먹이를 물어 오고 있다.

 

크기변환_DSC_6033.jpg» 호리병 모양의 귀제비 둥지.

 

 

5월 중순과 7월 사이 흰색 알 4~5개를 낳아 19~20일 동안 품는다. 깨어난 개끼에게 주로 날아다니는 곤충을 잡아 먹인다몸길이 약 19㎝이다머리꼭대기뒷목과 윗면은 광택이 있는 자색을 띤 검은 푸른색이다.

 

크기변환_DSC_3899.jpg» 쌍으로 만든 귀제비 둥지.

 

허리는 적갈색으로 각 깃에는 가는 검은색의 얼룩무늬가 있다눈썹 선에서 목옆까지는 적갈색이다뺨과 귀깃은 갈색을 띤 황갈색으로 어두운 갈색의 세로무늬가 있다아랫면은 엷은 적갈색 바탕에 어두운 갈색 세로무늬가 있다.

 

크기변환_DSC_3936.jpg» 귀제비 둥지 들머리도 다양한 형태다.

 

아래꼬리덮깃은 푸른색 광택 있는 갈색을 띤 검은색이다날개깃과 날개덮깃은 조금 푸른색 광택이 나는 검은 갈색이다부리는 뿔빛 검은색이고홍채와 다리는 어두운 갈색이다.

 

한국·일본·중국·우수리 등지에서 번식하고 중국(남부인도차이나반도·인도 호주 북부까지 가 겨을 난다.

 

·사진윤순영 한국야생조류보호협회 이사장, <물바람숲필자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